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속의 우리 문화를 찾기 위해 예정된 3박4일의 답사 길에 올랐다.
집을 떠난다는 것, 더군다나 다른 나라에 내 몸을 옮겨 놓는다는 것이
나를 심적으로 심한 불안을 자아내게 했다. 언듯 일본이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진이다. 나는 답사길에도 지진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발걸음 내딛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이란 나라가 평소에 조금은 궁금했었다. 일본의 국민성을 직접 보고
느끼며 궁금증을 풀기 위한 기대감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그로 인해 정서적 포만감이 느껴졌고 비행기는 일본을 향해 이륙하고.....
한 시간 가량 지나니 가깝고도 먼 일본의 나즈막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가면서 일본사람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익히 보고 들은대로 일본 국민들의 모습에서 검소하고 부드러움이 배여있었다.
여자들의 화장은 연했으며 옷 색상은 거의 회색톤이었다. 러시아워 때도 자동차의
경적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며 비교적 교통질서를 잘 지키는 여유로움을 볼 수 있어
마음이 참 편안했다. 일본은 자연피해가 많으므로 한 사람이 여러가지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불교도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절을 지었던 사람을 우선적으로
섬긴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고 한다.
일본은 한 음식에 두 개의 젓가락이 가는 것을 금기시 한다고 하며 화장한 유골을
젓가락으로 항아리에 넣기에 음식이 문화에도 영향이 미친것 같았다. 일본의
절들은 개인 소유였으며 절 주위를 별장의 정원처럼 가꾸어 놓은것이 우리나라
절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키가 큰 노송에도 사람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다듬어
놓아 말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일본의 발달된 조경문화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정서와 달랐던 것은 절이 부처님을 모신 신성한 곳이
아니라 상업성이 짙게 배어 나왔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인 법륭사는
참으로 거대하고 웅장했다. 불상에도 사무라이의 정신과 기질을 담아 놓은것 같아
민족성을 느낄수 있었다. 또한 일황의 무덤으로 추측이 되는 곳에 우리나라 궁녀들이
춤을 추고 있는 그림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무덤에서 나오는 부장품 중에
우리나라 것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이런것들이 우리나라 문화 바탕위에 일본이
세워졌음을 입증해 주고 있는 현실적인 증거물들이다. 일본은 또 뭐가 나올지 겁을
먹고는 발굴을 중단했다고 하니 야비한 일본의 술수를 엿볼 수 있었다.
오사카와 나라에서 하룻밤 씩을 보내고 일본의 정통문화인 다다미 방에서도
하룻밤을 보냈다. 다다미 방은 먼지가 많이 났으며 우리가 방문했던 계절은
가을철이라 견딜만 했지만 겨울이 되면 난방이 되지 않아 추울 것 같았다.
아침에는 일본식 아침 정식을 받았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낮은 의자에 앉아
일행들과 귀빈의 대접을 받으며 일본의 전통음식을 맛보았다. 음식은 정갈하고
부드러웠으며 깔끔한 맛이었다.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다음 답사지인
귀무덤으로 향했다. 귀무덤을 답사하면서 가이드의 말을 듣고 정말 분노가
용광로처럼 끓어 오를 것 같았다. 무엇보다 천왕에게 성과를 알리기 위해
우리 나라 군사들의 목을 베어서 일본으로 가지고 오다가 부피가 큰 관계로
귀와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서 일본으로 가지고 왔다고 하니 후세로서 정말
참담한 심정이 들었다. 심지어 수를 늘리기 위해서 어린아이와 부녀자들을
죽여서 귀를 잘랐다는 말도 있다고 하니 우린 할말을 잃고 말았다. 일본
군사들에게 귀까지 베여 일본땅에 묻혀야 했던 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귀무덤을 만들었다고 하며 제일동포들이 이 무덤을 관리한단다.
짐승이나 개인이나 나라 역시 힘이 없으면 약육강식의 원리에 그대로 노출되고 만다.
우리나라도 가난하고 힘이 없었기에 거대한 일본에게 그토록 무참하게 짓밟히지
않았을까? 아니 우리가 일본에게 뒤지지 않았더라면 우리 나라는 결코 일본의
식민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점은 매표소나
노동의 강도가 다소 적은 곳에는 모두 노인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인들도 경로당에서 소비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비하면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일본 노인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본사람들은
소식을 함으로 장수를 할 수 있는 비결이 되기도 한단다. 농촌의 풍경은 한국에서 볼 수
있었던 눈에 익은 감이 감나무에세 벌겋게 익어 가고 있었고 밭에서 자라는 곡식도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관광지마다 매실장아찌를 팔고 있었던 것이
인상에 남는다. 관광지에서 무릎 스카프를 몇 개 샀다. 서투른 일본어 실력으로 몇 마디
해보긴 했지만 일본어 회화책을 덮은지 너무 오랜시간이 지나 상방향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법륭사에서 팔았던 동그란 풀빵과 자유롭게 뛰어놀던 사슴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언어만 다르지 않다면 한국과 전혀 다를 바 없었던 일본, 나의 친정 외삼촌의 육신이
묻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에게 우리선조들이 원통하고 억울하게 당해야 했지만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 갚아 주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우리의 국력을
길러 한 맺힌 매듭을 풀어 나가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여겨진다. 일본의 메리트는 검소한
문화와 상냥하고 친절함이었다. 일본은 엘리트의 나라이며 학교에서는 일본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몇 명을 길러 내기 위해 많은 학생들은 희생 당한다고 한다. 한국의 노숙자들이
건물 안에서 기거하는 것과 달리 일본인들은 길거리에서 자신의 생활용품을 두고 노숙을
하고 있었다. 바깥 날씨는 이미 차디찬 늦가을의 찬 기온이 허리를 휘감고 있었지만 차도
옆에는 맨 바닥에 텐트를 치고 주거 생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은 세계의
경제대국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일본의 모습에서 빠질 수 없었던 것은 청소년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아침에 머리를 감지 않는 관습 때문인지 학생들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으며 혁띠는 바지 아래춤에 엉거주춤 내려와 있었다. 그 중 눈빛이 제일 빛나는 사람은
그들의 선생님 한 사람 이었다. 아침 답사길에 마주쳤던 중, 고등학생 들의 눈빛에 촛점을
잃은 모습을 보고 앞으로 일본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음을 예시해 주는 듯도 했다. 일본을
탐방하면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주도해 갈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단이 섣부르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뇌리속을 섬광처럼 스쳐지나 가고 있었다.
