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기가 없어서 한국선수 대부분 아침일찍부터 관광길에 올랐다.
나는 9시반부터 국가별 미팅, 오후2시부터 도시 오리엔티어링에 대한 세미나가 있어서
부득이 혼자 남아야 했다.
이윽고 Country Meeting
한국,일본,중국,홍콩,대만,북한,카자흐스탄 대표들이 모였다.
아시아연맹 회장이면서 홍콩협회장인 홍콩의 유 도미닉씨가 사회를 본다.
그간 장기 집권한 홍콩의 이 치킨씨는 모든 자리를 물려주고 이번엔 참석을 안 했다.
평소 해외에서 만나면 나와 단 둘이서 술도 마실정도로 친했었고 클라스도
나와 같은 M50이라 서로 산에서 만나면 하이파이브도 해 줬는데 참 아쉽다.
북한에서도 대표한명에 통역여자가 들어왔는데 이런 미팅이 처음인지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 아무말도 못하고 패스.
결국엔 제일 마지막에 다시 한번 발언을 얻어 북한의 실정을 이야기 했다.
통역이 모기만한 소리로 해 무슨말인지 잘 들리지 않았으나 어쨋든 대회를
한번 해서 약 250명 정도가 참석했다는 말만 알아 들었다.
이번 미팅의 쟁점은 3가지
1.세계선수권 대회(WOC) 규정 변경이다
지금까지는 세계선수권을 해도 예선을 거쳐 성적이 좋은 선수만 결선에 올라갔는데
아시아선수들은 대부분 탈락하고 유럽선수들 만의 잔치가 된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에 규정을 고쳐서 미들과 롱 경기땐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으로 바로 간다.
각 나라별 1명씩은 무조건 본선진출의 개런티를 해주고 나머지는 그간의 성적으로 추려낸다.
그리고 이번 아시아 선수의 우승자는 자동출전권을 갖고 비행기티켓도 준다는 내용이다.
스프린트경기에 릴레이도 포함시켜 미디어가 좋아 할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임을 한다는 거다.
2. 올림픽에 오리엔티어링이 들어갈수 있도록 노력한다.
여태껏 항상 노력을 한다고 하였지만 요지부동 변하지 않던 국제연맹이 드디어 강력히
추구하는 목표가 되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앞으로 있을 큰 국제대회에 오리엔티어링종목이 들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제연맹 차원에서 강력한 지원을 해 준다면서 큰 대회가 있을시 반드시 알려달라고 했다.
3. 2014년 차기대회
카자흐스탄이 단독 입후보 해서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하였다
날짜 : 2014년 8월20일 부터 28일까지
그리고 카자흐스탄은 작년 동계아시안게임때 스키오리엔티어링 종목을
집어넣어 거의 모든메달을 독식해서인지 스키오리엔티어링을 집중 육성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내년 3월1일 - 11일까지 제1회 아시아 스키 오리엔티어링경기를 연다고 했다.
스키 종목으로 오리엔티어링 강자자리를 꿈꾸는 듯 하다.
여태껏 국가미팅은 1시간 반 정도 했었는데 오늘은 3시간을 훌쩍 넘겨 끝났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비에 가니 이번대회 총 책임을 맡고 있는 판씨가 세미나에 같이 가잔다.
이대로 가면 저녁때나 돌와와서 아무것도 못할텐데..
나는 참석 못함을 정중히 사과하고 돌아섰다.
이제 뭐하나
혼자 있으니 심심하기도 해서 바로 옆 도시인 소주(蘇州)에 한번 가보기로 하고 나섰다
중국인들은 소주에 태어나서 항주에 사는게 꿈이라고 한다.
그렇게 멋있다는데 언제 여길 올거야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우시 스테이션 이라고 하자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
와우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때 역을 나타내는 한자가 마침 생각나 수첩에 적으니 그제서야 떠난다.
우시역에 도착하니 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인구많음을 실감케 한다.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사람 모두 차표사면서 신분증을 같이 낸다.
첨에 나는 가만히 있었으나 중국말로 마치 면상 이라는 말을 하길래 아 얼굴나온것
보여 달라는 구나 하고 여권을 내미니 OK
기차가 시속 300키로 미터로 달려 10분도 안돼 소주에 도착,
택시 타고 졸정원(拙政園)으로 향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이곳은 중국식 정원이다.
호수속에서 오랜시간 동안 물의흐름속에 방치되어 주름과 구멍이 많다는
태호석(석회암)이 많이 있었고, 연못에 비친 정자건물이 한껏 자태를 뽐낸다.
이곳에 며칠 있으면 신선이 되어 있을것 같을 정도로 마음이 푸근해 진다.
역으로 가려고 걷고 있는데 운하를 다닌다는 배 매표소가 있다.
최소한 2인이상이어야 된다고 하길래 아예 2인분 금액을 지불했다.
육지에서 보는것과는 사뭇 다른 운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이 다 보인다.
집집마다 창밖이 바로 운하다.
어떤곳은 카페로 만들어 느긋하게 커피마시면서 운하를 볼수 있게 해 놓았고
어떤 집은 계단에서 나오면 바로 운하다.
40여분을 한가로이 사공과 나 둘이서 운하를 만끽한다.
사공이 심심한지 노래를 들려준다며 노래도 몇곡 한다.
한국사람(한꿔 라는 말을 미리 익혀 놓았다)이라고 하자 좋아하면서
바지 주머니에서 한국돈을 꺼내 보인다.
만원짜리 하나, 오천원짜리 하나다.
소주 관광안내 팜플렛엔 바로 이 운하풍경이 대표적으로 나온다.
보트를 다 타고 역으로 가려는 순간 옆에 있던 한사람이 오토바이로 태워 준다 한다.
내가 배에 탈때부터 사진도 찍어주고 친절히 한 사람이다.
거절할까 하다가 무시하기도 그렇고 해서 뒤에 올라탔다.
근데 역으로 가려면 우회전 해야 하는데 좌회전을 한다.
이 길도 있는 모양이지 하면서 가만히 있었는데 어렵쇼? 꽤 많이 간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 수첩을 보여주며(수첩에 소주역이라고 한문으로 써 놓았었다)
반대로 가자고 손짓하자 조금 더 가면 역이라고 했다.
예감이 좋진 않았지만 에라 그래 도대체 뭘 하려는건지 한번 가보자 하고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시내를 다 빠져나가더니 내리라면서 술집으로 가잔다.
No!
결국 삐끼였던 것이다.
역이 어디있냐 물었더니 건너편을 가리킨다. 저게 역이라고
건너편을 보니 버스터미날 같았다.
그냥 가려는 나에게 차비를 달라고 한다. 얼마냐고 물으니 손으로 20이라 하길래
나도 손으로 10위안만 표시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10위안을 지불해야 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수첩을 보여주며 소주역으로 가자고 했더니 기사가 그 밑에다 다시
화차 라고 쓴다.
아하 이제보니 내가 쓴 역이라는 한자는 기차역도 되고 버스터미날도 되는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기차역을 화차, 버스터미날을 기차 라고 쓴다는게 생각났다.
그럼 그 삐끼도 역에 제대로 데려다 주긴 주었구먼.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오늘은 맥주만 가볍게 들이킨다.
아시아 7개국가 미팅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중국식 가든 졸정원(拙政園)
졸정원
졸정원내 구멍이 숭숭뜰린 태호석이 많다
조그마한 나룻배로 호젓하게 즐긴 평강운하
운하옆은 이렇게 사람이 사는 집이다. 마치 마당이 운하인 듯하다
소주 안내 팜플렛에 이사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