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남편이 해외출장을 갔다.
남편한테는 너무 미안한 얘기이지만 남편이 없으니 어쩌면 이렇게
맘이 널널하고 해방감에 편안한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이상한 노릇이다.
거기다가 오늘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금요일이다 .
평일에는 고등학교 다니는 딸 때문에 항상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도시락 준비 할 생각에 잠 잘 때도 긴장하며 자곤 했는데
오늘밤은 정말 완벽한 해방의 날이다.
남편도 없고 내일 아침 도시락 안 싸도 되는 그야말로 해방전야의 밤이다.
몽환적인 상태로 기분이 팽 한 것이 잠이 안 온다 .
저녁먹은 설거지 부엌에 잔뜩 싸 놓고서 에라 모르겠다
서방도 없는데 낼 도시락도 안 싸는데 까짓거 아침에 밥하며 설거지하면 누가 모랄까?
그러며 부엌을 전쟁터 처럼 늘어놓고서 침대에 배를 쭉깔고 밀린 조간을 여유롭게 읽었다.
신문을 구석구석 느리게 보는 스타일이라서 한밤중이 다 되어서 신문읽기가 끝이나고
TV 채널을 돌려보니 연예인들이 나와 히히덕 거리고있었다 .
"
징구러워서 잽싸게 심야 뉴스를 보고 잠시후에 "까미유 끌로델"라는 영화를 장장
새벽 4시까지 보았다 .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연인 이야기였다
실화라고 한다 ..
40살씩이나 나이도 먹고 유부남처지인 로댕이
까유미라는 너무도 곱고 가련한 20세 천부적 조각가 처녀를 꼬셔서 결혼하고 임신시키고
헤어지고 그러면서 까유미가 정신병으로 망가져가는 슬픈스토리였다
오랜만에 혼자 안방에 앉아 여유있게 영화도 보고 얼마나 좋은지
아~ 좋아라 .시간아 멈추어라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나는 원래 영화나 연속극을 누가있으면 시끄럽고 집중이 안 돼서 잘 못 보는데
오랜만에 조용히 잘보았다
영화가 끝이나 새벽 4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안와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지만
나의 두마리 토깽이 아침밥을 준비해야 하니 잠을 억지로라도 청해야했다
불을 끄고 잠을 청해도 눈이 말똥 말똥 억지로 잠을 잤다.
내일을 위해서 자야한다.
아~ 나는 지금 자유부인이로세 ..
나는 체질상 혼자있어도 즐겁고 지루하지않은 특이체질이다
혼자 며칠을 있어도 나는
즐거울 수 있는 단순하고 미련한 여자이다
나는 늘 이런성격이 감사하다
남편이 없는 호젓한시간을 즐기면서 FM 크게 켜놓고 집안에 묵은먼지나 깨끗하게 털어내야겠다
나는 지금 자유부인이다 ..하하하
지금 누린 이 자유만큼 남편오면 많이 사랑해 줘야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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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자유부인..
장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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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0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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