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솔직담백하게 책의 내용에 대해 담론을 즐길 기회를 갖자는 취지로 이런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굳이 바쁘신 분은 책을 안 읽어 오셔도 되고요, 시간이 나신 분들은 감상문을 미리 게시판에 올려주셔도 되고, 담론회 때 발표하셔도 좋고요, 자유롭게 서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한 주제에 대해 깊은 논의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너무도 유명한 명작 2편을 선정했습니다. 분량은 2권이지만 1권 분량보다 작지만, 감동은 20배를 보장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부산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확정).많은 참석 바랍니다.
6. 참가비: 없음. 각자 음료수 준비
7. 차기 담론회
2004년 10월 21일(목) 19:30에 할 예정입니다. 선정하시고 싶은 도서가 있다면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8. 책소개 및 지은지 소개
1)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 공경희 옮김 /민음사 펴냄
책소개
샐러저를 단번에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호밀밭의 파수꾼」은 거침없는 언어와 사회성 짙은 소재로 출간 즉시 엄청난 논쟁을 일으키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노벨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가 '현대문학의 최고봉'이라고 극찬한 작품이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학교에서 또 한번 퇴학을 당해 집에 돌아오기까지 며칠간 겪는 일들이 독백으로 진행된다.
콜필드는 정신적으로 파괴되어 가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 질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또한「호밀밭의 파수꾼」은 성에 눈떠 가는 소년의 눈으로 본 세상의 인간 조건에 대한 예민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청소년과 성인 모두의 공감을 얻고 있는 소설이다.
지은이 소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Jerome David Salinger) - 미국 뉴욕시에서 부유한 유태계 아버지와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에서 밸리포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창작 수업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중 보병으로 소집되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가하였으나, 군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로 입원하기도 했다.
단편 작품들을 주로 '뉴요커'에 발표했다. 그리고 단 한 편의 소설「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이 출간되자마자 전후 세대의 젊은 층을 사로잡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에도 매년 30만 부가 팔리고 있다. 후에 엘리엘 카잔 감독이 영화화하고자 했으나 샐린저는 '홀든이 싫어할까 봐 두렵다'라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또한 이 작품은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이 탐독한 소설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암살 순간 그의 손에「호밀밭의 파수꾼」이 들려 있었으며, 그의 암살 동기는 거짓과 가식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린데이, 오프스프링, 빌리 조엘 등 수많은 뮤지션들을 콜필드 신드롬에 빠지게 했다.
그 밖에 단편집「아홉편의 이야기 Nine Stories」와「프레니와 주이 Franny and Zooey」등이 있다. 80년대 말에 세번째 부인 콜린 오닐과 재혼했으며 현재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특히 2001년은「호밀밭의 파수꾼」출간 50주년으로 전세계가 화려한 행사를 기대하고 있으나, 샐린저는 침묵으로 일관할 뿐, 독자들의 실망과 호기심만 증폭시키고 있다.
공경희 -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시간의 모래밭」「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코마」「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외 다수가 있다.
책 표지 글
세대마다 문학의 고전은 새로 번역되어야 한다. 엊그제의 괴테 번역이나 도스토예프스키 번역은 오늘의 감수성을 전율시키지도 감동시키지도 못한다. 오늘에는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호소하는 오늘의 번역이 필요하다. 우리는 오늘의 독자들을 향하여 엄선된 문학 고전을 번역하여 선보인다. 어엿한 우리 문학으로 읽히리라 자부하면서 새로운 감동과 전율을 고대하는 젊은 독자들에게 떳떳이 이 책들을 추천한다. -편집위원/김우창 유종호 정명환 안삼환
미디어 리뷰
문화일보|부패·허위…‘추악한 어른세계’편입 거부... 2001-06-06
현대문학의 고전이 된 ‘호밀밭의 파수꾼’이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하고' 출간되었다. 1951년에 출간되었으니, 올해가 책이 나온 지 50주년 되는 해다.
소설은 미국의 대중가수 폴 사이먼, 영화감독 겸 배우 우디 앨런 등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뉴요커 문화’의 전범이 된 작품이다. 다분히 도회적인 정서를 가진 주인공,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사람, 내면에는 착한 천사의 영혼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심리는 폴 사이먼의 초기 노래들, ‘I am a rock’ ‘April, come she will’ 등의 기본 정서를 이룬다. 또한 우디 앨런이 만들었던 일련의 뉴욕 연작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많은 부분 홀든의 패러디라고 말한다.
그럴 정도로 ‘호밀밭의 파수꾼’은 이른바 후반기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며 많은 영화와 노래의 소재로 차용되어 왔다. 영화 ‘컨스피러시’가 이 소설에서 소재를 따온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 영화로 나온 ‘파인딩 포레스트’는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기행에 가까운 삶을 소재로 삼고 있기도 하다.
