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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3일 [연중 제30주일] 마태오 28,16-20
늘 마음이 불안한 사람이 사랑한다고 하면 믿어야 할까?
얼마 전에 어떤 자매가 자신과 결혼하자는 어떤 형제와 결혼해도 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하니 기도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버지라면 나의 딸은 절대 그런 사람에게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사람은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배우 이창훈 씨 딸 효주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TV에 출연하여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효주는 공부하면서 계속 어딘가를 응시하였습니다.
그렇게 바라봐야 공부할 힘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그 바라보는 곳에는 5만 원권 지폐 모형이 달려있었습니다.
심지어 금주머니 열쇠고리, 골드바 자석, 금전운을 부른다는 돈나무 그림도 붙어있었습니다.
아이의 꿈은 무조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그래서 편안할까요? 아이는 불안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쓰레기를 버리러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물론 엄마와 분리되면 안 되는 불안증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집착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착은 다 자기 생존을 위한 것입니다.
모든 욕구는 다 ‘생존’이란 두 단어로 집결됩니다. 다 살자고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가 불안하다는 말은 부모가 자기 생존을 책임져주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사람이 사랑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다 자기 생존을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불안하면
그 대상이 가족이라 할지라도 가족을 사랑하지 못하고 이용하게 됩니다.
딸의 이 불안함은 이창훈 씨의 가족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창훈 씨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세상에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여겼습니다.
어머니가 계셨지만 5남매 중 유일한 아들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이창훈 씨를 보호하기 위해 학교 앞으로 이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보호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함께 있어 주지 않을 때는 하교하다가 나쁜 일도 많이 당하곤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그리고 보호해주지 못할 것, 왜 자신을 낳았는지 부모에 대한 원망도 들었습니다.
그에게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은 돈과 인기였습니다.
공황장애를 겪으면서도 일하였습니다.
늦은 나이에 어린 신부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자 인기가 떨어지고 수입도 줄었습니다.
이것이 다 아내 탓이라고 하여 혼자 우울증 걸려 방황하였습니다.
임신한 아내는 이 모든 고통을 혼자 감내해야 했습니다. 매일 이혼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사랑하려면 먼저 ‘불안’이 해결된 상태에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감정이 자녀에게 갑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도 선교하라고 하시며 당신께서 함께 계시겠다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라고 하시며, 또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라고 하십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사랑하고 선교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선교만큼 큰 사랑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선교는 먼저 죽음까지 이기는 하느님의 권능을 지니신 분이 나를 보호해주시니 불안할 필요가 없다는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불안은 하나의 ‘믿음’입니다.
만약 쥐의 꼬리 같은 것을 보았다고 합시다.
쥐일 수도 있고 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먼저 불안해합니다.
확인한 뒤에 불안해 할 수 없습니다.
쥐면 안심하고 뱀이면 싸우든 도망치든 결정해야 합니다.
불안은 그것이 보이지 않을 때의 믿음인 것입니다.
따라서 불안증을 없애기 위해 운동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명상을 하는 것도 좋지만 믿음 차원에서 해결하려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이 믿음만이 진정 불안에서 우리를 해방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배우 정은표 씨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가족도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정은표 씨 부부는 자녀들에게 불안함을 품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아이 공부도 방해합니다.
하지만 지웅이는 서울대에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구글에서 창의력이 가장 높은 부서의 특징을 조사하였습니다.
결과는 소통이나 아이큐나 학벌 등에 있지 않았고 그 부서의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에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아이들 공부도 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불안하게 하면 외우는 기계밖에 되지 못합니다.
오늘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날입니다.
먼저 가족이 복음화되지 않는데 어떻게 다른 민족들을 복음화시킬 수 있을까요?
나 먼저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확실하게 믿기 위해 성령을 받는 기도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자녀를 위한 가장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그런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우리 가족부터 복음화되어야겠습니다.
(수원교구 전삼용 요셉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