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삶
과연 행복하십니까?”
행복의 추구야말로 인간의 본질이며 모든 행위의 동기가 됩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도 않고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절을 찾는 사람 중 유난히 고질적인 두통이나 위통, 여러 병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면 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합니다.
왜 몸이 망가질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냐고 물으면 이 경쟁
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무엇을 위하여 그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가냐고 또 묻게 됩니다.
그렇게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정신없이 살아가는 것이 행복해지는 것인
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행복이라는 것을 잘못 생각해 왔을지도 모릅니다.
한 때 뿐인 감각적 쾌락을 위해, 또 과시적 삶의 온갖 허상들을 위해 소
비적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많은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고, 의식없이 악행을 저지르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물 불 가리지 않고 행동하면서, 온통 멍들고 상처난 내면의 자아를 방치해 두고
숨기면서 자신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 애썼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자신을 사랑한다면서, 실은 자신을 원수처럼 대하며 살아온 것입니다.
어리석어서 지혜없는 중생은 자기에 대해서 원수처럼 행동한다.
욕심에 따라 악한 업 지어서 스스로 고통의 결과를 얻는다”는 <법구경>의 말씀처럼
행복을 추구한다면서 실상은 자신을 모진 업과 인과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없이 피로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존재로 만들어 온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행복이 아님을 자각해야 합니다.
현명한 사람은 이점을 자각하고, 하지 않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하여 개인의 한계를 잊지 않고
타인과의 공동행복, 화합을 추구하면서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내는 불행에
서 안전하게 벗어나려 애씁니다.
이 세상의 이치 속에 ‘나 혼자만의 것’이라는 법칙은 없습니다.
세상이 운용되는 이치를 깊이 들여다 보면 우리의 삶 자체는, 탄생에서부
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못 생명들의 희생에 의해 지탱되어 왔습니다.
당장 다른 식물, 동물, 광물 등의 에너지로부터 음식을 채워주어야만 생
존이 해결되는 몸뚱이를 가진
것이 인간을 비롯한 이 지구상의 생명들, 중생들이 아닌가요. 그리하여 내가 불평하며 살아가는
하루, 한 시간, 일분 동안이 뭇 생명들의 희생 위에 건재하는 삶이라는 것을 자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사회 속에서 내 삶이라는 것 또한 나만의 의지나 물리적 능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지요.
만병의 원인이라는 스트레스도 사실은 자신이 만들어낸 집착과 욕망에서부터 이루어진 것일 뿐입니다.
이러한 깊이 있는 의식이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지 요즘 시류에 ‘느림’이라는 말이 흔하게 들립니다.
느림의 의미 속에는 서로 경쟁하지 않고, 누군가를 추월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여유를 느끼면서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 스스로의 자
각과 반성, 변화의지가 함축되어 있는 듯 보여 반가운 일이라 여겨집니다.
요사이 여름 휴가를 산사를 찾아 수행하며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도 그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일 겁니다.
행복은 끊임없는 주변과 내면을 돌보는 데서 찾아옵니다.
카페 게시글
법회 / 법문
진정한 행복 (정호스님: 용인 대각사 주지)
웃을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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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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