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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자신이 죽인 어머니와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온 사방이 피범벅이었지만 별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묘하게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소녀의 곁에 선 남자는 자신의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안타까워했다. 가이델이 팔걸집으로서의 숙명을 거부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주제도 모르고 평범한 가정 생활을 하겠다니 자업자득이다.
물론 대신해서 강제로 각성시켜본 그의 딸이 이렇게까지 재능을 보여줄 줄은 몰랐다. 혼혈로 인한 불안정한 혈통 때문인지 소녀는 자신을 전혀 제어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사방을 피칠갑으로 만들었다.
팔걸집의 사명은 본래 윤회를 통해서만 전승되지만 그녀에게도 오로치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소녀는 점차 현실 감각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기억을 닫고 감정을 지웠다. 오늘의 일을 레오나는 다시는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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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닛츠는 일가족이 몰살되는 것을 지켜보며 묘한 책임감을 느꼈다. 자신이 의도한 일은 아니었지만 어찌 보면 자신이 벌인 실험의 결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죽은 건 누군가의 아내와 딸이었다.
십수 년 전 17세였던 그가 청년의 눈을 뽑고 오로치의 힘을 부여했을 때 청년은 생각보다 그 힘을 잘 활용해나갔다. 자신이 얻은 힘을 이용해 무기 밀매상으로써 개인 항공모함을 보유할 정도로 큰 거부가 된 것이다. 일반인의 몸에 오로치 일족의 힘을 담으면 어떻게 될지가 궁금했었고, 청년은 그 궁금증에 극단적인 답을 보여주었다. 이제 중년이 된 그의 이름은 세계 블랙마켓에서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루갈 번스타인. 유수의 강대국들조차도 그 이름을 직접 상대하는 건 꺼려했다.
죽음의 상인이라 불리는 암시장의 큰손 '루갈 번스타인'
모 정부의 은밀한 의뢰를 받은 용병단 대장 하이데른은 루갈을 체포하기 위해 수년간 그를 끈질기게 추격해왔다. 하지만 루갈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보란 듯이 하이데른의 아내인 산드라와 딸 클라라를 죽였고, 하이데른의 눈까지 잃게 만들었다. 하이데른은 분노했지만 당장은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루갈에게 가족을 잃은 하이데른
2년 뒤, 하이데른은 친구의 어린 딸이 자신처럼 혼자가 된 것을 알고 그녀를 거두어 양녀로 삼았다. 자신도 딸을 잃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더욱 애정을 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잃은 충격 때문인지 좀처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긴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단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주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몰두한 것은 용병단 훈련이었다.
하이데른에게 거두어진 레오나
레오나의 성장을 조용히 지켜보던 게닛츠는 언젠가 그녀가 필요해질 때를 기다리며 다음 일에 착수했다. 팔걸집의 숙명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야타 가문의 후예를 제거하는 일이었다. 그가 조사한 바로는 현세에 삼신기 가문 대부분은 그 사명의 전승이 희미해진 상태였지만 야타 가문만은 가문의 성을 '카구라'로 바꿔 위장해서까지 오로치의 봉인을 숨기고 수호하는 사명을 충실히 이어오고 있었다.
카구라 치즈루는 가문의 숙명 따위 뒷전에 놓은 채 자유분방하게 살았다. 그녀의 가문은 일본 정재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 거부였다. 하지만 그보다 꽃다운 이십대 여성에게 가문이 어쩌니 숙명이 어쩌니 그런 건 너무 가혹한 단어였다. 대신 그녀의 쌍둥이 언니 카구라 마키가 동생의 몫까지 숙명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고, 그 때문에 결국 혼자 살해당했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 했다. 오로치, 팔걸집 모두 그저 옛날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치즈루는 언니에게 죗값을 치루듯 그 누구보다 사명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항상 쌍둥이 무녀로 태어나 사명을 이어온 야타 가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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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쿠사나기 쿄는 <전 일본 이종격투기 대회>에 출전해 만 18세의 나이로 일본의 최강자가 되었다. 쿄는 자신의 힘이 어떠한 사명을 잇기 위해 자신의 가문에 주어진 것임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대회 참가는 사실 그런 이유보다 그저 여흥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건 노력이었고, 그저 자신의 재능을 통한 승리에 희열을 느껴왔을 뿐이었다.
그의 아버지 쿠사나기 사이슈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지켜봐왔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삼신기 중 하나인 쿠사나기의 가문이 맡아온 사명은 <베는 자>였고, 오로치가 부활하지 않는 한 그들 가문의 가장 큰 소임은 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힘을 갈고닦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진 힘은 <신기 쿠사나기의 검>에서 나오는 붉은 불꽃의 힘이었다.