홀든이 어린이의 심성으로 기성사회를 바라보는 것처럼, 사이먼이나 앨런의 화자들이 어른이 되기에는 너무나 착한 부적응 환자로 등장하는 것은 같은 코드로 다가온다. 기성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나 이내 좌절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때론 천사의 마음을 보기도 하고 때론 이들을 굴복시키는 사악한 현대사회의 이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홀든은 기독교적인 순결함과 현실 자본주의 사회의 추악함이 공존하고 있는 뉴요커의 심리를 상징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소년인 홀든의 마음은, 순수의 세계를 지키려는 입장과 어른보다 더한 어른이 된 친구들의 세계로 편입해야 하는 초조함이 교차하고 있다. 또 이런 양면적인 정서를 드러내는 홀든의 심리가 현대 미국인의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명문 사립학교인 팬시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홀든이 학교를 떠나면서 2박3일 동안 겪는 방황의 기록인 소설은, 홀든의 시각을 카메라로 삼아 그의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추악한 어른의 세계’을 들여다본다.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이중적이며, 참을 수 없이 부패한 속물들의 세계에 절망한 홀든은 결국 “뉴욕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에게 뉴욕은 집·부모·기존질서와 같은 개념으로 다가오는 것.‘뉴욕을 떠남’은 허위에 가득찬 주류세계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것이며, 스스로 아이의 세계에 머물겠다는 성장거부의 선언과 같다. 순수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여동생 피비와 함께 집을 나와 센트럴파크로 간 홀든의 다음 말은 소설의 중심 주제를 반영한다.
“난 아득한 절벽 위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그러나 파수꾼이 되려했던 홀든은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등을 한글로 옮긴 전문 번역가 공경희씨가 번역했다. - 배문성 기자
책소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이 작품은 전세계 120여 개 국에서 번역되어 지금까지 2,00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신부(神父)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선 청년의 험난한 여정을 담담하게 그려 나가면서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하나하나 던져 준다.
산티아고는 낯선 소년이 나타나 그가 이집트의 보물을 찾게 될 거라고 말하는 꿈을 두번씩 꾼다. 그리고 집시여인의 해몽과 우연히 만난 살렘 왕의 충고를 받아들여 양떼를 팔고 이집트로 떠난다. 짝사랑하던 가게 주인의 딸과 동고동락했던 양떼 때문에 가슴 한켠이 쓰렸지만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기에 모험을 선택한다.
자아의 연금술, 즉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를 꿰뚫어 궁극의 '하나'에 이르는 길, 각자의 참된 운명, 즉 자아의 신화를 사는 것을 진정한 연금술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리고 있다. 코엘료의 명성은 클린턴 대통령이 휴가 중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쌓아놓고 원없이 읽는 것"을 지적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될 듯 하다.
지은이 소개
파울로 코엘료 - 1947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출생으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25세 때 연극연출가 겸 TV 극작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대중음악의 작곡·작사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1987년 자아의 연금술을 신비롭게 그려낸「연금술사」의 대성공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의 자리에 올랐다. 이 작품은 전세계 120여 개국에서 번역되어 지금까지 2,000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브리다」「피에트라 강가에 앉아 나는 울었노라」「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가히 코엘료 신드롬이라 할 만한 현상을 낳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휴가중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쌓아놓고 원없이 읽는 것"을 꼽았을 만큼 광범위한 독자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최정수 - 1970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아니 에르노의「단순한 열정」장 자크 상페의「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그림책「내 나무 아래에서」「키리쿠와 마녀」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표지 글
그 어떤 책도 이만큼의 희망과 환희를 담고 있지 않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영혼의 연금술
세계인의 영혼을 울린「연금술사」의 성공은 앞으로도 그 예를 찾기 힘들 것이다. - '슈피겔', 독일
다감한 매력과 극적이고 심리적인 긴장감, 환한 지혜로 가득 차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미국
생 텍쥐페리의「어린 왕자」, 칼릴 지브란의「예언자」, 그리고 성경의 감동적인 우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 '가제타 쉼보르스키', 폴란드
풍부한 상상력, 독자들 영혼의 환상적인 여행으로 인도하는 은유와 깊은 통찰이 아름답고 간결한 필치에 담겨 있다.
- '요미우리 신문', 일본
청년 산티아고를 따라가는 기막히게 멋진 영혼의 모험. - 폴 자인더 (퓰리처 상 수상작가)
본문내용
사람은 무언가를 진심으로 바랄 때 만물의 정기에 가까워지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궁극의 힘이지.사람들은 한밤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짐승들을 주위에 둥그렇게 둘러 세우고 그 가운데 모여 함께 잠들었다. 인솔자는 야영지 주변에 무장한 초병들을 세워두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던 영국인이 산티아고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야영지 근처의 모래언덕을 함께 걸었다 보름달이 떠 있었다. 산티아고는 언덕을 거닐면서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영국인에게 들려주었다.
