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16 (일) MBC, '김건희 통화 녹음' 방송… 여야, 파장 촉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음이 1월 16일 방송되면서 여야가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시스 종합결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 김씨와 서울의 소리 소속 이모씨와의 통화 녹음 내용을 방송한다. 해당 녹취록은 김씨와 이씨가 6개월간 통화를 한 것으로, 총 분량은 7시간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과 본인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이씨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MBC를 상대로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법원은 14일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녹취록 일부는 방송하더라도 수사 관련 사안이나 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는 일상 대화는 방송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사회적·정치적 견해 등 그 외 내용은 그대로 보도될 수 있기 때문에 여야는 방송 후 여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여야는 방송 하루 전날인 1월 15일에도 해당 녹취록 방송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MBC를 향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형수 욕설도 방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반론권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MBC는 지난해 12월에 불법 녹음파일을 입수한 후 지금까지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에게 단문형으로 단 3개의 발언만 문자로 보낸 후 구체적인 취재 방향과 내용을 알려준 사실이 없다"며 "방송금지가처분 과정에서도 김건희 대표의 법률대리인이 MBC 장인수 기자에게 실질적인 반론과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방송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어떠한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 장인수 기자는 지속적으로 김건희 대표에게 문자를 보내 본인에게 직접 전화를 하면 보도 내용을 설명해 주고 반론도 반영해 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김건희 대표의 약점을 잡았으니 내용도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MBC의 인터뷰에 응하라는 요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다시 동의 없이 녹취할 것이 뻔한데 구체적 내용 없이 무조건 전화부터 하라는 것은 취재 관행이나 윤리에도 어긋나고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이는 거대 언론사의 횡포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MBC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여느 언론사의 취재 방법과 마찬가지로, 선거본부 공보단에 구체적인 방송 내용과 함께 질문을 보내야 (김씨가) 실질적인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절 직전 2주 동안 연속 방송을 편성했다고 한다"며 "반론권 보장 없이 시기를 조율해가며 이렇게 방송하는 것은 선거 개입이고 공정 보도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MBC의 기획 취재 의도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정상적인 반론권을 보장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의 여러 의혹과 녹취 파일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보도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14일 "MBC가 공정한 언론사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그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녹음테이프도 같이 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본방사수를 외치며 윤석열 후보의 '부인 리스크'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김씨의 정치적 견해는 휘발성이 큰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당의 판단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손팻말 사진을 공유하며 "어젯밤한 시민의 슬기로운 메모"라며 "국민들은 공적 지위가 된 김건희씨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했다. 사진에는 "김건희 7시간 볼 수 있는 건희"라고 적혀있었다.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하는 카피라이더 정철씨도 페이스북에 "지상파 시청률 50% 이번 일요일 이거 한번 해보자"며 '#일요일저녁본방사수' 해시태그를 달았다.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법원의 방송 결정에 "대한민국 국운이 있나 보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검찰당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늘도 돕는 것 같다"며 "사실상 언론에 대한 사전검열을 요구하며 언론탄압을 자행한 국민의힘과 김건희 씨의 완패"라고 했다. 이경 선대위 대변인은 "김건희 '쥴리를 본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취재해 주세요', 윤석열 '인터넷 매체가 아닌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하라'"는 윤석열 후보 내외의 이전 발언을 상기시키며 "해달라는 대로 다 됐는데 왜 이리도 난리실까"라고 비꼬았다.
빨리빨리'가 부른 광주 참사… "시스템 그대로면 사고 반복"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주상복합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사기간(공기) 단축이 참사를 불렀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물류센터 화재 등 연이은 사고의 원인으로 발주처의 무리한 공기 단축을 꼽기도 했다.
◇ 기간 지켰다는 HDC현산…전문가들 "충분한 강도 확보할만큼 아냐"
1월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는 무리한 공기 단축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영하권의 날씨에도 시공사가 공기 단축을 현장해 지시했고 무리한 작업지시가 결국 사고의 원인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다만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붕괴 사고가 난 201동은 12일부터 18일의 양생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기 단축때문에 콘크리트의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아 강도가 약해질 수 있어 품질 관리를 더욱 신경써야한다는 것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콘크리트의 강도 개념은 굳어서 버틸 수 있는 강도와 거푸집을 뜯을 수 있는 강도로 나뉜다"다며 "HDC현산에서 말하는 기간은 거푸집을 뜯을 수 있는 강도로 실제 건물이 견딜 수 있는 강도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겨울철에는 온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버틸 수 있는) 강도가 안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겨울철에 콘크리트 강도를 올리기 위해 혼화재료를 사용하는데 빨리 굳지만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현산은) 장기적인 품질을 고려해 일반적인 콘크리트를 썼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맞는 강도를 확보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도 "겨울에는 양생작업을 위한 화학반응이 안되기 때문에 화학성분을 녹여 양생 속도를 맞춘다"며 "현재로서는 아래층의 콘크리트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 확인이 안된다"고 언급했다. 홍성걸 교수는 "사진을 보니 철제 지지대(서포트)도 문제라며 거푸집을 만드려면 틀을 만드는데 불안해 보인다"고 전했다.
