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거제도와 외도(해금강), 옛 벗을 만나러 마산에 가다... (마산 몽고정)

[미륵리석불]

~~~~~  다시 찾은 거제도, 옛 벗을 찾아 마산으로 ~~~~  

(학동 해변, 해금강, 외도, 몽고정, 마산 산호공원)

*  2004년 7월 23일 22시 ~ 7월 25일 6시까지
　

★  학동 해변에서 맞이한 일출

* 인라인 프레임 형태가 아닌 하나의 익스플러어로
편하게 보고자 할 경우 여기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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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序文)
6월 말, 서울 광진구에 살던 옛 벗이 집안 문제로 인해
창원(昌原)으로 내려가 살게 되었다.
그 벗과는 1993년 이후 10년의 우정(友情)을 자랑하는 사이로
작년 2월 이후 한번도 만나지를 못했다. 그저 채팅이나 전화가 전부..
그러다가 그 벗이 창원(昌原)으로 이사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 한 쪽이 텅 빈 듯한 허전함에 쌓여 지내던 중,
오랜 만에 한번 만나고 싶은 마음에
언제 만날 것 인지를 서로 따져보다가
7월 24일, 토요일에 마산에서 만나기로 의견을 보았다.

그러던 중 가이드로 있는 친구가 24일에 거제도로 가이드를 간다고 하여
가는 길에 통영, 거제까지 태워줄 것을 요청하여 저번 주와 같은 방법과
코스로 거제도(巨濟島)에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24일 원래 계획은 통영이나 거제에서 아침에 버스를 타고
마산으로 가서 그를 만날 생각이었으나, 그의 근무 시간이 갑작스레 변경되어
오후 1시 이후로 만남의 시간이 연기되면서
자연히 거제도에 정오까지 머물게 되었던 것.

거제도에 머무는 동안 저번 주에 갔던 학동해변, 해금강, 외도를
다시 둘러보았으며, 12시 40분까지 학동 해변에 있다가
마산으로 길을 떠났다.

그럼 서문은 이 정도로 마치고
지금부터 그날의 추억을 슬슬 정리해보도록 한다.

◆   1.  7일 만에 다시 찾은 거제도
이번 나들이의 시작은 저번 주와 같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이며,
22시에 거제도로 가는 관광버스 2대는 관광객 90명을 태우고
광화문을 출발하였다.

서울에서 거제도까지의 코스는 저번 주와 동일하며,
저번 주와 달리 신현읍에 있는 계룡산온천을 들리지 않고 바로 학동해변으로 넘어갔다.
서울에서 학동까지는 약 7시간이 걸림.

학동에 도착하여 6시까지 아침을 먹고 아침 햇살로 가득한 학동 해변을
잠깐 거닐어 본다.

▲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새벽 바다의 모습이 꽤 조용하고 쓸쓸하다.

▲  학동 해변에서 맞이한 일출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해가 산 너머에서 솟아 올라
그 동그란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  아침 6시, 학동 해변의 모습  (1)
그저 조용한 분위기.. 수면(水面) 위에는 배 몇 척이 떠있을 뿐..

▲  아침 6시, 학동 해변의 모습  (2)

▲  아침 6시, 학동 해변의 모습  (3)

▲  아침 6시, 학동 해변의 모습  (4)
주인 없는 파라솔만이 인적이 없는 조용한 해변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  하얀 연기를 내뿜는 방역(防疫) 차량
어린 시절, 구수한 향기(?)가 나는 저 하얀 연기를 따라 무작정
따라가곤 했는데, 그러면서 달리기 실력도 늘리고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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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연(自然)의 위대한 작품 해금강(海金剛)
학동에서의 일정이 끝나자 바로 해금강(갈곶리)으로 이동,
안개 낀 해금강의 신비로운 모습에 경탄을 금치 못하며
해금강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여기서 6:30분에 외도로 가는 첫 배를 탔는데,
이번에 탄 배는 공교롭게도 저번 주에 탄 해금강 5호였으니..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그 배를 다시 타게 되어 상당히 유감이었으나,
이번 항해는 저번 주와 달리 날씨가 좋고,
얌전한 고양이 마냥 잔잔한 남해바다의 도움으로 순조로운 항해가 되었다.
그래도 멀미하는 사람이 몇 명 있긴 했지만.
