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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11
S#1. 문회장 저택 일각1. 낮.
10부 엔딩에 이어서…
주원 : 제가 혹시 이 여자 때문에 죽네사네 하면 그때 나서세요. 그때 말리시라구요.
저 지금 그냥 잠깐이에요. 잠깐도 못 참으세요?
라임 : (! 어떻게 저런… 어떻게 저런 말을…)
분홍 : 너 진심이야?
주원 : 제가 언제 빈말 하는 거 보셨어요? 내가 그렇게 얼쩡대도 본체만체 하는 여자예요. 그러니까 괜히 오라 가라 해서
자존심 상하고 창피당하지 마시라고요.
라임 : !
주원 : 나중에 내가, “엄마 나 이 여자 아님 죽을 거 같애” 해도, 꼭 반대해 주세요.
분홍 : (띵!) 뭐?
라임 : !
주원 : 이 여자가 맘 변해서 나랑 결혼하겠다 그래도 절대 허락하지 마시라구요.
끝까지 반대하셔서 이 여자한테서 저 꼭 떼놔 주세요. 아셨죠.
라임 : !
분홍 : (이게 지금 뭔 상황이지?) 자, 자, 잠깐. 허락이 아니라 반대를 하라고? 나 원래 잘 하는, 뒷목 잡고 거품 물고, 그거 하라고?
주원 : 네.
분홍 : (갸웃…) 그…래? 혹시 너도 같은 생각이니?
라임 : (기막히고) 죄송하지만… 아드님께서 뭔가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분홍 : 그지! 아니지!
라임 : 네. (주원 보며) 아드님껜 제가 잠깐 정돈 만나도 되는 여자인 모양인데,
(서늘하게) 저한테 아드님은 잠깐도 안 되는 남자거든요.
주원 : !
분홍 : (또 띵!) 뭐?
라임 : 화도 내보고 주먹질도 해보고 집어던져도 봤는데, 아드님 취향이 워낙 독특하셔서
그러면 그럴수록 제가 더 예뻐 보인답니다.
주원 : (헉!) 야.
분홍 : 뭐, 뭘 했다고? 던져? 얠?!
라임 : 저한테 사람 붙이셨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사람은 저한테 붙이지 마시고 아드님께 붙이시는 게 맞지 싶습니다.
일거수일투족 잘 감시하셔서 제 근처엔 얼씬도 못하게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원 : (어쭈)
분홍 : 어, 어머, 기막혀 어머!
라임 :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일어나면)
분홍 : 어딜 일어나, 어른 말씀 중이신데!
라임 : (멈칫해서 보면)
분홍 : 이거 갖고 가 이거! (하며 테이블 밑에서 귤 바구니 꺼내 던지는)
라임 : (! 바닥에 뒹구는 귤 보는…)
주원 : (뭐지? 순간 당황하는데)
분홍 : (하고 바로 라임에게) 형편이 안 되면 빈손으로 오던가, 나 이렇게 없이 산다, 시위도 정도껏이지, 이런 기막힌 거 사들고 온
저의가 뭐니? 길에서 파는 귤 봉지 들고 들어설 대문인지 아닌지, 들어서 보면 몰라?
라임 : (하얗게 굳어 귤만 보는…)
주원 : 이거, 그쪽이 사온 거야?
분홍 : 그럼 내가 샀겠니? 이게 니 안목이야 이게. 너 고작 (라임 턱짓) 이따위 안목 가지라고 내가 너 열두 살 때부터
미학 수업 시킨 줄 알아! 따라 들어와! (하고 쌩- 가버리는)
라임 : (눈물 억지로 참으며 귤 보는…)
주원 : (미치겠네 팔 잡으며) 일단 나가.
라임 : (주원 손 확 뿌리치며 주저앉아 바구니에 귤 담는…)
주원 : (라임 팔뚝 다시 잡으며) 됐으니까 가자고.
라임 : (뿌리치며 서늘하게) 나한테 손대지 마. (다시 귤 줍는…)
주원 : 그러게 이런 건 뭐 하러 사들고 와! 누구 없어요! 아무도 없어!
직원들 : (저만치서 달려오면)
주원 : 이거 치워요. 일어 나. (하고 라임 팔뚝 꽉 쥐고 일으켜 끌고 나가는)
라임 : 놔. 다 가져 갈 거야! 이거 놔!
S#2. 문회장 저택 일각2. 낮.
주원 여전히 라임 팔뚝 꽉 잡은 채 끌고 나오는.
라임 : 놓으라고. 놓으란 말이야, 놔! (하면서 주원의 가슴 팔 마구 때리는)
주원 : (그런 라임 팔 탁 잡으며) 여기 우리 집이야. (사이) 나가서 맞을게 나가서.
라임 : 허- (너무 기막혀 팰 힘도 없는. 노려보다 주원 확 뿌리치고 가버리는)
주원 : (따라가며) 어디로 갈 건데.
라임 : (걷기만 하는)
주원 : 어디로 가냐고.
라임 : (걷기만 하는)
주원 : (잡으며) 데려다 줄라고 그러잖아. 여기 뭐 타고 왔,
라임 : (O.L) 야, 이 미친놈아.
주원 : 여기 우리 집이라니까?
라임 : 너네 집인데 뭐 어쩌라고! 열라 좋은 집 있다고 자랑하냐 지금? 넌 정말 니 말대로 딱 미친놈이야!
뭐? 잠깐? 니가 잠깐이라면 난 자동으로 잠깐이냐? 니 눈엔 내가 그렇게 우스워?
주원 : (보면)
라임 : 똑똑히 잘 들어. 난 이제 너랑, 1분 1초도 싫어.
주원 : !
라임 : 경고하는데, 두 번 다시 내 몸에 손대지 마. 알았어? (하더니 가버리는)
주원 : (후… 그런 라임 뒷모습 보는데…)
S#3. 평창동 길1. 낮.
라임, 눈물 꾹 참으며 걷고 있는. 그런 라임 뒤로 주원의 차 천천히 따라오고 있는…
주원, 라임 뒷모습 보며 한참을 따라가다 붕- 속력 내 라임 한참 앞에 차 세우고 내려 병원 앞에서 그랬듯 걸어오는 라임 지켜보는.
라임, 그런 주원과 눈도 안 마주치고 그냥 스쳐지나가려 하면,
주원 : (앞 가로 막으며) 타.
라임 : (옆으로 가려하면)
주원 : (또 가로 막으며) 타라니까?
라임 : (다시 또 가려하면)
주원 : (또 막으며) 이 동네 버스정류장 없어. 걸어가려면 한참이야.
라임 : (확 열 받은 얼굴로 째려보면)
주원 : (보는)
라임 : (무슨 생각에선지) 좋아. 운전 내가 할 거야. 키 줘.
주원 : (?! 키 주면)
라임 : (키 확 낚아 채 차로 가 운전석에 앉아 시동 거는)
주원 : (맘이 풀렸나? 차로 와 조수석 문 열려는데)
라임 : (붕- 차 출발하는)
주원 : (엇! 뭐야! 보면, 3미터 정도 전진해 차 세우고 기다리는 라임. 뭐하자는 거야. 빠른 걸음으로 가 다시 차문 열려고 하면)
라임 : (또 붕- 차 출발하는)
주원 : (이씨!) 무슨 짓이야! 거기 안 서?
라임 : (또 다시 멈추고 돌아보지도 않고 운전석에 앉아 있는)
주원 : (달려가 차 잡으며) 장난 그만 해? (하고 타려하면)
라임 : (다시 또 붕- 출발해 이번엔 좀 멀리가 멈추는)
주원 : 야! (이번엔 열 받은 얼굴로 달려가는)
S#4. 평창동 길2. 낮.
주원, 달려오고 있고,
라임 절대 돌아보지 않고 발소리만 듣고 있다가 주원 달려오는 속도와 거의 동시에 운전석 문 탁 열고 내리면!
주원 : (속도 못 이겨 휘청! 라임 코앞에 멈춰서며 숨 헐떡) 무슨 짓이냐고 이게!
라임 : 왜, 난 좀 돈 많은 놈 갖고 놀면 안 돼?
주원 : 뭐?
라임 : 기분 어때? 재밌어? 유쾌해? 즐겁니? 또 할까?
주원 : !
라임 : 봐. 갖고 노니까 너도 열 받지. 난 그런 기분 너 만날 때마다 느꼈어.
