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식기반 사회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오늘날 교육계에서는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중 간과한 것이 있다면 학교도서관과 교육의 연관성 문제이다.
교육개혁의 주요내용을 보면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자료중심의 토론식 수업 등이 주요한 골자인데 자료중심 교육이라함은 학교도서관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현실은 학교도서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원론적인 교육개혁에만 치중하고 있어 학교도서관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외국 여러 나라에서는 도서관 업그레이드 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독서1순위 정책과 학교리터러시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21세기 스쿨 업그레이드 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학교, 공부하는 국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학교 리모델링 사업으로 학교도서관 확충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이제 우리도 열악한 학교도서관의 현실을 원망만 하지 말고 활성화에 앞장 설 주체세력을 형성하여 먼지가 가득한 도서관, 자물쇠로 꼭꼭 닫힌 도서관이 아닌 교육환경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바람직한 학교도서관상을 제시해야 할 때다. 이에 우리 인천중앙도서관에서는 지난 3월부터 관내 봉사대상학교(초등28개교, 중등16개교, 고등14개교)를 중심으로 학교도서관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학교도서관(실) 설치현황은 초등학교 85.7%, 중학교 87.5% 고등학교 100%로 평균89.7%의 높은 설치율을 나타냈으나 운영면에서는 형식적인 학교가 대부분이었다. 장서확보면에서도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학생1인당 장서수가 5.5권이라 했는데 관내 학교 학생1인당 장서수는 2.9권으로 평균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이다. 반면 전산화 현황은 초등학교 41.4% 중학교 75%, 고등학교 57.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교육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도 학교도서관(실) 현장에도 반영된 듯 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설과 장서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전문인력을 배치하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내 봉사대상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된 곳은 유일하게 고등학교에 1명뿐이었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도서관은 관내 초등11개교, 중등 8개교를 금년도 학교도서관지원 시범학교로 지정하고 학교를 직접 방문 지도하고 있으며, 담당자 및 사서도우미 등 운영요원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과의 연계를 통한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3개교(자유유치원, 논곡초교, 상인천여중)에 연령별. 학년별 권장도서를 구입하여 순회문고를 설치, 지원하였다. 특히 자유유치원의 경우는 특수장애유아들과 일반유아가 같이 어울려 교육받는 곳으로 학부모나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이상과 같이 관내 대상학교를 지원한 결과 학교도서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학교장의 의지가 중요하며 둘째, 전담인력의 배치가 필요하고 셋째, 시도교육청평가 및 학교평가항목에 학교도서관의 활동내용이 반영되어야한다. 또 넷째, 교육정보화사업에 학교도서관을 포함시켜야 하며 다섯째, 안정적인 재원확충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관계자 및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동참이 필요하며 언론에서도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학교도서관이 이제는 더 이상 정체되어 있는 죽은 공간이 아니라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 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바뀌어 우리의 교육 환경 속에 자리 매김 하기를 바란다.
학교도서관 살리기 위해 공간 파악 우선 되어야
박시동
학교 도서관을 살리자 라는 말에 공감을 하면서도 학교 현장에서 보면 도서관으로 사용할 공간이 딱히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한 학급의 학생수가 45명에 이르고, 정보화 교육으로 인해 컴퓨터실, 과학실 등 특별실을 만들고 나면 학교 도서관이 생길 장소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또 학급에서 학급도서를 모아 둔다고 하나 대부분 낡은 책이거나 시의성, 나이에 맞지 않는 책이 많아 장식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독서프로그램 개발(책을 돌려 읽거나 독서행사 등)에 신경을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많은 학교의 독서행사는 독후감 쓰기, 독서감상화 그리기, 독서퀴즈가 대부분이고 다양한 하면서 어린이들이 흥미 있게 참여하고픈 행사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학교교육과정 정상화 측면에서 기본적인 학교시설물과 교구 보유상황이 어떠한지를 먼저 조사하고 그에 따라 문제를 해결했으면 합니다. 교구가 부족하다면 교구 확충을, 기본적인 시설이 부족하다면 학교의 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교직원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여 일을 진행해야 겠습니다.