그거야 뭐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저번과 달리 앞 쪽에 앉아서 선장의 구수한 사투리로 진행되는
안내방송이 아주 잘 들렸다.(물론 뒷쪽은 잘 안들림)

▲  안개 낀 해금강(갈곶리) 선착장
기상 상태가 안좋았던 저번 주와는 달리
날씨도 좋고 파도도 잔잔하다.
바다에서 피어오른 안개가 해금강 주변을 감싸고 돈다.
　

▲  안개로 가득한 해금강 위로 둥그런 해가 강렬한
햇살을 비추고 있다.
　

▲  안개로 가득한 해금강(海金剛)
신비로운 분위기 그 자체이다.
신선(神仙)이나 선녀(仙女)가 해금강을 구경하기 위해 천상(天上)에서
내려온 모양이다.

▲  해금강(海金剛) 해협
해협(海峽) 사이로 안개에 둘러쌓인 사자바위가 희미하게 보인다.

6:30분이 되자 배는 선착장을 출발, 제일 먼저 신비의 섬
해금강(원래 이름 갈도)을 1바퀴 돌고 외도로 향한다.


*  남해바다의 금강(金剛)이라 일컬어지는 해금강(海金剛)
거제도 1차 여행(7월 17일) 때는 날씨가 좋지 못해 해금강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사진도 몇 장밖에 찍지를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날씨가 화창하여
해금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며
그들의 신비로운 모습을 열심히 사진에 담았다.

▲  배 위에서 바라본 해금강(海金剛)

▲  해금강 십자동굴
해금강-외도 유람선은 꼭 이 곳을 거쳐간다.



▲  십자동굴 내부..

▲  십자동굴 내부..

▲  미륵바위(?)
이 바위를 지나면 십자동굴이 나온다.



▲  십자동굴 입구
배가 저 가랭이 사이로 들어갔다 다시 나온다.

▲  해금강 아랫도리



▲  만물상


 


　

　

　

　

▲  왼쪽에 솟은 조그만 바위가
은진미륵바위



▲  해금강을 뒤로 한 채 외도로..

▲  선녀바위

▲  제일 왼쪽에 뾰족 솟은 바위가 촛대바위

　

▲  바위 중턱에 보금자리를 꾸민 초목(草木)들


　

▲  누군가가 바위에 옥의 티를 써놓았다.

▲  약수동굴 입구(?)
　

▲  희미하게 남아있는 안개

　

▲  해골바위 (1)



▲  해골바위 (2)



▲  안개 낀 해금강

▲  두꺼비 바위



▲  신랑신부(각시)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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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다시 찾은 인공의 섬 외도(外道)
해금강 주변을 한바퀴 돌고 외도에 이르니 6:50분,
선장은 8:20분까지 승선할 것을 지시하면서, 선착장에 배를 댄다.
외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은 남해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이 곳에 온 기쁨에 서로 먼저 내릴려고 아우성을 떤다.

우리가 7월 24일 외도에 온 첫 단체손님이 되는 셈인데,
나와 가이드들은 인원을 체크하고 특이한 모습의 정문을 지나
외도 경내로 들어선다.

▲  외도로 들어서는 유일한 문으로
마치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세워진 감옥이나 요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  선인장 동산에 세워진 어느 석상

▲  비너스 가든에 있는 어느 비너스상

▲  근육질의 비너스상
이 비너스는 운동을 꽤나 했던 모양이다.
배 부분이 근육질 비슷하게 되어 있으니..
만들려면 좀 제대로 만들 것이지..

▲  비너스 가든의 전경(全景)



▲  천국의 계단



▲  석별(惜別)의 샘 부근에 조그만 폭포
저번(7월 17일)에 왔을 때는 못보고, 이번에 보게 되었다.
조그만 물줄기가 아래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다시 또
아래로 흘러 남해바다의 일원이 된다.
　

▲  공사중인 분수대
저번(7월 17일)에 왔을 때는 뼈대만 앙상했는데,
불과 한 주만에 그럴싸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지금은 완공되었다고 함.



▲  외도에서 만난 어느 꽃




▲  남해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하얀 집은 관리사무소
그 아랫쪽으로 비너스가든과 선인장 동산이 펼쳐져 있음

▲  희미하게 보이는 해금강



▲  외도 해안

▲  비너스 가든

▲  대죽로에서 바라본 비너스 가든의 동측

▲  명상의 언덕에 자리한 교회 내부
저번(7월 17일)에 왔을 때는 이 곳을 구경하지 못하였다.
