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굴욕적인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 철회하라"
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입력 2023. 3. 8. 13:54 댓글4개
정의연, 8일 오후 12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586차 수요집회'
일본 정부 사죄 요구…시민사회단체·정치권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과 명예 회복하라"
세계 여성의 날 맞아 '보라색 물결'로 뒤덮인 거리…"앞서 걸었던 용기 있는 여성들 따라가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정부는 전날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제3자 변제' 해법으로 풀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정부가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무시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강제동원 정부해법을 비판했다.
정의연은 8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평화로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585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공식 사과와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정부해법 철회를 요구했다.
정의연은 8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586차 수요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정부해법을 비판했다. 양형욱 기자
집회 이전 정의연 활동가들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집회에 참가한 8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여성 인권을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 노란색과 파란색 장미를 나눴다.
이날 정의연은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했던, '제3자 변제' 방식을 골자로 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최종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민족 자존과 해방, 민주주의와 평화를 훼손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운운하며 피해자 명예와 인권을 짓밟고 있는 참혹한 현실이 기가 막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반여성, 반인권, 반평화, 반민주주의 세력들이 가해자들과 야합해 피해자들이 힘겹게 쟁취한 법적 권리를 무력화시키며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권한을 뿌리채 훼손하고 있다"며 "가해자의 법적 책임과 사죄를 당당히 요구했던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외침을 다시 가슴에 새기며 앞서 걸었던 여성들의 용기 있는 삶을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2018년 우리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거쳐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제3자 변제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야권과 시민사회 측에서는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의 참여가 배제됐다며 대법원 판결 취지를 역행하는 정부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야당 정치 인사들과 여성단체 관계자들도 이 자리를 찾아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미향 국회의원(무소속)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죄이고 배상"이라며 "이 땅의 평화를 만드는 일로 이 땅의 인권을 만들어가는 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는 그 날을 위해 달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서 할머니들, 강제 동원됐던 많은 노동자들을 위해서 국회의 역할을 다시 다짐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제대로 밝혀내고 일제의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 분명하게 외쳐야 하고 국회에서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왼쪽 두번째), 김성주 할머니가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굴욕적인 강제동원 정부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배상 촉구!'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국여성의전화 권예은 활동가는 "여성의 인권과 존엄을 짓밟은 일본 정부와 그들의 악업을 방기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강력히 요구한다"며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역사적 의무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수요집회 길 건너 맞은편에서는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에 맞불집회가 열렸다. 10여명의 참가자들은 '흉물 소녀상 철거', '반일은 정신병'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수요집회가 시작되자 이들은 "윤미향을 처벌하라", "위안부 사기치냐" 등을 외치며 정의연 측을 비난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8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에서 정의연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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