작년 집계 이래 첫 4만건 넘어
병원 감염 많아 고령자 등 위험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세균'에 감염된 사례가 6년 사이 3.6배로 증가한 것으로나타났다.
2017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연간 신고가 4만 건을 넘었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슈퍼세균' 중 하나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 사례는
4만2827건이었다.
국내 CRE 감염증은 2017년 전수 감시 대상에 포함돼 같은 해 6~12월 5717건이신고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만1954건, 2019년 1만5369건, 2020년 1만8113건, 2021년 2만3311건,2022년 3만548건 등
해마다 신고가 늘고 있다.
2018년과 비교하면 6년 만에 3.6배가 가량으로 불어난 것이다.
CRE 감염증에따른 사망자도 증가했다.
2017년 37명, 2018년 143명, 2019년 203명, 2020년 226명, 2021년 277명, 2022년 539명, 2023년 661명이
CRE 감염증에 걸린 뒤 숨졌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최소 한 가지 이상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하지만 초근 일부 세균이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RE 감염증 확산의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 때문이다.
경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회원국 38개국 중 8위로 평균 대비 1.2배 가량 높다.
질병청에 따르면 병의원에서 사용되는 항생제 약 30%가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감기(급성상기도감염)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비율은 2002년 73.3%에서 2022년 32.4%까지
꾸준히 줄었으나 독감 유행 등으로 2023년 다시 41.4%로 늘었다.
CRE 감염증은 주로 병원에서 병원체 보유자와의 접촉이나 오염된 기구 등을 통해 전파된다.
의료진 사이에서 감염되기도 하고 다인실, 간병인 문화 등도 감염 확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항생제가 듣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 고령자, 만성 질환자 등에게 위험하다.
박숙경 질병청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의료 관련 감염병은 고령화, 항생제 사용 증가 등으로 증가 추세'라며
'CRE 감염증은 항상제 내성 세균 중에서도 전파력이 빨라 2017년부터 전수 감시 체계로 전환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