이 교회는 조각공원에서 천국의 계단으로 가는 도중
해안 쪽으로 나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가면 나온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기 쉬우며,
찾아오는 관광객도 거의 없다.

교회 내부에는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수십 권의 성경책이 놓여져 있으며
내부는 상당히 더움.. 선풍기 1대가 있긴 하지만 역부족..



▲  명상의 언덕 정원(庭園)

▲  천국의 계단에서 바라본 비너스 가든



▲  석별의 샘 부근에 있는 연못
연못에 피어있는 보라색 꽃이 매우 아름답다.

▲  절해고도(絶海孤島) 외도와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유람선
　

▲  외도 갤러리
1층은 갤러리, 2층은 전망대로 쓰인다.

▲  외도 갤러리 내부 (1)
벽에 걸려있는 사진에는 이창호,최호숙 부부의
외도 개척 30년 역사가 담겨져 있다.

▲  외도 갤러리 내부 (2)
말 4마리가 모여서 무엇을 하는 걸까?
무엇을 상징하는 듯 한데..

▲  외도 갤러리 내부  (3)
외도 관련 사진과 내용은 이 정도로 마친다.
자세한 것은 7월 17일 거제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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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학동해변에서 피서(避暑)를..
외도를 둘러보고 해금강 5호를 타고 잔잔한 호수를 지나듯
별 흔들림 없이 갈곶리(해금강)에 도착.
버스를 타고 그 다음 행선지인 신선대(神仙臺)에 이르렀으나,
무더운 날씨로 사람들이 지쳤는지, 아무도 나오지를 않는다.
그래서 바로 낙화암(落花岩)으로 이동,
그러나 이 곳 역시 아무도 가려 하질 않는다.
버스 내부는 거의 취침 분위기..

그래서 가이드와 운전사들은 서로 협의하여 바로 학동해변으로 이동
여기서 14시까지 각자 자유시간.. (이때 시간 10시)

나와 가이드 3명은 배가 고파 식당에 들어가 매운탕을 먹고
밥을 먹은 후, 나는 학동 정류장에 가서 외부로 나가는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가이드들과 12시 30분까지 학동 해변을 이리저리 거닐었다.

자유시간을 가진 관광객들은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나오는
읍루(挹樓) 사람들처럼 아주 간략한 복장으로 변신하여 바다로 뛰어든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었으나
여분의 옷도 안가져왔고, 곧 마산으로 떠야되므로
그냥 바닷물에 발만 담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으며
가이드들 역시 물 속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기분 같아서는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은데.. ㅋㅋ

11:30분이 지나자 조용히 있던 가이드 3명은 손이 근질근질한지
 서로 간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이 일어나면서
서로를 바다에 밀고 던지는 난투극(?)이 벌어지고 거기에
주변에서 놀고 있던 관광객들이 합류하여
그들을 바다로 떠밀어버리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阿修羅場)이 되버린다.

▲  학동에서 바라본 남해바다
바다와 하늘의 색깔이 너무 비슷하여 거의 구분이 가질 않는다.

▲  학동 몽돌 해변
몽돌이라 불리는 커다란 돌은 작년 매미의 기습으로
거의 손상되었다.

▲  학동 앞바다에 떠 있는 바나나 보트
저거 타면 정말 시원하겠던데..

▲  바다파도와 몽돌과의 만남
파도가 해변가에 있는 돌과 부딪치면서 하얀 물보라를 내고 있다.



▲  몽돌을 살짝 어루만지는 파도

▲  행락객들로 가득한 학동 해변

▲  남들이 바닷가에 풍덩 들어가 놀고 있는 동안
나는 파라솔 밑에 앉아 떠날 시간을 기다렸다.
파라솔 옆에 어느 몽돌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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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옛 벗을 찾아 마산으로..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12:20분이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같이한 가이드 친구와 가이드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학동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름철 임시 버스 시간표에 의하면 12:40분에 통영가는 직행버스(거의 1시간 간격)가
12:45분에 고현(신현)가는 시내버스(1시간 간격)가 운행한다.
내가 이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마산까지 대략 2시간 정도면 가겠지
싶어서, 그러나 실제로는 3시간이 걸렸으니..