베는 자의 소임을 맡아온 삼신기 쿠사나기 가문
쿄가 전 일본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보인 다음 해, 그에게 한 장의 편지가 도착했다. <R>이란 인장이 찍힌 그 편지엔 <킹 오브 파이터즈 94>라는 비공식 격투 대회의 초대장이 들어있었다. 대회의 스케일은 전 세계급이었기에 쿄는 큰 고민 없이 출전을 결정했지만 대회 참전의 조건은 3인 1조였다. 쿄는 지난 전 일본 대회에서 자신과 각각 결승과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보내 팀을 짰다.
한 명은 니카이도 재벌 그룹의 금수저이자 진성 오타쿠 니카이도 베니마루였다. 그는 자신의 격투 기술명들을 SF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이름들로 차용해서 부를 만큼 진성 오타쿠였으나, 그와 동시에 미소녀 학원물이나 좋아하는 십덕후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일종의 동족 혐오자였다. 심지어 루리웹을 가더라도 유머 게시판만은 절대 가지 않았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이자 젊은 유도가 다이몬 고로. 셋은 함께 팀을 짜 킹 오브 파이터즈에 참전하기로 한다.
금수저 덕후 베니마루와 유도가 고로
시이 켄수는 고아로 중국 전역을 떠돌던 아이였다. 친 겐사이는 켄수에게 잠재된 거대한 <용의 힘>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를 거두어 수행을 시킴과 동시에 올바른 길로 자랄 수 있도록 인도했다. 친은 무술계에서 타쿠마나 김갑환에게도 종종 존경하는 인물로 꼽힐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로, 사실상 텅푸루와 함께 드넓은 중국의 최강자로도 꼽히곤 하는 자였다. 하지만 켄수에겐 그저 주정뱅이 노친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 켄수가 최근 모든 신경을 쏟는 곳은 얼마 전 동문으로 들어온 아사미야 아테나라는 아이돌 소녀였다. 그녀는 사부가 여행 중 일본 오사카에서 만났다는 일본 여고생이었다. 친 겐사이는 그녀에게 내재된 초능력의 힘을 알아본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연예인 격투가 마케팅(!)을 위해 그녀를 제자로 적극 스카웃 했다. 친 겐사이는 무술 실력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감각도 출중한 자였고, 그의 혜안은 적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싸우는 여고생 아이돌 아테나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고, 친 겐사이는 돈을 자루로 긁어모았다. 켄수는 그녀를 짝사랑했지만 그녀는 무관심했다. 몇 번이고 고백해봤지만 그녀는 재빨리 자리를 피할 뿐이었다. 그녀는 좀 더 어른스러운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했다. (ㅠㅠ)
어느 날 친의 앞으로도 KOF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대회의 이면에서 악의 기운을 느낀 친은 수행의 성과도 확인하고 악의 기운도 조사할 겸 켄수, 아테나와 함께 KOF 참전을 결정한다.
용의 힘을 품은 소년과 초능력 아이돌 소녀
국제경찰 간부로부터 KOF 대회의 뒷조사를 의뢰받은 하이데른은 초대장에 찍힌 <R>의 이니셜을 보고 배후에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눈을 앗아간 그가 있음을 직감했다. 하이데른은 즉시 자신의 용병부대 부하인 랄프 존스, 클락 스틸과 함께 대회에 참전했다. 표면상 목표는 대회의 뒷조사였지만 하이데른의 머릿속엔 복수에 대한 집념이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외계인 잡느라 바빴던 녀석들
사우스 타운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김갑환은 어느 날 우연히 대전형무소에서 탈옥해 깽판을 치는 죄수 장거한을 뉴스에서 발견하고 "아니, 저런 힘을 왜 정의를 위해서 쓰지 않는 거지?"라며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경찰과 합의 후 장거한을 사로잡았다. 도중에 단골 정육점집 주인인 최번개도 만났는데, 그는 낮에는 고기를 자르고 밤에는 사람을 습격하는 이중생활을 하던 자였다. 김갑환은 둘을 악인의 길에서 갱생하기 위해 KOF 출전 리스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정의 바보와 두 악인의 만남
킹 오브 파이터즈라는 이름에 누구보다 익숙했던 테리도 이번 대회의 주최자인 <R>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일단 참가해보기로 한 테리는 대회 조건에 맞추기 위해 동생 앤디, 친구 죠와 함께 팀을 짜 출전을 신청했다.
극한류 일가도 참전을 신청했다. 그동안 멕시코 지부에 극한류 도장을 차렸던 타쿠마와 료 일가는 도통 장사가 안되는 통에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전설의 <주.보>를 잃어버린 그들은 더 이상 유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극한류를 세계에 널리 홍보하기 위해 로버트와 함께 KOF에 참전을 신청했다. 물론 유리도 참가하겠다고 달려들었지만 대쪽같은 타쿠마에겐 택도 없었다.
