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북극 한파에도 불구하고
3시 30분 새벽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따뜻한 봄날의 산행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매일 새벽 산행을 하다보니
산행의 내력이 쌓이고 괄목할 내공이 되었습니다.
무심코 걷는 산행의 걸음이.....
무의식 중에 어떤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었습니다.
체화된 산행의 리듬은
쌍절곤 보법으로 경쾌하게 걷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보폭을 빠르고 짧게 걷다가
지그재그로 넷, 다섯...여섯, 일곱...여덟, 아홉...은 보폭을 크게 하였습니다.
걷는 것과 뛰는 것, 그 경계지점의 쌍절곤 보법은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누가 보아도 뛰어 올라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슬산 둘레길의 산책로를 따라 내려 갈 때는 쌍절곤 운동을 하면서 뛰어 내려가는데
다섯 걸음에 쌍절곤 한 동작을 비롯하여 일곱 걸음, 아홉 걸음으로 높이면
쌍절곤의 속도가 엄청 빨라지면서 뛰는 속도는 100미터 달리기 수준으로 빨라집니다.
무슨 일이든 습관을 들이면
범상치 않는 고수와 달인의 경지를 체득하게 됩니다.
이렇게 새벽을 달리는 산행은 지루하지 않고
경주마처럼 경쾌하고 역동적입니다.
"이 보다 좋을수가 없다!"는 탄성을 날마다 하며
오늘 북극 한파에도 불구하고 새벽 산행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늘 새벽에 조우하던 어르신 두 분이
북극 한파로 인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르신 두 분은 산행의 터줏대감인데
그 분들이 없는 자리를 여성 어르신이 대신하였습니다.
오늘도 팔굽혀 펴기 일만회 플러스 알파를 하고 쌍절곤 운동을 마치고
순환도로에서 산책로를 따라 가로등이 없는 캄캄한 400미터의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앞에 검은 물체가 움직이며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검은 물체는 다름이 아니라 여성 어르신이었으며
인사를 나누고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어두운 길을 산행하는 모습에 그저 탄성을 발하였습니다.
순환도로에서 산책로까지 400미터의 언덕길은
경사도의 눈높이가 바로 코 앞이고 팔공산의 헐떡고개와 같습니다.
또 산행의 고수요, 달인인 두 분 어르신을 대신하는 자리는
초등학생 4학년과 5학년이었습니다.
용봉천에서 현풍천으로 접어 드는 곳에서
어린아이 두 명과 어머니가 완전무장하여 새벽 산행을 하였습니다.
지난 해까지는 한번도 보지 못하였는데
올 해 들어 매일 산책로에서 새벽에 만났습니다.
그 동안 인사를 않고 지나쳤는데
오늘은 걸음을 멈추고 꼬마들 안녕이라고 하니까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하였습니다.
몇 학년인지 물어 보니까 초등학교 4학년과 5학년 형제였는데
아주머니께 "훌륭한 엄마"라며 최고의 자식 교육이라고 칭찬하였습니다.
아주머니의 감사합니다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어린 자식과 함께 새벽 산행하는 어머니의 장한 모습에 탄성하였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정문의 편의점으로 지나갔는데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모닝커피를 즐기며 사랑방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들어오라는 것을 마다하고
유리창으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삶의 애환으로 가득한 어르신들의 사랑방은
한파를 녹이는 모닝커피의 열정으로 훈훈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