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탈레반(박현도/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을 읽고
세미나시간이 두 시간이나 되어 발표와 토론 시간이 충분하다는 좌장 정각스님(kcrp종교간때화위원장)의 말을 듣고 조금 길게 하였다.
율렌스쿨의 하나인 D.A.(아시아대화)의 세계종교평화세미나 모임이 2005년 6월 7~10일 사이
모스크바 크렘린궁 컨퍼런스홀에서 있었다. 한국 대표격으로 참여해서 이른 바 ‘방울물이론’을 발표한 기억이 새롭다. 한 방울의 물이 가문 사막을 다 적시지는 못해도 그 한 방울의 물 없이도 가문 사막을 다 적시지 못하니 방울물대화일 지라도 이어가자‘는 말이었다. 오늘의 대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현도박사는 원고도 보지 않으며 한 시간 넘게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에 관해 저렇게 잘 정리해서 말하는데 논평자에게는 전과를 알고 계시는 선생님 앞에 선 국어 조금 잘하는 학생같이 느껴진다.
20년 만에 다시 국권을 쥔 아프간의 탈레반에 관해 자세하게 살핀 글 잘 읽었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마무리 과정에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책임자 그리고 탈레반의 움직임이
지구촌의 시선을 탔을 대 우리나라의 눈과 귀는 거의 모두 박현도박사에게 쏠렸던 것을 기억하면 오늘의 글은 들어가는 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아프간과 주변국의 움직임 그리고 아프간의 민족들과 무슬림들의 경향에 관해 그간의 매체에서 발표하고 리뷰한 정보의 요약판이어서 정보와 그 분석이 과연 탁월하다. 발표자의 주장처럼 다른 어떤 이슬람국가나 알 카에다, IS의 이론 배경과 방법론 등 다른 극렬 무슬림 단체와 당연하지만 아주 다른 아프간 탈레반의 교리와 윤리를 악용한 모습을 괴물 그 자체라고 본 것은 정확한 이해다. 지구촌과 이웃 나라 뿐만 아니라 아프간과 탈레반 자체에도 해가 미칠 정책이나 자세라고도 말하기도 어려운 짓들을 하고 있어서 표현하기 싫은 대상이다.
지구촌에 유명한 길이 몇 개 있다. 가장 위쪽에 툰드라로드 또는 사슴길(신화로,툰드라로드),
우리가 많이 아는 초원길(그린로도),비단길(실크로드) 그리고 요새 많이 이야기 하는 바다비단길(해상실크로드)가 있다. 오로지 아라를 위해 흉노 선우에게 시집갔던 왕소군이 ‘봅이 왔어도 봄 같지 않아(春來不似春)’라 했던 비단길이 유명한 까닭은 죽어가면서도 잘 하면 떼강도에게
비단을 빼앗기지 않고 팔아서 이문을 크게 남길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우리 불교 승려들에게는 구법과 전법의 길이었다. 중앙아시아의 쿠마라지바,중국의 법현,현장,의정,한반도의 혜초 등과 같은 많은 이들이 실크로도와 해양실크로드를 통해 인도에 오고 갔으며 실크로드 지역의 중요 관문인 아프가니스탄을 지나갔다. 혜림의 <일체경음의에>에 포함되었으며 루브르박물관에 들어있는 펠리오의 돈황본 고문서에 들어있는 <왕오천축국전>에도 박현도박사의 말대로 이 지역을 다녀 간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마침 많은 구법승들이 제가 새로 터 잡은 평택 지역의 항로를 통해 드나든 흔적이 많다는 연구들이 시작되고 있어서 관심이 많은 곳이다.
20여년 전 바미얀석불을 여러 나라와 단체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대안을 제안했지만 거부하고 무조건 폭파해버린 그 어리석은 잔악성을 이미 보아서 비교할 곳과 단체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아프간 지역은 아다시피 알렉산더 그룹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인도 반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서구와 동북아시아로 전해지는 중요 통로이며 소통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크게 한
장소여서 법현,현장,의정 등 중국의 인도 구법 승 뿐 아니라 혜초 등 한반도 승려들의 피와 땀도 배어있는 곳이어서 관심과 함께 안타까움이 많은 곳이다.
그 사람이 가진 의식이 그를 규정한다는 것이 불교의 이론이다. 그 지역에 그런 의식이 깃든다는 장소의 철학도 있지만 그 또는 그들의 의식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런 뜻에서 박현도박사의 말처럼 어느 곳과도, 어느 단체와도 나쁘게 달라서 괴물 같은 아프간산 탈레반의 경우도 역시 구성원들의 이식 총합인 지도자들의 의식이 가장 문제다. 요즘도 몽골기병대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는데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말이 있다.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넓은 지역을 지배하기 위해 어린아이들까지 싹 죽여 버린 몽골기병대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몽골의 정책은 항복하고 귀화하면 그 지역 사람에게 통치를 맡겼기에 빨리 정복하였고 그 사람들이기에 마음을 돌렸기에 일찍 원상회복에 된 것이다.
박현도박사가 말한 필리다팡하에는 유명한 대화의 원칙이 있다. 그리스왕 메난드로스에게 불교 승려 나가세나존자가 말한 왕들의 대화와 현인들의 대화가 그것이다. 왕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권위로 누르고, 현인들은 맞다고 느껴지면 바로 따른다는 것이다. 간다라지역으로 이야기되는 지역에 관해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불교용어지만 이웃종교에서 많이 쓰는 장로라는 말도 부처님 근처에 살았던 큰스님들이 아니라 멀리 전법을 위해 떠나서 가까이 하지 못하니 오히려 더 그립고 간절한 이들이 원칙,말씀 그대로 지키려는 마음이어서 그들이 테라와다(장로가르침)불교인 것이다.
이슬람이나 기독교처럼 많지는 않아도 근본주의적 경향을 띈 불교 그룹들도 있다. 최근의 동남아 스리랑카의 분쟁이나 특히 미얀마 군부집단의 행태는 큰 나라, 이웃종교 등 여러 배경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실망스럽고 위험하기 그지없어서 불교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아프간과 이슬람 또는 탈레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는 근본적으로는 자체 문제이기는 하다. 제대로 교육받고 알라의 뜻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이들이 부족해서 정상적인 사고와 활동이 어려워서 그렇지만 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임하고 있는 미국의 몰이해에 의한 잘못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튼 싹이 크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슬람주의자들이나 불교 근본주의자들이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속에는 역사 속에서 발생한 국제질서, 국제정치와 자본의 흐름 등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대개는 경찰국가들의 몰이해와 편의주의 그리고 자국의 경제 이해세력의 힘이 반영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과거와는 달리 단편적인 이해보다는 복합적이고 세밀한 분석을 통해 불의, 모순 ,힘과 이익의 불공정한 분배 등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증요법 보다는 다양한 원인 분석으로 통한 대안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전체를 바라보는 박현도박사의 혜안을 묻고 싶다.
무상법현 : 불교 승려,전 종교간대화위원장, 열린선원장,보국사 주지,일본 나가노 금강사 주지,응용불교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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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한-이슬람종교간 대화세미나-2021.11.25-26코리아나호텔,한국종교인평화회의,발표는 11월 25일 제1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