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30분
새벽의 찬 공기가 아직 밤 기운을 가득 머금은 길을
더듬 더듬 나섭니다.
약간 쇠한 몸의 기운은
차라리 마음으로 부터 달콤한 밀어와 같은,
영혼의 울림을 불러 일으킵니다.
양평까지는 잘아는 길이라 거침없이 달립니다.
제법 큰 곳이라 네비게이션으로 검색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이름이 틀렸는지 제대로 나오질 않아서,
미리 프린트한 약도를 봅니다.
그것마저 나오다 만것을 확인하지 않아 잘려진 그림은, 난감하게 합니다.
대략의 길을 아는지라 우선 믿고 가보기로 합니다.
촉박한 시간때문에 보조교사가 제대로 출발했었기를 기대했지만,
첫차를 놓치고 시간안에 도착할 수 없게 되었다 하니,
마음이 순간, 심란해 집니다.
한번도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은적이 없었는데
그 만큼 시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보조교사 본인도 최선을 다했다 하니,
할말이 없어집니다.
구름은 산아래까지 내려와
하늘의 기운으로 초목들을 씻기우고
먼 하늘가로 번지는 여명은,
태초의 그날처럼 장엄하기만 합니다.
다행히 길을 잘 찾아들고,
그토록 보고싶던 구절초 흐드러지게 핀,
비발디 파크에 도착을 합니다.
생각보다 1시간 30분이나 일찍 도착했지만,
강의장 방향이 엉뚱하게 되어 있어
한참을 빙빙 돌며,물어보기를 반복합니다.
몇대의 관광차에서는 멀리 일본과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
아름다운 가을 하늘과 단풍을 보고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겨우 강의 장을 찾고 시간이 되기를 기다립니다.
전에 도움을 주던 스텝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아침식사를 마친 교육생들이 차 한잔에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
번지듯 붉어오는 단풍잎들을 담아 마십니다.
좀 일찍 강의를 시작하려던 계획은,
모처럼 자연의 품속에 안긴 그분들을
네모난 공간으로 이끌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공직의 일을 하는 분들이라,
강의가 시작되자 빠짐없이 참석을 합니다.
짧은 시간과 여러가지 시설이 불 충분하여 다소의 어려움을 격었지만
자신과 가족,그리고 사회를 위해 일하시는
그분들속으로 스며듭니다.
고요함 속에 자신의 내면으로 떠나는 명상을 끝으로
아직 편암함에 젖은 분들과의 요가를 마침니다.
차 한잔에 예쁜 구절초를 담아
성숙으로 무르익는 계절의 기운을 마시고
햇살이 따뜻하게 퍼지는 길을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