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올해 5월, 전국 13세 이상 3만7천명을 대상으로 가족관, 결혼관, 안전의식
등을 조사하여 11월 27일에 발표한 ‘2014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충격적이다.
우리나라의 오랜 미풍양식으로 아름다운 전통으로 여겨왔던 가족관은 서서히 무너지고,
신성시 존중되어왔던 결혼관도 시류에 밀려 가치관이 크게 훼손되어가고 있다.
결혼연령은 갈수록 늦어지고 직장과 고소득의 보장으로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와 시간을 만끽하려는 사회풍조에 힘입어 만혼이 아니라 결혼자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혼이란 문제도 사회적 관념이 너그러워져, 신혼이든 황혼이든 제약 없는
일반적 인식으로 자리매김되어가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여러가지 가치관의 변화추세로, 출생률은 몇 년 사이 급속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10년 후에는 심각한 인구감소현상을 일으켜 가뜩이나 노령화 추세가 급격히 증가하는
마당에 생산인구의 감소, 국가경쟁력 하락이란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가 앞에 전개됐다.
차제에 통계발표만 할 것이 아니라, 가족과 결혼에 관한 국민의식을 바꾸고 가치관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과 사회적인 장치가 면밀히 준비되고 국민의 공감대 위에서
중요한 국가과업으로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중요한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 중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5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까지만 해도 68%였는데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39%만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혼에 관해서는 응답자 중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사람은 44%에 그쳤다.
2008년도의 59%에 비교해 뚝 떨어진 것이다.
또 ‘남녀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응답은 47%였다.
우리나라 고유의 결혼관과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추세이다.
결혼비용을 포함한 우리사회의 결혼식 문화에 대해 76%는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했다.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결혼문화가 과도하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가족관에 관한 사항으로는
부모의 노후 생계를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32%로 2008년도의 41%보다
낮아졌다.
남편의 76%는 ‘부인에게 만족한다’고 했지만, 부인 중 ‘남편에게 만족한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또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안전에 대해서는 세월호 사고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돼
51%가 ‘불안하다’고 답해, 2012년의 조사 때 38%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덧붙혀, 대법원이 발간한 '2013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이혼 사건 11만4316건 중
20년 넘게 결혼생활을 한 부부들의 '황혼 이혼' 건수가 3만234건으로 전체 26.4%를
차지함으로써 전체 이혼 사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동거기간 4년 미만의 '신혼 이혼' 사건(2만8204건)을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이혼 사유로는 성격차이, 경제문제, 배우자의 부정, 가족 간의 불화,
정신적 육체적 학대 순이었는데, 아무튼 도무지 믿기지 않는 놀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