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사 연구·교육 및 향후과제 발전방안 토론
베트남전쟁사(월남전쟁) 연구 경향과 향후 과제 및 교육 발전방향에 대한 학술 워크숍이 전쟁사 연구원과 교수 등 전쟁사 연구 전문가들이 발표 및 토론자로 나선가운데 지난달 16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베트남(월남)참전 제47주년을 맞이하여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주관으로 13시30분부터 17시까지 개최된 이날 워크숍은 최북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장, 전쟁사부 부장 김상원 박사를 비롯한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해외파병사연구원과 전 국방대학원 군사전략학처 교수 하대덕 박사, 군사연구소 지역분쟁사연구관 조상현 박사, 혜천대학교 국방안보연구소장 강창국 박사, 육군사관학교 군사학처 나종남 박사, 부산외국어대학교 황귀연 박사, 청운대학교 교수 김종욱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계경문· 조재현 교수, 육군대학 전쟁사학처 조성주 교수 등 전쟁사 연구기관 및 학계, 그리고 군사·보훈전문 언론사 박종화 전우뉴스 발행인, 이소웅 편집장, 참전용사 등 관련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하여 주제발표에 이어 이에 관련한 열띤 토론을 벌렸다.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부 김상원 박사 환영사와 군사편찬연구소 업무현황 보고에 이어 최용호 경기대 교수의 진행(사회)으로 펼쳐진 이날 워크숍은 ‘베트남전쟁사 연구 경향 및 향후 과제’, ‘베트남전쟁사 교육 발전방향’, ‘베트남전쟁 이후 베트남의 체제변화와 도이 머이(Doi Moi 개혁개방). 정책’ 등 다양한 주제발표와 이에 따른 문제점 도출 및 발전방향에 대한 토의와 참석자 전원이 참여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했다.
특히 이날 워크숍에서 최근 국방부의 정부(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한 ‘한국사 교과서 집필기준 개정’ 요청과 관련해 “현행 고교 한국사의 현대사 기술내용이 국가발전에 기여한 베트남참전 부분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다“며 이는“우리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을 약화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와 관련해 “대한민국 현대화 발전과정에서 베트남전 참전을 통한 국가발전에 기여한 긍정적 역할에 대한 합당한 평가 등이 역사 교과서에 반드시 서술 되어야 한다”며 개정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의 의견이 제기되었다.
◇베트남참전사 연구경향 및 향후과제
제1주제로 ‘베트남전쟁사 연구경향 및 향후과제’에서 하대덕 국방대학교 교수(맹호사단 기갑연대 2중대장으로 참전)는 “한국군의 참전에 관한 연구가 전쟁지도, 군서전략, 전투사 측면 등 다양한 범위로 연구되어 국가정책 및 군사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까지 발간된 ‘베트남전쟁사’ 중 미흡하였던 주월한국군사령부, 건설지원단, 제100군수사령부, 백구부대, 은마부대, 태권도 교관단 등의 임무수행과 역할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단행본으로 발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 교수는 또 “베트남전쟁에서 수집된 모든 자료들을 전쟁업무수행 과정별로 체계적으로 분류시켜 과학적 인과율에 의한 전쟁이론을 정립해 전쟁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며 “전쟁사 전체의 내용을 완벽하게 완성시킬 수 없을 경우에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하여 우선적으로 국방 업무분야에서 적용할 ‘군사전략기획-작전계획 수립-전술’ 등의 군사이론에 관련된 군사사 편찬에 보다 집중적인 노력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군사연구소 국제분쟁연구관 조상현 박사는 “현재 군내에서 베트남전쟁을 부르는 명칭이 파월 한국군전사, 주월 한국군전사, 월남 전사, 베트남전쟁, 월남 전쟁 등 명칭이 통일되지 않은 감이 있어 먼저 전쟁의 명칭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전쟁 명칭의 일괄적인 통일은 그 명칭이 가지는 특성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과정에서 신중하게 접근하여 정리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 연구관은 이어 역사교육의 연계성에 관련하여 “베트남전쟁 참전의 역사적 의미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루어지게 하겠다는 ‘의지’가 우선 선행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이러한 의지가 전달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며, 장치는 정부의 교육과정 개편에 관련한 위원회에 국방부에서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조 연구관은 교육수단과 관련해 “국방부에서 베트남참전사에 대한 교육용 교재를 만들어 교육부의 협조 하에 일선 학교에서 이 교육이 시행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며 역사교육이 이처럼 ‘의지, 장치, 수단’이 3위 일체로 잘 조화를 이룬다면 베트남참전사에 대한 역사교육은 충분히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전쟁사 교육 발전방향
제2주제로 ‘베트남전쟁사 교육 발전방향’에서는 베트남전쟁의 성격과 중요성으로 베트남전쟁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를 위한 정의의 전쟁, △전략적 상황이 한반도와 매우 유사한 전쟁, △4세대 전쟁(※정규군에 의해 벌인 전쟁이라기보다 주로 게리라 전술을 구사하는 ‘베트콩(Viet Cong)’이라는 비정규군에 맞서 비교적 첨단무기를 지닌 현대화된 정규군이 치른 전쟁), △우리 군이 해외로 장거리·대규모 파병을 최초로 했던 전쟁, △과거사를 규명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과 베트남 간에 우호관계를 증진시킨다는 차원에서 더욱 연구할 가치가 있는 전쟁이라는 점에서 베트남전쟁은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의 전쟁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전쟁사료로 이와 관련한 중요성을 분석 제시했다.
