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창립 101주년 기념식이 10월 27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성대히 거행됐다. 이날 행사는 1905년 인도주의 구현을 목표로 창립된 대한적십자사의 101주년을 맞아 적십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인도주의 이념을 되새기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보다 나은 봉사활동을 결의하기 위해 실시했다. 이날 기념식은 한완상 총재를 비롯한 적십자사 임직원, 주한 외교사절, 봉사원, 유관 인사 등 모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완상 총재는 기념사에서 “우리는 이제 세계 185개 국제적십자사연맹 가입국 가운데 10위권 규모의 인도주의 기관으로 변모했다”면서 “하지만 감동없는 관료화된 봉사활동을 가지고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지속적인 개혁의지를 밝혔다. 총재는 또 “북한의 핵무기 실험으로 국제사회에서의 대북 제재조치가 이어지면서 그 동안 활발했던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북한적십자회에 이산가족상봉과 남북교류 등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단호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그 동안 국내외에서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하며 묵묵히 봉사해온 유공자들에게 적십자 포장 8,847명, 표창장 및 감사패 5,264명 등 모두 14,111명에게 포상이 수여됐다. 이날 「적십자 박애장 금장」은 1986년 ‘사랑실은 교통봉사대’를 창립하고 20년 동안 봉사대장으로 헌신하여 봉사대가 현재 40개 지역 13,700여 택시기사가 동참하는데 공로가 큰 손삼호(67)씨에게 수여됐다. <사진> 「적십자 박애장 은장」은 의사이며 가톨릭 사제로 의료봉사팀을 조직하여 20여년 동안 후진국과 재해지역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3만5천여명의 무료진료를 펼친 김중호(67) 현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과 공공기관 의사로 26년간 봉직하며 저소득 및 소외계층 장애우에게 의술을 펼쳐왔던 유병욱(59) 서울동부병원장이 받았다. 이날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받은 김말덕(63)씨는 1978년부터 부산진구 적십자봉사회에 입회하여 28년 동안 저소득 환자 치료비 모금, 장애인 및 홀로 사는 노인 복지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쳐 36,000시간의 자원봉사 시간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헌혈 30회 이상자에게 수상하는 헌혈유공장 은장에 탤런트 최강희씨가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관련기사 11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삶을 동행하는 것일 뿐” 지난 28년 간 3만6천시간이라는 경이적인 봉사활동 시간을 기록해 창립101주년 기념식에서 자원봉사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적십자 봉사장」을 받는 김말덕 봉사원. 김말덕 봉사원은 1978년부터 부산진구 적십자봉사회에 입회하여 28년 동안 저소득 환자 치료비 모금, 장애인 및 홀로 사는 노인 복지 지원 등의 활동을 펼쳐 적십자 ‘명예의 전당’에 등록되어 있어 있는 인물이다. 1978년 부산진여자실업학교에서 야학하던 학생들에게 라면급식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나선 것을 시작으로 적십자봉사원이 된 그는 지금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봉사처를 정해놓고 매일같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3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의 남는 일은 장애우들과 함께했던 봉사활동이라며 몸이 불편하신 이들과 함께 야유회도 하고 체육대회도 하면서 마음을 나눴던 일들이 눈에 선하다고 말한다. “눈을 감고 있어도 필요한 것은 다 알아봅니다. 오히려 눈 밝은 사람들은 못 볼 것을 많이 보게 되니, 우리보다 더 불행하지 않을 까요.” 김말덕 봉사원은 한 시각장애우가 하던 말을 전하며 “나는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들과 삶을 동행하는 것”이라고 늘 말한다. 그는 심장병에 걸린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수술을 도왔던 기억도 평생 동안 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창백한 얼굴에 시퍼런 입술, 손가락 마디마디가 푸르스름하던 꼬마아이들이 수술 후 혈색이 붉게 돌아올 때 그 뿌듯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지금까지 아이들 10명의 수술을 도왔고 처음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다고 자랑한다. 2002년 부산대학병원에 사후 시신기증을 신청하기도 한 김말덕 봉사원은 힘이 있는 한 어려운 분들을 위해 활동하겠다고 말한다. 과거 적십자무료급식소에서 밥 먹고 공부했던 여학생이 어느날 적십자봉사원이 되어 찾아와 인사를 할 때 너무 기뻤다는 그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가족처럼 여기고 형제처럼 대해주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밝아질 것이라며 오늘도 봉사활동에 나선다.
