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파동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라이언 킹' 이승엽(28)이 국내에 조기 복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소식이다. 이승엽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비판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리의 야구 수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승엽이 일본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펼칠까?" 라는 물음에 "충분히 통한다" 는 공통된 전망을 내렸다.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즈, 페르난데스와 비교해 홈런 40개는 무난할 것이라는 어설픈 셈도 나왔다.
그러나 일본 야구는 강했다. 한국 프로출신으로 일본에 진출한 7명 가운데 뚜렷한 성과를 거둔 선수는 선동열(삼성 수석코치)뿐이다.'야구천재' 이종범(기아·전 주니치)은 2할대 중반에도 못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고 연봉킹 정민태(현대·전 요미우리)는 출장기회조차 잡지 못한채 짐을 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복귀한 선수들은 일본 야구 수준이 우리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우겼다.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분개하기 바빴다. 누구도 실력이 부족해서란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이승엽의 부진으로 한국야구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국의 야구수준이 트리플 A급이라는 외국인 선수들의 립 서비스도, 최고선수는 어딜가도 최고라는 어설픈 논리도 더 이상 팬들의 메아리를 얻기 힘들게 됐다. 자국리그에서 통하는 기량과 상위리그에서 통할 기량은 분명 차이가 있다. 흔히 이것을 빅리그 스터프 (Big League Stuff)라고 하는데 스카우트들이 보는 성공가능성은 타자의 경우 초속에 비해 종속이 좋은 무빙 패스트볼의 반응속도에 있다. 본토에서 야구를 배운 우즈와 페르난데스는 한국리그보다 훨씬 위력적인 투수들을 숱하게 겪었지만 타고투저 시대에 자신의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이승엽은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들의 태업성 플레이와 구장효과, 적응기에 잠깐 발견되는 홍역증세도 그들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중에 하나다. 물론 타율 0.236에 13홈런 48타점이 이승엽의 본 모습은 아닐 것이다. 프로야구 입문 후 항상 진화를 화두로 방망이를 휘둘러온 이승엽이기에 더욱 큰 충격파를 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 스스로 한국의 야구 수준을 과신한채 '국민타자' '아시아홈런킹' 과 같은 어마어마한 수식어로 그에게 너무 많은 짐을 져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은 극동지역 스카우트에 대해 비행기 값이 아깝다고 말한다. 만약 아시아권 선수들이 빅리그에 통할만한 기량이라면 부자구단 스카우트들이 그 전에 뽑아갈 것이며 그렇지 않은 선수는 더 볼것도 없다는 얘기다. 메이저리그가 올 겨울 열심히 발품을 판 이승엽을 홀대한 이유다. 현재 성공한 해외파 가운데 제대로 된 프로출신이 없다. 엄밀히 말해 박찬호와 최희섭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니며 '국가대표' 프로출신 선수들의 일본 진출은 한결같이 좌절로 막을 내렸다. 대신 이종범이 국내에 돌아오자 '역시 이종범' 이란 찬사가 쏟아졌고, 정민태는 불패신화를 만들었다. 이들은 한국에서 재기한 것이 아니다.애당초 뛰는 리그만 달랐을 뿐이다. 이승엽이 어떤 결정을 내리건 그것은 순전히 자신의 선택이다. 만약 이승엽이 국내로 복귀해 50홈런을 친다면 지난해 대구구장을 수놓은 잠자리채의 물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내 생각은 아니다쪽에 가깝다.
첫댓글 프로야구에 악재만 겹치는 군요.. 병역비리에.. 이승엽까지 에혀~ -.ㅡ;;
쩝... 개인적으로 이승엽선수 팬도 안티도 아닌 중립이지만.. 국내에서 쭉 뛰면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최고의 인기를 누릴수 있었는데... 일본으로 방향을 선회한 거부터가 실수였다고 봅니다 - -;;
맞아요.. 일본가는건 정말 아니다 싶었는데.. 차라리 가질 말던지.. 아님 어떻게든 미국갈 생각을 하던지 그랬어야 하는데..
일본이 우리나라와 야구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이 어렵습니다...보통 우리나라스타일과 미국스타일이 비슷하고, 일본은 좀 다르다고들 하죠...차라리 제생각엔 미국 트리플A라도 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거기서 적응하고 9월 로스터확장을 노렸다면..흠;;
마지막 단락의 글은...정말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적응......;;; 적응이고 스타일이고 뭐고간에 메이저리그는 일본리그보다 훨훨훨 수준 높습니다. 특히 타자에게는 더더욱, 또 슬러거형 타자들에게는 더더욱......일본보다는 미국이 한국스타일과 맞다? 스타일은 비슷할지 몰라도 수준은 많이 다르죠.
뭐 단적인 예일뿐이지만 현재 같은팀에서 뛰고 있는 메이저퇴출타자 베니와 한국홈런킹 이승엽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이승엽은 아무리 생각해도 예전의 중장거리 타자로 입지를 굳혔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당시 삼성의 슬러거는 이동수였는데(신인왕이죠?) .. 그떄 참 장거리 많이 날리면서 정확하다 생각했었는데..
진짜 아쉽네요...잘해주길바랬는데...최대한 도전하고 와야죠,,안된다고,,,그냥 와버리면....더욱 안좋은 모습만 남는것입니다.....
글쎄요..제가 말한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거였습니다..베니는 일본야구에 적응을 한거 같구요..이승엽도 내년에 그런모습을 보일지도 모르죠^^;
비슷하면 뭐합니까? 레벨이 엄청 다른데...;;; 또 우리랑 미국이랑 스탈이 비슷하고 일본은 다르다라는 말 자체도 이상한 이야기고, 이승엽이 올시즌 베니같은 모습을 내년에 보인다? 1년사이에 환골탈태를 해야겠군요....;;;
변할수 있다고 보는데... 담시즌 이찌델지는 모르죠. 누가 브룸바가 이런 스텟을 찍을걸 예상했을까요.. 이승엽도 혹시 모르죠 가능성이 없진 안죠 ,, 적을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