오빠와 아버지의 반대로 출전을 못하게 된 유리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다른 팀원을 찾아 나섰다. 마찬가지로 앤디와 팀을 하지 못해 시무룩해 있던 마이와 우선 의기투합한 유리는 마지막으로 킹을 찾아가 이른바 여성 격투가 팀을 완성했다.
대회 직전에 의기투합한 미국 스포츠 팀도 있었다. 시합 중 상대를 죽여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었던 비운의 복서 헤비 D와 농구선수이자 전미 가라테 선수권의 타이틀 보유자인 럭키는 KOF에 출전하기 위해 TV에서 본 미식축구 시즌 MVP 선수 브라이언에게 연락해 팀을 꾸렸다.
제각각의 이유로 KOF에 참전한 자들
쿄 일행을 블랙노아로 안내하는 두 명의 여비서
헬기를 타고 도착한 그곳에서 쿄는 뜻밖의 인물을 만났다. 아버지인 사이슈였다. 그는 대회의 이면에서 오로치의 힘을 느끼고 한 발 앞서 루갈에게 접근했다가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잠시 후 그들 앞에 마침내 초대장을 보냈던 KOF의 개최자 <R>이 나타났다.
훗날 SNK VS 캡콤이라는 드림 매치를 성사시켜준 문제의 장면
루갈이 대회를 개최한 목적은 '일류 격투가들을 산 채로 굳혀 동상 컬렉션을 모은다'는 그의 악취미를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기스와 크라우저를 상회하는 엄청난 위압감으로 달려든 루갈은 그러나 결국 쿠사나기 가문의 힘을 뛰어넘지 못하고 쿄에게 패배했고, 마지막엔 블랙노아를 통째로 자폭시킨다는 극단의 동귀어진을 택했다.
몇백원 이으면 깬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쿄 일행은 무사히 블랙노아를 빠져나왔다.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없었지만 쿄는 아버지가 무사할 것이라 믿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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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의 믿음대로 정확히 1년 후, 쿄가 또다시 유급해서 고3 수업을 삼 년째 듣게 되었을 때 <R>의 초대장은 또다시 쿄의 앞으로 도착했고, 그렇게 다시 참가하게 된 KOF 95의 막바지에서 쿄는 아버지와 재회할 수 있었다.
※ KOF 95에서 공식 배경 년도는 1995년이다. 그리고 이후 KOF의 세계관은 그 해에 멈춘다. 앞으로 열 번이 넘는 KOF 대회가 전부 1년 안에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_-; 물론 KOF 팀 스토리를 보면 매 대회마다 캐릭터들은 마치 십수 년만에 대회에 참가하는 것처럼 굴지만 따져봐야 무의미하다. 그리고 가끔 쿄가 복장이 바뀐 탓으로 대학생이 된 걸로 아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쿄는 영원히 급식충일 것이다.
KOF에서 이룰 수 없는 3대 망상 <테리 취직, 쿄 졸업, 극한류 부자되기>
사실 이번 대회에서 쿄와의 재회를 그 누구보다 기다린 자는 따로 있었다. 과거 오로치와 피의 계약을 맺었던 야사카니 가문의 후예. 야가미 이오리였다. 그는 그 누구보다 쿄를 증오했다.
하지만 이오리는 단순히 과거 야가미 가문의 업 때문에 쿠사나기 가문을 증오하는 건 아니었다. 쿠사나기 가문의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그 누구도 관심 없었고, 오로지 쿄만을 죽이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였다. 하지만 쿄는 이유 없이 자신을 증오하는 이오리를 이해하지 못해 매번 제대로 상대해주지 않았고, 그런 차에 KOF 대회는 이오리에게 있어 좋은 기회였다. 대회 도중 마주친다면 승부를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중2병의 화신. 야가미 이오리
이오리는 대회 참전 룰을 충족하기 위해 극한류 팀을 적대하는 키사라기 에이지와 아랑 팀을 적대하는 빌리를 만나 함께 팀을 짰다. 하지만 대진표 운이 좋지 않아 대회 중 쿄를 만날 수 없었고, 쿄를 상대할 수 없는 대회는 이오리에겐 별 의미가 없었다. 그는 더 이상 필요 없어진 팀원 빌리와 에이지를 반죽음을 만들어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쿄짱.. 죽인다.. 반드시.. 크킄.....
그동안 쿄는 세뇌당한 아버지를 상대하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닌 아버지를 말로 설득할 수 없었던 쿄는 하는 수 없이 아버지를 아주 작살을 낸 후 마침내 부활한 루갈과 재회했다.
큭.. 아들아.. 얍삽이 쓰지 마라.. 의자 날아간다..
