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지금 세계 패권국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은 세계 패권국가로 오랫동안 군림했습니다. 60년 이상 세계 최고의 힘과 경제력을 지닌 나라로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호모사피언스가 출몰한 이후 경쟁은 더욱 살벌한 양상을 띠게 되고 국가간에는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숱한 인명이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태양은 하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목숨을 걸고 1위 쟁탈전을 벌였던 것이 인간사 아닙니까. 지금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는 유일한 나라로 거대한 인구와 국가 면적을 내세우며 세계 1위국가를 쟁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하긴 지구 역사상 패권국가를 놓고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마치 사파리에서 사자가 그룹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숫놈들끼리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박질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요. 조그만 학교 학급에도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것 아닙니까. 1등을 하기 위한 싸움은 인간이 지닌 원초적 본능과도 같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쟁은 뭔가 상당히 요상합니다. 두 나라가 링위에 올라가 맞땅을 뜨면 되는데 굳이 주변국들을 같이 동참하라고 강제로 요구합니다. 학급에서 성적 1등을 하기위해 각자 각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봐서 그 결과를 보면 되는데 굳이 옆 친구들까지 동원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행동을 민폐 끼친다 그렇게 표현하지요.
민폐의 뜻은 민간에게 끼치는 폐해를 의미합니다. 주변인 그리고 주변국에게 폐해를 끼치는 행위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민폐국가운데 최고봉은 역시 중국과 미국입니다. 먼저 중국부터 볼까요. 중국은 자신들이 세계에 중앙에 위치한다는 중화사상에 젖어있습니다. 주변국들을 모두 오랑캐라고 부르지요. 자기들끼리 뭐라 지칭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멋에 산다고 여기면 되지요. 그런데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동북공정이란 것이죠. 중국본토에서 동북지역 즉 몽골과 만주 그리고 한반도에 이르는 동북지역을 중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고 하는 일종의 역사 사기극말입니다. 뭔든지 갖다 붙입니다. 한국의 김치와 치마 등도 중국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다하다 외국에서 축구로 이름을 날리는 한국선수들도 모두 중국의 후예들이라고 떠듭니다. 고구려 발해는 더 이상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런 역사 사기극을 펼치는 것은 한반도가 분단된 상황에서 북한을 중국이 사실상 지배한다는 생각때문에 더한 것이겠지요.
중국은 동북공정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동남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 그냥 이름붙여 놓고 역사책을 왜곡하면 됩니다. 신장 위구르지역과 티벳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다하다 이제는 남중국해지역...사실 이 용어도 불편합니다. 중국 아래에 있지만 베트남도 필리핀도 함께 공동의 바다로 사용하는 곳을 굳이 남중국해라고 할 이유가 없지만 말입니다. 국제적 기구에서 남중국해에 있는 암초들은 중국의 영토가 아니다라고 판결을 냈지만 중국은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작은 암초주변에 인공적으로 콘크리트 벽을 쌓고 인공 활주로를 만들어 중국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정말 주변국들에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민폐를 모두 가져다 부어버리는 민폐국의 살아있는 실체입니다.
미국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면 관계상 과거의 일어난 일까지 꺼집어내지 않겠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주변국들의 줄세우기를 감행합니다. 해당국가들은 호주 일본 한국이 대표적입니다. 민폐국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도 더 강한 민폐국 행세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태평양 주변국들은 모두 각 나라마다 형편 또는 사정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중국에 맞서니 너희는 동참해라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라재는 식입니다. 현재 미국의 힘을 감안할 때 그말을 거역할 나라가 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아직 미국이나 중국의 강요에 굴하지 않고 홀로 스스로 설 입장이 아닌 한국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선택선에 힘들게 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현 바이든 정부뿐 아니라 바이든후보와 대척점에 서 있는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도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산 상품 전체에 60%의 관세를 매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중국에 해당되는 사안이 아닙니다.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경우 그러한 관세정책이 단지 중국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트럼프의 공약은 그가 재집권하면 세계적 차원의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런 엄청난 관세폭탄은 미국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야기시키게 될 것이며 그럴 경우 중국 등지의 상품에 의존하는 미국 중산층과 상품 생산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각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한국의 주한 미군입니다. 지난 트럼프 집권때도 집요하게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했지만 재집권할 경우 역시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지금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단지 한국의 안보 방위만을 위한 병력은 아닐테지요. 중국과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의 남침을 저지하는 병력으로 간주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무조건 한국이 거액의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하라고 윽박지르는 행위는 민폐국 아니면 하기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힘만 세고 경제력만 강하다고 다 일등국가 세계 패권국가는 아닐 것입니다. 돈만 많고 군사력만 세다고 선진국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세계 패권국가 즉 세계 1위국가는 그에 합당한 국격이 존재해야한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주변국가들에게 민폐를 자제하는 그런 자세 그리고 자국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입장도 헤아릴 줄 아는 배려심이 공존해야 진정한 패권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럴 경우 뜻을 같이 하자는 소리를 하기 전에 먼저 그들 국가에게 박수를 보내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힘으로 자신의 편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진정한 동맹국은 아닐 것입니다. 미국 중국 양국은 더 이상 민폐국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이 인정할 그런 경쟁을 벌이기를 희망해 봅니다.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말입니다.
2024년 1월 2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