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여기서 하야시 요시히로(동경대 대학원 농학생명과학 연구과 수의해부학 교수)님의 연구분석을 올려보겠습니다.
야채 대신 풀을 먹는 것은 아니다.
가끔 개가 풀을 뜯어먹을 때가 있다. 많은 사육주가 산책 도중 애견이 길가에 난 잡초를 뜯어먹어 당황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개는 결코 초식동물이 아니다. 개의 조상은 늑대로, 원래 다른 동물을 사냥해 고기를 먹던 육식동물이다. 그런데 사람들과 접촉함에 따라 그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을 먹기 시작, 사람과 같은 잡식성 동물이 되었으며 지금은 균형잡힌 영양을 위해 고기에 야채나 곡물을 첨가한 독 푸드를 먹이는 예가 많다. 개의 건강을 위해 야채나 곡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개가 길가에서 풀을 뜯어먹는 것이 미처 섭취하지 못한 야채를 보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한 경우에도 개가 풀을 뜯어먹기 때문이다. 요즘의 애완견은 대부분 영양 밸런스가 뛰어난 독 푸드를 먹는다. 독 푸드에는 잡식성 동물인 개의 건강을 위해 곡물이나 야채 등 여러 식품이 고루 함유돼 있다. 따라서 이러한 푸드를 섭취하는 한 심각한 야채 부족 현상이 일어날 까닭이 만무하다. 또 가령 개가 풀을 먹는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다. 특히 잡초와 같은 거친 식물의 앞에는 셀룰로스라는 질긴 섬유조직이 있어 포유동물은 이러한 셀룰로스를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효소가 부족하다. 초식동물이 풀에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은 위나 장에 있는 미생물의 힘을 빌려 셀룰로스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말이나 토끼 등은 장의 일부인 결장과 맹장이 크게 발달해 이곳에 미생물이 산다. 또 소, 양, 염소 등은 한번 삼킨 풀을 다시 입안으로 토해내 잘 씹은 후 삼키는 소화 체계를 갖는다. 즉 초식동물은 이처럼 미생물에 의한 셀룰로스 분해를 통해 질긴 풀을 먹어도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의 몸에는 이러한 역활을 담당하는 미생물이 없기 때문에 풀을 먹어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다. 따라서 개가 풀을 먹는 것은 영양을 섭취하기 위한 까닭이 아니다.
속이 좋지 않을 때 풀을 먹는다
개는 속이 좋지 않을 때 풀을 먹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학습을 통해 몸에 익힌 행동이 아니다. 부모나 동료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도 아니다. 개가 풀을 먹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원래 알고 있는 습성이다. 뱃속이 좋지 않을 때는 본능적으로 풀을 찾게 되는 정보가 유전에 각인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식물에는 약리작용을 하는 성분이 많으며 사람들도 오래 전부터 이를 이용해 왔다. 가령 한방에서 사용하는 생약에는 동물성이나 광물성도 있지만 대부분이 식물성이다. 이것은 유럽이나 인도의 고전 의약도 마찬가지로, 식물을 약에 사용하는 예가 많다. 개의 선조인 늑대도 이것을 알고 몸이 좋지 않을 때 풀을 뜯어 먹음으로써 식물의 약리 작용에 의존했는지도 모른다. 개가 먹는 풀은 비교적 질긴 것이 많다. 항상 그렇다고는 단정 할 수 없으나 클로버와 같은 부드러운 풀보다는 볏과 식물이나 뾰족하고 가는 풀을 잘 먹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개의 치아가 풀을 으깨서 먹기에 적당치 않은 구조를 하고 있는 만큼 가는 풀을 그대로 삼키기 위한 것이다. 개가 풀을 먹은 후 잘 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개가 풀을 먹는 것은 목은 음식을 토해내 속을 편하게 하려는 까닭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풀을 먹었다고 항상 토하는 것은 아니므로 그런 것도 아니다.
풀을 먹는 이유는 확실히 모른다 개가 풀을 먹게 된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릴 뿐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단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와 ‘기생충을 구제하기 위해’라는 두 가지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설 역시 실증된 바 없고 사람의 손에 키워지는 오늘날의 개에게는 적합치 않은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개에게 풀을 먹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몸에 이상이 생기면 풀을 먹이는 것보다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기생충 치료도 풀을 먹이는 것보다 구충제를 먹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사람이 키우는 개에게 염분이 부족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염분의 고다 섭취가 걱정이 되면 될 지경이다. 길가의 풀을 뜯어 먹는 것은 농약이나 비료 등 유해한 물질을 함께 먹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 해야 한다. 개가 풀을 뜯어먹으려 하면 장난을 걸거나 알람을 울려 다른 곳으로 관심을 유도한다. 개가 풀을 먹으려 하는 것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보다 주의 깊게 개의 모습을 살피도록 한다.
가설1
풀에 함유된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왜 풀을 먹게 되었는가?
동물이 살아가는데는 염분이 필요하다. 그러나 야생동물에게는 염분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아 항상 염분에 굶주려 있다. 코끼리는 부족한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암염이 있는 먼 거리까지 이동하기도 하며 아프리카의 국립공원에서는 동물을 유인하는데 소금을 이용한다. 개가 풀을 먹는 것은 야생시절 풀잎에 묻어있는 염분을 섭취하기 위해 풀을 뜯어먹던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해안과 가까운 지역은 물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풀잎에도 염분 결정이 붙어있어 이를 섭취하기 위해 풀을 먹게 되었다는 가설로 나름의 신빙성을 인정 받고 있다.
가설2
기생충을 구제하기 위해? 왜 풀을 먹게 되었는가?
최근의 개들은 기생충에 의한 질병 발생이 적지만 십여년전만해도 개의 질병하면 무엇보다 기생충 감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야생 시대의 개에게도 이들 기생충증은 적잖은 문젯거리가 아니었을 리 없다. 이들 기생충에 대한 대책으로 개의 선조들이 풀을 먹게 된 것은 아닐까라는 가설이 있다. 즉, 풀을 먹음으로써 기생충을 배설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식물 중에는 살충효과나 살균효과가 큰 종류도 많아 이러한 풀을 먹음으로써 소화관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구제한 것이다. 오늘날의 개들도 소화관에 기생충이 있을 때 풀을 먹는 예가 많다. 그러나 길가의 잡초는 기생충 구제에 효과가 없다. 그러고 보면 개는 어떤 풀이 기생충 구제에 효과적인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단지 기생충 때문에 뱃속이 편치 않을 때는 풀을 먹으면 좋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이상이 오늘날 개가 풀을 뜯어먹는 이유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인것 같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