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취방크 최고 경영자 요제프 아커만의 지난해 연봉이 2007년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자신의 보너스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2007년 1천399만유로(약 257억원)였던 그의 연봉은 139만유로(약 26억원)로 90%나 감소했다. 컨설팅 회사인 킨바움의 보고에 의하면 요제프 아커만 이외에도 BMW의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CEO가 전년에 비해 40% ,다임러의 디터 체체 CEO가 55%, 알리안츠 보험의 미하엘 디크만 CEO가 40% 감소하는 등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DAX 지수에 소속된 30개사 중 24개 기업에서 평균 25%의 감소폭을 보였다. 이에 대해 독일 사람들은 의외로 그렇게 놀라지도 않고 입에 발린 칭찬들을 쏟아 내지도 않는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이들에게는 전혀 낮 설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독일 부자, 혹은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부자가 천국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부자는 자신이 가진 99가마니의 쌀을 채우기 위해 가난한 사람이 가진 1가마니를 빼앗는 사람들이라는 말에 많은 한국인은 공감한다. 한국에서의 이 좁힐 수 없는 거리감은 부자의 한마디에, 그들의 행위 하나하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빈자들의 마음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는 부자를 부러워하기는 해도 존경하지 않는다. 내게 손해를 끼친 것도, 도둑질을 해서 잘사는 것도 아닌데 미워하고 의심한다. 어디서부터 그런 불신과 미움이 싹트기 시작했는지 근원은 알 수 없지만 부자를 방치하는 사회의 제도도 여기에 톡톡히 한몫했을 것이다. 그럼 독일인들은 부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실제로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물어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답을 말할 수는 없지만, 내 경험을 통해서 이 사회 빈자와 부자의 공생관계를 생각해 보면, 희생과 봉사가 생활화된 사람들의 의식보다는 사회의 제도가 부자에게 무소불위의 부를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그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은 큰아이와 작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였다. 남편이 유학생이던 시절에 유치원에 다녔던 큰아이는 종일반에 보냈지만 유치원비는 한 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우리는 엄연히 재정보증인까지 세우고 온 외국인 학생이기 때문에 독일인과 같은 사회보장 혜택을 누리지 못 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우선 유치원비가 무료였다. 그렇다고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유치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같은 유치원, 같은 반에서 같은 선생님의 사랑을 받으며 다닐 수 있었다. 돈을 내지 않는다는 것 이외에 우리 아이는 독일 아이들과 꼭 같은 교육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또한 학생 기숙사를 구하지 못하고 일반 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집세에서도 얼마간의 시의 보조를 받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의 생활비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런데 작은 아이가 다닐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남편도 취직을 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먹고 살만한 처지가 되니 마음 놓고 유치원에 보내던 큰아이 때와는 달리 원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던 무렵 우리 아이는 월 150유로를 내야 했고 종일반에 보내려면 거기다가 100유로가 추가되고 40유로의 식비까지 포함하면 2백90유로, 한국 돈으로 약 5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때문에 작은아이는 내가 집에 있기도 했지만 종일반은 엄두도 내보지 못하고 오전만 보냈다. 게다가 학생 때는 매월 120유로(20만 원 정도)였던 의료보험이 지금은 거의 그 여덟 배인 900유로 가까이 내고 있다. 또 없던 세금이 그것도 엄청난 액수로 생겨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수입이 과연 그때보다 여덟 배가 많아졌는가 하면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아이들 키우는 가정을 표본으로 유치원비와 보험료, 세금만 생각해 봐도 열심히 일한 사람이 정당하게 자신이 일한 만큼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나라는 분명 아니다. 결국은 뼈 빠지게 일하는 사람들과 부자들이 다수의 가난한 사람을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이다. 임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것이 독일 의사들의 연봉이다. 선진국 중 가장 연봉이 적은 나라일 뿐만 아니라 세금을 공제한 실 수령액이 바닥수준이다. 대학병원이든 개업의든 팍팍한 건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좁은 진찰실에서 빈틈없이 예약손님을 받는 개인병원의사의 연평균 세금포함한 수입이 5만유로 정도라는 통계를 보며 놀랐다. 때문에 지금 독일은 많은 의사들뿐만 아니라 엘리트와 개인사업자들이 엄격한 규제와 높은 세금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고 있어 심심찮게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 돈이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처럼 즐길 곳도 많지 않다. 물론 독일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휴가의 질은 각자의 경제여건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나겠지만 그밖에 일상생활에서는 재벌이나 빈민이나 꼭 같은 빵에 버터 발라 소시지나 치즈 끼워 먹고, 같은 스포츠클럽에 나가서 운동한다. 천혜의 자연이 가져다준 숲에서 함께 산책하며 호흡하고, 그러다가 주말에 심심하면 있는 사람들은 골동품 구경하러, 없는 사람들은 생활필수품 싸게 사러 벼룩시장에 간다는 정도가 고작이다. 특별히 있다고 우리처럼 화려한 놀이공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농담 삼아 남편과 하는 말이지만 독일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미워할 자격이 없다. 그들에게 감사하고 머리를 조아려 경의를 표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들 정도다. 내가 10년 넘게 살아 온 독일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부자의 무덤이요, 가난한 사람들의 천국이다. 사람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달라진다고 없을 때는 이런 제도가 그렇게 감사하고 좋더니만 이제 먹고 살만하니 우리도 맥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겉으로 두둑해 보이는 연봉에 비해 정작 우리가 쓸 수 있는 돈은 몇 푼 되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그러나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세금으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병원에서 둘째를 낳았고, 남들 다 보내는 꼭 같은 유치원 보내고, 시의 보조를 받아가며 그럴듯한 아파트에 살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내는 세금과 의료보험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내가 애써 이웃을 돌아보려 노력하지 않아도 제도가 사람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심어주는 사회가 바로 독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출처: 독일교육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무터킨더
첫댓글 제목이 약간 부풀어 있는 느낌은 있지만.... 동네빵집에서 꽤 유명한 탤런트가 직접 빵을 사러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빵집 일하는 점원과 보통으로 대화하고 아마 빈 부의 개념이 직업의 귀천 ...이런 차별의식이 별로 강하지 않은 사소한 예를 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으로 배울점이 많은 소박하고 검소하고 절약정신이 철저한 투명한 나라입니다.
독일 사람은 1 도이치달러를 사용 할때도 가볍게 생각하지않았습니다.
그네들은 우리 전통 사찰을 꽤 좋아하셨고,우리나라의 고속도로 발전을 보고 놀라셨고,
지하철과 편리한 대중교통이 잘되어 있는데 시내에 자가용이 너무 많은것 같다..
그리고 대학가에는 서점보다 술집.옷가게가 많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조금은 챙피?..
선진국가는 국민 개개인의 정신이 선진화가 되어야 선진국가 라는 것을
그들의 생활속에서 보고 느낀 점이었습니다 ~
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