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일(수) 저녁 8시
부산 해운대
젊음의 탄생을 읽고
마냥 좋은줄만 알았는데, 해운대 센터에 여러 가지 일들이 발생한 것 같다. 활짝 웃는 녀석들의 얼굴 뒤에 가려진 또 다른 모습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무엇보다 센터를 운영하는 센터장님의 마음이 많이 힘들고 어려우신 것 같다. 그래도 티를 내지 않고 희망의인문학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나는 그저 일주일 한 번 줌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외부인이고, 센터장님과 녀석들이 내부인으로서 그 문제들을 직면하고 풀어가야 한다.
오늘은 젊음의 탄생 여덟 번째 ‘앎에서 삶으로’이다. 책 요약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잘 했다. 중복되는 내용도 많이 줄었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생각과 질문들을 잘 적어가는 것을 보면 처음보다는 많이 성숙했고 발전했다. 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반 분위기를 이끌었던 녀석이 큰 사고를 치고 보이지 않으니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나도 노력했고 아이들도 노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냥 가슴이 많이 아팠다. 누가 누굴 보이지 않게 이용하고, 착취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녀석들이다. 오늘은 아이들의 나눔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과연 이런 수업이 이 녀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런 문제들, 인간의 고통과 아픔들, 내면의 감정들, 인생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더 치열하게 직면하고, 그것을 가지고 더 진지하게 고민하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적으로 눈 앞에 펼쳐지는 삶은 더 고통스럽고 힘들다.
아무튼 오늘 수업은 녀석들도 나도 적당한 선을 지키며, 모른척 그리고 괜찮은 척 하며 1시간을 수업을 채워갔다.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이렇게 하면서 빨리 수업을 정리할 수 밖에. 그리고 2주간의 휴식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경찰서도 가야 하고, 법원도 가야 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당분간 수업 자체가 진행되기 어렵울 것 같다. 이 어려운 시간들을 잘 극복하고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녀석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