대체 너란 놈의 상식은 어디까진데! 내가 분명히 돈 돌려주랬지!
주원 : 일단 진정하고,
라임 : 입 안 다물어? 가는 말 곱다고 무시하냐 지금? 생각 같아선 반쯤 죽여 놓고 싶은데,
잠시나마 너 같은 놈한테 흔들렸던 내 자신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싶어 참는 거야. 그러니까 닥쳐.
주원 : (보면)
라임 : 이틀 벌어 하루 먹는 년은 자존심도 없는 줄 알아? 남의 집 방문할 땐 빈손으로 가는 거 아니라고 배웠어, 아빠한테.
근데 어떻게 그걸 비웃어! 뭐 얼마나 대단한 집구석이길래 그런 걸 조롱해!
주원 : 그쪽이 뭘 사오든 그렇게 하셨을 거야. 엄마가 싫은 건, 그쪽이 사온 물건이 아니라 그쪽이니까.
라임 : 알아. 그래서 나도 너네 엄마 싫어. 나도 싫다고!
주원 : 좋네. 공평하고.
라임 : 뭐?
주원 : 그쪽이 화나는 거 이해해. 납득할 수 있어. 그럼 화는 내더라도 그쪽도 날 이해해야 하는 거 아냐?
라임 : 이해? 뭔 이해!
주원 : 설마 아까 그 상황에서 내가 그쪽 편들어주길 바랬던 거야?
라임 : !
주원 : 그런 걸 바랬다면 그쪽이 사는 세상이야 말로 동화지.
라임 : !
주원 : 나 잠시 멋지자고 대책 없이 그쪽 편을 어떻게 들어! 그게 우리 엄말 더 화나게 한다는 거 몰라?
라임 : !
주원 :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럼 그쪽도 이 정도는 참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나랑 만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 된다는 거 몰랐어? 그런 거 모를 나이 아니잖아.
라임 : !
주원 : 내 말 틀려?
라임 : (아프게 보다가…) 안 틀려. 니 말 맞아. 언제나 니 말은 다 맞아.
주원 : ?!
라임 : 근데, 그게 다 맞는 말이라는 게… 열라 아프다.
주원 : (!) …속상했다면, 사과할게. 미안해.
라임 : (빤히 보다) 사과하지 마. 넌 전혀 미안하지 않아.
주원 : !
S#5. 평창동 일각 거리. 낮.
/ 라임 눈물 억지로 참으며 걷고 있고…
/ 주원, 두 손으로 뚜껑 열린 차 문틀 짚고 서 있고… 마음 괴롭고…
S#6. 예쁜 카페. 낮.
창백한 얼굴로 창가에 정물처럼 앉아 있는 라임… 행복했던 순간 떠오르는…
/ (3부 25씬) 윗몸 일으키기 하던 주원과 수줍던 자신의 모습…
/ (9부 11-2씬) 주원, 건조하게 보다 라임 확 당겨 끌어안는. 라임 헉 놀라는데…
/ (10부 28-1씬) 주원, 자기 입술로 라임의 윗입술 덮어 윗입술에 묻은 크림거품 없애는.
라임,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었구나… 새삼 자기 마음 확인되는데…
그때, 누군가 앞에 와 턱 앉는. 라임 시선 돌려보면! 주원이다.
주원, 아무렇지도 않게 커피 마시고 잔 내려놓는데, 라임이 그랬던 것처럼 입술에 커피크림 묻힌 채 라임 보는.
라임 : (!…)
주원 : (보는…)
라임 : (참았던 눈물 핑 도는!)
주원 : (!)
라임 : (표정은 담담하지만 눈물 그렁해 보는…)
주원 : …웃으라고 한 건데… (티슈로 거품 닦는)
라임 : (눈물 억지로 참고 보는…)
주원 : 근데 아까… 잠시나마 너 같은 놈한테 흔들렸다고 한 거… 진짜야?
라임 : (보는)
주원 : 흔들렸는데… 아닌 척 한 거야?
라임 : (보는)
주원 : (속을 모르니 불안하고…)
라임 : (보다…) 세상엔… 모르고 살면 행복한 것들이 몇 개 있는데…. 나한텐 그쪽이 그 중 하난 거 같아.
주원 : !
라임 : 훌륭한 여자 찾아봐. 그쪽 어머니 속상하지 않게.
주원 : !
라임 : (일어서는)
주원 : (보면)
라임 : (시선도 안 주고 가버리는)
주원, 그대로 굳은 듯 앉아 있고…. “딸랑”… 문소리 들리고… 이내 창밖으로 멀어지는 라임의 뒷모습 보이고…
주원, 오래오래 라임의 뒷모습 보는데….
S#7. 시크릿가든 / 주원 수상가옥. 낮.
테이블 위로 차키 툭 던져지고, 옆으로 귤 바구니(1씬과 동일) 툭- 놓이는.
앵글 넓어지면, 소파에 푹 주저앉아 테이블 위 귤 보는 주원 보인다.
주원, 귤 바구니 먹먹하게 보고 있는데 핸드폰 울리는. 오스카다.
주원 : (힘없이 받은) 음.
S#8. 미용실. 낮.
오스카, 미용실에서 머리 말고 있는.
오스카 : 어디야. 아직 평창동이야?
주원 : (F) …아니. 집이야.
오스카 : 라임씬.
주원 : (F) …갔어.
오스카 : 목소리 훅 간 거 보니 뭔 일 있었구만. 이모 뭐라셔. 돈 봉투 던지고 먹고 떨어지래?
주원 : (F) 그건 벌써 했지.
오스카 : 그거 벌써 했는데 오늘 또 불려간 거야? 라임씨 울디?
S#9. 시크릿가든 / 주원 수상가옥. 낮.
주원 : …내 앞에선 안 울었는데… 가다 울었겠지…
오스카 : (F) 가다 울어? 너 설마 혼자 보낸 거야?
주원 : …안 보낸다고 안 갈 여잔가…
오스카 : (F) 그래도 데려다 줬어야지! 이모 성격에 다과회 하자고 불렀을 린 없고, 심장에 구멍 숭숭 다 뚫어서 보냈을 텐데
그런 사람을 혼자 보내면 어떡해!
주원 : 엄마가 아니라 내가 그랬어.
오스카 : (F) 뭐?
주원 : …차라리 전화 해주지 말지 그랬냐.
오스카 : (F) 그럼 라임 씨 혼자 이모한테 작살나게 그냥 두란 말이야? 나 원래 내 팬 관리 철저한 거 몰라?
대체 뭐래놓고 다 죽어가.
주원 : 형… 나 정말 자신 있었거든?
오스카 : (F) 무슨 자신.
주원 : (귤 물끄러미 보는…) 그 여자한테… 안 넘어갈 자신… 아무 것도 아닌 여자니까… 아무렇지 않을 자신, 있었다고.
S#10. 미용실. 낮.
오스카 : !…
/주원 : 근데, 왜 계획대로 안 됐지?
오스카 : 아… 이런 미친 놈. 계획 할 게 따로 있지 사람 맘이 무슨 자판기냐? 사이다 먹고 싶다고 사이다 나오게?
쉬어. 이따 봐. (전화 끊는…)
대체 이 기분은 뭐지… 주원의 고백이 왜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쓸쓸한 옆모습인데…
직원, 그런 오스카 거울 속으로 보다가.
직원 : 차 한 잔… 드릴까요?
오스카 : (…. 이내 표정관리하며) 언니?
직원 : 네?
오스카 : 내가 며칠 전에 팬 싸인회를 했거든? 근데 싸인 받으러 온 사십대 아줌마 팬이 나랑 똑 같은 머릴 하고 있드라?
어떻게 생각해?
직원 : 그 분도 우리 샵 다니나 보다. 그죠.
오스카 : 그죠? 그죠?! 나 진짜 아이돌까진 바라지도 않아. 그치만 인간적으로 아줌마 팬이랑 자매로 보이는 건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뒤태는 내가 더 이뻤다니까 내가?
종헌 : (한쪽에서 인터넷 하다) 혀, 혀, 형!
오스카 : 왜!
종헌 : 유출됐던 형 7집 타이틀곡 원곡자 기사가 났는데요, 우리도 아는 사람이에요…
오스카 : 아는 사람? 누군데.
