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국립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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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강쇠전은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와 함께 판소리 여섯 바탕 중에 하나다. 하지만 유독 변강쇠전은 외설적이고 야하고 음탕한 것으로 여겨졌다. 변강쇠전 중에서 남녀가 서로의 성기를 바라보면 노래를 부른다는 ‘기물가(己物歌)’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음란물로 치부 받았던 것이다.
적나라한 성 묘사와 노골적인 음담이 전편에 깔려 있는 것은 물론이고 주인공 변강쇠와 옹녀는 다른 장르로 옮겨지면서 음탕한 인물로 묘사되기도 했다. 조선 후기 판소리 이론가 신재효(1812~1884)가 서민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으로 개작했을 때에도 옹녀는 자신과 결혼한 변강쇠가 죽고 난 뒤 아무 남자에게 장사만 치러 주면 같이 살겠다고 할 정도로 음녀로 그려졌다.
변강쇠전, ‘음녀’ 옹녀에 대한 편견을 깨다
국립창극단과 고선웅 연출가는 변강쇠와 옹녀에 대한 편견을 깨고 변강쇠전 속의 인물들의 진실한 속사정을 들춰낸다. 외설적인 것으로 치부 받던 변강쇠전 속에서 한국적인 의미와 해학을 흔들어 깨워서 명예회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작품 속에서 옹녀에 시선을 돌린다. 이를 통해서 옹녀와 변강쇠 속에 숨겨져 있던 사정을 들춰내는 것이다. 고 연출은 “‘변강쇠전’이 외설적인 부분이 있기는 한데 저는 격조가 있어 보였다”며 “다시 보니 옹녀가 생각보다 비중이 큰 주인공이라는 걸 느꼈다. 근데 (원작이) 후반부에 가서 길을 잃더라. 이번에 잘하면 창극의 새 캐릭터가 완성될 거라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기대감을 내비췄다.
이번 작품 속에서 옹녀는 착하고 열심히 사는 여자로 그려진다. 그리고 변강쇠는 날건달이다. 캐릭터가 부담스럽지 않고 과거든 현재든 존재 가능한 캐릭터로 느껴진다. 고 연출가는 두 사람 사이에서 사랑을 발견한 듯 보였다. 고 연출가는 "요즘 우리가 행하는 말초적인 것과 다른 휴머니티가 있어 훈훈한 느낌을 받았다“며 ”돈독함이 있어 잘만 표현하면 우리 시대의 좋은 사랑과 욕망의 거울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심청가' '춘향가'를 보면 한자도 많고 어려운데 '변강쇠전'은 민중을 위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음탕한 여인이 아닌 열녀로 재탄생하는 옹녀를 맡게 된 여주인공들의 심경도 남다를 터다. 옹녀 역에는 국립창극단 단원 김지숙(41)과 이소연(30)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소연은 “음탕하기보다는 격조 있는 옹녀를 연기하고 싶다. 내면의 섹시미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지숙 역시 연륜이 넘치면서도 농익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옹녀를 소화해 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췄다. 배우 김학용과 신예 최호성이 변강쇠를 나눠 연기한다.
판소리 이외에도 민요, 트로트, 정가 등 풍성
18세 이상이 보고 나서 괜찮으면 16세로 낮춰도 되지 않을까
이번 작품에서 한 바탕 귀를 즐겁게 하는 것들은 판소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판소리 이외에도 민요, 트로트 등이 작품 곳곳에 등장하며 흥을 돋운다. 판소리 뿐 아니라, 온갖 가능한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민요, 정가, 가곡. 평시조도 넣어 강하면서도 풍성한 극을 만들려 했다.
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 역사상 처음으로 미성년자 관람불가 작품이다. 즉 만 18세 이상만 볼 수 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이에 대해서 “‘변강쇠’는 그 동안 영화 속에서 성적인 묘사만 강렬하게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보면 안 되는 주제처럼 됐다”며 “여기엔 유랑민들의 아픔, 장승 문화 등 우리 전통 문화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 야한 얘기도 해학적으로 풀면 감동을 줄 수 있다”며 “‘18세 금’이라고 했지만 가족이 다 봐도 되지 않을까. 괜찮으면 16세로 낮춰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화홍련’,‘배비장전’,‘서편제’등 새롭게 시도한 작품이 관객 속으로 파고들어서 공감과 감동을 선사했던 것만큼 이번 작품의 도전 역시 기대된다. 작품 공연 기간도 총 26일에 걸쳐, 23회로 국립극단 역사상 최장 공연이다.
공연은 다음 달 11일부터 7월6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서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