‘인도주의 문제 해결위해 적십자회담 열자’
존경하는 서영훈 전 총재님을 비롯한 각국의 외교사절 여러분, 그리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적십자 가족 여러분 ! 오늘 뜻 깊은 창립 101주년 기념식을 여러분과 함께 갖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과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세계 10위권 규모 도약 구한 말 국권침탈이라는 어려운 시기에 시작된 대한민국의 적십자운동은 지금까지 1백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가와 민족의 운명과 그 궤를 같이하며 이 땅의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동고동락 해 왔습니다. 지난해 연맹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적십자의 대표들이 대한적십자사가 펼쳐온 그간의 성과에 대해 찬사를 보냈던 것처럼 우리는 이제 세계 185개 국제적십자사연맹 가입국 가운데 10위권 규모의 인도주의 기관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이처럼 인도주의 분야의 선도기관으로서 국내외에서 인정받게 된 것은 그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사랑과 봉사의 외길을 걸어온 선배 적십자인들의 헌신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늘 현장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7만 명의 적십자봉사원과 15만 명의 청소년적십자 단원, 230만 명의 자발적 헌혈자와 후원자 분들의 열성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업적과 성과는 불가능했음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 동안 사랑과 봉사의 적십자운동을 이끌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감동없는 봉사 생존 힘들어 내외귀빈과 적십자가족 여러분 ! 올해는 또 다른 백년을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여러모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고 하겠습니다. 100년이라는 역사는 분명 자랑스러운 것이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그렇게 안이하지 않습니다. 이제 감동 없는 관료화된 봉사활동을 가지고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혁신과 변화를 기치로 과감한 조직 혁신을 단행하였으며 내부 구성원들이 공동체 의식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현재는 다소 불편할 지라도 이 같은 노력들이 모여 모든 적십자 가족들이 인도주의적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면서 다음 세기를 준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자연재해는 찾아왔습니다. 올 여름 한반도를 강타했던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는 첨단 과학기술과 문명이 발전한 이 시대에서도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이 나약할 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손 쓸 엄두가 나지 않았던 엄청난 재난을 극복해 내기 위한 위대한 기적도 또 다시 우리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수해지역 복구활동 경의 헌신적인 우리의 적십자봉사원들은 제일 먼저 재난현장에 도착해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 받고 있는 수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지난 여름 전국 곳곳의 수해지역에서 수마를 헤치며 헌신적인 복구활동에 참여하신 적십자봉사원을 비롯한 구호요원, 의료진 여러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자발적이며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신 시민재난구호봉사단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여러분, 소중한 구호품과 구호장비를 지원해 주신 기업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뜻하지 않은 북한의 핵무기 실험으로 국제사회에서의 대북 제재조치가 이어지면서 그 동안 활발했던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올해 만도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특별 대면상봉을 포함하여 남북적십자간 교류협력에 대한 합의내용이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남북교류협력 중단안돼 그러나 국내외 정치적 상황이 어려운 때일수록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교류 협력은 절대로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남북적십자사는 적십자정신을 발휘하여 헤어진 혈육을 찾으려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에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본인은 북한적십자회에 이산가족상봉과 남북교류 등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단호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안전한 혈액위해 노력 최근 국민 여러분께서 적십자운동에서 가장 걱정하고 계시는 부분은 아마도 혈액사업이 아닐까 합니다. 혈액사업은 과거의 잘못을 거울로 삼아 이제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그리고 적십자사가 혼연일체가 되어 혈액의 안전성 강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형의 혈액전산시스템과 검사기법을 구축하고 헌혈의 집을 확충하는 등 고통 받는 환자와 헌혈자 분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으니 따뜻한 시선을 부탁드립니다.
친애하는 적십자 가족 여러분 ! 이제 우리 적십자 가족은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중요한 이 시점에서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다양한 시대적 욕구에 발 맞추어 평화와 생명, 건강보호라는 적십자 본연의 임무를 되새기며 국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인도주의 운동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공적조직보다 더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만큼 효율성이 증대되어야 합니다. 최근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고교시절 열정적인 청소년적십자 활동을 한 뒤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번 적십자인은 영원한 적십자인’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인간의 고통을 예방하고 경감시키는 인류애적 책임과 소명을 다하기 위해 모든 적십자인들이 영원히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합시다. 그 동안 우리가 쌓아왔던 빛나는 인도주의의 업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인도주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끝으로 오늘 사회 각 분야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신 공로로 영예로운 포장을 받으시는 수상자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진심어린 격려와 축하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적십자 인도주의 운동에 변함없는 관심과 따뜻한 성원을 보내주시는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 한 완 상
‘국민에게 더욱 신뢰와 사랑받기를’ 존경하는 한완상 총재님과 대한적십자사 임직원여러분, 그리고 적십자 봉사원 여러분과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사랑과 봉사의 인도주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오신 대한적십자사가 창립 101주년을 맞이한 것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드립니다. 지난 1세기 동안 대한적십자사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크고 작은 재해현장에 제일 먼저 찾아가 헌신적인 구호활동을 해왔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 수해 피해 현장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적십자 봉사원들이 구호 활동을 펼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한 어버이 결연봉사활동, 무료급식소 운영 및 도시락 배달, 재가 장애인 결연봉사활동 등 어려운 이웃들을 내 가족처럼 돌보는 사회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981년부터 정부로부터 혈액사업을 위탁받아 20여년이란 짧은 기간동안 30만명에 불과했던 헌혈자를 230만명으로 확대하고, 인도주의적인 정신에 입각한 순수헌혈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또한 남북간의 대화의 물꼬를 트고 1천만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을 이루어 냄으로써 이산가족들의 반세기 동안 쌓인 한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적십자사는 지난 100년간 구호활동, 사회봉사활동, 보건안전활동, 헌혈운동 및 혈액사업, 남북교류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도주의 이념을 실천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동안 헌신적으로 일해오신 한완상 총재님과 적십자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마음깊이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국의 적십자 가족 여러분!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소년소녀가장과 홀로사는 노인, 장애인 등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 쌓여온 계층간, 지역간, 세대간의 벽을 뛰어넘어 국민통합을 이루어 내야하는 과제도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같이 우리 사회가 풀어야할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앞으로도 적십자 가족 여러분들이 앞장서서 힘을 보태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다른 백년을 맞이하는 대한적십자사는 앞으로 더욱 큰 일을 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대한적십자사 창립 10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적십자 가족 여러분도 '인도주의 이념 구현'이라는 대업을 충실히 달성하고 국민들에게 더욱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각 분야에서 헌신한 공로로 표창을 받으시는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여러분을 비롯한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 드립니다. 보건복지부차관 변 재 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