종헌 : (노트북 화면 보여 주면)
오스카 : (!) 뭐야 이거… 진짜야?
보면, “오스카에게 간 곡, 실은 제 곡이에요!” 헤드 있고, 썬의 사진(프로필 말고 스냅사진, 일반인이 찍을 법한) 나와 있다.
그 순간,
오스카 : 와- 이 자식이 원곡자였어? 아놔 진짜. (종헌 쥐고 있던 핸드폰 빼앗아 한태선 이름 찾아 누르는) 얘 지금 어딨대.
한국 떴대? 내가 알아보랬지! (하는데 “여보세요” 하는 썬의 목소리) 어! 너 지금 어디야.
썬 : (F) 어디면.
오스카 : 어디냐고! 너 아직 한국이지. (나가며) 나 지금 갈 테니까 너 거기 딱 있어.
종헌 : (따라 나가며) 형, 미팅 가셔야죠!
오스카 : 두 시간만 미뤄. (하고 나가며) 어디냐고 지금!
종헌 : 두 시간 미룬 건데 또 두 시간을 어떻게 미뤄요.
S#11. 카페. 낮.
오스카와 썬 시선 팽팽히 앉아 있는.
오스카 : 너 나한테 뭐 할 말 없냐?
썬 : 없는데?
오스카 : 없는데? 이게 죽을라고! 너 왜 사람 바보 만들어! 니가 원곡자면 원곡자다 말을 했어야 할 거 아냐!
썬 : 자기 머리 나쁜 걸 왜 나한테 따져. 난 기회를 줬어. 두 번이나.
오스카 : 니가 언제! (하다 퍼뜩!)
/ 7부 23씬
썬 “(MP3 눈길) 댁이 꼭 들어야 할 노래가 하나 있길래 넣어 놨어. 꼭 들어봐.”
/ 9부 10씬
썬 “유출된 곡 원곡자를… 찾아보는 건 어때?”
오스카 : (무안하고…) 야, 그 정도 얘기로 내가 어떻게 알아. 너 아주 그동안 나 변줄 타는 거 보며 재밌었겠다?
썬 : 설렜지.
오스카 : (띵!) 뭐?
썬 : 난 댁이, 나 찾아 올 줄 알았거든.
오스카 : (헉! 설마 이자식이 날? 조금 몸 물리며) 내, 내가 왜?
썬 : (물린 만큼 다가가며) 나한테 할 말 없어?
오스카 : (좀 더 몸 물리며) 뭐, 뭔 말.
썬 : (몸 바로 세우며) 최소한의 양심도 없나보네.
오스카 : 양심이라니.
썬 : 난 그쪽이 내가 원작잔 거 알고 나 보잘 때, 제일 먼저 사과부터 할 줄 알았거든.
보도자료 돌려 표절인지 몰랐어요 하면 다야? 댁은 창작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놈이야.
오스카 : 뭐, 놈? 야! 나도 피해자야 나도. 결국 7집 제대로 못 냈고, 이미지 완전 구려졌고 뭘 더 어쩌라고.
작곡가 사과까지 받아냈잖아.
썬 : 작곡가 사과? (의미심장) 그게 본인이 노력해서 얻어낸 결과야?
오스카 : 뭐?
하는데 또각또각 발소리 들리더니 누군가 두 사람 앞에 와 서는.
오스카, 고개 들어보면! 슬이고…
윤슬 : 뜻밖의 손님이 계시네요. (하고 썬에게) 많이 기다렸어요?
썬 : (슬과 오스카 표정 살피며) 둘이… 아는 사이야?
오스카 : (썬에게) 넌 어떻게 아는데.
윤슬 : (썬에게) 잘 알죠. 알아선 안 될 것까지 다 아는 사이랄까?
(오스카 쳐다보지도 않고 앉으며) 얘기 끝났으면 자리 좀 비켜줘. 중요한 일이라.
오스카 : 중요한 일 뭐. 뭔데!
썬 : 아줌마가 기사 냈어요?
윤슬 : 기산 내가 낸 거 맞는데, 아줌만 너무 했다.
오스카 : 오늘 터진 얘 기사를 니가 냈단 말이야? 왜?
윤슬 : (오스카 무시하고 썬에게만) 소속뮤지션 관리 어떻게 할지 인트로만 보여 준 거예요. 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오스카 : (!) 그게 무슨 소리야. 누가 소속뮤지션이야. 누가.
윤슬 : (썬 앞에 계약서 꺼내 놓으며) 약식이에요. 모든 조건을 한태선씨에게 맞췄어요.
개인 작업실, 오피스텔은 다음 주 내로 입주 가능할 거예요. 생각은 좀 해봤어요?
썬 : 네. 방금 결정했어요. 계약하기로.
오스카 : 뭐?! 니가 왜 계약을 해 니가! 너 고작 여기 갈라고 날 그렇게 무안 주고 무시했어?
썬 : 고작? 적어도 원작자 찾아내는 정성은 있었거든, 이 아줌마는.
윤슬 : 아줌마 아니라니까?
오스카 : 너 나랑 딴 데 가기 없기다, 약속 했잖아. 그건 어떡할 거야.
썬 : 약속? 난 누구랑 약속 같은 거 안 해. 속고만 살아서. (계약서 들고 일어나며) 읽어보고 전화할게요. (하고 가버리는)
오스카 : 야! 어디가! 나랑 하던 얘기 마저 해야지! 저게 진짜! (하다 슬에게) 너 쟤 언제부터 알았어?
너 내가 저 자식한테 공들인 거 다 알고 이러는 거지.
윤슬 : 그랬어? 나랑 가수 보는 취향이 같나 봐? (혼잣말처럼) 어쩌냐. 안 그래도 내가 음원 유출한 거 때문에
오빠 화 많이 났을 텐데.
오스카 : …진짜, 너야?
윤슬 : (서늘) 오빠가 나라며. 그럼 나겠지 뭐.
오스카 : (기막히고… 후…) 그런 식으로 빠져 나가지 마. 너 아니면 누가 내 일을 이렇게 열성적으로 망치겠어.
윤슬 : (혹시나 자신이 아니란 걸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일순간 무너지는…)
오스카 : 이런 무서운 모습 좀 진작 보여주지 그랬냐. 니가 이런 앤 줄 알았으면… 좀 편하기 라도 했을 텐데.
넌… 내 인생 최악의 가십이었어.
윤슬 : !
오스카 : (아프게 보다 일어나 나가버리는)
윤슬 : (혼자 남겨지고… 너무 가슴 아파 눈가 시뻘게지는데…)
S#12. 카페 앞. 낮.
빠른 걸음으로 카페 나오는 오스카. 차 향해 걷다가 멈추는… 슬에게 퍼부은 독한 말들… 외려 자기 가슴에 박혀 아픈데…
그때 핸드폰 울리는.
오스카 : (액정보고 후- 심호흡 하고 애써 밝은 목소리로 받는) 하이 맘~ 어쩐 일이세요.
S#13. 로엘백화점 앞. 낮.
대형 오스카 사진 걸린. 그 사진 자랑스럽게 보며 통화 중인 연홍.
연홍 : 무소식이 희소식인 거 알지만 가끔은 니 목소리 듣고 싶을 때 있어. (백화점 향해 가며) 오늘이 그런 날이야. 잘 지내지?
/오스카 : 그러엄. 엄만 뭐 좋은 일 있으세요?
연홍 : 어. 그럴 거 같아. 넌 요즘 많이 바쁘니?
/오스카 : (서성서성 하며 통화…) 아뇨. 한가한 편인데, 왜요?
연홍 : 한가한데 왜 스캔들 기사가 쑥 들어갔어? 너 혹시 종교 생겼니?
S#14. 카페 앞. 낮.
오스카 : (시선 내리고) 하하. 스캔들 기산 또 왜요. (하고 시선 드는데)
윤슬 : (카페에서 나오다 그런 오스카 보고 멈춰 선…)
연홍 : (F) 엄마도 이제 늙었나봐. 며느리보고 싶어. 누구 데려올 사람 없어?
오스카 : (슬 보는…) …없어요…
윤슬 : (또각… 또각… 시선은 앞만 보고 오스카 방향 쪽으로 걸어오는)
오스카 : (그런 슬 보는… 또각… 또각… 그런 오스카 스쳐가는 슬…) 예… 착하고 좋은 여자… 찾아볼게요…
(하며… 가슴 무너지는데….)
