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발달장애 아동 학대 의심 사건의 진상을 요구한다[성명] 전국장애인부모연대(5월 28일)
창원 발달장애 아동 학대 의심 사건의 진상을 요구한다. 빠른 시간 안에 조사하여 구속 수사하라. 발달장애 아동학대, 더 이상 방치 할 수 없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하라.
지난 5월 23일, 경남경찰청은 창원의 장애인복지관에서 한 감각치료사가 수업에 참여한 발달장애 있는 아동을 학대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4월 3일, 16일, 26일 피해 아동의 부모가 고소장을 제출하였고, 피해 신고가 접수된 아동은 6세 남아와 8세 여아, 6세 남아 등 3명입니다. 고소장의 내용엔 감각치료 수업하던 중 감각치료사인 A 씨가 수업 중 아동의 손등을 때리는 등 신체 및 정서적 학대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으로 보도된 CCTV를 보면 A 씨는 수업 중 휴지를 든 손으로 발달장애 아동의 얼굴을 때리고, 다른 아이에게 입 부분을 손으로 때려 넘어뜨리는 등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지켜보면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심경은 이룰 수 없이 참담합니다.
더욱이 이 사건 속에 등장하는 감각치료사 A 씨는 해당 복지관에서 2011년부터 10년 넘게 일한 치료사이고, “복지관의 원생은 총 19명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아이가 피해를 보았다“고 경찰이 말한 것으로 전해지는바 아동의 피해가 일회성이 아니고 지속적이고 반복이며, 1인이 아닌 다수에게 자행된 것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그 피해의 대상이 발달장애 있는 아동이란 점에서, 그리고 치료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시간에 오히려 신체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등의 피해가 있었단 점에서 이 사건은 엄중하게 봐야할 사건입니다.
실제로 피해 아동의 한 어머니는 ”17개월 말부터 지금 10살까지 (해당 복지관에 아이를 보냈는데), 언어치료에 필요한 시간을 다 날렸다“, ”만 10세 전에 치료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발달장애 있는 한 사람의 발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치료받기는커녕, 장기간 폭행에 노출된 상황을 의미하므로 해당 피해가 피해 아동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 있는 자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잘 살아가도록 적절한 치료로 도와야 하는 행위는 오히려 폭행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이유로 사회는 감각치료가 1:1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치료실 내부가 불투명한 스티커로 가려져 있어, 치료 과정을 외부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상황을 언급합니다. 또한 경찰은 아동이 발달장애가 있기에 ‘정상적인 언어 표현’이 어려웠고, 그래서 피해 사실을 부모 등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였다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치료가 이루어졌다는 단순한 사실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발달장애의 특징이 아닙니다. 핵심은 발달장애 아동과 그 가족이 오래 전부터 맞닥뜨린 총체적인 치료 환경의 취약성과 위험성입니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치료가 오랜기간 이루어지고 적절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도 그대로 치료라는 이름의 폭행으로 의심되는 일들이 진행될 수 있었던 시스템의 문제, 발달장애 아동은 소통이 되지 않으니 ‘엄마한테 이르지 못한 것’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으로 사안이 축소되어 해석되는 모습은 사안의 핵심을 빗겨간 모습입니다.
발달장애 아동이 폭행당한 사실을 부모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못할지라도 폭행 당하지 않고, 치료실에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안전한 치료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일은 반복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이 사건을 단순히 ”나쁜 감각치료사가 아이들을 괴롭히고 폭행했다.“는 것에 머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2월 16일 언어치료센터에 갔다가 30대 재활사에게 폭행을 당한 장애 아동 폭행 사건, 23년 11월 시흥의 언어치료에서센터에서 일어난 수차례 폭행 사건, 23년 5월 밝혀진 진주의 한 장애아동 전문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상습 폭행한 사건 등 치료 및 돌봄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반복해서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본 사건이 일어난 복지관을 위탁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해당 정부도, 경찰도, 복지부와 중앙 정부도 사건 내용의 파악이나 그에 맞는 행정 처분을 얘기하지만 그 누구도 발달장애 아동과 그 가족이 처해있는 치료 현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본 사건에 대해서도 창원시는 본 사안이 학대인지, 방임인지를 가르고 법에 따라 절차를 밟겠다는 의견뿐입니다. 발달장애 아동과 그 가족을 위한 적절한 피해 구제 및 아동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책무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경찰은 A 씨를 빠른 시간 안에 조사하여 구속 조사하여야 합니다. 또한 발달장애 권리에 기반해 발달장애 있는 아동과 적절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전담 경찰관이 배정되는 등의 노력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전 사회적인 발달장애 아동의 권리에 대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발달장애 아동 학대 재발방지를 위한 국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정부는 창원 발달장애 아동 학대 의심 사건의 진상을 밝혀라.
2. 정부는 발달장애인 전담 경찰관을 대폭 확대하라.
3. 정부는 발달장애 아동 권리에 기반한 치료 준칙을 마련하라.
4. 정부는 발달장애 아동 학대 재발방지 정책을 마련하라.
5. 경찰은 A 씨를 빠른 시간 안에 조사하여 구속 수사하라.
2024년 5월 28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