루갈은 지난해 항공모함 폭발 당시 오로치의 힘으로 간신히 살아남아 자신의 잃어버린 신체를 사이보그로 개조한 상태였다. 자신을 오메가 루갈이라 칭한 그는 예전보다 더욱 강력한 오로치의 힘으로 공격해왔다.
주캐로 덤벼봤으나...ㅠ
하지만 동전을 다시 넣고 쿄를 골라 무콤까지 사용하는 상대 앞에서 오메가 루갈은 또다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왕 골라서 무한 장풍 얍삽이 쓰는 건 반사라도 할 수 있었지만 쿄레기의 얍삽이는 도대체가 답이 없었기에 루갈은 걍 GG치고 자멸한다.
크아아아아-!! 짤짤...이.. ㅅㅂ...
무리한 오로치 힘의 사용으로 인해 루갈은 완전히 소멸했다. 옆에서 쿄를 도운 이카리팀 용병 대장 하이데른 역시 루갈의 완전한 죽음을 확인하고 만족해했다. 그는 더 이상 가족의 죽음이 반복되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아직 루갈에게 오로치의 힘을 부여했던 흑막은 남아있었고, 그 때문인지 KOF 대회는 얼마 후 어김없이 또다시 개최됐다. 이번엔 비공식 대회가 아닌 처음으로 TV나 신문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공식 대회였다.
어느새 전 세계 매스컴의 관심사가 된 K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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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는 이오리에게 다짜고짜 덤벼들었다. 한때 루갈의 비서로 활동하며 그를 감시했던 팔걸집의 일원 매츄어와 바이스는 이번엔 이오리를 가까이서 감시하기 위해 그와 팀을 짜고자 했고, 그전에 이오리의 힘을 가늠해보고자 한 것이다.
쿄가 무섭냐는 짧은 도발에 이오리는 생각 이상의 격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의 힘을 충분히 확인한 두 여성은 자신들이 온 목적을 이야기했고, 쿄를 죽일 수 있다면 뭐라도 상관없었던 이오리는 이 미심쩍은 제안을 쉽게 수락했다. 두 여자는 그가 다루기 쉬운 남자라 생각하며 자리를 떠났지만, 이오리는 이미 두 여자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
새로이 결성된 야가미 팀
그시각 쿄는 처음으로 처절한 패배를 맛보고 있었다. 푸른 옷을 입고 턱수염을 기른 남자. 그는 불꽃을 가르는 바람의 힘을 사용했다. 쿄의 불길을 어렵지 않게 제압한 그는 왜인지 움직이지 못하는 쿄를 뒤로하고 사라졌다. 쿄는 분했지만, 의식은 희미해져 갔다.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쿄는 각오를 다잡았다. 이번 KOF에서 쿄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극한류 도장에선 드디어 타쿠마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유리의 참가를 인정했다. 자연스레 한자리가 빈 여성격투가 팀에선 토도 가문의 장녀 토도 카스미를 섭외해 팀을 꾸렸다.
사우스 타운의 지배자 기스는 오로치의 힘을 탐내 지난 대회에 빌리를 조사차 보냈었다. 하지만 시원찮아 이번에는 직접 출전하고자 했고, 같이 팀을 짠 것은 사우스 타운의 또 다른 강자들인 미스터 빅과 크라우저였다. 본래라면 절대 뭉칠 일 없는 그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흥미가 동했는지 기스의 제안을 수락했다.
※ 본래의 스토리에선 죽었을 기스와 크라우저 등이 존재할 수 있는 건 아랑전설과 KOF는 패러렐 월드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격투 게임이기에 팬들도 크게 따지진 않는 편이지만 문제는 그렇게 등장시켜선 한 번 쓰고 버렸다는 점이다. 기스만은 KOF 14에 다시 등장하는 듯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중요한 스토리는 없으며 애초에 저 셋이 팀을 짠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그냥 스토리에서 없는 셈 쳐도 좋을 것 같다.
하이데른은 이번 대회에선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 했다. 과거 기스나 루갈처럼 범죄조직을 통해 열린 비공식 대회가 아닌 정상적인 스폰서를 잡아 개최된 공식 대회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사우스 타운의 네임드들이 참가자로 출전을 한 것을 보고 이번에도 조사는 필요하다 판단했고, 다만 이번엔 직접 출전하기보다 뒤에서 백업하며 레오나와 랄프, 클락을 출전시키기로 했다.
용병으로 훌륭히 성장한 레오나
미디어와 대중들의 많은 관심 속에 KOF 96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결승전에선 마침내 쿄와 이오리가 맞붙게 되었다. 이오리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바램은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 했다.