윤슬 : (좋은 여자… 차마 돌아보지 못하고 걷고…)
오스카 : (….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섰고…)
박상무 : (E) 여긴… 어떻게…
S#15. 로엘백화점. 박상무 사무실. 낮.
박상무, 경계하는 시선으로 보면, 마주 앉은 사람, 연홍이다.
연홍 : 사무실이 좀 휑하다. 그죠. 주원이 사무실은 엄청 좋던데.
박상무 : 그야… 사장님이시니까…
연홍 : 어뜩해. 박상무님은 욕심 없으신가부다. 로엘그룹에서 30년 넘게 고생하셨으면서.
박상무 : (뭐지?) 제가 원래 길이 아니면, 그렇구나… 하는 스따일이라…
연홍 : 스따일이야 그렇다 쳐도, 스케일은 영 작으시다. 전 박상무님이 박사장님 될 수 있도록 연중무휴 애쓸 수도,
주원이 엄마보다 더 사생결단으로 막을 수도 있어요. 어떤 쪽이 더 좋으세요?
박상무 : (!) 그게… 무슨…
연홍 : 주원이 상대하기 벅차지 않으세요?
박상무 : 네?
연홍 : 딱 잘라 말할게요. 제가 박상무님 사장되는 거 도우면 우리 우영이가 부사장 명함 팔 수 있을까요?
박상무 : !
연홍 : 우리 우영이가 언제까지 춤추고 노래하겠어요. 박상무님 입장에서도 주원이보단 우리 우영이 상대하는 게
훨씬 편하지 않을까요?
박상무 : (경계하며) …팬들이 많아서… 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하하.
연홍 : 어머, 그건 또 그렇다. 물론 우리 우영이 은퇴하면 국가적 손실이긴 한데, 어쩌겠어요. 나이가 있는데. 어떡하실래요?
박상무 : !
연홍 : (보는)
박상무 : 제가, 우영이 고등학교 졸업식 날 사진 찍어준 사람입니다. 남 같지가 않죠.
김사장 보다는 심리적 거리가 가깝달까… 아하하.
연홍 : 그럼 전 박상무님만 믿어요. 호호호.
S#16. 몽타주. 밤.
라임, 주원, 오스카, 슬, 종수의 몽타주. 그 위로 라임과 주원의 목소리 얹히는…
* 라임 집 안.
- 아영 잠들어 있고 라임은 고양이 인형에 푹 파묻혀 ‘이상한 나라 앨리스’읽고 있는… 그러다 주원 떠올리고….
* 수상가옥 데크
- 주원, 뒷짐 지고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손에… ‘이상한 나라 앨리스’ 들린…
* 오스카 사무실
- 피아노 치고 있고…
* 윤슬 사무실
- 오래전 오스카와 연애시절 쓴… 스케치북(3부 37씬) 보고 있고….
* 종수 사무실
- 10부 사극 출연했던 라임이 메이킹 돌려 보고 있고…
주원 : (NA) 엘리스가 물었다.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말해 줄래?"
라임 : (NA) 체셔 고양이가 대답했다.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주원 : (NA) "어디든 별로 상관없는데…"
라임 : (NA)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든 무슨 문제가 되겠어."
주원 : (NA) "난 어딘가에 도착하고 싶거든."
라임 : (NA) “넌 틀림없이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 있어. 걸을 만큼 걸으면 말이야.”
S#17. 액션스쿨 전경. 다음 날 낮.
정환 : (E) 길라임.
S#18. 액션스쿨 / 라커룸. 낮.
라임 : (라커 문 열며) 라커룸에 있습니다- 내려가겠습니다-
하고 가방 벗어 라커에 넣고 수건 꺼내 목에 걸고 문 닫으려다 멈칫…
시선 돌려 보면… 아빠 사진… 웃고 있는 아빠의 얼굴 물끄러미 바라보는 라임인데…
S#18-1. (회상) 어느 소박한 골목 길. 낮.
저녁 찬거리 든 봉지 들고 교복 입은 채 무협지 보며 걷고 있는 라임.
그때 뒤에서 “길라임.” 돌아보면, 환하게 웃으며 고양이 인형 사들고 오는 아빠.
라임 : 어! (무협지 봉지에 넣으며) 그거 뭐야? 내 선물이야?
아빠 : 다녀오셨습니까.
라임 : (사내자식처럼) 다녀오셨슴꽈! (하고 ‘주세요’ 손모양 하며) 아빠가 샀어?
아빠 : (인형 내밀며) 김반장이… 딸래미 준다고 사길래…
라임 : 어쩐지. 근데 왜 고양이야? 안 그래도 친구들이 길냥이라고 놀리는데.
아빠 : 길냥이? 그게 뭔데?
라임 : 길고양이. 나한테 길들여지지 않는 거친 매력이 있다나 뭐라나.
아빠 : 너 이 자식. 학교에서 애들 막 패고 다니고 뭐 그러는 거 아니야?
라임 : 아빠. 딸내밀 뭘로 보구. (시장 본 봉지 흔들며) 내가 오늘 완전 맛있는 해물탕이랑 잡채랑 해줄라 그랬는데
나 혼자 먹을 거야. (팽- 가는)
아빠 : (E)(따라가 어깨로 툭 치며) 뭘 또 삐지고 그래. 꽃게는 아빠가 다듬어 줄게.
라임 : (E) 됐어! 아빤 굶어!
꽁알꽁알 하면서 멀어지는 부녀의 정겨운 뒷모습이고…
S#18-2. 다시 라커룸. 낮.
라임, 아빠 생각에 가슴 먹먹한… 아빠 사진보며 아프게 웃는데…
정환 : (E) 왜 안 내려와. 몇 번을 불렀는데.
라임 : (슬픈 표정 지우고 돌아서며) 죄송합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정환 : 너 ‘다크 블러드’ 오디션 신청서류 낸 거, 데모영상 보내라고 연락 왔다.
라임 : 정말요? 정말 연락 왔어요?
정환 : 감독님 방금 통화하셨어. 한중일 합쳐서 40명 좀 넘게만 연락 받았대. 축하한다.
라임 : 꺅- 어떡해 어떡해. 저 감독님 뵙고 오겠습니다. (하고 뛰어가는)
S#19. 액션스쿨 / 종수 사무실. 낮.
종수 사극 대본 보며 콘티 짜고 있는데 열린 문으로 ‘다다다다’ 달려오는 발소리 들리는.
종수 고개 들어 보면,
라임 : (뛰어 들어오며) 감독님…
종수 : …어. 축하해.
라임 : 다 감독님 덕분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데모영상 준비하려구요.
종수 : 그래. 무리하진 말고.
라임 : 저녁에 시간 어떠십니까. 오늘 회식해요. 제가 오늘 껍데기 쏘겠습니다.
종수 : …다녀와.
라임 : 감독님은 같이 안 가십니까?
종수 : …약속 있어.
라임 : 그럼 내일로 미룰까요? 내일은 괜찮으십니까?
종수 : (… 보면)
라임 : (왜… 그러시지?)
종수 : 내일도… 모레도… 난 약속이 있어.
라임 : ?!
종수 : 나 걱정돼서 이러는 거면 그럴 필요 없단 얘기야. 지금 필요한 건 적당한 거리와 시간인 것 같아서 이러는 거야.
라임 :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종수 : 니가 그렇게 말해 준 게 어쩌면 현명하단 생각도 들었어.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 있었던 거 같아.
라임 : ?!
종수 : (웃으며) 니가 그렇게 눈치 빠른 놈인지 몰랐어. 너한테 들킨 건 내 잘못이지만…
내가 미안해지게 만들지는 말았으면 싶은데.
라임 : ?!
종수 : 넌 그냥 모르는 척, 안 들은 척, 다 없던 일로 치고 나한테 신경 쓰지도 말고 니 일에만 집중 하면 안 될까?
앞으로 두 번 다시 들키는 일 없게 할 테니까.
라임 : !
라임, 종수의 걱정스런 눈빛에 주원이가 자기 몸이었을 때 무슨 짓을 했구나… 표정 굳는데….
S#20. 시크릿가든 / 주원 수상가옥. 낮.
현주 고개 갸웃 하며 무언가 보면, 테이블 위 귤 바구니다. 현주, 귤 바구니 집어 들면,
주원 : (2층에서 내려오다, 어!) 그거 그냥 거기 두세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현주 : (냉큼 놓으며) 아, 네.
