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75분 2차시 동안 시를 창작했습니다. 먼저 시 창작의 흐름(주제 선정, 제재 선정, 관찰, 시 쓰기, 시적 표현, 군더더기 빼기, 낭독했을 때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을 설명했고 한 시간은 밖으로 나가 주제나 제재를 찾아보고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에는 나와 일대일로 만나서 쓴 내용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제가 조언할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국어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에 나온 ‘창작시 고치기의 기준’도 알려주었습니다.
-알맹이가 뚜렷하며 줄기가 잡히는가?
-읽어서 독특한 맛이 느껴지는가?
-학생답게 참신하고 진솔하게 표현했는가?
-어른 흉내에 그치지 않았는가?
-쓸데없는 조사가 있는가?(생략해도 의미가 통하는 조사는 모두 버린다.)
-시의 연과 행은 제대로 구분이 되어 있는가?(산문시로 쓸 만한 내용은 산문시로 고쳐 본다.)
-운율이나 반복적인 리듬을 살릴 만한 곳은 없는가?
-참신한 비유를 쓸 만한 곳이 있는가?
-삭제하면 좋을 불필요한 표현이나 고쳐야 할 애매한 표현이 있는가?
학생들이 시를 제출할 때는 처음에 썼던 초고와 고치고 고쳐 완성한 완고를 함께 제출하게 했습니다. 학생들의 생각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살펴보려는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 활동으로 손수건 시화 만들기를 하려고 합니다. 손수건, 행주, 티셔츠 등에 자신이 쓴 시와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전시를 해보려고요. 시와 미술이 연계된 좋은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시키기 전에 내가 먼저 해봐야겠다 생각해서 다이소에서 흰색 행주를 사고(3개 2천원) 거기에 나의 시 ‘밤이 좋다’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행주에 하게 된 것은 우리학교 미술 선생님께 여쭤 보니 가제 손수건은 너무 얇아서 번질 수 있으니 행주가 좋다고 하셨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