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지게를 지고 뒷산에 나무하러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동네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사방으로는 작은 산들이
빙 둘러싸고 있고 그 뒤로는 더 높은 산들이 겹겹이 포개어져 있었다.
어릴때는 동네밖으로 나갈 일이 없었으므로 우리 동네가 제일 크고
살기도 제일 좋은 곳이라 여겼다.그러다가 아버지를 따라 반성장에 나가 보았다.
장날이라 여러가지 파는 물건들도 많고 장을 보러 온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의 내 모습이 아마도 '촌닭 장에 내다 놓은 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장을 구경하고 조금 떨어진 곳을 지나는데 산소용접기에 불을 붙여 쇠를 녹여 붙이는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에 내 머릿속에는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게 쇠라고 믿었는데 불로써 그 쇠를 녹이다니....
최근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소아과 의사들
중 한 명이 용접을 배우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는데 용접협회는 “용접이 단순한 기술이 아님”을
강조하고 의료계의 태도를 지적했다.
16일 민영철 대한용접협회 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용접이라는 직업을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용접도 전문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일이라 아무나 할 수 없다”고
말했다.민 회장은 “과거에는 배움이 부족한 사람들이 주로 용접일을 하는 등 3D업종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기술력에 따라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유망직종”이라며 그는 “아마 밖에서 봤을 때는
용접공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오랜 기간 숙련된 기술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 회장은 “비하발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부적절한 발언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용접협회 민회장이 말한 것처럼 남이 하는 용접은 쉬워 보이지만 숙련이 되지 않으면 참으로 어렵다.
나는 대학에서 이론과 실기를 배우고 배를 탔지만 숙련이 되지 않아 배를 타면서 용접할 일이 생겨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용접 작업중 천정용접이 제일 어렵다. 불의 온도를 적절히 맞추지 못하면
쇠똥이 얼굴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보호장구와 보안경을 착용하지만 자칫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월남전이 끝나고 전쟁중에 기술자로 나갔던 사람들이 귀국해야 될 처지에 놓였을 때 호주에서 이민을 받아
주었다. 당시 호주는 백인들만 이민을 받아들이다가 동양인들도 기술자는 허용되었다. 그 중에서도 용접기술자가
필요해서 지원자중에는 급히 한 열흘 정도 용접을 배워서 실기 테스트를 거쳐 이민을 간 사람도 더러 있었다.
아마도 출입국 관리가 시험관으로 나와 겉보기만 보고 통과시켜 주었던 것 같다. 선박이나 큰 구조물의 용접은
잘못하여 물이 새기라도 하면 배가 침몰하고 구조물은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