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의 할리데이비슨 계약 이야기
2oo6년 3월 11일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전시장에 갔다.
"내가 보기엔 기름통 작아보이는 883, 뒤에 트렁크 박스 달린 울트라클래식
이거 말고는 다 똑같아 보이는데 모델별로 다른 점과 특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SPORTSTER
DYNA
SOFTAIL
VRSC
TOURING
내 눈에 들어오는 건 투어링 계열이다.
하지만 초보에겐 무리가 있으니
883cc 짜리 스포스터 계열을 추천해 준다.
카타로그를 가져와 보고
인터넷으로 중고 할리데이비슨도 검색해보고
미국 사이트와 가격 비교도 해보고 고민에 빠진다.
게다가 할리데이비슨은 10년 된 중고가 새차 값의 1/2 이상이다.
킁걸사? 자긍걸사? 중골사? 새걸사?
젤 맘에 드는 건 큰거.
큰거는 첨에 부담되니 작은거.
작은거 샀다가 나중에 큰거 사려니 중고.
중고 가격보니 별차이 안나서 새거.
새거 살바엔 아예 큰거.
큰거는 첨에 부담되니 작은거.
작은거 샀다가 나중에 큰거 사려니 중고.
중고 가격보니 별차이 안나서 새거.
킁걸사? 자긍걸사? 중골사? 새걸사?
이렇게 결국엔 원점.
이렇게 고민고민하다
결국 새차 작은 걸로 결정했다.
모터싸이클 아니 스쿠터조차
전혀 타보고 않고 면허만 땄기에
우선 중고 할리데이비슨을 사려고 마음 먹었는데
할리데이비슨은 중고 가격이나
새차 가격이나 별 차이가 안나서
새차로 마음 먹고 스포스터 883R로 결정했다.
무엇보다도 초보인 내게
2oo6년식부터 부드러워진 클러치가
새 차로 결정하는데 마음을 끌렸고
다른 883보다는 검정 코팅 엔진에
컬러를 검정으로 선택하니 폼도 나보이고
전륜 브레이크가 더블 디스크인 점이 돋보였다.
2oo6년 신모델이라 중고는 아예 없다.
이미 결정을 했지만
아직도 울트라, 스트리트 글라이드, 로드킹, 팻보이가 눈에 아른하다.
그래도 처음 타보는 할리인데
말발굽 소리나는 캬브레타 방식을 타야
할리의 진정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은 스포스터 외엔 인젝션 방식으로만 나오기 때문에
할리데이비슨 특유의 말발굽 소리가 안난다.
2년을 넘길지
2년 안에 바꿀지
아니 하나 더 구입할지
그때 가서 다른 모델로 갈지 모르지만
2년만 타다가 투어링 모델로 갈까 한다.
이렇게
할리 면허따고 5일만에 할리 계약했다.
4월 말에 출고 예정.
============ B U T ============
그런데 883기종을 계약했다고 하니 다들 뭐라한다.
40대가 883을 타면
빠르면 2주 늦어도 2달안에 바꾸게 된다고.
그리고 보니
중고 매물로 올라온 것도
거의 대부분 883이다.
먼저 탄 선배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다시 심사숙고 끝에 투어링 계열 중
스트리트 글리이드로 변경했다.
검정색으로 하면 부산항에 도착한 것이 있으니
1주일 정도면 출고할 수 있다고.
새 차를 계약하면
잘 탈 수 있을 때까지 연수를 시켜준다.
부지런히 연수 받아야겠네...
이제부터 할리데이비슨 연수 이야기를 시작한다.
할리데이비슨 연수 이야기
3월 20일 월요일 : 연수 1일차
첫날엔 883 기종으로
출발 정지 연습을 했다.
면허 학원용 외에 처음 타보는 모터싸이클.
학원에서는 기어를
중립으로 넣을 일이 없어
가르쳐 주질 않는다.
합격 후에 물어보고나서 알았다.
학원에서는 클러치로만 출발 했는데
스로틀을 댕기면서 출발하려니
출발하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출발하다가
3번 시동 꺼트리고.
정지하다가
한번 넘어졌고
한번 넘어질뻔 했다.
정지하기가 매우 불안하다.
2시간 연습을 해도
울컥하면서 정지하는데
코너 돌면서 정지하는 것과
언덕길 출발까지 가려면
까마득하다.
목요일에 내 차가 나온다는데
집에 가져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3월 21일 화요일 : 연수 2일차
오늘은 883 기종 대신
1450cc 소프테일 디럭스로
연수 받았다.
