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월요일
겨울방학을 지나고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다들 아프지 않고 와주니 어찌나 반갑든지요. 아침 나누기 시간에 겨울방학 지낸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갑니다. 얼음이 얼었을까 궁금했는데 날이 차지 않고 햇볕이 좋은니 개울가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아이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긴 나뭇가지를 구해와서 낚시 놀이를 하느라 바쁩니다.
가까이에 물 흐르는 곳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엄마 뱃속 양수에서 놀다온 기억이 있어서 일까요? 물앞에 서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저절로 움직여지지요. 개울에서 나뭇가지로 한참을 놀다가 둑으로 올라갑니다. 계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늘 올라가는 사잇길도 아닌, 둑을 마구 마구 가로 질러 가는 씩씩한 아이들입니다. 올라 가는 길에 난 구멍은 누구의 것일까요? 궁금한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 보는데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둑에 올라 도원지를 바라보니 물에 햇볕이 내려 앉아서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내가 움직이면 반짝이는 윤슬도 나를 따라 움직이니 신기합니다. 햇님이 선물로 준 햇빛가루 같기도 하고, 별가루가 뿌려진 것 같은 윤슬을 한참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놀라워 하며, 그 풍경을 마음에 담는 아이들의 눈빛도 반짝이는 순간입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오래간만에 펼쳐지는 자유놀이가 이어집니다. 도은이와 채은이는 보자기를 있는 대로 꺼내기도 하고, 속닥속닥 역할놀이가 이어집니다. 유진이는 소꿉놀이를 아기자기하게 시작하고, 도현이와 의진이는 공기로 음식을 만듭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또 한 데 합쳐지는 변형이 가능한 자유놀이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