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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활동가대회를 준비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민들을 한데 모아보기 위해 수다 자리를 기획했다. 인권활동가들이 함께 답을 찾아봄직한 질문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다. 기획수다는 모두 다섯 차례 진행된다. 세번째 기획수다는 대부분의 인권운동이 서울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인권운동을 만나고 고민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지역마다의 특이성과 장단점을 알 수 있었고, 다시 "인권"에 대한 물음이 제기된 자리이기도 하였다. 세 시간 가량 진행된 이야기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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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9년 1월 7일 정오 장소: 대전 수다꾼: 김산(다산인권센터/수원), 오렌지가 좋아(다산인권센터/수원),
김산 ; 수원은 지역과 서울 사이에서 약간 애매한 위치에 있다. 어쨌든 지역에 대해서 고민한다. 지역운동포럼, 촛불집회, 이주민 문제, 반도체 문제, 학생인권조례 등의 활동을 해왔다.
아요 ; 대구는 노조처럼 하는 활동들이 많다. 금융채무, 파산, 가계부채 문제 등 상담활동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대구는 의제별로 연대체가 많아서 그 연대체 안에서 다른 단체들을 만난다. 올해 차별철폐대행진, 최저임금 선전전 등을 진행했다. 출근선전전을 통해 성서공단 노조원들을 직접 만나려는 시도도 했었고, 420연대체도 꾸려져 활동을 했다. 대구는 뭔가 하나 꾸려지면 잘 연대가 된다고 평가를 받는 편이다.(420 때 사람들이 하루종일 결합하는 것을 보고 서울에서 온 사람들의 평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시기별로 하나의 의제에 대구지역 전체가 집중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반기 때는 이주문제로 출입국 앞에서 2달반 동안 천막농성 진행했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건지 뭔지 아무튼 뭔가 하나 뜨면 올인되는 경향이 있다.
풍경 ; 전북 평화와 인권연대는 16~17년 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다. 1세대 활동가들 이제 모두 없고, 후배들이 꾸려가고 있는 상황. 역사만큼 지역의 위상이 큰데 현재는 그만큼 역할을 못하고 있다. 2009년 힘든 한 해였다. 그러나 지역에서 한 일은 많았다. 청소년 주체는 없으나 청소년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였고(청소년 니코틴 측정기 도입 무산시킴), KT 특별 명예퇴직, KT 노동인권 감시팀 등의 활동을 했다. 상담도 잘 진행하고, 잘 안되던 인권교육도 2009년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확대했다. 장애문제도 시설인권연대(연대체)와 함께 활동 중이다. 장애인권 쪽으로도 인권교육 확대. 용산참사와 일제고사 관련해서는 사회공공성 네트워크를 통해 함께 활동했다.
김산 ; 다산은 상임활동가 3명, 책임활동가, 자원활동가 등이 있다. 라디오팀, 소식지팀, 채식모임팀, 반세계화팀, 인권교육팀이 있다. 총회는 없다.
아요 ; 후원금 약간 있고, 현물후원 등이 많다. 자원활동가 없다. 다른 단체 보면서 부러운 게 자원활동가 체계다. 대구는 그런 것이 별로 없다. 자원활동가라는 말도 생소하고, 학생 만날 수 있는 계기도 별로 없고, 젊은 사람도 없다. 서창호 활동가 대구에서 거의 막내급이다. 40대 50대가 많다.
풍경 ; 전북도 활동가 세대 갭이 있다. 30대 후반 40대 1세대. 중간다리들이 없다. 새로운 활동가들이랑 소통갭이 있어서 뭔가 따로따로인 듯. 저도 애매한 위치. 중간도 아닌데, 신참도 아니고. 운동사회가 학생운동 경험으로 연결되는 상황들. 학생운동이 아닌 다른 주체들을 끌어드릴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근데 어려워 보인다.
김산 ; 서울도 비슷한 듯. 새로운 주체들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30대 중반이 없다.
김산 ;수원은 삼성!
풍경 ; 전북은 군산 미군기지! 기지 관련 상담소 개설했다. 비행기 소음 등 문제. 주공아파트 주변 빈공층 문제. 평화주민사랑방 개설했고, 빈곤문제 상담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대학장학생 모임도 있고, KT 노동인권 감시도 있다.
아요 ; 특별한 건 없는 듯. 전국적 사항을 대구지역에 맞게 하는 것은 있는데. 금융채무 연석회의는 서울, 부산등과 함께하는 것이다. 대구가 그나마 대중조직화가 잘 되어서 뭔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이것도 대구의 문제라기보단 빈곤문제의 한 고리로 생각된다. 금융채무 상담 하시는 두 분이 금융채무자 출신이라 활동가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동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뭔가 북적북적 거리고 대중조직화가 잘 되는 것 같다.
