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당 국민소득 6만 달러 이상, 전세계 개인 소득 평균 5위권.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 7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4위.
바로 아이슬란드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인구 31만명에 불과한 작고 척박한 동토 아이슬란드가 어떻게 이렇게 세계적 경제 부국이 됐는지 의아해 합니다.
영국만한 땅 면적을 가진 섬나라 아이슬란드는 지질학적으로 사람이 살기 매우 어려운 곳입니다. 두개의 거대 지각판이 밀려 나오는 대서양 중앙해령이 국토의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어서 많은 화산활동과 지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돌과 용암, 얼음으로 뒤덮인 아이슬란드의 땅의 대부분은 농사는 커녕 나무를 심기에도 적합치가 않습니다. 거기에 바람은 무지막지하게 불어닥치고, 겨울엔 수주 동안 밤만 지속되고요.
오랜 화산활동과 지각 변동, 빙하 침식 작용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의 풍광은 이처럼 훌륭하나, 인간이 생활하기엔 너무나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국토가 척박한지라, 전체 인구의 2/3가 수도이자 아이슬란드의 유일한 도시인 레이캬비크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야경.
전국민의 2/3가 살고 있음에도 (그래봐야 전체 인구가 20만명 수준), 아담한 마을 분위기라고 합니다. 인구 수가 워낙 적은데다 인구 이동도 별로 없어서 어딜 가나 아는 사람들을 만나며, 우스개 소리로 '전세계에서 가장 바람 피우기 어려운 도시'로 꼽히기도 하죠.
아이슬란드 수도권 밖으로 나가면 (연안을 둘러싼 국도 외에는) 도로조차 찾아 보기 힘들며, 도로가 있더라도 상태가 엉망입니다. 그래서 수도에 정착한 사람들은 관광을 목적으로 밖으로 나갈 생각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 "세계 최고"라는 자존심
아이슬란드는 한국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외침과 가난, 재해를 겪었으며, 국민적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교육열이 매우 높고 문맹률은 매우 낮으며, "하면 된다"는 정신이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슬란드 인들은 아이슬란드가 지구에서 가장 위대하며 무엇이든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계 최상위권의 경제 지수와 국가 경쟁력, 행복 지수를 비롯,
북유럽 문학 사가(saga)의 고향이기도 하고,
195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내기도 했으며,
3명의 미스 월드,
4명의 에베레스트 정복자,
세계 최초의 의회 제도,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 등의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2005년 미스월드 Unnur Birna Vilhjalmsdottir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 Vigdis Finnbogadottir (재임기간 1980년-1996년)
여기에 덧붙여 아이슬란드는,
- 0%대의 범죄률,
- 세계 최저 수준의 문맹률 (1-2%),
- 세계 최고 수준의 장수율 (평균 수명 81세),
- 세계 최고의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지열, 수력발전, 수소 에너지 등, 특히 지열 자원은 그 양이 엄청나서 아이슬란드의 주택과 건물 90% 이상이 지열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음.)
- 세계에서 가장 풍부하고 저렴한 전기,
-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상품 및 관광 자원,
- 세계 최대의 알루미늄 제련소 등을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아이슬란드의 천연 관광 자원 - 온천입니다. 전국 각지에 이처럼 노천 온천이 있어서 누구나 공짜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짧은 역사의 대부분을 덴마크의 속국으로 보냈으며, 19세기 초에는 나라가 붕괴돼 멸망 직전까지 갔던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게다가 불과 15년전인 90년대엔 어업 불황으로 경제 성장률이 0%대에 머물기도 했던, 너무나 오랜 세월을 가난과 역경 속에서 살아야 했던 불운한 국가였습니다.
아이슬란드의 역사, 경제 개혁
척박한 국토 위에서 아이슬란드 인들은 살기 위해 바다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0세기 초 아이슬란드에 처음 인간이 정착을 한 이래 사람들은 땅위에선 양을 치고 바다에선 물고기를 잡으며 극도로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14세기 말부터는 덴마크의 지배를 받기 시작, 18세기 말까지 거의 400년 동안 덴마크 국왕이 지정한 하나의 회사를 통해서만 무역이 가능한 억압된 식민지 경제 활동을 해야 했습니다.
18세기 말에 엄청난 화산 폭발에, 전염병, 흉년까지 겹쳐 전국의 인구가 3만 8천명까지 급감합니다. 국가의 멸망 위기까지 겪은 아이슬란드는 위기를 딛고 일어나 1918년 덴마크의 속국에서 벗어나 독립된 국가로 새 출발을 합니다. 그러나 독립 뒤에도 아이슬란드는 덴마크 왕을 섬기고 덴마크 왕에게 외교권을 위임하는 등,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합니다.