사람들과 짐승들의 기다란 행렬이 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늘 무거운 침묵 뿐이엇다. 그러나 이젠 밤도 마찬가이였다. 이야기를 나우려고 모닥불 가로 모여들던 저녁 시간에도 서서히 침묵이 자리를 잡아갔다 인솔자는 주변의 눈길을 끌지 않도록 밤에도 모닥불을 피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은 한밤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짐승들을 주위에 둥그렇게 둘러 세우고 그 가운데 모여 함께 잠들었다. 인솔자는 야영지 주변에 무장한 초병들을 세워두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던 영국인이 산티아고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야영지 근처의 모래언덕을 함께 걸었다 보름달이 떠 있었다. 산티아고는 언덕을 거닐면서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영국인에게 들려주었다.
영국인은 청년이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게 된 후로 그 가게가 하루가 다르게 번창하기 시작했다는 얘기에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듯 했다.
"그것이 바로 만물을 움직이는 원리야. 연금술에서는 그것을 '만물의 정기'라고 부르지. 사람은 무언가를 진심으로 바랄 때 만물의 정기에 가까워지는 거야. 그것이야말로 궁극의 힘이지."
영국인은 그 정기가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광물이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아니면 그저 단순한 생각이든 모두 정기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지구에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 이 지구는 살아 있는 존재니까. 정기를 가진 땅덩어리란 얘기야. 우리는 그 정기의 일부분이고. 아주 가끔은 우리도 그 정기가 우리에게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곤 하지.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자네가 그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는 동안 크리스털 그릇들 역시 자네의 성공을 위해 애를 썼을 거라는 거야."
산티아고는 달과 흰 모래사막을 바라보며 얼마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난 대상행렬이 사막을 건너는 것을 쭉 지켜봤어요. 대상 행렬과 사막은 같은 언어로 이야기해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사막은 대상행렬이 자신을 건너갈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겠지요. 사막은 대상행렬이 자신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나는 곳마다 끊임없이 시험을 해요. 만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면 대상 행렬은 오아시스가 있는 곳까지 가게 되겠지요. 우리들 중 누군가가 아주 대단한 용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이러한 사막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행은 시시각각 엄청난 고난의 연속일 거예요."(pp.133~135)(p.1)
미디어리뷰
한겨레|10년만에 공감 이끈 자아여행... 2004-06-12
문학 시장이 붕괴됐다는 이야기가 퍼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소설시장에서 독자와의 접면이 비교적 넓은 국내 작가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외국 작가 중에는 국내 독자의 반응이 열화와 같은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테면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렇다. 그의 최근작 <나무>는 수십만 부가 팔렸다. 브라질 작가 파울루 코엘류도 베르베르와 비슷한 반응을 얻고 있는 외국 소설가다.
그의 대표작 <연금술사>는 지날달 이후 각종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출간된 그의 최근작 <11분>도 <연금술사>의 인기에 힘입어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상위에 올랐다. <연금술사>는 2001년 12월 출간 이래 지금까지 40만 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흥미로운 것은 <연금술사>가 뒤늦게 독자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는 점이다. 이 소설은 1993년 고려원 출판사에서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지만, 독자의 반응이 시원찮아 절판되고 말았다. 2000년께 문학동네가 이 작가를 재발견해 이듬해 다시 펴낸 것이 <연금술사>다. 출판사는 이미 한번 출간된 적 있는 책이고 해서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 홍보에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출간되고 2년이 지난 뒤인 지난해 11월부터 갑자기 주문이 쇄도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그 전까지 이 책은 10만부가 채 안 팔렸는데, 이후 지금까지 3배 넘게 판매된 셈이다.
문학동네의 최정수 편집팀장은 “지난해 5월부터 조짐이 보였다”면서 “책을 읽어본 사람들이 추천해서 책을 사러 왔다는 사람이 서점가에서 부쩍 늘기 시작했고, 인터넷 서점 독자서평도 잇달아 올라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은 가열된 물이 끓어넘치는 일종의 비등점이었던 셈이다.
이 책은 다른 베스트셀러 <선물>처럼 일종의 우화 형식을 빌린 소설이다.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나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줄거리인데, 그런 만큼 ‘자기 계발서’ 성격을 지닌 소설로도 볼 수 있다. 또 영성을 찾는 뉴에이지풍의 책들을 즐기는 독자층에도 호소력을 발휘한다. 전통적 소설 독자보다는 소설 주변의 독자들을 대거 끌어들인 것이 이 책의 성공 요인인 셈이다. 하지만 문학적 완성도 자체만 놓고보면 이 책은 인색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최정수 팀장은 “감동적이고 잘 읽히는 소설인 건 사실이지만 문학적 성과로 평가받기보다는 다른 요인의 작용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 고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