급작스럽게 난입해 싸움을 중지시킨 그 여성은 자신을 이번 대회의 개최자이자 야타 가문의 후예 카구라 치즈루라 했다. 그녀는 다짜고짜 삼신기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는 씨도 안 먹힐 소리를 해댔고, 언짢았던 이오리는 둘 다 싸잡아 공격하려 했지만 그때 또 한 명의 여성이 나타나 방해를 해왔다. 카구라 마키. 언젠가 한번 죽었던 그녀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못해 원혼으로 나타나 다시 모인 삼신기의 자격을 시험하려 들었다.
현세에 다시 모인 삼신기의 후예들
일단의 전투 후 원혼이 사라지자 치즈루는 자신의 정체와 더불어 과거 루갈이 사용했던 힘, 삼신기의 사명, 오로치의 봉인 등에 대해 차근히 설명했다. 또한 야가미 가문이 대대로 단명하는 이유는 과거의 잘못된 오해로 인한 피의 계약 때문이라며 이오리에게 그 힘을 버려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때, 대회장이 태풍과도 같은 강풍에 흽쓸려 난장판이 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모두 급히 대회장을 떠나갔고, 쿄 일행을 비롯한 몇몇만이 남은 그곳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바람과 함께 등장한 그는 품위 있는 말투와 태도로 자신을 정중히 소개했다. 팔걸집. 그중에서도 상위인 <오로치 사천왕> 중 한 명이자 현세의 오로치 일족 전체를 이끄는 리더. 게닛츠였다.
오로치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족의 1인자 게닛츠
그는 수호하는 자 카구라 마키를 죽이고 숨겨둔 오로치의 봉인을 훔쳐 간 자였으며, 루갈에게 오로치의 힘의 일부를 나누어주고 일족의 배반자 가이델을 그의 딸을 이용해 죽인 자이기도 했다. 쿄는 남자를 알아보았다. 얼마 전 자신을 압도적인 힘으로 쓰러뜨렸던 그 자가 분명했다.
와카레데스-!!
그토록 노력이란 단어를 싫어했던 쿄는 그날의 패배 이후로 그 누구보다 힘을 갈고닦았고, 그 결실은 맺어졌다. 최종결전오의 무식. 손 끝이 아닌 온몸에서 폭발시켜 태워올린 쿄의 불꽃은 이제 게닛츠의 바람으로도 꺼뜨릴 수 없었다. 동시에 이오리가 내던진 불꽃마저 붉은 색을 띈 순간 대회장에 휘몰아치던 게닛츠의 바람은 완전히 멎어들었다. 삼신기의 힘이 한순간이나마 결합된 것이다.
패배한 게닛츠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바람으로 찢어 자결했다. 이오리는 자신의 불꽃이 잠깐이나마 변한 것에 당황해했지만 여전히 치즈루가 피력하는 사명에 대해서는 거부의 의사를 밝혔고, 쿄 역시 마찬가지였다. 혹여 봉인이 풀린 오로치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쓰러뜨리겠지만 사명에 얽매이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곧 쿄는 대회장을 떠나갔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오리의 팀 메이트 매츄어와 바이스는 태도의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그녀들은 팔걸집임에도 불구하고 게닛츠를 상회하는 힘을 보여준 이오리에게 더욱 매력을 느꼈고, 계속해서 이오리를 돕고자 했다. 하지만 이오리는 그 자리에서 그녀들을 모두 찢어발겼다. 그가 가진 오로치의 힘이 폭주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폭주하는 중2병
그 시각, 남은 오로치 사천왕들이 게닛츠가 찾아낸 오로치의 봉인을 각성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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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 대회 붐을 타고 KOF 96은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대회가 결승전을 남겨두고 불의의 사고와 함께 막을 내린 탓에 많은 대중들은 아쉬움을 표했고, 그러한 관심에 힘입어 많은 거대 기업들이 다음 대회 KOF 97에 대한 스폰서를 자청해왔다.
한국까지 넘어온 KOF의 전 세계적 인기.
KOF 96 중계방송 당시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싸우는 쿄의 모습에 흠뻑 빠진 소년이 있었다. 쿄의 학교 후배인 야부키 신고였다. 신고는 쿄가 학교 선배라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 그의 빵셔틀을 자처하며 그에게 '손에서 불을 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죽자 살자 쫓아다녔다. 하지만 쿄는 쿠사나기류 고무술의 초식만 대충 몇 개 가르쳐주며 신고의 '자청한 빵셔틀'을 적당히 부려먹었고, 신고는 쿄가 선물한 장갑을 소중히 끼고 '언젠간 불을 사용할 수 있을 거란 망상'을 품으며 계속 따라다녔다.
