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부터 일본 벚꽃 여행 가자고 조르던 친구들이 어제 3월 말에 3박4일로 다녀 왔다.
벚꽃보고 온천여행하고 장어 먹고 여러가지 건강식품 한 보따리 사가지고 김포공항에 내리니 서울에서 벚꽃이 만발하여 집으로 가는 길목에도 화려한 꽃대궐을 이룬 것을 보고 공연히 돈쓰고 왔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이제 꽃구경은 비행기 타고 멀리 갈 일이 없을 만큼 우리 나라가
금수강산이라는 말 그대로 사계절 화려하다. 튜립꽃도 일부러 네델란드까지 찾지 않더라도 마음껏 眼福을 누려 볼 수 있다.
온천도 구석구석 찾아 보면 갈 만한 곳이 제법 많다. 먹고 놀고
즐길 곳이 천지이다. ( 천지 삐까리란다.)
지하철에 다시 관광객이 모여 든다.
하다 못해 이촌동 좁은 시장 뒷골목까지 찾아든다.
벚꽃이 일찍 피어나서 온천지가 화사하게 떠들썩한데
벌써 꽃이파리가 바람에 흩날리니 바닥이 하얗게 꽃눈이 쌓여 있다.
그런데 벚꽃 품종이 한국토종 왕벚꽃이다, 아니 소메이요시노 일본품종이다, 토종 산벚꽃이다
왈가 왈부하면서 100년이 넘은 고목을 뿌리째 뽑아 버리고 손가락만큼 어린 묘목을 우리 토종 왕벚나무라고 심는다고 하니 그 나무 언제 키워서 꽃을 볼라나 우리네는 기다리다 지쳐
꽃도 못 볼 판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땅에서 자라고 뿌리 내린 식물은 가꾸고
아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있으면 우리
것이 아닐까?
속 좁게 개밥에 도토리 발라내고
굴리듯이 차별해 베어서 버리는
분별심.. 과연 어디다 써 먹을지..
이 땅에 외국으로 부터
전래 되어온 문물이 어디 하나 둘인가?
고추도 그렇고 고구마도 그렇고
처음부터 이 땅의 토종은 아니었을터인데..
커피와 짝궁지어 먹는 마카롱 과자도 이젠 우리 나라에서도 맛있게 만들고 피자도 이태리에서 배워 와서
화덕에 구어 얼마나 맛있게 구어 내는지..쓰디 쓴 한약 태운 맛 같다던 커피를 즐겨 마시는 우리네 카페는 얼마나 많은가? 숭늉 마시던 우리들 이니었던가?
그런데 누룽지는 아주 좋은 간식, 영양식으로 개발되어 포장도 다양하다. 바야흐로 먹거리 천국이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좋은 일이면 외식해서 사 먹던 짜장면도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 중국음식이라 밉다고 접시를 엎어 버리는 사람은 없다.
생선초밥은 안 그런가?
들이대는 잣대에 구실은 각양각색이니 할 말이 없다.
어느날 갑자기 때 이른 벚꽃이 피어나니 그 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니 제주도니 뭐니 해 가면서 왜색이라 예쁘던 꽃들이
갑자기 미워 질 수가 있는가 말이다.
한 때 국립대학이라고 일본어를
가르치지도 않았고 우리 말에서 왜색이라고 한글 순화 운동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일본 여행 가서 돌아 올 때는 모두 일제 전기 밥솥을 사서 들고 온 적도 있었던 것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 지금은 우리 쿡쿠 밥솥이
" 밥이 맛있게 잘 되었으니 골고루 저어 주세요!" 하는 대화까지 해 주지 않는가?
우리 나라가 없는 나라에서 지금처럼 발전하고 세계인들이 우리 문화에 눈 뜨게 되기까지
사소한 발전상을 경험한 세대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태어 나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들려 줄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전기자동차가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호된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 그 동안 꾸준히 연구 개발해 두었던 2차전지 사업이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산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반도체가 세계시장을 석권하듯이..
청계천 상가에서 만들고 밤시장에서 팔리던 한국 디자인
옷들이 세계 젊은이들을 만난다.
뭐~~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나라 라고 길거리에서 외쳐대던 우리 사회 내부의 이상한 사람들의 목소리.. 그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모른다.
황당해서 말이 안 나 온다.
대한민국, Korea 그저 K-
뭐뭐 라고 앞에 케이를 붙여서
새롭게 만들어 내는 단어는 점점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커다란 특징인 것이 실감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시절 '60년대에 우리나라 밖의 문물에
귀와 눈을 열고 지구 어디에 대한민국이 코리아가 박혀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정말 열심히, 꾸준히, 부지런히 살아 왔음에 속으로
뿌듯하게 생각해도 어느 누가 우리를 비웃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made in Korea가 멋지도록 열심히 살아 온 시간들.