학교시설현황은 실제 학교교육과정에 운영되는 시설을 말하며 이름 뿐인 시설은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여 실질적인 조사가 이루어져야겠습니다. 또 교구확충면에서는 고장난 것, 규격에 맞지 않는 것, 모든 학년이 사용할 수 없는 것 등 숫자만 채우고 쓸모 없는 것까지 조사하여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정비하는 일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이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교내의 거품을 말끔히 걷어내야 합니다.
학교 도서관을 살리는 문제도 학교마다 처한 환경이 다양하리라 생각됩니다. 유휴공간이 있는 학교와 전혀 유휴공간을 내지 못하는 학교, 필요이상으로 과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 등... 이러한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학교내에서 토론회, 또 지역별로 학교 도서문화 살리는 토론회 등 여론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또 가정의 역할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온 작은 결과들을 학교에 접목시킬 때 아래서부터 변화가 이루어지리라 생각됩니다.
학교 도서관을 살려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하여
- 창원문성고등학교 도서실을 맡아 오며 -
박종훈(창원문성고등학교 교사)
1.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교직원과 학생들이 어디서나 검색을 하고 인터넷으로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산화 작업은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이번에 본교 도서실은 경남 정보 사회 연구소에서 사서를 파견하여 모든 자료에 대해 분류법에 의해 원칙대로 분류를 했고, 컴퓨터에 입력하여 정보화 작업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렇게 완료되어진 책이 정확하게 7,120권입니다. 경남 정보 사회 연구소에서 5명의 사서가 한 달 동안 분류 작업을 했고, 전산 입력 작업은 1명의 사서가 남아 3개월을 걸려서 했습니다. 그리고 1명의 사서가 계속 남아서 도서실을 관리 운영하며 전산 시스템을 시험 가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 학교 홈페이지와 연동하여, 인터넷으로 어디서나 도서 검색과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되었습니다.
2.학부모에게 도서실을 개방하겠습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학부모에게도 도서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도서실이 학부모와 자녀 사이에 책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선생님과의 상담도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상담실이 있지만 그곳에서의 상담은 공식적인 협상 테이블처럼 분위기가 굳어져서 자연스런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 중에는 교직원용 열람석을 제외하고는 도서실은 거의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 공간을 학부모와 자녀,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 간의 좋은 매개체로 제공하고 싶습니다. 책은 대화의 좋은 소재가 되고, 분위기를 매우 부드럽게 만들어서 모두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리라 믿습니다.
3.도서실에서 1주일에 한 차례씩 좋은 영화 감상회를 열겠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로부터 좋은 영화를 추천 받아 매주 금요일 일과 후에 명화 감상회를 가지겠습니다. 일과 시간 후에는 도서실이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독서 토론회도 하고 음악 감상회도 여는 그런 곳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매주 1차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가지고 하는 독서 토론회를 일과 후에 열 것이고, 주제를 정해 좋은 음악을 골라서 주 1회 이상 음악 감상회도 열 것입니다. 도서실을 일과 후에는 그런 용도로 개방하여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5.도서실을 시청각 자료실로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모든 학년 모든 교과목의 진도에 따라 필요한 자료를 발굴 가공하여 교과목의 진도에 맞게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그런 시청각 자료실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공통사회의 5월 교과 수업에는 “회의 진행 방법”에 관한 자료가 필요할 때, 자료실이 이를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과목 교사의 구체적 요청에 맞추어 회의 진행에 대한 영상 자료 등과 도의회 회의 장면 등의 동영상과 같은 자료를 시청각 자료실에서 제공하고, 한 번 쓰고 난 자료를 중앙의 시청각 자료실에서 집중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자료는 활용도 중요하지만 쓰고 난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지금까지는 개인적으로 찾아서 쓰고 나면 버렸고, 연관 교과목과의 자료 공유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 여겨집니다. 장기적으로는 교육 정보실과의 통합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6. 도립 도서관과 시립 도서관, 그리고 대학 도서관과의 정보 공유를 해 나가겠습니다.
인터넷이 지금과 같이 발달한 때에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면 이는 기술적인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다만 의지와 예산의 문제는 약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지만 있으면 예산의 문제는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7. 그래서 결국 도서실을 앞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공간으로 가꾸겠습니다.
종이 도서의 시대가 갔다고들 합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매체가 종이 도서를 압도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학교 도서관도 디지털 매체와의 조화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봅니다. 디지털 매체가 아무리 편리해도 종이 도서관의 고유한 기능은 그대로 남을 것입니다. 다만 두 매체의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조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