빵셔틀의 아이콘 야부키 신고
※ 본래 쿄의 여자친구인 유키가 '구시나다 히메'의 환생으로 오로치 부활의 그릇이 될 설정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어블 캐릭터에서 짤리면서 그 바통을 야부키 신고에게 넘겨주었고, 그리고 바통이 또다시 크리스에게 최종적으로 넘어갔다. 스토리상 중요 인물들이 모두 우연히도 쿄 주변 인물이라면 너무 작위적일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 한다. 참고로 유키는 신고와 마찬가지로 쿄의 2년 후배다. (즉 유급 경력 없는 정상적인 고3 수험생 ..을 20년동안..)
플레이용 격투 캐릭터가 될 뻔했던 쿄의 여친 '유키'
거대한 빌딩의 유리창 너머로 사우스 타운을 바라보던 기스는 오로치의 힘을 가진 야가미 이오리에게 흥미를 품고 있었다. 루갈과 게닛츠는 더 이상 없었지만 이오리의 힘은 그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빌리에게 자신이 지명한 두 명의 인물과 함께 팀을 짜 KOF 97의 출전 및 조사를 명했다. 한 명은 자신의 유령회사를 통해 고용한 에이전트 요원 블루 마리였고, 또 한 명은 돈으로 고용한 야마자키 류지였다.
반면 락밴드 C.Y.S의 리더 나나카세 야시로는 TV에 KOF 97 시드 참가 멤버로써 나온 이오리의 사진을 보며 이를 부득 갈았다. CYS의 첫 콘서트 날, 이오리의 난입으로 팬들이 죄다 그쪽으로 빠져버린 것이다. 이오리는 철저하게 타인에게 무관심한 성격이었지만 밴드맨으로써의 실력은 타고난 자였다. 그 때문에 팬 관리를 전혀 안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팬층은 제법 두터웠고, CYS의 첫 콘서트는 완전히 쪽박을 차게 되었다.
사실 CYS의 나머지 두 멤버인 크리스와 셸미는 밴드 활동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오로치 사천왕인 자신들의 신분을 위장하는 용도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시로는 달랐다. 그는 누구보다 밴드 활동을 애정 했고, 때문에 이오리가 밴드한답시고 입고 다니는 요상한 그 바지 꼬라지마저도 꼴뵈기 싫어했다.
뭣보다 팔걸집 중에 이제 오로치 부활의 숙업을 이룰 자는 자신들 셋 뿐이었다. 게닛츠는 오로치의 봉인을 찾아냈지만 혼자의 힘으로 삼신기를 얕봤다가 소멸하고 말았고, 가이델은 이미 한참 전에 죽었다. 매츄어와 바이스 역시 이오리에게 당했다. 남은 건 사우스 타운에 살던 야마자키 류지 뿐이었는데 그 역시 워낙 제멋대로인 성격이라 다룰 도리가 없었다. 이제 믿을 건 자신들 셋 뿐이 없었던 그들은 KOF 97의 참전자 중 하나인 미국 팀을 습격해 초대장을 빼앗고 대회로 난입하기로 했다. 그들의 목적은 대회장에 모인 격투가들의 정신력을 이용해 오로치 부활의 에너지로 삼는 것이었다.
오로치의 부활을 꿈꾸는 C.Y.S 밴드
그들은 대회의 말미에 격투가들의 정신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삼신기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로치 사천왕으로써의 힘을 완전히 개방한 그들은 불꽃과 번개, 대지와 같은 자연의 힘을 다루며 삼신기와 격투가들에게 맹렬히 덤벼들어왔다. 일행은 그들을 온 힘을 다해 상대했지만, 오히려 역효과였다. 치열한 그 결투의 에너지가 되려 오로치 부활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만 것이다. 곧 크리스의 몸을 매개체로 오로치가 부활했다.
현세에 다시 강림한 오로치
오로치의 힘은 고요했다. 그는 아름다우리만치 깔끔한 동작으로 공간을 비틀고 빛을 태우며 현세의 격투가들을 압박해왔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한때 인간에게 봉인되었던 그는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만나게 된 인간들에게 절망적일 정도로 강대한 힘을 보여주었다.
AI가 삐꾸라 그렇지 성능 하나는 진짜..
그때, 삼신기의 곁에서 일행을 돕던 격투가들 중 한 여성의 눈빛이 변하기 시작했다. 게닛츠가 걸어두었던 암시. 그리고 오로치의 현신. 그녀는 자신의 안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꿈틀대는 것을 느껴야 했고, 급기야 봉인해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그녀는 마침내 피의 폭주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폭주하는 레오나
이오리는 못마땅했다. 오로치고 뭐고 자신 외에 쿄를 죽이려 드는 자는 용납할 수 없었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난동을 피우는 군복의 여자도 성가셨다. 그리고 오로치가 자신을 바라보며 과거의 계약을 이행하라고 했을 때, 그 짜증은 한계치에 다다랐다.
