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계 게임의 궁극은 당연히 심시티일테고, 창조가 심시티수준의 내정을 제공하는건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내정과 국가운영이 가능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정의 핵심은 당연히 성을 관리하는건데, 이 성관리가 여러모로 다채로워졌어요. 원판에서는 지성의 경우 내정이 아예 불가능했고, 본성의 경우 전투시설로서의 성은 관리가 불가능했죠. 전투시설인데! 단순히 구획 정하고 시설 짓고 수치올려서 뿜뿜!
물론 수치올려서 뿜뿜인거야 모든 게임의 기본이지만, 요는 그 수치를 올리는 과정에서 "재미" 를 느낄 수 있느냐이겠지요. 확팩에서는 일단 지성에서 내정이 가능해졌습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지성은 파괴하고 다시 짓고가 가능한 임시시설, 본성은 파괴 불가능한 영구시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명한 오사카성이나 하이머... 아니 히메지성이 본성이고, 지성은... 음... 누구나 알만한 고유명사가 떠오르질 않는군요. 하여튼 한국으로 치자면 한양성은 본성이고 낙안읍성은 지성이다 뭐 그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지성에서 내정이 가능해졌다는게 매우 중요한 것은, 내정수치가 성에 딸린 구획의 숫자를 따라가게 되었기 때문이죠. 즉 그렇기에, 지성축성에 있어서 고려해야할 부분이 더 많아졌습니다.
지성은 빈땅만 있으면 무한정 지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일단 게임 전체에 가능한 본성 + 지성의 숫자는 350개로 제한이 되어있습니다. 사실 이거, 저처럼 내정덕후가 아니면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 숫자긴 한디... 그래서, 게임의 기본전략으로는 빨리빨리 적의 성을 공략하여 세력을 늘리는게 여전히 왕돕니다만, 이 글은 창조의 내정을 소개하는 글이니 그런 공략법은 논외입니다. 제가 느긋하고 느린 템포로 게임을 진행하는걸 좋아하기도 해서... 원래라면 30년 정도면 통일하고 끝내는게 가능한데, 지금 하고 있는 도쿠가와(약캐도 아니고 강캐인데!)플레이는 일본의 4분의 1을 차지했을 뿐인데 25년 정도 지났고, 그만큼 내정 덕후질을 하고 있다능...
각설하고, 성을 지을 수 있는 포인트는 수천개입니다. 마치 호이의 프로빈스들 처럼요. 그 중에서 최대한 가치가 높은 곳들로 골라서 350개를 채우는게 축성내정의 관건이 되는거죠. 그래서 고려사항은 크게 두가집니다.
1. 특정 칸에 지성을 지으면 인접 칸에는 대개 지성을 못짓게 되므로 최대한 많은 지성을 지을 수 있는 위치선정을 한다
2. 지성이라고 다 같은 지성이 아니다. 어떤 지성은 내정구획이 3칸인데, 어떤 지성은 무려 10칸! 그러므로 최대한 구획이 많이 딸려오는 지성을 지어야 한다. 이 경우는 일본웹의 공략을 보지 않을수가 없어요. 수천개의 칸을 일일이 짓어보고 앉았을 수는 없는거니께
3. 산악지대에 지으면 아예 내정이 불가능한 지성이 생기지만, 성이란건 진격하는 부대가 성을 지날때마다 보급을 해 주는 한편, 적의 교통을 차단하는 요충이므로 핵심지역에는 내정 손실을 감수하고 지성을 지어야 한다. 대표적인게, 시나노에서 관동으로 넘어가는 가루이자와 같은 곳이지요. 철덕이라면 또 유명할 가루이자와~
이렇게 고르고 골라서 지성을 지으면 또 끝이 아닙니다. 새로 지은 성은 인구가 5천 밖에 안되고 병력도 물자생산도 별로 안됩니다. 지성 건설비가 8천원인데, 그거 뽑을라면 시간이 걸리기에 잘 키워서 최대한 수익을 내기 위한 시설 배치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또 원판과는 달리, 성의 군사시설을 보강할 수 있게 된 것이 작용합니다. 원판에서는 게임내 최대의 거성이던 오다와라성조차 내구가 9천 밖에 되지 않았으나... 확팩에서는 지성주제에 내구 1만 2천이 가능합니다. 오다와라는 물론 1만 9천으로 올랐지만...-- 창조에서 공성은 성의 내구보다 포위병력이 많아야 가능하기 ?문에, 초반에 1만 2천 짜리 지성 하나 길목에 딱 지어 놓으면 장판파 장비가 따로 없죠. 물론, 초반부터 저런 지성을 가지려면 에디트 없인 좀 힘들긴 하지만...