12:40분이 되자 통영가는 직행버스가 왔으나 타지 않았고,
12:45분에 고현가는 거제시내버스가 오니 나를 포함 여러 명이 버스에 오른다.
요금은 800원.

그런데 이 버스는 뭐 이렇게 뺑뺑도는지, 구천동계곡 지나고,
거제면 지나고, 사곡 지나고, 신현에서 한바퀴 돌고, 학동 출발
1시간 20분 만에 고현터미널 종점에 도착한다.
여기서 마산남부까지 직행표를 구입하니 운임이 무려 7400원..
버스표를 사고 부산으로 가는 신흥여객 직행버스를 탄다.

그런데 이 버스는 굼뱅이고기를 삶아 먹었는지 대개 천천히 가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통영,고성터미널에서 10분 이상 짱박기는 기본이다.
(물론 지정된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시외버스의 생리상 어쩔 수 없지만)
언능 마산으로 가서 옛 벗을 만나고 싶건만
오늘 따라 그게 잘 따라 주질 않는다.
18세기 후반 조선의 군주 정조(正祖)는 그의 아비인 사도세자(思悼世子)의
묘인 현륭원(顯隆園)을 참배하러 갈 때 의왕시(儀旺市)와 수원시(水原市)
경계인 지지대고개를 넘을 때마다 항상 이런 말을 하였다.
"왜 이렇게 발걸음이 더디냐. 빨리 좀 가자"
그는 부친(父親)의 능을 빨리 가고는 싶은데 연을 들고 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느린 것처럼 느껴져 이렇게 말을 하였다.
나도 그런 심정이다.
 다행히 고성군(固城郡)의 중심 고성읍을 지나서부터
슬슬 속력를 내면서 배둔, 진동을 지나 학동 출발 3시간 만인
15:50분에 마산남부터미널에 도착한다.
나는 경남대로터리나 월영대(月影臺) 앞에서 세워줄 것을 기대했는데,
멀리 남부터미널까지 획 들어가서 사람들을 내려준다.
마산은 작년 9월 이후 거의 10개월 만에 와 본다.

버스에서 내려 경남대로터리로 나가서 겨우 옛 벗을 만났다.
작년 2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만나보는데, 서울도 아닌 머나먼 곳에서
이렇게 만나게 되니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서울에서 만난 것 보다 거의 100배 이상의 반가움이다.

우선 시장한 관계로 경남대 부근 분식집에서 밥을 먹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의논했으나 딱히 갈만한 곳이 없다.
나는 진해(鎭海)나 창원 불곡사(佛谷寺)를 가자고 했으나,
그 넘은 버스타기 싫다며 우선 걷자고 그런다.

그래서 우선 시내 쪽으로 걷기로 하다가 도중에 있는 몽고정(蒙古井)이란
우물을 1차 목적지로 정하고 열심히 걸어갔다.
아까전 외도와 학동에서도 엄청나게 걸었는데 여기서 또 뙤약볕 아래서
이렇게 걸어댕기니 피곤하긴 하지만, 12년 옛 벗과 함께
걸으니 그 피곤함은 이내 사라져 버린다.

경남대 출발 3km정도를 가니 마산세관 쪽으로 통하는 철로가 나오고,
철로 밑 굴다리를 지나니 왼쪽으로 왠 보호각(保護閣)이 하나 자리해 있으니,
그 안에 1차 목적지로 정한 몽고정이 800년 가까운 낮잠을 자고 있고
그 앞에는 3.15의거(義擧)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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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일본정벌의 전초기지 마산(馬山),
그 흔적으로 남아 있는 몽고정(蒙古井)



마산시내에 자리한 몽고정(蒙古井)은 방형(方形)의 우물로
13세기 후반, 고려가 일본정벌을 위해 합포(合浦, 지금의 마산)에
전초기지를 설치했는데, 이 때 군사들의 식수를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 여기서 잠깐 13세기 중,후반 고려,몽고의 일본정벌 배경과 그 과정을
아주 간략하게 살펴보면..
13세기 중반, 고려가 세계최강 몽고와 40년 가까이 맞짱을 떴다는
사실은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몽고와의 오랜 전쟁으로 고려는 거의 파탄에 이르게 되었고,
백성들의 삶도 최악에 이르렀다.