◇ "시스템 달라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고 난다"
결국 업계의 오래된 관습인 공기 단축이 인재(人災)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뿐 아니라 대규모 물류센터 화재에서도 무리한 공기 단축이 사고로 이어졌다. 최명기 교수는 평택 물류창고를 예로 들며 "작년에 공사가 한달간 중지됐지만 준공기일은 변함이 없었다"며 "공사가 중단된만큼 기간이 늘어야하는데 안 늘어나고 그러다보니까 시공사들이 무리하게 공사를 한다"고 말했다.
최명기 교수는 "발주자들이 공기를 빨리빨리 해달라고 해서도 안되고 안전을 고려한 공기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화나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고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 현장 화재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화재 당일에 평상시보다 두 배 많은 노동자가 투입된 것이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
한편 학계에서는 구조안전 분야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광량 CNP동양 대표는 13일 진행된 '도심지 다중이용 대형 건축물 안전확보를 위한 간담회'에서 "건축구조기술자 등 관계전문기술자의 제한적인 역할로는 부실시공을 막을 수 없다"며 "안전과 관련된 전문가가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갖는 제도로 바꿔야한다"고 조언했다.
망망대해 위 6천만원 짜리… '바다 공중화장실'을 아시나요
바다 한가운데 뗏목 하나가 둥둥 떠 있다. 뗏목 위에 초소 같은 것이 보이는데 가까이 가니 공중화장실이다.
구색을 갖춘 데다 깔끔하게 정리돼 육지 공중화장실과 별반 차이가 없다. 1월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남해안에 바다 공중화장실이 등장한 건 10년 전인 2012년이다. 당시 도는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대미 굴 수출이 중단되자 육지 화장실을 해상에 적용한 바다 공중화장실을 도입했다.
뗏목 위에 화장실 1개와 양식 어민들이 선박 등에서 사용한 이동식 화장실을 씻을 수 있는 처리장 1개 등을 갖췄다. 일부 양식장에 간이 화장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형태의 바다 공중화장실은 다른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해양오염 관리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도는 2012년 11곳에 이어 2013년 4곳, 2019년 2곳을 추가 설치했다. 현재 남해군에서 거제시에 이르는 남해안 일대 해상에 공중화장실 17곳이 설치돼 있다.
분뇨 수거량은 2019년 21.5t, 2020년 36.3t, 2021년 63.7t으로 꾸준히 늘어 이용객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화장실은 해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꽤 비싼 몸이다. 시설 자체는 간단하지만 부서지거나 침몰하지 않도록 튼튼한 뗏목을 만드는 데 5천만원 상당이 든다. 화장실 1개당 설치 비용은 6천만원에 달한다. 적지 않은 비용에도 해양오염 관리와 시민의식 함양 등을 위해서는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행정 당국은 판단했다.
관리만 잘하면 1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고 자체 정화시스템을 갖춰 운영 비용은 많지 않다. 통영시 관계자는 "무조건 '바다에 배설물을 버리지 마라'고 하기보다는 대안을 마련하는 게 행정 차원에서 할 일"이라며 "화장실을 설치한 지 10년이 된 만큼 이용객들도 점차 바다 공중화장실 사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 공중화장실은 하루 수십 명이 사용한다. 이용객이 많은 날에는 100여명이 들락거린다.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양오염 감시인력이 일주일에 3번 화장실을 찾아 청소·정리하고 있다. 태풍 등으로 해상이 좋지 않을 때는 이 인력이 모든 화장실을 육상으로 끌어와 대피시킨다. 통영 해상에서 양식업을 하는 강연우(59)씨는 "배설물을 함부로 버릴 순 없으니 바다 공중화장실을 자주 애용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 작업자들에게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바다 공중화장실로 해상 오염원을 방지한다면 육상에서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해 육상 오염원을 관리한다.
각 지자체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설치·확충해 육상 오염원이 바다로 직접 유입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영목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처리되지 않는 배설물이 바다로 유입돼 굴이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되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상·해상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목 교수는 "바다 화장실, 하수처리시설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굴 안정성 이력 관리를 함으로써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안전하게 굴을 섭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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