주원 : 오늘 무슨 공사해요? 밖에 시끄럽던데.
현주 : 아, 크리스마스트리 설치 중입니다. 소란스러우시면 나중에 할까요?
주원 : 아… 벌써 크리스마스네요. 설치 얼마나 했어요?
현주 : 네?!
S#21. 시크릿가든 일각. 낮.
직원들 크리스마스트리 만드는 모습 지켜보고 선 주원.
사다리, 전구상자, 소품상자 등등,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에겐 주원이 방해만 되고…
커다란 나무에 반짝이 전구와 양말, 선물상자, 공 등 예쁜 소품들도 매달고…
(시간경과 - 밤)
다 완성되고 트리에 불 탁! 들어오는. 너무 아름답고… 직원들도 트리 보며 “너무 이쁘다” 좋아라 하고…
현주 :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수월하게 끝났어요.
주원 : (뻔뻔하게) 그러라고 한 거죠.
현주 : (말을 말자…)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직원들 인사하면 주원, 시선은 트리에 두고 가라는 손짓.
(시간경과)
주원, 크리스마스트리에 무언가 매달고 있는… 보면, 오스카 양말이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크리스마스트리 보는 주원. 그런 주원 옆에 라임의 환영 나란히 서서 크리스마스트리 보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두 사람 모습 좀 슬프고….
주원 : …트리 꾸미는 거 좋아해?
라임환영 : (말없이 트리만 보는)
주원 : 난 싫어. 내 생일도 아닌 남의 생일에 이렇게 소란 떠는 거. 근데, 그쪽은 좋아할 것 같아서.
그쪽은… 내가 싫어하는 것만 좋아하니까. 저 양말도 그렇고…
라임환영 : (오스카 양말 보는…)
주원 : 저렇게 양말 걸어도 그쪽은 선물 못 받아.
라임환영 : (양말 보면서…) …왜?
주원 : 산타 할아버진 우는 아이에겐 선물 안 주거든… 참 가이드라인이 확실하시지.
라임환영 : …니가 울렸잖아.
주원 : (어깨 으쓱…) 산타 할아버진 팩트 밖엔 모르니까.
라임환영 : 나쁜 놈….
주원 : (라임이 울던 거 생각나 마음 아픈…) 그러게… 누가 울으래…
주원, 슬프게 크리스마스트리 보는데,
라임, 나란히 서서 트리 보는 자신의 환영 툭- 부딪쳐 스르륵… 사라지게 하며 그 자리에 와 선다.
주원, 인기척에 무심코 고개 돌려 보다 어! 놀라 눈 깜빡깜빡!
라임, 화난 얼굴로 그런 주원 노려보고 있는.
주원 : 진짜… 길라임이야? (손가락으로 볼 콕 찍어보면)
라임 : (이씨!) 장난하냐 지금?
주원 : 도끼눈 뜨는 거 보니… (좋은…) 진짜 맞네. 어떻게 왔어? 연락도 없이?
라임 : 왜 웃어. 사람 바보 만들어 놓고 왜 웃어!
주원 : (!…) 뭔 소리야.
라임 : 너 대체 우리 감독님한테 뭐라고 한 거야. 내 얼굴로 뭐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미안해하겐 하지 말라시는 건데!
주원 : (!) 그거 따지러 온 거야? 이 시간에?
라임 : 빨랑 말 안 해?
주원 : 내가 제주도에서 얘기 했잖아. 그쪽 감독 그쪽 좋아한다고. 그래서 죽을 때까지 고백하지 말라고 했어. 왜.
라임 : (!) 뭐?
주원 :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냐? 감독이랑 잘 될 것도 아니었잖아.
라임 : 그래서 지금 잘했다는 거야? 댁한테 남녀 관곈 딱 두 종류밖에 없지? 나 감독님이랑 7년 일했어.
감독님은 나한테 스승이고, 부모님 대신이고, 내 유일한 빽이고, 내가 젤 존경하는 사람이란 말이야.
너 따위가 끼어들어 장난처럼 망쳐놓을 관계가 아니란 말이야!
주원 : 망치긴 누가 망쳐. 정리해 준거라니까? 그쪽 감독은 그쪽이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 순수한 감정이 아니야.
난 한 눈에 알겠던데. 왜 그렇게 둔해. 아님, 일부러 둔한 척 하는 건가?
라임 : 그래. 그쪽 말대로 감독님이 날 좋아한다 치자. 그렇다면 더더욱 이건 내 문제지. 나와 감독님 사이의 문제라고!
그쪽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감독님한테 상처 주는데! 니까짓게 뭔데!
난 그쪽이 나한테 준 상처보다, 내 얼굴을 하고 감독님한테 상처 준 게 더 가슴 아파.
주원 : 상처 안 주면. 둘이 사귈 거야? 당신 감독 좋아해?
라임 : 어. 좋아해.
주원 : !
라임 : 그쪽 덕분에 감독님 마음도 알았으니 이제부터 남자로 좋아해 볼라고. (일갈하고 가버리는)
주원 : !
라임은 멀어지고, 주원 그 자리에 굳어 서 있고…. 그러다 거친 걸음으로 라임 뒤 따라가는.
라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걷는데, 그런 라임 턱 잡아 돌려 세우더니 확 잡아 당겨 그대로 키스하는.
라임 미친 듯이 주원 밀어내고 주원 꿈쩍도 않고.
주원 : (그러더니 라임 양쪽 팔뚝 잡고 확 떼어내 얼굴 보며) 이제 자격 생겼지.
라임 : (한 대 치고 싶어도 주원 힘에 꿈쩍도 못하겠고 노려보면)
주원 : 경고 하는데, 다신 딴 놈 때문에 나한테 승질 내지마.
라임 : !
주원 : 딴 놈 때문에 아프단 말도 하지 말고 두 번 다시 딴 놈 때문에 나 찾아오지 마.
주원과 라임의 시선 팽팽한데, 헤드라이트 불빛 비추는.
주원, 그제야 라임 놓아주고 떨어지면 차에서 내리는 남자, 오스카다.
오스카 : 뭐 하냐. 싸우는 거야? 이 자식이 라임씨 괴롭혔어요?
라임 : (시선 피하고)
주원 : 늦었네.
오스카 : (두 사람 살피며) 진짜 싸운 분위긴데? 니가 뭘 잘했다고 싸워. 욕하면 듣고 때리면 맞고 그래야지. 라임씨 괜찮아요?
라임 : …어젠 죄송했어요. 그렇게 가버려서…
오스카 : 뭐 그런 거까지 마음 써요. 안 그래도 지금 구멍 숭숭일 텐데.
겪어봐서 알겠지만 저희 집 싸모님들이 좀 극적전개를 좋아하셔요. 많이 당황스러웠죠.
라임 : …
주원 : 지나간 얘길 뭐 하러 해.
오스카 : 너야 지나간 얘기지. 너야 오늘이 오늘이지만 라임씬 오늘도 내일도, 어제의 그 순간으로 돌아가
평창동 집 거실에 서 있다고.
주원 : !
라임 : (! 오스카 바라보진 말고)
오스카 : 니가 여자 마음을 알아? 라임씨, 그냥 이 자식 확 차버려요.
주원 : (이씨!)
라임 : 저도 그러고 싶은데, 아무리 차버려도 차인 줄도 몰라요.
주원 : (!) 그게 내 장점이지.
라임 : (째려보고) 그만 가보겠습니다.
오스카 : 바래다줄게요. 내일 오전 10시 훈련이라면서요. 이제 제 사부님인데 잘 모셔야죠.
주원 : 됐어. 내가 데려다 줄 거야.
라임 : (주원 무시하고 오스카에게) 네. 바래다주세요. 서 있기도 힘든 하루거든요.
주원 : !
오스카 : 가요. (주원에게) 너 인마, 반성하고 있어! 확!
라임과 오스카 가는.
주원 그런 두 사람 모습 밉게 보는데….
S#22. 암벽 등반장. 다음 날 낮.
암벽 앞에 서있는 오스카와 라임, 종헌.
오스카와 라임 복장 갖춘 채 라임, 오스카 손에 테이핑 해주고 있는.
오스카, 그런 라임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라임 : (오스카 손에 시선 둔 채) 제 얼굴 빵꾸 납니다.
