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나모 수감자 130여명 단식투쟁 2개월
미군, 단식 수감자에 유동식 강제 주입으로 고문..“수용소 폐쇄하라”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수용소 수감자들이 2개월 넘은 단식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관타나모 폐쇄와 석방을 요구한다. 미군은 음식물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유동식을 강제 주입하며 또 다른 고문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약 130명의 수감자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와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미군 수용소 당국이 코란을 불법 소지물로 결정한데 반발하며 수감자 8명이 2월 6일부터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2달 동안 단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수는 계속 불어났고 이제 대다수의 수감자가 수용소의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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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democracynow.org/ 화면 캡처] |
미국 펜타곤도 수감자들의 단식투쟁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 펜타곤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의 단식이 지난 2주간 확산됐고 참여자의 수는 39명으로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들의 한 변호사에 따르면 수감된 전체 166명 중 “캠프6”에 수감된 130명 모두가 단식 투쟁 중이다. 지난 달 28일에는 3명이 응급시설로 옮겨졌다.
3월 13일 <데모크라시나우>에 따르면 한 수감자는 변호사에게 “우리는 위험에 처해 있다. 군인 중 한 명은 한 달 전 형제들 중 한 명에 발포했다(...) 이제 그들은 부시 치하의 암흑 시절로 우리를 보내고자 한다”고 편지를 통해 호소했다.
변호사는 “단식투쟁에 나선 이들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석방되길 바라고 있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 당국은 단식투쟁에 “인명 구조 조치”를 실시한다며 유동식 강제 주입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의 단식으로 허약해진 수감자에게는 또 다른 고문이다.
미 당국은 장기 단식자를 강압적으로 결박하고 코를 통해 목구멍으로 호스를 삽입한 후 유동식을 주입했다. 거부하는 수감자의 코, 목과 위장에 강압적으로 호스를 삽입한 이 조처는 극심한 고통을 유발해 수감자의 의지를 꺾기 위한 고문이라고 비난받고 있다.
미군 당국은 또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물 사용을 금지하거나 수감시설에 냉방을 최대로 강화하고 수감 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11명의 수감자에게 유동식 강제 주입이 실시됐다.
미-쿠바 간 불평등협정을 이유로 1세기 이상 미 해군이 점령 중인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내 수용소는 2002년 부시 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이후에는 이라크 등에 대한 테러와의 전쟁을 이유로 건립했다.
2008년 겨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오바마는 불법감금과 고문으로 악명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공약을 내세웠고 당선 후 1년 내 폐쇄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미국 의회가 미국 내 교도소 수용을 거부하며 무산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며 테러 혐의에 관한 증거나 법원 판결도 없이 테러 용의자를 마구잡이로 수감하는 사실상 불법 감금을 계속하고 있다.
수감된 166명 중 미국에 대한 “안전을 위협하는 인물”로 간주되는 이들은 20명 미만이다. 86명의 수감자는 미국정부의 추천에 의해 3년 전에 이미 석방됐어야 했지만 여전히 수감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