아오.. 쒸.. ㅃㄹ.. 놈들...
또다시 폭주를 일으킨 이오리가 달려든 상대는 삼신기가 아닌 오로치였다. 그의 본능은 야가미가 아닌 야사카니의 힘을 끌어올렸고, 그 순간 삼신기의 베는 자와 봉인하는 자의 힘이 1800년 전의 순간을 재현했다.
잠시 후 빛과 함께 오로치는 다시금 봉인되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삼신기도 모습을 감춰 생사불명이 되었다.
이오리. 넘나 착한 것.
모든 것이 끝난 후 정신을 차린 레오나는 부모를 자신의 손으로 살해했던 옛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야 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자결하려 했고, 랄프가 그녀의 행동을 막아섰다. 그리고 랄프가 전해준 위로의 말에서 레오나는 기억 속 끝자락에 있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오로치의 숙명에 얽매일 필요 없다는 말.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도 자책하지 말라며 딸을 위로하던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평생 안고 가야 할 자신의 죄의 기억은 씻을 수 없겠지만, 레오나는 다시 살아보기로 했다. 오랜 시간 감정을 죽이고 살았던 그녀는 눈물 범벅이 될 만큼 처음으로 실컷 울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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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스 사후 10여 년 뒤, 사우스 타운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한 자치도시가 되었다. (※ 패러렐 월드인 KOF가 아닌 아랑전설에서 이어지는 오리지널 스토리다.) 그리고 사우스 타운의 바로 동쪽엔 자매 도시인 이른바 <세컨드 사우스 타운>이 자리 잡았다.
자매 도시 세컨드 사우스.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게 사우스 타운
락 하워드는 아버지인 기스로부터 버림받은 아이였다.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어렵게 살던 소년이 어느 날 어머니가 병으로 목숨이 위태로워 도움을 청하러 갔을 때도 철저히 외면받고 쫓겨났었다. 결국 어머니는 죽었고, 이후로 소년은 아버지를 그 누구보다 증오했다.
테리는 아버지를 죽인 자였지만, 지금은 소년이 누구보다 따르는 남자였다. 한때 그래도 나름 복수한다고 찾아갔다가 신나게 얻어터진 이후로 소년은 쭉 테리와 함께했다. 싸움, 농구, 낚시, 많은 것을 함께하며 배웠고 대신 소년은 테리에게 자신의 특기인 요리를 해주곤 했다.
그런 어느 날, 두 남자 앞으로 한 장의 편지가 도착했다. 오랜만에 사우스 타운에서 열리는 KOF 대회의 초대장이었다. 그리고 편지의 말미엔 락에게 매우 신경 쓰이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특별한 우승 상품이라며 적힌 것. 그것은 '락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편지엔 '자세한 건 우승했을 때 이야기하겠다'고 적혀있었다. 락은 긴 고민 없이 참가를 결정했다.
아랑전설의 새로운 주인공 '락 하워드'
세컨드 사우스의 KOF에 참가한 자들 중에 가토라는 남자도 있었다. 그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사라진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세상을 떠돌던 자였다. 아버지의 흔적을 KOF에서 찾은 그는 곧장 참가 신청을 해두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가토를 찾아다니는 자도 있었다. 가토의 여동생 후타바 호타루였다. 어머니와 죽음과 아버지, 오빠의 실종으로 행복했던 가정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그녀는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오빠의 흔적을 쫓아 사우스 타운에 발을 디뎠다.
김갑환의 큰아들인 김동환은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은 천재 무도가였으나 아버지와 달리 놀기 좋아하는 날라리였다. 허구언 날 수련을 빼먹고 여자 꼬시러 다니다 아버지에게 걸려 혼나기 일쑤였지만 격투 센스만큼은 천재적이었다. 반대로 그런 형을 항상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하는 건 김갑환의 둘째 아들인 김재훈이었는데, 그는 아버지를 쏙 빼닮아 상당한 정의파이자 노력파였다. 두 형제는 김갑환이 사우스 타운에 낸 태권도장 분점에서 지내던 중 아버지의 명령으로 KOF 참가 신청서를 냈다.
자매와 형제
극한류 도장도 질 수는 없었다. 료 일가가 부재중인 상태에서 포부 좋게 참가 신청서를 낸 브라질 남성 마르코 로드리게스는 총수인 료도 인정한 극한류 최강자 중 한 명이자 사범 대리였다. 그리고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 그의 라이벌로 공공연히 거론된 남자는 그리폰 마스크라 불렸다. 그는 한때 아이들의 우상인 선역 레슬러였으나 한 남자(가토의 아버지로 추정)에게 패배한 후로 실의에 빠져있다가 아이들의 응원으로 다시 기운을 차리고 KOF에 참가 신청서를 냈다.