오스카 : 그러라고 보는 건데. 얼굴 중에 특히 어디가 빵꾸 날까요.
라임 : (이씨! 테이핑 세게 하면)
오스카 : (엄살) 아아아-
라임 : 다치면 안 되니까. 피아노 치는 예쁜 손인데.
오스카 : 라임씬 뒤끝 없겠다. 앞에서 바로바로 푸니까. 그죠.
라임 : 뒤끝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훈련생이 말 안 들으면 높은 곳에서 밀어버리기도 하고 그래요.
오스카 : (올려다 보다 헉!)
라임 : (웃고) 종헌 씨도 같이 하면 좋을 텐데.
종헌 : (손사래 치는) 어우~ 제가 올라가는 건 중력한테 실례죠.
오스카 :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야, 인마. 몸짱이 되라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라고.
종헌 : 제 폭식의 근원이 뭔지 생각 좀 해보세요.
오스카 : 아, 동규 형은 애한테 어떻게 한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 할게.
종헌 : (헉!)
라임 : (웃고) 제가 이따 식단이랑 운동 스케줄표 짜드릴게요. 자, 이제 올라갈까요?
(시간경과)
암벽 타고 있는 라임과 오스카고.
오스카 : 자, 발을 여기 이렇게 내딛고, 이렇게 홀드 잡고, 올라가면 되는 거야.
(실눈으로 내려다보면 무섭고…) 거, 겁먹을 거 없어. 오빠만 믿어. 오케이?
라임 : (서포트 해주다가 피식) 내려다보지 않습니다. 정상을 봅니다.
오스카 : 늘 정상에만 있다 보니 내려다보는 게 버릇이라…
라임 : 손에 땀나면 초크 묻히시구요. 허리에 찬 그게, (하며 자기 허리춤 만지는데 초크 통 없는) 아, 깜빡했다.
오스카 : 미녀 싸부님이 이렇게 틈이 많으면 너무 설레 훈련 안 되는데. (매달린 채 허리 틀어주는) 자요. 써요.
라임 : (한 손 뻗어 만지려다 삐끗, 엉덩이 만져버린) 엇, 죄송해요.
오스카 : (정색하고) 라임씨 방금 실수한 거예요.
라임 : 고의로 그런 거,
오스카 : 그렇게 넘어 갈 일 아니죠. 날 잘 몰라서 그런 모양인데, 내가 원래 왼쪽 뺨 맞으면 오른쪽 뺨도 내미는 타입이거든요.
그러니까 자, (반대 편 엉덩이 내밀며) 이쪽도…
라임 : (이씨!)
오스카 : 왜요. 나 뭐 그렇게 틈 없는 궁둥이 아니에요.
라임 : (눈 흘기는데, 퍼뜩! 해남 사우나에서의 일 떠오르는)
/오스카 : (8부 9씬) 아, 나 운동 좀 했어.
라임 : (얼굴 화끈!) 됐어요. 이미 봐선 안 될 거까지 다 봤거든요.
오스카 : 봐선 안 될 거요? (헉!) 라임씨… 진짜 내 사진 봤어요?
S#23. 로엘백화점 / 주원 사무실. 낮.
주원, 책상에 앉아 있고 김비서 서류 내밀며 보고 중인.
김비서 : VVIP 연말 파티 기획안과 초대 명단입니다. 총 473명입니다.
주원 : 이게 최선이야? 확실해?
김비서 : 이러실까봐 제가 한 고객 한 고객 다 샜거든요.
주원 : 그러니까 그 짓을 왜 해. 또 내 입에서 최선의 답이 나가야 하는 거야? 구매액 순위 매겨서 마흔 일곱 명까지 끊어.
김비서 : 예?
주원 : 사백칠십 명 예산으로 마흔일곱 명 대접하라고. VVIP 중에서도 상위 10%라는 걸 마흔일곱 명한테 어필할 수 있게.
그래야 내년에 나머지 426명이 이를 갈며 분발 할 거 아냐.
김비서 : 아…. 그리고… 아까부터 안 된다고 해도 기어코 기다리는 손님이 계신데…
주원 : 누군데.
김비서 : 사장님이 자꾸 자기 팬이라고… 싸인도 받아갔다고.
주원 : (!) 박채린?
김비서 : 예. 돌려보내야겠죠?
주원 : 당연한 걸 뭘 물어! (서류 보다 앗!) 잠깐. 당장 들여보내.
김비서 : 네?
(시간경과)
채린과 주원.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다.
박채린 : 우영 오빠 지금 어딨는지 알려주세요.
주원 : (보면)
박채린 : 제주도에서부터 맨날맨날 했는데 죽어도 제 전화 안 받아요. 전에 약속하셨잖아요. 이럴 때 어딨는지 알려주겠다고.
주원 : 왜 이제 왔어요, 진작 오지. 내가 계산은 칼 같거든요.
박채린 : (?!) 진짜요?
S#24. 백반집. 낮.
오스카와 식사하는 라임.
라임E : 운동신경이 좋으셔서 빨리 배우는 편이세요. 일주일이면 충분하겠는데요?
오스카 : 일주일? 라임씨 참 이상한 사람이네? 열흘 하기로 했음 열흘 해야지 그런 게 어딨어요.
라임 : (피식… 보면)
오스카 : 웃을 일 아니라니까? 제주도에서도 낭만여행 엎어져서 내가 얼마나 아쉬웠는지 알아요?
라임 : 그랬어요? 전 사실… 낭만여행 이벤트 엎어져서 좋았는데…
오스카 : 에? 왜요?
라임 : …연예프로 카메라가 아닌, 35미리 앞에서 만나고 싶었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기억 속에… 경품 당첨자로 남고 싶진 않으니까.
오스카 : !
라임 : 그리고… 3년 째 팬이라고 한 거… 실은 거짓말이에요.
오스카 : (!) 거짓말이에요? 그럼 내 팬 아니에요?
라임 : 사실은… 데뷔 때부터 좋아했어요. 3년이 아니라 13년 째…
오스카 : (!) 진짜요? 근데 왜 3년이래?
라임 : 13년 좋아했다 그러면 무서워하실까봐….
오스카 : 하하하. 좀 무섭긴 무섭다. 나 늙는 거 다 지켜봤을 거 아냐.
라임 : 같이 늙었죠…
오스카 : (빤히 보다) 이쁘게 늙었네…
라임 : 감사합니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제주도에서 내기 했을 때요. 나 가지고 뭘 했다고 그랬잖아요.
그게 정확히 절 가지고 뭘 하신 거예요?
오스카 : (의아) 주원이한테 다 들었다면서요. 그것도 제대로 모르고 경찰서에서 나한테 그렇게 쏴붙였어요?
라임 :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어요.
오스카 : 라임 씨 걸고 내기했었어요. 주원이랑 내 룰이에요. 상대가 가진 것 중 제일 갖고 싶은 걸 뺏고 뺏기는 거.
주원인 라임씰 걸었고 난 집을 걸었는데, 내가 이겼어요.
라임 : !
오스카 : 그래서 사실 라임 씨, 내 소유예요.
라임 : !
오스카 : 내가 만약 소유권을 주장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라임 : !
오스카 : (보는)
라임 : … 그럼 이번엔… 한류스타 오스카의 어머니를 뵙게 되는 건가요?
오스카 : 겁먹을 거 없어요. 만약 라임씨가 우리 엄말 만나게 된다면,
우리 엄마가 만나는 35-1번째 여자라 대문에서 인터폰 면접하고 말 수도 있다고.
라임 : (풋- 웃으며) 어떡해. 나 화면빨 잘 받는데.
오스카 : 아- 진짜! 그럼 어떡해. 나랑 결혼 하겠네. (하는데)
채린 : (E)(입구에서 부른 듯) 오빠!
오스카와 라임 고개 돌리면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는 채린.
채린 : (분노에 찬) 오빠 뭐야? 내 연락 다 씹고 여기서 밥이 넘어가?
오스카 : 우리 채린이 인기가요 안 보니? ‘옴므’가 부릅니다. “밥만 잘 먹더라.” 근데, 나 여깄 는 건 어떻게 알았어?
채린 : 김주원씨가 알려줬어. 오빠가 이상한 여자랑 있다고 빨리 가보라고.