883보다 크고
발판도 앞에 있어서
조금 겁이 났지만
출발 정지하는데
묵직하고 힘이 있으니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883R 대신 스트리트 글라이드로
계약을 바꾼 걸 참 잘했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동부이촌동 한강 둔치에서
자동차가 다니는 2차선 도로를
왕복하기도 했다.
기어를 3단까지 넣어 가면서.
오늘은 안 넘어졌다.
정지하면서 발을 디딛을 때
바닥의 모래 때문에 살짝 미끄러져서
움찔하긴 했다.
#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가는 것보다 서는 게
서는 것보다 파킹이
어렵다.
옛날 자동차 초보 때를 생각해보면...
언덕길 출발은
멋 모르고 1호터널로 진입했다가
차가 막혀 진땀 흘리며 통과했더니
그 다음부터 언덕길 출발하는데
뒤로 미끄러지는게 이상할 정도였다.
파킹은
후진으로 1Km를 계속 갔더니
파킹과 후진의 달인이 되었다.
연습도 한 가지를
집중해서 해야겠다.
정지, 출발, 기어 넣기까지 했는데
앞으로 배워야하는 스킬이
뭔지도 모르고 연수를 받고 있다.
#
미국의 할리데이비슨 사이트에 가보니
안전 교육이 참 잘되어 있던데
우리나란 아직 그렇지 못하다.
할리데이비슨 연수라고 하는 것도
전문 강사가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업 사원이 시간내서 가르쳐 주는 거다.
물론 많은 사람을 가르쳐봐서 잘 가르쳐 주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아쉽다.
3월 22일 수요일 : 연수 3일차
오늘도
소프테일 디럭스로
연수 받았다.
한강 둔치에서 8자를 그리며 회전 하면서
부드럽게 정지하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언덕에서 출발하는 연습도 했다.
언덕 출발은 스틱 자동차보다
쉬운 것 같다.
오늘은 한 번 넘어졌다.
발을 내리다가
기어 올리는 풋 페달에
청바지가 끼어서 넘어진거다.
바지가 20센티 정도 찢어졌다.
할리를 탈 때는 통이 넓은 바지가 안좋다는 것도 알았다.
오후엔 한남동 전시장에서
내 차의 옵션 품목을 선택했다.
새들백 가드 추가
하이웨이 펙 추가
라이더 등받이 추가
스탠드 익스텐션 키트 추가
앞 헤드라이트 보조등 추가
엔진 트랜스미션 인터페이스 커버 추가
수퍼트랩 머플러로 교체
테일 시그널을 대형으로 교체
3월 24일 금요일 : 연수 4일차
#
드디어 내 차와 똑 같은 기종인
스트리트 글라이드로 연습했다.
배기량은 같지만 소프테일 디럭스보다
더 무겁고 핸들에 중압감을 느낀다.
오늘 새로 익힌 것은 회전할 때
2단 기어로 반 클러치와 스로틀을 써가며
브레이크로 속도 조절하면서 회전하기
이거 하면서 속도를 너무 떨어뜨려서
한 번 넘어졌다. ㅠㅠ.
언덕길 출발은 아주 잘했고.
고수부지 길 왔다갔다 하면서
4단 기어까지 넣어 봤다.
주차장 안에서 차 돌리려다 공간이 없어
앞뒤로 왔다가 갔다하면서
유턴하느라 진땀 빼기도 했고
하이웨이 발판이 없기에
엔진 가드에 위에
발 올리고도 운전해봤다.
강사 선생님을 뒤에 태우고도 운전해봤는데
뒤에 사람 태우니 정지하기가 불안하다.
다음 시간엔 시내 도로 연수를 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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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니
할코 매장에 트럭 한 대가 와있다.
그 차에 검정색 스트리트 글라이드 한 대가 실려 있는데
내가 선택한 옵션이 붙어있을 것으로 보아
내 차가 도착한 것임이 틀림없다.
요리보고 조리보고
트럭에 내린 다음엔 앉아도 보고.
현재까지 주행거리가 11km.
번호판을 달기 위해서는
미리 보험 가입을 해야한다고한다.
보험은
책임, 대인, 대물만 들고
자차는 안들었더니 273,880원
3월 26일 일요일 : 연수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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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점심 때 즈음
할코에 가보니
내 차에 번호판이 붙어 있다.
