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문경시산악회’와 함께, 2019 시산제/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관자재’(觀自在)
불경 반야심경(般若心經)의 맨 앞에 나오는 말로 보살의 이름이다.
자유자재(自由自在)로 본다는 뜻이다.
이때의 본다는 것은 눈에 비치는 형체만을 본다는 의미가 아닌 것 같다.
마음으로 그 어떤 형체를 그려내고, 그 그려낸 형체를 세세하게 읽어간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은 방향적 제한도 있고 거리의 원근도 있어 자유자재로 보기가 쉽지 없지만, 마음으로 보는 것은 방향의 제한이나 거리의 제한이 없이 무궁무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자재보살이 그렇게 세상을 봐서 깊이 깨우친 것을 적어놓은 것이 바로 260자의 반야심경인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나도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오랜 세상사 인생사 경험 속에서 가치판단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
전 같으면 눈에 비치는 것만으로 판단을 했는데, 지금은 그 내면에 갖추고 있는 본질로 판단하게 된 것이 그렇다.
한 송이 꽃을 봐도, 지난날에는 장미꽃이 아름답다 했지만, 지금은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아름답고 주먹만 하게 피는 호박꽃이 아름답다고 한다.
코스모스 꽃잎 여덟 개의 가지런한 모습에서 우주의 조화로움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고, 호박꽃 아래로 매달린 한아름 호박의 부푼 모습에서 구수한 호박범벅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바로 어제도 그랬다.
수락산 자락에서 있었던 우리들 ‘재경문경시산악회’ 시산제 행사에서도, 발걸음을 해준 회원들 하나하나의 모습이 꽃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내 눈에만 그리 비친 것이 아니었다.
다른 회원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마음으로 사물을 보고 있었다.
내 점촌초등학교 후배로 시산식 행사 때 내 옆자리에 자리 잡고 있던 우봉희 회원도 그 중 하나였다.
산행 끝에 우리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어울리는 산악회 BAND에 게시한 글 한 편을 보고 알았다.
그 내용이 딱 이랬다.
‘누가 더 예쁠까요~♥ㅋㅎ’
그러면서 사진 몇 장을 첨부 하고 있었는데, 그 첨부한 사진이 꽃과 사람을 찍은 것들이었다.
우 회원이 그 사진을 찍는 그 시간쯤에, 나도 그 비슷한 풍경의 사진을 몇 장 찍었었다.
아내가 막 피어나고 있는 진달래꽃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갖다 대고 있는 순간을 찍었었고, BAND에서 내가 게시한 글에 곧잘 댓글을 달아주는 최병숙 회원이 생강나무 그 노란 꽃에 코를 대고 향기를 맡는 장면도 찍었었다.
그 사진을 찍으면서, 그 둘 모두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들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내 그런 생각이었으니, 우 회원의 그 물음이 솔깃해진 것이다.
어떤 답이 나오나 눈여겨 지켜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답이 나오고 있었다.
홍재훈 회원이, 댓글로 그 답을 낸 주인공이었다.
곧 이랬다.
‘우봉희여사가 창꽃보다 더 예뿌지요.’
놀라운 답이었다.
우 회원의 질문은 피사체가 된 진달래꽃과 그 꽃 풍경 속의 두 여인인 권정순 전예순 회원을 비교해서 답을 달라고 한 것 같은데, 홍 회원은 전혀 각도를 달리 해서, 곧바로 그렇게 질문을 한 우 회원을 더 아름답다고 답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 아름다운 마음의 주인공이었다.
그렇게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했던 어제 하루, 다들 그렇게도 행복해 했었다.
첫댓글 맞고나!~꽃보단 어울리려고 애쓰는 그사람들이 더욱 예뻐여!^^
참꽃꽃망울이 저리 고울까!? 꼭 내맘 같은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