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한자 강제 교육은
초등학생을 괴롭히고 사교육을 부추길 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르면 2013년 2학기부터 서울시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과목에 한자 시간을 강제로 늘려 한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자 교육을 서울시 교육청의 특색사업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우리 <교과서 한자 혼용과 초등 한자 교육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 방침에 반대한다. 우리 교육을 단기성과 위주의 암기 교육으로 뒷걸음치게 만들고 한자 사교육비 부담만을 증가시킬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교육과 어린 학생들을 멍들게 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고, 이 계획을 신중하게 다시 검토하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한자 교육 강화 계획은 일부 교육 관료들의 잘못된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자를 알아야만 낱말의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이들의 주장은 40년이 넘는 초등학교 한글 전용 역사를 통해 전혀 근거가 없음이 밝혀졌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사회의 경제생활과 문화생활을 주도하고 있는 50대 초반까지의 한글 전용 세대가 낱말의 뜻을 몰라 사회생활에 어마어마한 혼란을 일으켜야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한글 전용 세대인 이들이 그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한자는 단순 암기 위주로 가르칠 수 있어서 과제를 내주고 지도하기에 수월하며, 평가를 하면 성과를 측정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한자 교육을 특색사업으로 만들어 서울시 교육감의 눈에 보이는 업적으로 삼으려는 계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 한자 급수 시험과 같은 전체 평가 방식이 도입될 게 뻔하고, 이는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한자 사교육을 부채질하는 것밖에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무엇이든 많이 가르쳐주면 아이에게 나쁠 게 있겠냐고 기대하는 학부모의 심리를 악용하여 우리 교육을 후퇴시키고, 아이들에게 공부는 재미없다는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 더구나 교육과정에서 학교 재량으로 위임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성격을 훼손하고 교사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서울시교육청은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괴롭히지 말라. 한자 교육은 중고등학교에서 한문 과목 교육으로도 충분하며, 한자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사회생활에서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신문과 인터넷에 한자가 없지만 우리 국민은 결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한자 교육 특색 사업은 서울시내 초등학교를 한자 학원으로 만들 뿐, 아무런 창의성도 담겨 있지 않은 무책임한 계획이다. 당장 이 사업 추진을 중단하라.
첫댓글 고맙게 잘 읽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