서울 마포 바 4773
리어 펜더 뒤가 너무 밋밋해보여
할리 엠블렘을 구입해 붙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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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시내 연수를 시작했다.
1: 한남동 할코 - 남산도서관 - 힐튼호텔 앞 - 남산도서관 - 하야트호텔 입구
양승렬대리 뒤따라 갔다.
해방촌 오거리 입구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급 브레이크.
안전하게 섰다.
2: 하야트 입구 - 하야트 안에서 U턴 - 남산도서관 - 힐튼 앞 - 남산도서관 - 하야트 입구
이제부터는 나보고 앞장 서라고한다.
힐튼호텔 앞에서 왼쪽으로 턴하는 도중에
핸들을 똑바로 세우지 않고 정차하다가 넘어졌다.
3: 하야트 입구 - 하야트 앞에서 U턴 - 남산도서관 - 힐튼 앞 - 남산도서관 - 하야트 입구
- 한남동 골목길 - 한남동 할코
출발 후 하야트 호텔 안에서 U턴 안하고
오르막 경사에서 U턴 하다가 넘어졌다.
오르막에선 U턴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 안듣고 하다가 그만.
오르막에서 U턴하는 건 무지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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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할리데이비슨 전시장에서 쇼핑을 했다.
뭐뭐 샀는가하면
나일론 자켓 ---------------- 202,700원 20% 162,200원
부츠------------------------ 260,000원 20% 208,000원
야광 조끼 ------------------ 67,000원 20% 54,000원
반팔 티셔츠 ---------------- 39,000원 20% 31,200원
검정색 면 두건 ------------- 28,000원 20% 22,400원
우의 상하의 ---------------- 193,000원 20% 154,400원
허리띠 끈 ------------------ 78,000원 20% 62,400원
허리띠 바클 ---------------- 29,000원 20% 23,200원
가죽 자켓에 붙일 엠블렘 ---- 6,000원 20% 4,800원
오토바이 뒤에 붙인 엠블렘 -- 54,900원 20% 44,000원
오토바이 덮개 -------------- 201,200원 25% 150,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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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7,600원
* 신차 구매자 최초 구입 20% D.C.
* WBC 4강 기념 70만원이상 서비스 : 할리 야구모자, 5만원 상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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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쇼핑을 하고
다시 시내연수를 했다.
4: 한남동 할코 - 남산길 - 남산1호터널 - 한남오거리 유턴 - 한남동 할코
시동 걸기전 제자리에서 핸들 꺾다가 일단 넘어지고 나서 출발.
5: 한남동 할코 - 한남대교 - 신사동사거리 좌회전 - 영동대로 -
안세병원사거리 좌회전 - 동호대교 - 금호동 - 한남오거리 우회전 - 한남동 할코
내일 출고할 수 있겠냐고 물으니
출발.정지할 때 아직 불안하니
내일 연수 한 번 더하고 나서
결정하자고 한다.
3월 27일 월요일 : 연수 6일차
할코에 가서 잔금 결제를 했다.
리스는 정해진 이율에 따라
1년 이자를 매월 잔금과 함께 내는 방식이지만
신용카드 할부는 이자율이 높지만 매월 줄어든 잔금으로 이자를 계산하니
1년 총 이자가 비슷하다.
리스는 취득세 등록세를 2번이나 애야하니
신용카드 할부가 오히려 유리하다.
역시나 전시장에 내 차가 와있어도
돈을 내니까 열쇠를 준다.
일단 시내 연수를 좀 더하고
출고 결정을 하기로 했다.
양승렬 대리가
나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따라 가겠다고 한다.
이태원을 거쳐
남영동 사무실에 갔다.
그리고
남영동에서 집으로 갔다.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니 할리 진동 때문에
승용차들이 경보를 울리며 난리다.
모터싸이클 세울만한 공간이 지하 3층에 있는데
1층 주차장에 세워야겠다.
승용차 자리에 세우려면
주차요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데...
양대리 하는 말이
"워낙 자동차 운전을 잘 하셔서
깜박이 넣고 차선 바꾸기는 다른 사람보다 잘 하시는데
출발 정지가 불안하니 출고 금지."
내일 고수부지 가서 출발-정지 연습만 더하라고 ....
3월 28일 화요일 : 연수 7일차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벌벌 떨면서 할리에 대한 열정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연습했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섰다 갔다
많이 하니까
출발이 부드러워지고
정지도 부드러워진다.
평가.
출발은 괜찮고
정지할 때 5번에 1번 정도는 불안하다는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