첫댓글 오늘은 글보다 사진이 눈에 들어 온다는...
아들이 복합기를 가지고 왔기에 스캔해서 한 번 올려보았지요.
스캔을 하러 나간다면 귀찮아서 안 하겠지만....^^
이쁜 사슴들이 우리들에게 잘 잡혔는 듯도 합니다.
너무 귀엽더라구요. 사슴들이....지금봐도 너무 예뻐요.
글구 그림방에 가 보세요..
그림방에 감상문 적어 놓고 왔구매 ^^
김선생님도 시간 쪼매이 되시면
그림방에 실실 놀러 함 갔다 와보소 ^^
저는 요즘 노안이 와서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시력이 좋은
사람은 좀 낫겠지요.^^
검소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독일도 만만찮습니다.
제가 6개월간 독일에 거주한 적이 있는데...
때문에 생맥주 엄청 좋아합니다.
나중에 맥주에 관한 글 올려보지요.
사진 잘 보았구요.
분위기가 Journalist 같은 분위기네요.
저는 아름다운 침묵을 위해
이만 물러갑니다.^^
독일의 검면성은 세계적으로 알아 주지요.
울 딸은 독일 통일에 관한 논문을 쓴다고
독일대학 몇 군데를 방문하고 왔지요.
독일 대학생들 만나서 인터뷰 해서
논문 쓰기 위해서. 근데 상금도 받았지요.^^
2백만원인가.....인터넷에 울 딸 이름 둥둥 떠다니든데 ^^
학생들이라 많은 것은 체험은 못하고
그냥 외관상 보이는 것만 보고 온 듯 하더라구요.
깨끗하고 조용하다고 하더라구요.
담에 생맥주 글 함 올려 주셔요.
저도 생맥주는 좀 맛있다는 생각이 들데요.
그 맛있다는 것이 어떤 맛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맛인 듯 한데.^^
에구 그린 교수님 일본 탐방기 잘 읽었습니다.
글구, 그린 교수님의 포스가 느껴지는 사진들도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머지 글과 사진들 올려 주실거죠?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허향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흑진주 님에게도 안부 전해 주시구요.
가족끼리 여행을 가셨다니 많이 즐거웠겠습니다.
저는 어디 가는 것이 귀찮아서 방콕하고 있었지요.
나이가 드니 친척집에도 가기 싫고
내 집이 제일 편하더라구요. ^^
허향 님도 새해에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고
우리 서로 정서적 교감을 매끌매끌하게
나누어 갑시데이. ^^
네 그린 교수님...
신묘년에는 포청천님이랑 김선생님이랑, 싸이펑클45님이랑, 또 그밖에 많은 분들이랑 꼭 오프 한번 때리시자구요...
장소는 어디든 좋구요...
시간이 없어서..그린님 쪽지 드렸어요.^^"
예, 들꽃 님....
저도 운동갔다 늦게 와서 쪽지보고
답장 보냈습니다.
그린님...신묘신년왕대박강력기원.
^^ 코스모스 님!! 저는 사오모에 코스모스 님이
계시다는 것이 늘 즐겁고 행복해요.
유자 님께서 반격으로 올려주신 사진 잘 보았습니다.^^
저도 덧글로 동참하고 싶은데 억수로 많이 자제하고 있습니다. ^^
섬광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 맨!!! 정말 남코 님은 참으로 멋진 분이셔요.
아하 여코 님도 당근말밥으로 멋지구요.^^
근데 시간이 되시면 수필방에도 글 좀 올려 주셔요.
저는 남코 님의 글을 읽으면 엔돌핀이 돌거든요. 헤헤^^
두 번째 사진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사슴도 이쁜 사람 알아보는 듯
그린님
아이고 언니 바이올렛 언니께서 가셨으면 아마도 환자같은 느낌이 전혀 안 들었어요. 진짜로 힘 내시구요 화이팅
사슴이 일본에서 같이 살자고 붙들고 안 놓아 주었을걸요
병원 옮기시고 뭐 불편하시는 것은 없으세요
형부에게 뭐 드시고 싶은지 물어 보세요. 제가 만들어 택배로 보내 드릴테니
형부 인물이 어찌그리 좋으신지
저도 바이올렛 언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