아이슬란드가, 속국이 아닌, 독립국으로서의 역사를 시작한 것은 1944년부터였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아이슬란드엔 독일군을 몰아내기 위해 미국 영국군이 주둔했고, 그 덕분에 엄청난 액수의 외자와 해외 투자가 쏟아졌습니다. 이때를 계기로 아이슬란드는 간신히 '근대 산업국'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여전히 어업으로 먹고 살아야 했습니다. 70년대에는 영국과 어업 영역 충돌로 사상사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1990년대에는 전세계 생선가가 급락하면서 아이슬란드의 경제도 추락했습니다. 당시 아이슬란드는 경제 성장률이 사실상 0%에 머물렀고, 실업률은 측정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치솟았습니다. 1차 산업인 어업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국가 경제의 치명적 약점이었죠. (9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슬란드 전체 수출량의 73%, 전체 외화 수입의 50%가 생선이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다시 빈곤해졌습니다.
이때부터 아이슬란드의 뼈를 깎는 경제 개혁이 시작됩니다.
북유럽 국가로부터 답습한 복지 제도를 크게 축소하고, 정년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늘렸으며(조만간 70세로 더 늘릴 계획), 은행, 통신 등 수많은 공기업들을 민영화시켰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업과 제약 및 기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정부 지출을 줄이고 국민 부담을 늘리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1999년엔 년간 경제 성장률을 5% 이상 끌어 올리고 실업률은 2%까지 낮추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슬란드는 중공업을 육성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는 워낙 소비 시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극단적인 기후 조건, 거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노동자 인구, 고학력에 비싼 임금으로 중공업을 일으키기도, 해외로부터 유치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아이슬란드 경제의 딜레마
이때 돌파구가 되어 준 것이 바로 알루미늄 제련이었습니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알루미늄 제련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선 아이슬란드가 최적지였고, 알코아를 비롯한 세계 유명 알루미늄 기업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이들에겐 전기가 무한정 공급되었고, 공해 제한 의무도 면제 받았습니다. 부족한 노동력은 필리핀 등지에서 인력을 수입해 충당하기도 했고요.
알루미늄 산업의 후광으로 주변엔 수력 발전소 등이 건설됐으며, 더 많은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향후엔 여기서 개발된 공업 기술을 타국으로 수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어업에 편중돼 있던 아이슬란드의 허약한 경제 구조를 다각화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알루미늄 산업의 가장 큰 의미였습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아이슬란드를 지탱하는 경제는 어업, 알루미늄 제련, 그리고 관광, 이 3가지입니다. 문제는 알루미늄과 관광은 서로 완전히 상충되는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알루미늄 산업에 전력을 대기 위해 건설한 수력 발전 시설 덕분에 수많은 자연이 수몰돼 버렸고, 이는 아이슬란드 전역에 환경 위기 의식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알루미늄 제련소가 향후 쏟아낼 공해와 폐기물도 걱정거리이고요.
아이슬란드의 3가지 대표 산업: 어업, 알루미늄 제련, 관광 이중 어업 의존도가 가장 높다. 아이슬란드엔 등록된 어업 선박 수가 2000개에 달하며 이중 100여대엔 생선 보존 및 가공 처리 시설이 장착돼 있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어류 자원 수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국론은 개발론과 환경론으로 분열돼 있습니다.
개발론자들은 알루미늄 산업이야 말로 예측 불허의 어업 중심 산업에서 아이슬란드를 해방시키고, 철저하게 낙후된 동부 지역의 삶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역설합니다.
반면, 환경론자들은 알루미늄 산업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과, 자연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이 산업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동부의 빈곤층 몇명에 불과하다는 점, 알루미늄 산업에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액을 현실적으로 거둬들일 수 없다는 점, 자연 그대로의 아이슬란드를 관광 자원으로 개발했다면 알루미늄 산업보다 훨씬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는 점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비록 아이슬란드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부국이지만 여전히 어업에 치중된 허약한 경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빠른 경제 성장 및 사회 체제 변화는 적은 인구 수와 수도권에 한정된 좁은 개발 지역에 기인한 면도 있었고요.
앞으로 알루미늄 제련을 중심으로 한 공업화를 통해 개발 국토가 넓어지고 인구가 늘어나며 산업과 사회 체제가 다양해졌을 때에도, 아이슬란드가 최우수 국가의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지난 100년 간의 염원이었던 고도 산업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지요. 그 해답은 아이슬란드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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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온천 가고파
아이슬란드 부도위기라던데 ㄷㄷ;
나도 온천가고싶당
진아... 우리 엄마가 온천가고 싶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