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 시속61km로 늦춘다
빛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덴마크 물리학자 레네 하우 박사 연구팀은 초속 18만6,171마일(약 29만9,600㎞)로 우주 빈 공간을 가르는 빛의 속도를 시속 38마일(약 61㎞·초속 16.9m)로 감속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달빛이 지구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초 남짓. 이처럼 빠른 광속(광속)을 자전거 선수가 낼 수 있는 속도에 못미치는 정도로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우 박사와 미 하버드 대학원생, 스탠포드대 스티브 해리스 박사가 참여한 연구팀은 앞으로 거북이가 기는 속도인 시속 120피트(약 36m·초속 1㎝)까지 빛의 속도를 감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이 빛의 속도를 2,000만분의 1 가깝게 늦추는 데 사용한 것은 [보스-아이슈타인 응축 물체]라고 불리는 원자들의 집합체. 이 응축체는 절대온도 영(0), 즉 영하 273.15℃로 냉각된 상태이며, 원자들의 움직임이 거의 중단된다. 응축체 내 원자들은 중첩되거나 거대 원자로 합쳐지고 운동량이 제로 상태에 머물게 돼, 이 물체를 통과하는 빛의 속도는 느려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번 연구 성과를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광자(광자)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광학 컴퓨터, 고속 스위치, 통신 체계, TV, 야간 투시장치 등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빛의 속도를 늦춤으로써 광학 통신시스템에서 잡음을 걸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우 박사는 말했다.
[1999.2.19일자 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