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단련을 위해 마라톤에 도전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섣부른 자신감 때문에 아무런 점검없이 레이스에 나섰다가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다. 체력을 키우고 지구력도 향상시키는 올바른 마라톤 요령을 알아본다.
◇건강하게 마라톤을 즐기려면
달리기는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무턱대고 달리기만 하면 오래 갈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면 달리기 전에 걷기를 통해 다리근육과 심폐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2주 동안은 걷기운동만 하되 처음 1주일은 하루 20분씩 4차례 이상, 나머지 1주일은 30분씩 걷는다. 다리 근육이 만들어지면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한다. 30분 동안 운동을 하되 2분 동안은 달리고 다음 4분 동안은 걷는 요령으로 한다.
달리기를 할 경우 관절은 몸무게의 3배 이상의 하중을 받게 되므로 올바른 달리기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몸은 지면과 수직을 이루도록 한다. 머리는 숙이지 말고 시선은 20여m 앞을 바라보면서 팔은 규칙적으로 앞뒤로 흔들되 상체에 가깝게 붙인다. 착지는 발뒤꿈치가 먼저 닿게 하면서 발 앞꿈치 쪽으로 굴러가듯 한다. 처음 달릴 때는 코호흡으로 충분하지만 조금 속력을 내면 자연스럽게 코와 입의 양쪽 호흡을 하게 된다.
시간과 거리는 조금씩 늘려야 한다. 걷기와 달리기를 함께하는 과정이 끝나면 걷지 않고 30분을 달릴 수 있게 된다. 처음에는 대화를 하면서 달릴 수 있을 만큼 천천히 달려야 한다. 초보자들은 하루에 30분씩, 1주일에 4번 정도 달려야 효과가 있다. 일단 30분 동안 달릴 수 있으면 1주일 단위로 점차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30분간 달릴 수 있고 시간과 거리를 조금씩 늘렸다면 5㎞ 정도의 대회에 참가해 보자. 5㎞ 대회에서 완주를 했다면 다음은 10㎞ 대회에 참가한다. 10㎞ 대회에 참가하려면 1주일 동안에 25~35㎞ 정도 거리를 잡고 하루에 5~7㎞씩을 달리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1주일 중 5일씩 6주 정도 실시하면 10㎞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다.
무리는 절대 금물. 달리기 중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기록과 완주에 절대 집착해선 안 된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적어도 마라톤에 입문한 지 2년은 되어야 하며, 꾸준히 운동을 계속해 왔어야 한다. 전날 밤 당직으로 밤을 새웠거나, 한 두 달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이라면 뛰다가 가슴이 심하게 아플 때 무조건 속도를 천천히 줄이며 멈춰서서 의료진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거나 달릴 때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며 아픈 사람, 심장병과 뇌중풍 등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1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도 전문의에게 운동 처방을 받아야 한다.
◇운동화와 복장은
운동화는 발의 특성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달리기용 운동화는 경기화와 훈련화로 나뉘는데 경기용은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발과 관절 등에 대한 보호 기능이 적다. 신발 매장에서 마라톤화로 분류된 대부분의 신발은 경기용이다. 따라서 달리기 초보자나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은 훈련화를 신어야 한다. 마라톤 대회에서 초보자가 마라톤화를 신으면 오히려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달리기용 신발은 발이 가장 커지는 오후 5시쯤 매장을 방문해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을 신고 골라야 한다. 러닝화는 자신의 발보다 10~15㎜ 더 큰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자신의 발 유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발에 가까운 사람은 쿠션이 많이 들어간 제품을 피해야 한다. 달릴 때 발이 안쪽으로 휘기 쉬운데 쿠션이 많은 제품은 발을 더욱 안쪽으로 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발의 중간 부위가 많이 파인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쿠션 기능이 뛰어난 신발을 골라야 한다.
러닝화의 수명은 약 600~800㎞다. 그 이상 신으면 쿠션 등 러닝화의 기능은 없어졌다고 봐야 하므로 새 신발을 구입하거나 내부 깔창이라도 바꿔줘야 한다. 옷은 땀 배출이 잘 되어야 한다. 일단 100% 면제품은 피한다. 땀이 흡수된 채 남아있어 장시간 달리면 무게감이 상당하다. 또한 피부가 쓸려 벗겨지는 경우도 있다. 쿨맥스 원단 등 땀 배출 기능이 우수한 소재의 복장을 착용한다면 상쾌한 느낌으로 달릴 수 있다. 가을과 겨울철의 경우 위에는 티셔츠를, 아래에는 타이즈를 입는 것이 가장 좋다. 타이즈를 입으면 근육을 조여주므로 바람의 저항이 줄어들기 때문에 훨씬 달리기 편하다.
이밖에 모자나 헤어밴드 착용은 머리와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눈에 들어가 시야를 가리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면 얼굴과 목에 흐르는 땀을 손쉽게 닦을 수 있다. 스포츠 선글라스를 쓰면 강한 햇살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아침에는 회색과 갈색이, 저녁 무렵에는 오렌지색과 노란색이 눈 보호에 더 효과적이다. 물통이 달린 허리띠와 스포츠 시계 등도 챙겨두면 도움이 된다.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과 다리의 구조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충격을 골고루 흡수해 별다른 문제없이 달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두 다리의 길이가 약간 다르거나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의 아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근력과 유연성, 심장 상태, 발과 다리의 구조적 문제 등을 파악하는 스포츠 의학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를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문재호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복수경교수(건양대병원 재활의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