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통합시청사, 39사단 터 최고점수

[지민사랑]

통합 창원시 청사 소재지에 대한 중간 용역보고회가 16일 시의회에서 열렸으나 의원들의 맹비난이 쏟아지며 오히려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번 보고회는 의회 요청에 의해 용역 도중 급하게 만든 자리라지만 90% 가량의 타당성 조사가 끝난 만큼 사실상 용역 결과에 대해 듣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는데, 두껑을 연 결과 창원과 마산지역에 위치한 후보지가 고점을 받았다. 반면 점수를 잘 받지 못한 진해지역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특히 ‘현청사리모델링안’은 보고조차 되지 않았는데도 중간 용역결과를 놓고 청사유치 갈등이 극에달해 오는 20일 본회의에서의 대격돌 가능성 등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통합 창원시청사 입지, 39사단부지 최고 점수나와
통합 창원시청사 입지로 육군 39사단 부지가 가장 우수하다는 중간 용역 결과가 나왔다. 창원시는 16일 시청 별관 대회의실에서 창원시의회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통합 창원시청사 소재지 선정 타당성조사 및 기술부문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용역을 맡은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은 통합시청사 입지 평가 기준을 적용한 결과 39사단 부지와 마산운동장은 각각 5개, 4개 항목에서 우수하며, 옛 육군대학 부지는 2개 항목에서 우수하다고 보고했다. 입지 평가 기준은 지역통합성·균형성·발전성·상징성·연계성·환경성·주변발전성·기반시설연계성·사업경제성·이용자편의성 등 10개 항목을 적용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39사단 부지는 신도시 조성 등 발전가능성, 상징성, 주변 시설 활용도가 높은 확장성 등이 장점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마산운동장은 지리적으로 중심지이고 주변 기반시설 연계성이 좋은데다 철거비용이 적게 드는 등 경제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옛 육군대학은 공공시설의 균형적인 측면과 지형·지세·쾌적성 등 지역환경성 등에서 장점이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청사 용역결과 발표, 지역별 “희비교차”
청사 용역결과 발표에 대해 지역별로 반응이 엇갈렸다. 39사부지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자 창원출신 의원들은 여유를 보이며 관망했으나 진해권 시의원들은 ‘엉터리 용역’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진해지역 입지인 옛 육군대학 부지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은 것을 놓고 ‘통합추진위원회에서 정한 1순위 2순위 구별도 없다’, ‘철거비가 과다 산정됐다’는 등의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시의원은 용역무용론을 제기하며 퇴장하기도 했다. 마산지역 의원들도 용역보고서가 허점투성이다. 원점에서 새로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송순호 의원은 ‘발전성·연계성·주변확장성 등은 거의 유사한 평가기준’이라고 주장하며 이들 평가기준에서 39사단 부지가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온데 대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창원지역 김동수 의원은 용역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원출신 장동화 의원은 39사단 부지가 부지매입비와 철거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데도 용역 보고서에는 경제성이 미흡하다고 나온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용역결과를 발표하자마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질책이 쏟아진 것.

◇청사 리모델링안 왜 빠졌나
청사 소재지에 대한 중간 용역보고회에서 ‘현청사리모델링안’은 제외됐다. 이에 배제된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빠졌다는 것이 창원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10월까지가 용역기간으로 청사 리모델링안은 8월이후에 타당성 조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보니 이번 중간용역보고회에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청사신축으로 인한 예산출혈을 막고, 서울광장의 4배에 달하는 창원광장을 품고 있는 현청사를 리모델링하자는 안은 수면아래에 가라앉아 있지만 언제든지 부상할 수 있는 카드다.

 

39사부지, 마산공설운동장, 옛 육군대학 3가지 후보지중에서 하나가 결정될지, 아니면 현청사를 리모델링해서 그대로 사용할지 예측할수 없는 ‘안갯속’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보고회를 맡은 한국산업관계연구원 차건종 박사는 항목별로 가중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나온 결과로는 적합한 후보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판단에 도움이 될 줄 알았던 통합청사 입지 용역의 뚜껑이 열리자 논란만 더 뜨거워져 다음 주 화요일 열리는 본회의까지 세 지역 의원들이 합의점을 찾는다는 것은 이제 더 불투명한 일이 됐다. 이현규 균형발전실장은 “이번 용역발표는 중간보고다”며 “의원들이 제시한 의견을 토대로 수정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