사우스 타운의 경찰 케빈 라이언(블루 마리의 사촌)은 어느 날 절친한 친구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사에 나섰다. 친구의 아들인 마키의 증언에 의하면 범인은 사이코패스 살인마 프리맨이었다. 민간인이고 뭐고 닥치는 대로 살인을 일삼던 그는 멸망의 마인이라 불리는 '그랜트'가 대회에 등장한다는 소문을 듣고 KOF에 참전을 신청했다.
KOF에 도전장을 낸 남자들
호쿠토마루는 마이의 시라누이 인술과 앤디의 골법을 동시에 배운 둘의 수제자였다. 아이는 나이답지 않게 상당한 재능과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 무서울 것 없는 순박한 꼬맹이도 매우 불편해하는 것이 있었는데, 허구언 날 해괴한 지방 덩어리(?)로 민폐를 끼치며 자신을 괴롭히는 누나들이었다. 예를 들면 마이가 있었고, 이번에 참가한 대회에선 B.제닛(본 제닛)이 바로 그런 여자였다.
제닛은 굴지의 재벌가 본 가문의 외동딸이자 해적 집단 리린나이츠의 여두목이었다. 그녀는 한때 갑갑한 재벌가의 딸이란 생활에서 탈출해 직접 해적 집단을 결성하기 위해 바다로 나섰고, KOF에 참가한 이유도 보물찾기마냥 흥미를 유발시킨 막대한 상금 때문이었다. 그녀는 마이와 라이벌로 불릴 만큼 파격적인 노출 패션으로 들이대 항상 호쿠토마루를 귀찮게 만들었는데, 반대로 마이와 만날 때는 항상 서로 험담을 퍼붓고 신경전을 펼치는 앙숙 같은 사이였다.
마이의 제자와 노출증 라이벌(?)
락과 테리는 이들 모두를 제치고 마침내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승자는 락이었다. 테리는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만, 락의 생각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아마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랬기 때문이리라. 락은 편지의 약속대로 대회의 개최자에게 향했다.
여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두 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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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의 앞에 나타난 것은 개최자가 아닌 그랜트라는 정체불명의 남자였다. 기괴한 가면을 쓴 그는 기스의 혈통의 힘을 확인하겠다며 긴 말없이 락에게 달려들었다.
사우스 타운 거리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있는 멸망의 마인 그랜트
그랜트를 쓰러뜨리고 나자 마침내 락에게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 나타났다. 카인 R. 하인라인. 그는 자신을 락 하워드의 어머니인 메리의 친 남동생이라 소개했다. 즉 락의 삼촌이었다.
"어서 오너라 조카야"
그는 매형인 기스 하워드의 사후 분열된 사우스 타운의 암흑가를 다시 휘어잡은 신흥 강자였다. 사우스 타운의 빈민가에서 누나인 메리와 친구 그랜트와 함께 나고 자라면서 약육강식의 세계에 철저히 적응했던 그는 최근 생기를 잃은 사우스 타운의 거리를 다시 과거의 약육강식의 세계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러기 위해선 먼저 '기스의 유산'이란 것이 필요했고, 때문에 그는 락에게도 협력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락은 딱 잘라 거절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어머니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나 털어놓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카인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내왔다. 락의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자네 어머니가.. 살아있다고 해도?"
한동안 락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테리가 찾아왔다. 하지만 락은 냉정한 낯빛으로 이제부터 카인과 함께 하기로 했다며 테리를 돌려보냈다. 모든 것을 정리하면 반드시 돌아가겠다며 지금은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는 락을 테리는 믿는다며 물러섰다.
이렇게 끝내고서 십수 년째 차기작이 없는 아랑전설(...)
심경이 복잡했던 테리는 그날 저녁 단골 리처드의 가게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한 채 거리를 배회했다. 그런 테리의 앞에 한 여성이 나타났다. 그녀는 테리를 자신의 오토바이에 태우고 어디론가 떠났다.
to be continued
다음편에 계속....
킹오브파이터즈 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9130
킹오브파이터즈 스토리 2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9131
킹오브파이터즈 스토리 3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9132
킹오브파이터즈 스토리 4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9133
킹오브파이터즈 스토리 5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9134
스타크래프트 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0155
워크래프트 시리즈 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90019
창세기전 시리즈 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65417
폴아웃 시리즈 스토리 1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1065160
이야기 읽는 블로그 : http://blog.naver.com/roland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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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 킹오파는 오로치 스토리죠
재미써여!!
참고로 루갈을 꺾을때의 게닛츠는 17세였나.. 그랬었죠. 요즘 킹오파스토리에 조금 관심이 있었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