그 당시 고려의 군주인 고종(高宗)은 몽고와 화의(和議)를 맺고자 했으나,
최씨정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1259년 몽고와 화의조약을 맺으면서 태자(太子) 식(植)이 몽고를 방문,
그 당시 남송을 공격하던 쿠빌라이를 찾아간다.
이 때 쿠빌라이는 "당나라도 깨뜨리지 못한 고려(고구려)가 나에게 항복을 하다니
너무 기쁘오"라 말하며 크게 기뻐하였다.
그 당시 고려의 주변 나라들은 고려와 삼국시대의 고구려(高句麗)를
같은 나라로 보았던 것.

쿠빌라이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은 태자(太子) 식은 귀국하여 붕어(崩御)한
선제(先帝) 고종(高宗)을 대신하여 제위에 오르니 이가 곧 원종(元宗)이다.

원종은 몽고세력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최충헌(崔忠獻)의 최씨 4대 정권을
무너뜨린 김준,임연을 제거하고 삼별초(三別抄)의 난을 진압하면서
나름대로 왕권강화를 도모하나
오히려 몽고의 고려에 대한 영향력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한편 몽고의 칸이 된 쿠빌라이는 일본이 자신에게 사신을 보내지 않는 것에
크게 불만을 품고 고려로 하여금 일본을 협박케 했으나
세계 정세에 어두웠던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결국 뚜껑이 열린 쿠빌라이는 일본을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고
고려에게 협조를 구한다.
그래서 합포(合浦, 마산)에 일본정벌을 위한 전초기지를 만들고
군사를 훈련시키고, 배를 건조하면서, 어느 정도 공격 준비가 갖추어지자
충렬왕(忠烈王) 즉위년 1274년에 고려,몽고,한족(漢族)으로 구성된
4만의 연합군으로 900척을 거느리고 일본을 공격한다.
이 때 참전한 고려 장수는 김방경(金方慶), 손세정 등이고
몽고 장수는 홀돈, 홍다구 등이다.

갑작스레 고려,몽고의 공격을 받은 일본의 무기와 전술은 매우 형편없어
연합군에게 계속 깨지고, 연합군은 대마도(對馬島)와 이키섬, 규슈(九州) 이북과
시모노세키 등을 공략하여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밀고 나갔으나
갑작스레 몰아닥친 태풍으로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당하여
철군하게 되니, 이로써 제1차 일본정벌은 실패,

이에 다시 정벌을 준비하여 1281년(충렬왕 7년) 제2차 일본정벌을 단행한다.
이 때는 고려,몽고군 5만과 남송(南宋)군 10만 총 15만으로 대마도,
이키섬, 규슈를 공격한다.
그러나 원군으로 오던 남송(南宋)군이 도중에 태풍을 만나 군사 거의 대부분이
물고기 밥이 되었고, 1차 정벌과 비슷한 태풍이 고려, 몽고군을 들이치면서
별다른 성과 없이 철군하고 만다.

한편 일본은 자신을 공격한 고려와 몽고에 큰 적대감을 품으며
포로로 잡힌 고려,몽고군 수백명을 모두 죽였으며, 포로로 잡힌 수천명의
남송군은 모두 무사들의 노복(奴僕)으로 삼았다.
또한 고려,몽고군을 물리쳐 일본을 구해준 태풍을 신풍(神風, 카미가제)이라
부르며 크게 신성시 하였다.
(*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특유의 무식함을 보이며
악명을 떨친 특공대의 이름이 바로 카미가제이다)

이처럼 일본 정벌이 실패로 끝나자 잔뜩 뚜껑이 열린 쿠빌라이는 고려에게
다시 정벌을 준비하라 다그치고, 이에 충렬왕은 국내 사정을 들어 반대를 하였으나,
쿠빌라이는 이를 듣지 않고 고려에 정동행성(征東行省)을 설치하여
정벌 준비를 강행하였다.

그러나 1293년 쿠빌라이(몽고 세조)가 사(死)함에 따라
일본정벌 프로젝트는 그 막을 내렸고, 정동행성은 고려에 대한
내정간섭(內政干涉)을 위한 기구로 변하였다.
그러나 정동행성의 우두머리는 몽고인이 아닌 거의 고려 왕이 독차지 했으며
정동행성의 딸린 관리 역시 거의 대부분 고려 관리들이 독점했다.

몽고정은 그 당시 일본정벌을 준비하던 군사들의 식수용으로
만든 것으로 보이며, 1932년 일본 애들이 몽고정(蒙古井)이란 표석을 세웠다.
