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는 일어나마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귀빈이 온다는 말을 들었지만
궁의 모든 궁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체 누가 오는 것일까?....
많은 음식들과 궁의 모든 곳을 샅샅이 청소를 하고
대소신하들이 무리지어 궁으로 입궐했으며
한가롭게 보이던 리마님과 리문님도
눈 마주칠 시간도 없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왠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두 사람 모두 마치 나를 모르는 사람처럼
옆으로 지나가는데 뭔가 찌릿하고 따끔거린 이유는 뭘까?
리마님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지나쳐 버려서....
서운한 마음도 잠시 또 다시 많은 일거리가
쏟아져 나왔다.
"야....."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야...."
또 들리는 소리에 다시 뒤를 돌아보았으나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누구야....한번만 더 부르면 죽는다.."
가뜩이나 널려있는 많은 빨래들 때문에 짜증나 죽겠는데
누군가의 장난이 신경에 거슬렸던 것이다.
"야...."
"죽을래...?"
소리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연희는 놀란 나머지 빨래위에 주저앉고 말았다.
눈앞에 장난스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리문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질 한번 무섭네....죽인다며?"
"지체 높으신 분이 그런 장난을 치십니까?"
연희는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이 툭 내뱉고 말았다.
'아차'하는 순간 이미 때늦은 후였다.
감히 달의 신 리문이에게 버릇없는 말을 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맹랑한 아가씨네...."
"송구하옵니다...저도 모르게 그만...."
"도통...이곳하고 어울리지 않는 여자야..."
"네?!"
"아무리 처음 들어왔다고 하나 하는 말투하며 행동까지..."
"버릇없었다면 죽을 죄 지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죄인처럼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러나 리문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고
그녀에게 질문을 건넸다.
"네 이름이 뭐야?"
"제 이름이요?"
"그래..."
"연희옵니다..."
"연희라...."
갑자기 내 이름을 물어보는 그가 조금은 이상했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그가 그다지 화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랑 놀자..."
"네?"
"나랑 놀자"
"하지만 일이 많아서..."
"어허...감히 내 명을 어길 것이냐?"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이던 그녀가 보였는지
리문이는 때마침 지나가는 궁녀들을 불러 세웠다.
"네들이 이거 다 해..."
"네?!"
그리곤 무작정 연희의 손목을 잡고 끌고 가는 리문이었다.
연희는 그의 행동에 놀라 그저 끌려가고 말았다.
*
설화가 오는 날이면
궁 안은 정신이 없을 정도로 숨 가쁘게 돌아갔다.
많은 연회와 다른 나라에서도 사신들이
보낼 정도이니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한 나라의 주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천상의 나라 신들 중에서 리마가 최고의 신이지만
그녀 역시 리마의 정혼녀답게 만만히 상대할 수 없는
비범한 여인네였다.
보여 지는 자태에선 그저 한없이 연약하고 여리게만
보이지만 그녀는 거대한 산처럼
높고 위대해 보였다.
그녀가 거의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녀를 마중 나가기위해 리문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마님..."
"리문이는...?"
"송구하옵니다...리문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라...?태웅 리문님이 어디 계시는지 모른단 말인가?"
"송구합니다...태사자..."
"그대의 본문을 잊었는가?"
"그만...리문이 아마 일부러 피했을 거야...
"송구하옵니다..."
"네 잘못이 아니다...그만 가자..."
아직 나를 똑바로 쳐다 볼 수 없다는 건가?
벌써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리문이는 예전과 변한 것이 없었다.
*
"형이 그녀를 죽었어.....형이... 형을 다신보고 싶지 않아"
분노의 찬 리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살리고 그 아이는 죽음을 스스로 택했다.
그녀는 죽음의 신 사후와 거래가 있었던 것이었다.
타르와의 전쟁으로 미르는 위태로웠다.
그래서 나를 살려주는 대가로 그녀의 목숨을 대신 바친 것이었다.
그녀의 죽음으로 마음을 돌렸던 설화가 다시 문을 열었고
설국의 병사들이 궁지에 몰려있던
미르를 도와 타르의 병사들을 몰아내고
다시 미르의 평화를 되찾아 주었다.
*
리문이가 연희를 데리고 간 곳은
그 아이와 추억이 있던 그의 공간
달문이었다.
달문이란...
낮 동안 태양을 피해 달이 숨어있는 곳이다.
어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곳은 달빛처럼 은은한 아름다운 빛이 그들을 맞이해주고 있었다.
몽환적인 아름다운 빛에 그만 연희는 아까의 일들을 잊어버린 듯 보였다.
사이사이에서 비추는 빛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곳에 흑마가 보였다.
리마의 말이 순백의 말 유니콘이었다면
리문의 말은 검디검은 흑마였다.
"저 말은 흑마네요..."
"멋진 말이지..."
그의 말대로 아주 멋진 말이었다.
잘 다듬어진 튼튼한 근육과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검은 꼬리가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찰랑거렸다.
"이름이 뭐예요?"
"흑지..."
"멋지다..."
그의 말이 연희에게 다가섰다.
보기완 다르게 아주 순한 말이었다.
리마의 말은 장난스러웠다면
리문의 말은 의젓하고 순해보였다.
"이 녀석이 네가 마음에 들었나본데..."
"네?"
"나 말고 따르는 사람이 없었는데....너한테 이 녀석이 다정한데..."
"그...그래요...."
'이상하다...유니콘도 날 잘 따른다고 리마님이 말씀하셨는데....'
그렇다.
리마의 유니콘 리문의 흑지
무슨 연유인지 그녀를 잘 따랐던 것이었다.
*
설화의 마차가 도착했다.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앉자 마차의 문이 열렸다.
그녀의 호위장군 무소의 호위를 받으며 설화가 내렸다.
역시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 뒤를 이어 그녀의 남동생 설강이 내렸다.
"오랜만입니다..."
"잘 있었소...."
"예....덕분에...."
"형!!!"
"그래....아주 많이 컸구나..."
"형이라니....리마님이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괜찮소..."
거대한 그녀가 내 앞에 단단한 산처럼 서있었다.
단아한 자태로 나를 응시하면
나도 모르게 살짝 긴장한다.
그 만큼 그녀는 리마와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관계였다.
그래서 리마는 그녀와 이런 대면이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좋은 여인이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사랑할 자신이 없는
그런 리마의 마음과도 같았다.
빨리 들고 온다고 했는데
그래도 빨리 들고 온 거 맞죠?ㅋㅋㅋㅋ
백야의 전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언제나 님들께서 달아주시는 댓글이 얼마나 응원이 되는지
아세요?ㅋㅋㅋ
늘 감사드려요
첫댓글 맨위에 이미지는 인물표인가요 이쁘네요 앞으로 스토리가 더욱 궁금해져요 다음편도 기다릴께요
감사해요....더욱 분발하는 여우비야가 되겠습니다...^^
글을 잘쓰시네요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미있어요
정말요? 감사드려요....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너무 잼나요.. 다음편 휘리릭~!!
늘 감사드려요....앞으로 더욱 힘내겠습니다...
기다렸는데 재밌어욤, 설화와 설강의 등장..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담편도 기다릴께요~
기대해주셔서 감사해요...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담편도 기대합니다~~
감사해요...이들의 운명적인 사랑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두 잘읽고 갑니다^^
안녕하세요...감사해요...태.달 잘 부탁드려요...^^
담편 보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