거창하게 애국을 외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그러한 꿈들을 안고 살아 왔기에 모두가
함께 이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내겐 아직도 학교 다녀 오면 틀어 놓던 일제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있고 여름에 손님이 올 때만 특별히 틀어 놓던 일제 선풍기가 있다. 그 선풍기는 전압을 100볼트로 내리면 지금도 커다란 얼굴을 빙빙 돌리면서 시원하게 잘도 돌아 간다.
식빵보다 더 얇은 소니 라디오는 지금도 fm방송이 잘 나온다.
요새 우리나라에서 누가 라디오를 듣는가? 스마트폰이면
다 해결되는 세상. 그래도 그런 옛시절 가전 제품은 우리가 가지고 싶었던 부러운 제품들이었다.
일년에 몇번 다니러 오시던 시아버지의 선물 보따리엔 일제 양산과 우산, 일제 화장품이 시집 친척들에게 얼마나 인기 폭발의 품목이었는지 지금도 기억난다. 그 때는 '70년대..카메라는 말 할 것도 없다. 카메라 가져와서 쓰시고는 슬그머니 내게 주고 가시고 코끼리 보온 물통도 슬쩍 놓고 가시곤 했었다..
옛이야기 하다 보니 한이 없다.
그 땐 내가 꽃다운 새아기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세월과 함께 어른들도 가시고 나의 청춘도 흘러 가고 찬바람에 이른 봄 피어 나던 복수초도 꽃이 지고 매화꽃, 살구꽃도 열매 맺을 준비하고 이름 무수한 나무들이
각자 꽃과 잎을 피어 내고 벌레들도 살금살금 살아 나온다.
온 우주가 비로소 깨어 나서 활발히 자기들의 삶을 왕성하게
펼쳐내는 시간들이 눈 앞에 전개 된다.
첫댓글 잘 읽었어요...
어제는 석촌호수에 갔었지요. 사람많은 벚꽃놀이를 몇십년만에 구경한번하자 하고 일부러 갔었는데
역시나 견디기 어렵네요.
많은사람들을 그렇게 보는 것이 멀미 날 듯이 힘들어서
조용히 커피 마실곳을 찾다찾다 결국 찾아낸 곳이 지하철역 대합실이었답니다.ㅎㅎㅎ
재민씨
그래도 석촌호수 벚꽃보러 나들이 했군요. 사람들이 각자
꽃보러 나와 번잡하지요. 햇살이 따뜻해서 고양이 처럼 졸음이 오는 나른한 오후, 벚꽃은 바람에 날리고 커피는 맛있고..놀이동산에서 들려 오는 즐거운 외침소리가 때로는 활기를 주기도 하죠.
멀미하는 재민씨.. 상상해 봅니다.
점분후배님 을 통해서
옛날 물건들,
이야기들 감사히 듣고
읽었습니다.
일본사람들의 좋은점 다 보고 버릴갓
것은 버리고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쁜점은 나쁜점대로
왜 나쁜지 보고 고치고 좋은 점은 배워서
더욱 좋게 연구 해야 훌륭한 대한민국 사람이 될것 같습니다.
밉다고 당장 없애는
것은 졸렬한 치부를
드러내는것 뿐이지요.
송선배님!!
성남 아트센터는 분당 이매역에서 내리면 되더군요. 지난 서울대 음악회는 뭔가 바쁜 일이 있어서 못 갔습니다.
남산 벚꽃도 벌써 바닥이 하얗더군요.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니 화사한 꽃송이들이 바람에 날리고 꽃잔치가 보기 좋습니다. 이번 주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하는군요.
박점분 후배님!
네.넘 멀어서요.
저도요즘 점점
허리가 꼬부라져서
캐리어 끌고다녀요.
요즘 너무 가믈어요
.비가 와야 돋아나는 새싹들도 생기가 나지요. 주님이 일아서 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캐리어에 성경책과 노트 넣고 밀고 다니시는 군요.
엊저녁부터 비가 계속오고 있네요..
벚꽃. 목련 다 떨어져서 길이 지저분 합니
다.
또 새로운 나뭇잎들이
돋아나서 많이 자라네
요.
네, 어제는 산불이 여러군데 동시다발적으로 퍼져서 걱정스러웠어요. 때마침 비가 내려주니 얼마나 고맙던지요.
루머에 의하면 산불을
계획적으로 불순분자들이 계힉적으로 낸
다고 합니다.
사실이라면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