고은태 ; "도를 아십니까?"랑 비슷하다. 위험부담 많고 비싸다. 왜냐면 사람과 시간을 많이 투여해야하니까. 3년 사이 만명? 하여튼 10배 수입 증가했다. 요새는 유니세프 등에서 하면서 잘 안되고 있어서 계속할지 고민 중이다. 회원이 많아지면서 회원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아직 잘 못하고 있다. 신입회원 몇 달에 한 번 교육하고 서로 인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것저것 참여기회 제공하려고 노력 중. 문자서명 같은 것으로. 용산 문제도 "하고 싶은 말 문자로 보내주세요" 공지하고 보내주면 모아서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그런다.
아요 ; 회원들이 금융채무자 분들로 치중되어 있어서 고민이다. 소식지를 시작한 것도 파산사업 뿐만 아니라 인권단체로서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보통 웹소식지하지만 우리는 40~50대 분들이 많아서 투박하게 종이로 했는데, 의외로 좋고 잘했다. 전체모임 한 달에 한 번할 때 30~40명 오시는데, 그 때 드리고 우편으로도 보낸다. 한 달동안 활동 공유하는 자리. 다른 단체에서 뭐 참여하거나 받아가거나 할 것 있으면 재빠르게 중계해서 회원들에게 알린다.
고은태 ; 대단하다. 한달에 한 번 모여서 무엇을 하시나요?
아요 ; 한 달 동안 있었던 소식, 뉴스클리핑, 동향 등.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회의하는 자리이다. 회의가 잘 되는 건 아니다. 박수치고 통과하는 식. 밥 같이 먹고, 계모임같은 느낌이다.
풍경 ; 전북은 초창기로 보시면 된다. 새로운 활동가들이 새로 시작하는 단계이다. 송년모임 때 사는 얘기, 활동공유 등 했었고. 회원상대로 뭔가 해본적은 없고, 회원소식지 정도 하고 있다. 회원들이 학생운동 인맥이라 동지 후원해주는 느낌으로 후원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 퍼져 있다. 그래서 메일 소식지 발송한다. 그 동안은 회원사업 보다는 정세에 기동력있는 개입 위주의 활동을 해왔었는데, 이제 새로 시작이라 민간단체 등록하고 기부금 영수증도 발급 시작하고 회원에 대한 고민을 늘려나가고 있다.
김산 ; 다산도 지역에서는 다한다. 인권단체인지 사회단체인지. 인권단체에 요구되는 것도 많고.
아요 ; 맞아요. 이름을 다 걸어야 해요. 안 하면 욕 먹고. 지역에 있으면 정당, 단체, 노조도 그렇고 왠만한 건 안하면 안된다. 저는 오히려 어느정도 자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고민이 될 정도. 감당이 불가능하다.
승욱 ; 참여하는 연대체 안에서 인권운동/단체로서의 역할은?
풍경 ; 지역은 일 터지면 대책위 체제로 간다. 인권단체에 요구되는 것은 전문성인 듯. 근데 상근자들이 아직 그런 것을 담보하지는 못하고. 노조나 이런 곳에서 나온 사람도 권리나 인권에 대해서 다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딱히 뭐 할게 있는 것도 아니고. 기초생활네트워크에서는 "기초생활수급이 수혜나 동정, 복지가 아니라 당연한 권리다"라고 얘기해서 잘 되었던 성과가 있었다. 근데 일반 대책위에서는 그냥 이름 걸고, 분담금 내고, 회의 참여 밖에 안한다. 인권단체로서는 딱히 별로 하는 것이 없다.
고은태 ; 인권 10대뉴스 보면서, 사회운동과 인권운동의 차이는 뭘까? 고민이 되더라. 그게 명확해지지 않으면, 대중들에게 그걸 설명해주지 못하면, 결국 똑같은 문제를 인권,노동 등 다른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것이라면 대중들을 이해시키기 어려울 듯. 그게 명확해야 인권운동이 계속될 수 있다.
아요 ; 참여하는 연대체 안에서 인권단체라기 보다는 그냥 하나의 단위로서 참여하는 것 같다. 근데 인권단체로서(만이) 할 수 있는 거 찾아야 하는 것 같다. 작년 영남대 CCTV 국가인권위 진정하는 것 정도가 인권단체로서 활동한 듯. 인권단체, 인권운동, 연대체 안에서 인권운동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야 되는 듯.
승욱 ; 그런데 연대체에서 인권으로서 전문적으로 활동한다면 산/풍경이 느꼈던 고민이 나오지 않을까요? 큰 노조나 단위에서 외주주는 식으로 사건 있을 때 인권단체 불러서 "여기 인권침해 있으니 조사 좀 해주세요" 하는 식으로. 뭔가 이용되는 느낌, 뒷치닥거리하는 느낌.
아요 ; 그렇게 이용되나 지금처럼 이용되나 똑같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런 식이 좋을 듯.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때우기만 하는 식이다. 연대체에 사람이 없으니 거리서명 시간 좀 맡아달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인권교육해달라고 요구해주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김산 ; 철도노조 인권침해 설문조사. 그 쪽에서 다 해놓고 불러서 같이 하자고 했다가 엉망이어서 결국 다시 하기로 했다. 처음부터 우리가 같이 했으면 설문조사 할 수 있는 게 많았는데. 그들이 겪은 모멸감을 인권의 언어로 드러내기 같은 거. 이런 활동 할 때 나한테 남는 것, 그 사람에게 인권은 어떻게 변했나?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 같다.