라임 : (아… 유치한 인간…)
오스카 : 니가 왜 주원일 만나. (라임 눈치 보며…) 너 진짜 그 사진… 주원이한테 팔았니?
채린 : 사진? 무슨 사진?
오스카 : 호텔에서 니가 나 뭐 찍었대매. 앵글이 예술이래매!
채린 : 아, 그거. 나 뻥이었는데?
오스카 : 뭐? 이 자식을 그냥!
S#25. 윤슬 사무실 / 윤슬 방. 낮.
슬, 오스카에 받은 싸인지 보고 있는… ‘그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보이는…
슬의 슬픈 얼굴 위로, “넌… 내 인생 최악의 가십이었어.” 오스카의 목소리…
슬, 표정 굳으며 오래전 과거 떠올리는데….
S#25-1. <회상> 해남 골프장 / 클럽하우스 화장실 앞 + 일각. 낮. (이미 찍은 씬)
화장실에서 나오는 윤슬. 그런 슬의 팔 확 당겨 코너로 몰아세우는 남자, 준혁이다.
방금 라운딩 마치고 온 듯 둘 다 골프 복장이다.
윤슬 : 놀랐잖아!
준혁 : 왜 전화 안 받아. 나 이번 영화 끝나는 대로 바로 출국한단 얘기 못 들었어?
윤슬 : 들었어. 건강하게 잘 다녀 와.
준혁 : 같이 가자니까!
윤슬 : 같이 갈 이유 없다고 했지! 부모님들 친분 빼면 파티에서 몇 번 본 게 다야 우리.
준형 : 너 은근 촌스럽다? 그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유치하게 꽃 들고 무릎이라도 꿇어?
윤슬 : 그런 게 아무나 한다고 멋있는 줄 알아?
준혁 : 최우영 때문에 그래? 그 자식이 그렇게 좋냐?
윤슬 : 어. (행복한…) 나 그 사람 참… 좋아. 우영 오빠도 나 많이 좋아하구.
준혁 : (비웃는) 지 입으로 그래? 너 좋대? 그 말을 믿어?
윤슬 : 어. 믿어. 우영 오빠한텐 허세나 떠는 댁들하곤 달리 진심이란 게 있거든.
준혁 : 진심? 이거 완전 바보 아냐? 남자한텐, 허세와 진심은 같은 말이야. 최우영이라고 다를 거 같냐?
윤슬 : 달라. 내가 아는 우영 오빤.
준혁 : 다른지 안 다른지 내가 직접 확인 시켜 줘?
윤슬 : 무슨 소리야?
준혁 : 알량한 자존심 지키자고 어떤 허세를 떠는지, 그래서 지 인생에서 뭘 내팽개치는지, 니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봐.
그게 그 자식의 진심일 테니까.
윤슬 : !
S#25-2. <회상> 8부 6-1 골프텔. 밤.
오스카 : 걔 그냥 내 빠순이야. 됐냐?
윤슬 : (무너지는…)
S#25-3. 다시 윤슬 사무실. 낮.
슬, 마치 방금 들은 말인 양 분노 치미는. 서늘한 얼굴로 싸인지 찢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어딘가로 전화 거는.
윤슬 : (통화 된) 난데, 너 나 좀 도와줘야겠다.
S#26. 덕산 스파 / 가야금 탕. 다음 날 낮.
연홍과 분홍 탕에서 온천 즐기고 있는.
연홍 : (떠 보듯) 백화점 매출은 좀 오르니?
분홍 : 전공 실무 더해서 13년을 경영만 들이 판 애야. 안 오를 이유가 없잖아. 주원이 사장되고 백화점 자리 잡은 거 몰라?
연홍 : 그게 다 어떻게 주원이 혼자 공이야. 밑에 임원들이 받쳐 주니까 가능한 거지.
사실 그 사고 이후로 사고 당시 기억 아직 안 돌아오는 거 보면, 아주 정상이라곤 못하지.
분홍 : 언니!
연홍 : 걱정돼서 하는 소리야. 사고 후유증이라는 게 평생 간다더라.
분홍 : 언니가 지금 남의 아들 걱정 할 때야? 얼른 우영이 장가나 보내.
모임 나갈 때마다 이모랍시고 스캔들 해명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지겨워 죽겠어 아주.
하는데, 누군가 탕으로 들어오자 입 다무는 연홍과 분홍.
보면, 늘씬한 젊은 아가씨 둘. 슬과 된장녀다. (두 사람 절대 연홍과 분홍 의식하지 않고 대화)
된장녀 : 여기 물 너무 좋다 아참, 너 선 본 건 어떻게 됐어?
윤슬 : …잘은 모르겠는데… 나 차였나봐.
된장녀 : 어머, 그게 뭔 소리야. 백화점에 호텔에 리조트에, (E) 여기 스파도 다 그 집안 거래. 무조건 잡아야지.
연홍 : (소근) 저거 주원이 얘기 아니야?
분홍 : (소근) 쉿!
윤슬 : 나 그 사람 조건 같은 거 관심 없어. 내 조건은 뭐 어디 빠지니? 그냥 단지… 순수한 설렘인데,
자꾸 집안 얘기, 조건 얘기 나오니까 뭔가 떳떳하지 못한 기분도 들구… 그래서 내가 연락 안 하는 거야.
된장녀 : 그럼… 안 만날 거야?
윤슬 : 어떻게 만나. 따로 사랑하는 사람 있는 거 아는데…
분홍 : (사랑하는 사람!)
윤슬 : 괜히 그 사이에 껴서 조건에 눈 먼 여자로 오해받는 거 싫어.
된장녀 : 하긴… 너 같이 착한 애가 속물로 오해 받는 건 나도 싫다. (하다) 엄마, 깜짝이야.
보면, 분홍과 연홍 어느새 슬과 된장녀 코앞에 와 있는…
윤슬 : 어머, 죄송해요. 저희가 너무 시끄러웠나 봐요.
연홍 : 그런 게 아니라, 얘가 걔 엄마예요.
윤슬 : (까맣게 모르는 척) 네?
분홍 : 내가 김주원 엄마라구.
윤슬 : 어머… (옆에 놓인 바가지로 요조숙녀처럼 앞가슴 가리며) 너무 송구합니다.
이래서 자리에 없는 사람 얘긴 잘 안하는 편인데…
분홍 : 괜찮아요. 이럴 때 아니면 우리 주원이 뒷담화를 언제 들어 보겠어요. 시간 되면 나랑 차 한 잔 할래요?
S#27. 덕산 스파 일각. 낮.
차 마시는 슬과 분홍. 슬, 조신하게 앉아 있고.
분홍 :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네? 윤장관님을 많이 닮았어.
윤슬 : 감사합니다.
분홍 : 근데 우리 주원이랑은, 연락 안 하나 봐?
윤슬 : …네. 주원 씨가 부담스러워 할까봐…
분홍 : 곱게 큰 사람들은 이게 문제야. 심성 고와서 밀고 당기기도 못하고.
윤슬 : …죄송합니다…
분홍 : 아가씨가 왜. 죄송할 놈은 따로 있지. 아까 그 말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우리 주원이한테 따로 여자 있다는 거,
혹시 그 스턴튼가 뭔가 한다는 걔야?
윤슬 : 알고… 계셨어요? 주원 씨가 선택한 사람이니까 분명 좋은 사람일 거예요.
분홍 : (혼잣말처럼) 내가 너무 곱게 보냈지, 곱게 보냈어.
윤슬 : (모든 게 내 뜻대로 되고 있어…)
S#28. 덕산 스파 주차장. 낮.
차에 오르는 윤슬과 된장녀.
된장녀 : (조수석에 타며) 너 진짜 연기대상감이다? 신여성, 할리퀸에 이은, 이건 무슨 버전인데?
윤슬 : (시동 걸며) 아침 드라마. 근데 김주원씨 어머니 옆에 있던 분은 누구야?
된장녀 : 너 몰랐어? 우영오빠 엄마잖아.
윤슬 : 뭐?!
S#29. 시크릿 가든 / 트리 앞. 밤.
주원, 불 반짝이는 트리보고 있는… ‘오스카 양말’ 걸려 있고…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김비서에게 전화 거는.
S#30. 카페. 밤.
김비서, 액정에 뜬 ‘사장님’ 보고 이씨! 안 받는. 보면, 아영과 마주 앉아 있는 김비서고.
김비서 : 아영씨 와플 좋아하는 구나.