또 발표 및 토론자는 “각 군의 사관학교·대학에서 전쟁사 교육 중 베트남전쟁에 대한 교육 비중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더 디지털화된 기법을 통하여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청소년 역사교육 중 ‘한국 근대사’의 기술 내용에 대해서도 한국군
의 역할이 올바르게 서술되도록 역사학계에 더욱 협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육군사관학교 군사학처 나종남 교수는 “전쟁사에 대한 이와 같은 연구와 교육 체계가 완성된 이후에는 군 교육기관의 전쟁사 교육체계를 검토해 ‘왜 가르치는가?’ ‘무엇을 교육할 것인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에 대한 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이를 위해 각급 교육기관이 교육내용을 고려하여 교육목표를 개발하고 미래의 전쟁에 대비하는 관점에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전쟁 이후 베트남의 도이머이
제3주제로 ‘베트남전쟁 이후 베트남의 체제변화와 도이머이(Doi Moi 개혁개방)’에서 부산외국어대 황귀연 교수는 “베트남은 제한적이지만 정치개혁의 의사를 갖고 있고, 경제개혁을 기꺼이 포용하여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열성적으로 도이미어를 추진함으로써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베트남 역사상 유래 없는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경제성장의 기조를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역내에서 적극적인 정치·경제·외교 역할도 담당하게 될 것이며, 세계 각국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베트남전쟁 이후의 변화 양상을 소개하고, “이러한 양상으로 세계 각국도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도 미래지향적인 한-베트남 관계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또 이와 관련해 “베트남이 도이머이 정책이 도입된 이후 석유 등 풍부한 산업자원을 바탕으로 경제활동의 자유화와 개방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됨으로써 베트남 전반에 걸쳐 많은 성과가 나타나 외국과의 활발한 무역으로 인해 국경과 문화의 개방과 함께 외국의 상품이 베트남으로 몰려오고 있으며, 특히 한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일본, 싱가포로 등 아시아 국가들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며 진출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우리나라도 기업 진출 등 국익을 위한 다각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한-베트남 공동 이익을 위한 발전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청운대학교 김종욱 교수는 “이제는 우리 중심에서 벗어나 베트남과 베트남 주민의 입장에서 개선책을 모색할 때이며, 대의명분과 정감, 체면, 자존심, 실리를 추구하고 있는 베트남에 부합하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여 이를 위해 우리 정부와 학계,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기구의 실태조사와 연구를 통해 장기적이고 직접적이며 진정한 화해를 전제로 한 돌파구가 있어야할 것”이며 아울러 베트남전쟁에 참가한 우리 참전용사에 대한 합당한 대우와 명예 수여, 전몰장병과 상이용사에 대한 보훈 책, 고엽제 피해자에 대한 보살핌 등이 우선적으로 차질 없이 이루어져야 할 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외국어대학교 계경문 교수는 “베트남의 개방정책인 ‘도이머이’ 이후 베트남 법제는 2001년 헌법을 일부 개정하여 ‘사회주의 지향의 시장경제체제’를 국가의 지도적 경제체제로 규정한 다음 우선 대외 개방정책의 외국인 투자법을 외국의 요구를 반영해 4차에 걸쳐 제·개정하여 시장 경제적 요소를 확대 하였으나 이러한 법제들은 대개 외국인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하여 그때그때 제·개정 되어 일괄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언급하고 이와 같은 문제점들은 “시장경제질서에 부합하는 결실을 맺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정상적인 거래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주제발표와 이와 관련 지정토론자의 의견 제시 및 토론에 이어 참석자 전원이 참여해 의견 및 제안 발표에 나선 종합토론에서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박민식 자문위원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국립현충원 묘역 관리개선’에 대한 정책제언을 제시하였으며, 베트남 앙케고지전투 참전자로 ‘앙케의 눈물’ 저자인 권태준 전우는 ‘앙케전투의 전사기록과 관련 의문점과 진실’ 을 증언했다. 이 외에도 ‘베트남전쟁사’ 명칭표기 통일문제(베트남전쟁-월남전쟁), 태권도 교관단 활약상, 전쟁 뒤의 또 다른 전쟁 십자성작전, 등 베트남참전과 관련해 증언과 토론이 펼쳐졌다.
이날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한국군의 베트남참전 결과가 경제적 발전 측면에서만 주목받은 반면 국가발전과 군 발전에 기여한 점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였다고 공감하였으며, 앞으로 군사사 연구 전문가와 언론사가 보다 더 깊이 있는 연구와 보도를 통해 참전용사의 명예를 고양하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이 소 웅 편집장/ Lhw4119@yaho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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