풍경 ; 정말 필요한 곳에서는 인권단체가 가야한다. 그러나 노조 이런데는 그런 역량이 충분한 것 같고. 갈 때 안 갈 때 잘 가려서 가야하는 것 같다.
김산 ; 그런 거 할 때마다 그 쪽 단체도 인권교육을 하라고 당당하고 강하게 요구해야.
고은태 ; 그런 것은 인권단체 연석회의 수준에서 결의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선언적으로라도.
고은태 ; 지역에서는 대학생도 없고, 잘 꼬셔서 교육해놔도 서울 가고.
아요 ; 녹생평론 서울 갈 때 다들 허탈. 풀뿌리 운동 하자면서 서울로 간다니. 정보를 찾아서 회원을 찾아서 잘되면 서울 갈 수 밖에 없는 구조. 학생들도 지역에 남게 되면 허탈감.
김산 ;노조도 지역에서 일 하다가 서울 한 번 올라가면 안 내려옴.
아요 ; 토론회 해도 역량이 안되니까 서울에서 와주기를 바라고. 사람이 없으니까 의존적. 인권교육 고민도 있지만 자신감이 없는 듯.
풍경 ; 지역의 인권운동단체는 종합적으로 다 해야되는데 사람은 없고 힘들다. 과부하가 걸린다.
김산 ;모든 활동/교육이 서울 중심이라서 지역에서 힘들다.
아요 ; 창에서 하는 교육 너무 가고 싶었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교통비 때문에 갈 수가 없다.
고은태 ; 인권운동이든 뭐든 모든 것이 서울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지긋지긋하다.
김산 ; 지역으로 들어가야 한다 말은 많은데 지역에는 아무도 없다. 인권단체연석회의에도 지역단체가 별로 없다.
아요 ; 지역운동 얘기하는 것도 운동이 중앙집권화 되는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 근데 나라 구조가 그런데..참 답답하다. 인권활동가대회나 교육도 시간이나 교통편의 문제라기 보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걸린다. 서울에서 하더라도 지방은 참가비를 깍아준다거나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오렌지가 좋아 ; 서울에서 교육순회 등을 했던 적은?
김산 ; 없다. 근데 그건 서울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과 지역에서 같이 기획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요 ; 의사결정기구가 다 서울에 있어서 지역운동은 항상 뒷북. 지자체는 집행기구라 "위에서 결정된 것, 어쩔 수 없다"라는 변명만. 우리도 아무라 해봤자 얘네가 어쩔 수 없다는 답답함이 있다.
아요 ; 지역간담회를 이런 식으로 자주 하면 좋을 것 같다.
풍경 ; 지역은 유대관계가 있으니까 말 한 마디만 해도 연대가 잘되고 서로 품앗이 해주고 좋다. 근데 인권문화 감수성에서는 그 관계가 방해된다.
김산 ;서울에서는 인간적인 유대관계가 부족. 기자회견도 잘 안되고.
고은태 ; 언론활용하기도 지역이 더 좋은 면이 있다. 서울에서는 MBC,KBS 절대 못나가지만 지역에서는 대구MBC 등 이런 거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다.
풍경 ; 인권 관련사항은 언론에서 우리를 찾는 장점도 있다.
풍경 ; 서울에서는 국회 앞에서 투쟁하고 법안 고민하고 하는 것들이 중요하지만, 지역에서는 지자체, 청와대, 정동영 의원실 탄원서 보내고 토론회 개최, 기자회견 하고 등의 활동 하니까 좋았다. 그리고 그런게 올라가져서 힘을 받고 영향을 주고 좋았던 것 같다.
고은태 ; 인권활동가들 전국적으로 6개월 파업을 하고 인권운동 미래 고민하고 재충전해야되는 거 아닌가? 7~8년 전까지는 인권운동이 전체 변혁운동의 부문운동이었는데, 이제는 독립적이 되었다. 그 때는 인권의 정체성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은 누구나 인권을 말한다. 지난 10년동안 인권운동이 뭐지 인권이 뭐지 이런 고민 못했고 정체성이 애매해졌다. 인권운동을 오래 했지만 인권운동으로 무엇이 바뀌었나? 차라리 당에 들어가라는 충고를 들었다. 할 말이 없더라. 왜 인권운동을 붙잡아야 하는가? 유용성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저 쪽이든 우리든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그 힘을 바탕으로 뭔가 바꾸어나가는 것. 어떤 보수라도 인권 나쁘다라고 얘기를 못하니까, 그런 걸 잘 이용해야 한다.
아요 ; 서창호 활동가랑 "인권활동가대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얘기했었는데, 인권단체 소속감 한 번 느끼기? 지역에서 만날 수 없는 거 만나고. 성소수자 문제 등. 그래서 자극도 많이 받고. 게임도 같이 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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