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님의 명언.. "소리는 생각이다"
생각은 의미이고 감정이고 철학이고 이데올로기입니다.
음정, 박자, 화성의 토대 위에 가사의 내용 뿐 아니라 그 곡이 만들어진 문화적 배경도 함께 "생각"해야 곡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Agnus Dei를 연습하고 집에 와서 오랜만에 책도 뒤적이며 공부한 내용을 전할까 합니다.
1) Agnus Dei [아뉴스 데이] -- 신의 어린양
Deus는 영어로 God입니다. dei는 소유격 어미변화를 한 형태이지요.
참고로 주님(Lord)은 dominus입니다.
(Quo vadis domini? --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영어의 domination(지배)이 여기서 유래하지요.
라틴어는 남성, 중성, 여성 명사가 따로 있고, 인칭 및 격변화 같은 어미변화가 복잡합니다.
골치 아프긴 해도 그만큼 논리적인 언어인 셈이지요.
신의 아그네스라는 유명한 연극이 있었는데, Agnes는 아녜스로 발음됩니다.
윤석화가 이 연극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는데요..
요즘 넌센스(nun-sense)로 주가를 올리는 것을 보면 이 아줌마는 필시 전생에 수녀원에서 주방일이라도 했음이 분명합니다.
김규현씨가 타고 다니는 대우차 매그너스는 마뉴스(magnus)입니다.
참고로 magn-로 시작하는 온갖 영어는 대개 "크다 또는 위대한" 등의 의미입니다.
magnificent, magnitude, magnify.....
2) qui tollis peccata mundi [퀴 똘리스 뻬까따 문디] -- 죄를 깨끗이 사하시는.
mundi는 문디 자슥이 아니라 "깨끗이(mundus)"란 뜻이고
qui는 영어의 that같은 관계대명사이고, peccata는 죄(peccatum)라는 뜻입니다.
p, t, c는 쁘, 뜨, 끄에 가까운 발음입니다.
예전에.. 빵이 원래 어느 나라 말이냐는 장학퀴즈 문제가 있었어요.
정답은 포르투칼이었는데.. 포르투칼어는 기본적으로 라틴어에서 파생되었지요.
유명한 Panis Angelicus[빠니스 안젤리쿠스]는 천사의 빵..
천사도 빵을 먹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서두..^^
3) miserere nobis [미세레레 노비스] --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misero에서 불쌍히 여긴다는 말로 영어의 miserable, misery 같은 단어가 나왔습니다.
유명한 빅토르 휴고의 소설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도 같은 어원이겠지요?
주의할 점~ 발음을 할때 [미제..]로 하지 마시고 (아무리 미제를 좋아하셔도 ^^)
[미세..]에 가깝게 하세요.
nobis는 우리를..이란 뜻이겠고요.
4) dona nobis pacem [도나 노비스 빠쳄] --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dono는 준다는 뜻으로 영어의 donate입니다.
한국말 중에 좀 유식한 척하는 단어들은 대부분 한자어에서 온 말이듯이
영어 중에 온갖 학술용어나 심지어 SF 만화에 나오는 정체 불명의 "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은 대충 라틴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콩팥이나 각막을 기증할 때도 준다(give)고 하지 않고 점잖게 증여(donation)한다고 말합니다.
pacem은 pax(평화)의 어미변화입니다.
미국 녀석들이 좋아하는 말 중에 Pax Americana(미국 지배에 의한 평화)라는게 있지요.
예전의 로마제국의 통치, 즉 Pax Romana를 끊임없이 꿈꾸고 있으니, 참으로 오만합니다.
요즘 DJ가 세계화(globalization)를 부르짖고 있는데..
갈수록 총기를 잃어가는 DJ가 미국이 파놓은 허울 좋은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각설하고~!!
웨버의 Pie Jesu를 보면 아뉴스데이와 가사가 흡사한데..
Dona nobis pacem 대신에 Dona eis requiem이란 말이 나옵니다.
eis = 그들, requiem = 안식, 따라서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란 뜻이 되는 겁니당.
졸립지만.. 조금만 더 공부를 하자면..
c와 g는 기본적으로 "크, 그" 발음이지만, 모음 i와 e앞에서는 "츠, 즈"가 됩니다.
국민으 정부 출범후 한창 유행하던 조크입니다.
-- YS가 재임시절 보좌관이 만들어준 연설문을 외국인들 앞에서 읽고 있었다.
-- "레이디스 앤드 겐틀멘!(Ladies and gentlemen)"
-- 놀란 보좌관이 "각하, 젠틀멘입니다. 지읒 발음으로 하셔야 합니다"
-- 그 말을 들은 YS는 얼굴을 붉히며
-- "오 마이 ㅈ ㅗ ㄷ!(Oh my God)".. :-)
아뭏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G가 i와 e 앞에 올 때 외엔 기역 발음인 원리를 ,지금의 영어에서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
첫댓글 7 년 전 시골동네 남성합창 활동을 할 당시 썼던 글인데요.. 오랜만에 그쪽에 들렀다가 혹시 참고가 되실까해서 스크랩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절대 웃기지 못하는 썰렁한 농담은 여전한데.. 다시 읽으니 좀 쑥스럽기도 하네요.
농담이 썰렁하긴 한데 피식! 웃음은 나오네요ㅋㅋ 수녀원에서 설겆이는 수녀님들이하시는뎅~ㅎㅎ윤석화가 그래두 가톨릭 신자였을껄요?
재미있게 보고갑니다,,,ㅎㅎ
감사하게 잘 보았어요. 수고하셨어요. 공부릉 좀 해야할 듯 싶네요.
Oh !! my god!!!! 머리에 남아야할건 그새 없어지구 오로지..... 오 마이 갓일쎄.^^
난 문디 자슥만!~~*^^*~~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ㅋㅋ 동지가 있어서 위안을 받습니다..^^
^^ 아들이 집에 오면 이렇게 말하세요. "발 문디 씻어~~"
ㅋㅋ 이삿짐 정리하시느라 바쁘실텐데 언제 이런 글도 올리시궁~ 많이 도움되네요 ^^
예전에 썼던거 그냥 스크랩 했어요. 재활용 ^^ CD는 해결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