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특파원 칼럼
[특파원 리포트] 日 지진 이재민의 참을성
조선일보
도쿄=성호철 특파원
입력 2024.01.08.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4/01/08/PDLDLE3HERG4ROPW3I6BHBA7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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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이재민들이 식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 뉴스1
새해 첫날 규모 7.6 강진이 덮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그곳 와지마시 니시소학교(초등학교) 피난소에서 지난 3일 가와카미 다다시(74)씨를 만났다. 그는 “지진이 나고 곧장 집 밖으로 나왔더니 우리 집은 찌그러지고 이웃집이 붕괴돼 있었다”며 “이웃 이름을 불렀더니 안에서 ‘도와달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는 다른 2명과 함께 붕괴된 목조 가옥에 들어가 80대 여성을 구했다. ‘대단한 일을 했다’고 하자 “다들 그렇게 한다”고 답했다.
같은 피난소에서 오사카에서 온 나카구치 요시히토(29)씨도 만났다. 지진으로 함몰되고 파손된 도로 위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달려온 것이다. 나카구치씨는 “고향인 이곳엔 아버지가 살고 계시는데 강진 뉴스를 듣자마자 휴가 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직업이 자위대원인 그는 “상사에게 물어봤더니 우리 부대는 재난 지원 파견이 없다고 해 다행히 휴가를 받았다”고 했다. 피난소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나카구치씨는 “저 앞이 우리 집이긴 한데 아직 못 가봤다”며 “16년 전에도 큰 지진을 겪었는데 벌써 2번째라 익숙해졌다”고 했다.
와지마시의 5층짜리 빌딩 붕괴 현장에서 만난 70대 일본인 남성은 발을 동동 굴렀다. 빌딩 잔해 더미를 드릴로 뚫고 있는 소방대원을 보며 “동네 야키니쿠집 안주인이 건물에 깔린 채 생매장 상태”라고 했다. 정작 본인도 모포 한 장 들고 피난소를 전전하며 하루 한 끼 주먹밥으로 연명하는 처지지만 “어제 딸은 붕괴 현장서 살아 나왔는데 안주인이 걱정”이라고 했다.
노토반도 지진으로 일본인 126명(6일 밤 현재)이 사망했고 210명이 연락 두절인 상태다. 집을 잃은 피난민은 3만명이 넘는다.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와지마시 재해 현장을 취재하면서 만난 일본인들은 슬픔·분노보다는 마치 재해 현장이 일상인 것처럼 행동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오는 여진 공포에다 하루 한 끼 주먹밥만 배급받는 상황인데도, 단전·단수에 인터넷·휴대전화 같은 통신 불통인데도 그랬다. 재난 현장을 취재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한 번쯤은 인터뷰를 요청하다가 격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인 이재민에게 욕먹을 각오도 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거듭되는 최악의 지진에도 폭동·약탈 같은 혼란 없이 다시 일어서는 일본인의 원동력일 것이다.
지진이 마냥 남의 일일까.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등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진이 빈발하고 있다. 동해 해저에 우리가 모르는 단층이 있을지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 정부에 규모 7 강진을 전제로 한 대응 매뉴얼이 있을까. 준비 없는 재해는 재앙일 뿐이다. 오늘도 재해 현장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는 일본인 피난민들에게 경의(敬意)를 표한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밥좀도
2024.01.08 04:50:29
재난 등에 침착하고 질서를 지키는 일류 국가 일본의 국민성은 본받을만하다. 한국 국민성은 일본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과거에 한국이 일본 식민 지배 당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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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4.01.08 07:31:20
저렇게 묵묵힘으로 선진시민의 위상을 내보이는 저들을 개 무시하는게 한국인이라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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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1.08 07:10:15
일본의 몇일전 비행기사고도 일사불란하게 짐을버리고 대피하라는 말을따르고 전원 생존한것하며 뉴스로 전해지는 참담한 현장등 그래도 모두 울불 하지않고 순리에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한 민족이고 나라라고 생각했다.우리도 재난앞에 모두 자유롭지 못하다.대비했으면 좋겠다.인위적인 재난도 우리는 겪을지 모르는 나라다.휴전국이니까 연일 포를 쏘아대고 있으니 하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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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가득
2024.01.08 07:39:05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대통령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진작 김정은이 밑에 들어가 있거나 일본의 경제식민지가 되어있어야 하는게 우리의 현주소다. 국민 수준이 아주 발바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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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
2024.01.08 08:47:24
인정하기 싫지만 일본인과 한국인은 그 민도가 많이 다르다. 모든 결과를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끝없이 추궁을하며 보상을 요구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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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2024.01.08 09:03:23
이게 일본의 힘이다. 반일 선동 말고, 이런 점은 냉철히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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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2024.01.08 09:11:19
우리나라는 재난이 일어 나면 모두 나라탓으로 돌리고 어떡하면 돈 더 타 낼까 그 궁리 밖에 안하죠. 모두 자신만 살겠다고 아우성이죠 정말 큰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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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엉클
2024.01.08 08:43:37
분명 본받을 만 하다만..변화에 대응이 늦어지는 단점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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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다
2024.01.08 07:22:09
지진을 틈타 폭동,약탈이 일어난 곳은 지구상에서 없었다.중국인,이란인,터어키인,이태리인,멕시코인,칠레인들도 큰 지진후 폭동,약탈없이 지진 참화를 묵묵히 견더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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