게다가 이 군사시설이 내정에 도움을 줍니다. 내정의 핵심인 인구증가를 도와주는 시설들이 있거든요. 그렇기에, 전투시설로서의 성과 내정지원을 위한 성중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 라는 부분도 고민거리인거죠.
이렇게 내정이 다채로와진들, 여태까지의 시리즈처럼 돈 식량은 썩고 물자축적은 의미가 없는 수준이면 보람이 없죠. 그러나 창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겁니다
"역대 고에이 게임들과 달리, 창조는 끝까지 돈과 식량이 충분치 않습니다"
삼국지든 신장의 야망이든 성 한 세네개 먹고 나면 그 뒤로는 그냥 클릭노가다였던 전작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입니다. 지금 제가 플레이하고 있는 도쿠가와 가문은 1년 식량수입이 60만 정도입니다. 근데 병력이 90만(이게 가능하냐는 잊읍시다... 게임입니다...)인데, 이 병력이 1년을 풀로 작전하려면 단순 산술적으로 270만의 식량이 필요하죠. 즉, 단순한 식량생산량만으로는 1년에 3개월 밖에 작전을 못합니다. 물론 90만명이 전부 한꺼번에 동원되는건 아니고, 전선별로 상황이 다르니 대략 20~30만 정도로 작전한다면 1년 가까이 작전을 할 수는 있으나, 중요한건 하여튼 식량이 후달린다는거죠. 게다가, 비축식량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이 쪽의 병력이 출동 못하는 틈을 노려 적들이 떼로 몰려오니 또 쫄깃해지죠.
식량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작은 병기인 말과 철포(조총)를 조달하는게 다 돈인데, 이게 또 만만치 않게 돈이 들어가요. 당연한건데 여태까지가 좀 문제였던거죠. 전전작인 혁신의 경우 시설을 아득바득 집어 넣으면 1천원으로 철포 1만정씩 얻고 그랬는데, 창조에서 철포 1만정을 얻으려면 돈 4만이 필요합니다. 지금 제가 플레이하는 도쿠가와 가문은 거의 모든 내정을 돈생산에 집중하고 있는데도 월 수입이 8만원 밖에 안됩니다. 사실 제가 식량이 후달리는것도 다 돈생산에 집중했기 때문인데... 창조에서는 병력 10명당 무기 2개가 필요합니다. 말 철 모두이니, 4개가 필요한거죠.(말은 철포보단 좀 쌉니다만) 즉 10만명을 출동시키려면 철포와 말이 2만개씩 필요한데, 이거 조달하는데 15만원이 든다는거에요. 고민을 안할 수 없게 되는 부분입니다.
거기에, 창조 원판에서 도입된 정책의 경우, 시행비용이 들어갑니다. 그게 원판에서는 정책당 단가가 정해져 있었는데, 확팩들어서 정책시행비용이 "인구비례" 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도쿠가와의 경우 정책시행비용이 또 월 3만원정도... 즉 월 실 수입은 5만원인데, 이걸로 새로 성 짓고, 외교 모략도 하고, 무기도 사고 별걸 다 해야해서, 재정상의 고민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진짜로 "경제" 라는 것을 전쟁과 밀접히 접목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게, 이번 창조확팩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봉께, 문명의 노예인 제가 일시적으로 문명에서 해방되어 버릴 정도로 이 게임은 재밌습니다. 마, 그래봐야 또 다시 창조의 노예인거긴 하지만...
그러니까 창조하세요. 두번 세번 수십번 하세요 ㅋㅋ~
첫댓글 지성 개발이 생겨서 좋긴한데 단점으론 AI들이 내정을 개판으로 해서 노가다가 심하다는거죠. 내정시설을 한번에 한개밖에 철거 못해서 다시 짓기 ㄹㅇ 빡칩니다.