아영 : 네. 특히 이집 와플. 짱 좋아해요. (와플 맛있게 먹는)
김비서 : 그래? 그럼 앞으로 자주 와야겠네. 근데… 김사장은… 요즘도 집에 와?
아영 : 며칠 전에 왔다갔나 보던데.
김비서 : 며칠 전에? 왜? 아영씨 보러? (주원 전화 또 오는. 돌겠고. 또 안 받고)
아영 : 그런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요즘 사장님 좀 이상해요. 라임이도 이상하고. 사람 헷갈리게.
김비서 : 헤, 헷갈릴게 뭐 있어. 그쪽은 그쪽이고 우린 우리지. 아, 맞다. 내가 얘기 했나? 나 차 바꾼 거?
아영 : (심드렁) 차 바꾸셨어요?
김비서 : 아영씨 몰랐구나. 지난주에 인수 받았지. 아영씨의 가치에 걸맞는 차로. 지금은 비록 캐피탈사와 공동 소유지만
곧 정리될 거고, (주원 전화 또 오자 도저히 못 참고 받으며) 아, 왜요 왜! 전활 안 받으면 ‘아 무슨 급한 일이 있나보다’
생각해야지 어떻게 받을 때까지 전활 해 사람이! 우리가 친해?
/주원 : (헉!) 너… 너 미쳤어? 나 누군지 몰라?
김비서 : (미워죽겠고) 아, 사장님이셨어요? 전 또 족발집 김사장인 줄 알았죠. 아우 죄송해서 어뜩하나?
/주원 : 족… 발! 너 착각한 거 아닌 거 같애? 아니지!
김비서 : 어, 잘 안 들리네? 지금 잘 안 들, (장난치다 헉!) 네? 아영씨를요?
아영 : (나?)
김비서 : (열 받는) 사장님이 아영씰 왜요?
S#31. 로엘백화점 / 주원 사무실. 다음날 낮.
아영과 주원 마주 앉아 있고 김비서 불안한 얼굴로 서 있다.
아영 : (바짝 긴장해서 주원 보면)
주원 : 차 마셔요.
아영 : 아, 네. (고개 돌려 마시는)
주원 : 편하게 마셔요.
아영 : …저 왜 보자고 하신 건지 알면… 좀 편하게 마실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주원 : 다름이 아니라, 오늘 저녁 시간 어때요.
아영 : 네?
김비서 : (뭐지?)
주원 : 저녁 먹읍시다, 우리.
아영 : 저… 저랑요?
주원 : 안 되나?
아영 : 되긴 되는데…
주원 : 단, 조건이 있어요.
아영 : …조건이요?
주원 : 서로 젤 친한, 꼭 젤 친한 친구 데려오기.
아영 : (!) 혹시… 엄청 이쁘게… 입구요?
주원 : 그렇죠.
이씨! 김비서, 그런 주원 째려보고…
S#32. 레스토랑. 밤.
주원, 멋지게 차려 입고 테이블에 앉아 있다. 표정 안 좋고.
앵글 넓어지면, 옆에 김비서 앉아 있고. 맞은편에 아영 앉아 있는데, 옆에 다른 친구 데려온.
아영 : 사장님 친구 분이…
주원 : (김비서 흘깃 보고) 예. 친구처럼 지내요. 사실 이런 건 머리 노란 애들이나 가능한 사곤데…
김비서 : (아영 째려보고)
아영 : (샐쭉하고)
주원 : 아영 씨는… 친구가 참 많나 봐요? 내가 분명, 젤 친한 친구라고 했을 텐데.
아영 : 얘가 젤 친한 친구예요. 요즘 라임이랑 쫌… 서먹하거든요.
주원 : (짜증 참으며) 어떻게, 우정이 변해요?
아영 : 예?
주원 : 내가 오늘 이 자리를 만든 이유는, (차마 길라임 때문이다 못하고)
아영 : (긴장과 기대감으로 보면)
주원 : (김비서 그윽하게 보며) 아영 씨에 대해… 얼마나 알아?
김비서 : (?!) 예?
아영 : ?!
주원 :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딴 남자에게 보내는 듯한…) 아영씬… 잘 때 옆 사람이 등 보이는 거 싫어해.
김비서/아영 : (뭐지?!)
주원 : 남잔 데리고 놀다 확 차버려야 자기 꺼 된다고 믿으니까 차이더라도 참아. 아영씨 꺼 되고 싶으면.
사주 카페나 점집 가자 그럼 군소리 말고 같이 가줘. 원빈 조인성 이랑은 궁합이 안 좋댔으니 다음은 강동원일 거야.
김비서/아영 : (헉!)
주원 : 그리고 아영씬… 화장실 갈 땐 꼭 문을 덜 닫아. 그리고는 말을 걸지. "냄새 나?"
아영 : 으허헉!
주원 : 세수 한 번 하고 나면 바르는 크림만 일곱 개야. 그 중에 수분 크림은 꼭 사다줘. 다 떨어졌더라.
아영 : 사… 사장님…
김비서 : (어떻게 저런 걸 다… 아영과 주원 번갈아 보면)
주원 : (김비서에게) 아영씨, 잘 부탁해. (하고 아영에게) 오늘 좀 늦게 와요.
아영 : 네?
S#33. 라임 집 앞 주차장. 밤.
차 안에서 잠복 중인 주원. 2층 쳐다보면 불 꺼져 있고. 시계 보면 11시가 넘은.
열 받은 얼굴로 전화 걸면, 일부러 끊은 듯 뚝- 끊기는. 이씨!
차에서 내려 라임 집 대문 향해 가는.
S#34. 라임 집 대문 앞. 밤.
주차장 계단 내려가다 멈칫, 보면 저만치 라임 걸어오고 있는.
주원, 그런 라임 보며 다시 전화 걸면, 라임 액정 보고 또 뚝- 끊어 버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걸어오는.
주원, 허- 열 받아 보고 선.
라임, 아무것도 모르고 걸어오는데 누군가 앞 딱 막아서는. 보면, 주원이고.
열 받은 주원의 얼굴과 덤덤한 라임의 시선 팽팽하고…
주원 : 왜 전화 안 받아. 내 전화 왜 안 받아!
라임 : 내가 댁 비서야? 받고 안 받고는 내 맘이야!
주원 : 니가 뭐 그렇게 잘났는데! 니가 뭔데! 내가 오늘 그쪽 땜에 무슨 짓까지 한줄 알아?
라임 : 알고 싶지 않아. 비켜.
주원 : 어떻게 알고 싶지 않을 수가 있어? 알고 싶어야지! 키스도 한 사인데!
라임 : (미친!)
주원 : 넌 뭐가 그렇게 초연해!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어! 내가 여기서 지금 몇 시간을 기다린 줄 알아?
내 성격에, 나 같은 사람이, 이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왜 나만 이래 나만. 왜 나만 이러냐고!
라임 : 그게 지금 내 탓이란 말이야?
주원 : 아닌 줄 알았어? 첨에 내가 오스카 알아? 했을 때, 나한테 뭐랬어. 알면 왜요? 했지! 근데, 그렇게 대답하면 안 됐던 거지.
오스카는 알지만 난 박채린은 아니다, 했어야지!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엮일 필요 없었잖아!
라임 : 아, 이런 또라이.
주원 : 그래. 나 또라이 만든 게 바로 너라니까? 근데 넌 멀쩡하게 밥 먹고, 액션스쿨가고, 오스카 만나고,
니 일상은 하나도 흔들리는 게 없는데, 심플하던 내 일상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야! 난 그게 너무 억울하고 약 오른다고!
라임 : 그래서 뭐 어쩌라고!
주원 : 그래서 앞으론 뭐든 해볼 생각이야. 남의 집 앞에서 누군가를 몇 시간 씩 기다리는 이런 멍청한 짓 포함해서 말이야.
그러니까 그쪽도 협조해.
라임 : 뭐?
주원 : 그쪽은 추호도 인어공주 될 생각 없잖아. 그래서 내가 인어공주 할라고.
라임 : 뭐어?
주원 : 내가 그쪽 인어공주 한다고. 그쪽 옆에 없는 듯이 있다가 거품처럼 사라져주겠다고.
그러니까, 지금 난 그쪽한테 대놓고 매달리고 있는 거야.
라임 : !
그런 라임과 주원의 얼굴에서 11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