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알테크의 유피테르 신전>
엄밀한 의미에서의 로마 신화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다. 물론 고대 로마 고유의 신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소멸되고 말았다. 원래 로마인들은 천지간의 모든 사물이나 장소에는 그 곳에 내재하는 비인격적인 신 또는 영이 있다고 믿었다. 그 신령의 힘을 누멘이라 하였는데, 이 누멘은 모든 현상과 관계를 갖고 있어 때로는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생각하였다. 말하자면 이 것이 그들의 신에 대한 관념이 되었다. 그러다가 로마인이 그리스인과 접촉을 갖고 그리스 문학을 알게 되면서, 그리스 신화의 신들, 즉 인간과 같은 생활을 하는 구체적 인격을 갖춘 신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로마 고유의 신들도 그 성격을 바꾸어 인격식이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서로 비슷한 성격을 지닌 로마의 신과 그리스의 신이 짝을 이루게 되어 마침내는 같은 신으로 보게 되었다. 그 주요한 예를 들어보면 유피테르와 제우스, 유노와 헤라, 넵투누스와 포세이돈, 미네르바와 아테나, 마르스와 아레스, 비너스와 아프로디테, 디아나와 아르테미스, 불카누스와 헤파이스토스, 베스타와 헤스티아, 메르쿠리우스와 헤르메스, 케레스와 데메테르 등이다.그리스에 대응하는 신을 갖지 않은 유일한 신은 '문(door)의 수호신이며, 앞뒤로 향한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모습으로 표현되는 야누스이다. 오늘날 로마 신화로서 전해지고 있는 것은 옛 로마나 로마의 이웃에 전해지고 있떤 이야기들을 모아, 그리스 신화를 본떠 이루어진 것이다. 이 밖에 로마 건국기에 활약한 왕이나 영웅에 관한 전설도 포함되는데, 이를테면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아스가 이탈리아 땅에 와서 로마 건국의 시조가 된다는
로마 건국 신화도 실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적 융합에 불과한 것이다.
* 참조된 사진은 바알테크의 유피테르 신전으로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건물은 대부분 무너져서 넓은 터와 6개의 거대한 기둥만이 남아있다. 기둥은 높이가 20미터가 넘고 지름이 2.4미터에 이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