저같은 경우는 그런 쪽으론 근성가이라, AI가 개판쳐놓은 내정을 다시 최적화 하는 재개발도 좋아합니다~
그거 반에디터로 미문옥 수장 능악당 조건 걸어서 못짓게 하면 그나마 내정 잘하더군요. 나중에 2만도 못넘기는 것들이 2만 5천 찍을때 좀 낫던..
@Argos 미문옥 능악당 지어놓아서 인구는 잔뜩 불려놓긴 하죠~
오오 코에이의 부활 오오
그래도 삼국지는 개판칠 듯;
지금 이 창조 제작진이 삼국지 13도 손대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기대해봐도 좋을거 같습니다~
@앙겔루스 노부스 삼국지 12는 완전히 스킵했는데 기대해도 되려나요 ㅎㅎ
에도성은 지성으로 나오죠 ㅋㅋㅋㅋ 지성을 본성으로 바꾸는 전국전이 나왔음 참좋았을텐데요 .. 저도 도쿠가와로 관동까지만 먹고 지성짓고 세월아네월아 내정플레이중입죠 ㅋㅋ
아, 진짜 관동은 풍요 그 자체~ 저는 기본 성향이 내정덕후다보니 전국시대에서도 호조가문을 좋아했는데, 호조가문으로 관동만 딱 먹고 지성짓고 노는거 너무 재밌습니다. 나중에 한번 진짜로 관동만 먹고 관동 밖을 다 먹은 세력과 한판 승부를~
해 봐야 호조 우지마사 우지나오 꼴 되겠지만요... ㄲㄲ~
@앙겔루스 노부스 지금그러고있는데 관동이랑 오슈까지 먹고 내정내정하다보니 시마즈가 천통직전인데 그래도 ai 더군요 ..제가 이겨요 ㅠㅠ
@기억력감퇴 소스요네...
돈 생산은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차라리 쌀생산에 올인해서 쌀팔아먹는게 낫지않나요.
원판에선 그랬는데, 확팩에선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쌀 판매는 판매량 자체에 한계가 있기에 나중가서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게 쉽지 않아요. 이를테면 남만 상인한테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최대금이 6만 정도인데, 한꺼번에 살 수 있는 최대 철포구입비용은 10만정도입니다. 돈이 받쳐주지 않으면 돈을 조달할 수가 없어요. 정책비용이 엄청 오른것도 있고 해서.
약속의 땅 관동 ㅋ
미카와-오와리-미노 라인도 훌륭하지만 관동의 그 넓고 넓은 지역을 보면 흐뭇해지죠.
실제에서도 일본에서 단연 압도적인 평야지대니~
악명높은 오다와라성 ㅋㅋㅋㅋㅋㅋㅋ 중반까지 그거 떨어뜨리려다 낭패본 유저들 부지기수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지간히 세력 커지기 전엔 넘보기 힘들죠~ 그러나, 역시 세력 커 진 다음에는... 우에스기 겐신은 막아내고 히데요시한테는 털린거 고증~
@앙겔루스 노부스 그러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병력 쥐어짜내서 긁어모아 오다와라 힘들게 포위하고있음 사방에서 원군 벌떼라던데 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 병력회복된 우지야스 가끔 다시 튀어나와주고 ㅋㅋㅋ
@그녀가가잖아-_- 으... 성에서 다시 튀어나오는거 극혐 ㅋㅋ~~ 게다가 저는 추가무장 넣고 하는데, 저 멀리서 달려오는게 호조 소운 호조 우지쓰나면 진짜 욕나오죠~
저도 앙겔님 꼬임(?)에 해봤는데 홀딱 반했습니다. 이게 무려 전선이 형성되요. 하면 할수록 우러나오는 깊이가 있더군요.
이야, 이거 추천한 보람이 있습니다~
전히 과도기적이라 노가다스럽기도 합니다만 재밌죠
초반에 꼼꼼한 마이크로 컨트롤 할 때가 더 아기자기 한 것은 어쩔 수 없죠.
신장의 야망은 천상기였나요? 그거 하다가 멘붕와서 관둔게 다인데 정말 끌리네요 ㄷㄷ 스팀으로 사기는 좀 복잡하고 코에이 프라이스에 신장이라 한국에 정발 되지 않을거라는게 참 ㅜㅜ
천상기는 창조가 나오기 전까지 최고 명작이라 꼽히고 지금도 최고라는 사람들 많은데 취향에 맞지 않으셨나 보네요. 정 뭐하면 토렌트로라도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