그 이전에는 고려정(高麗井)이라 불렸다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고려, 몽고의 대(對) 일본정벌 프로젝트의 유일한 유적인
이 우물은 경남문화재자료 82호

▲  우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몽고정
800년 전, 합포에 머물던 군사들의 식수로 사용하던 우물,
그러나 지금은 굳게 봉해져 있어 우물의 맛을 볼 수가 없으며
우물로써의 기능은 상실한지 오래이다.

▲  몽고정
단청(丹靑)이 곱게 칠해진 보호각이 몽고정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  몽고정 건너편에 있는 3.15의거 기념탑
1960년 3월 15일, 이 날은 대통령,부통령 선거일이었다.
이 날 마산시민들은 부정과 독재를 일삼는 자유당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소망으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젊은 대학생들부터 늙은 기로(耆老)들까지
투표소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상당수의 시민들이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으니.
그 이유는 그들의 투표용지가 부정선거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 때 이미 그 투표용지는 이승만(李承晩), 이기붕(李起鵬) 이름 아래
도장이 찍혀 있었다.
이에 화가 난 시민들은 부정 선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자유당의 사주를 받은 깡패집단(아마도 동대문 이정재와 관련이 있을 듯)이
그들을 공격하여 서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면서
사태가 수습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게 된다.
이에 경찰이 출동하여 시위대에게 총을 발사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
 
그 이후 4월 11일, 3월 15일 이후 실종된 김주열(金朱烈) 씨(氏)의 시신이
오른쪽 눈에 총알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면서
이에 흥분한 시민들은 경찰서와 시청, 파출소를 공격하여
자유당 정권 타도와 부정선거 반대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으며,
이 사건이 나중에 4.19의거의 도화선(導火線)이 되었다.

마산시민들의 민주, 정의 수호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이 탑은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40년 전의 기억을 영원히 되새기게 해준다.

▲  3.15의거 기념탑 뒤에 있는 분수대
영상 33~35도의 무더위를 기록한 마산
아무리 분수대가 시원스레 물을 뿜어내도 더운 것은 마찬가지..

몽고정을 둘러보고 마산역을 향해 또 무작정 걸었다.
날씨가 더워서 그늘만 골라서 가다보니 마산어시장이 나온다.
여기서 음료수 하나 사먹으면서, 제2차 목적지로 산호공원(山湖公園)으로
정하고 정처없이 걸어간다.

그래서 몽고정 기점 3km를 걸어간 끝에 야트막하게 누워있는
용마산(龍馬山)에 이르니 이 산 전체가 바로 산호공원(山湖公園)이다.

우리는 다시 다리를 혹사시켜 산으로 올라서니 시원스런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 주변은 더위를 쫓으러 온 동네 사람들로 시끌벅적..

여기서 약수 한잔 마시고, 부근에 자리를 잡아
잠깐 휴식을 취해본다.
그런데 벤치 앞에 왠 비석이 하나 서 있어 확인해 보니
바로 20세기 초반 문학작가로 활동한 이원수(李元壽)의 '고향의 봄'이
쓰여 있는 시비(詩碑)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시(詩)를 상당히 싫어했었다.
특히 수능을 보던 시절, 시 부분은 거의 다 찍었을 정도로 시에 대한
무관심과 원망이 대단했지.
그런데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시를 찾게 되던데..
여기서 잠깐 그의 노래인 '고향의 봄'을 살펴보면
 
'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의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  고향의 봄 가사가 적힌 시비(詩碑)



▲  산호공원에서 바라본 마산시내

산호공원에서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제 최종 목적지는 마산역.
마산역에서 부산까지 열차를 타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마산역까지는 3km가 넘는 거리이나,
이번에도 역시 무작정 걸었다.

생각치도 못한 마신시내 도보 일주, 버스를 타고 20~30분이 걸리는 거리를
2시간 이상 걷게 되어 피곤한 감은 있지만, 친한 벗과 같이 간다는 생각에
별로 힘든 것을 느끼지 못한다.

어쨌든 30분을 걸은 끝에 마산역에 도착, 역전에 있는 유명한 짜장면 집에서
짜장면 한 그릇 씩 먹고, 역으로 들어와서 구포(龜浦)까지 열차표를
구입하고(구포까지 학생할인 2600원) 마산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정리,
20시가 되자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원칙에 따라 벗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며
다음에는 진해(鎭海) 바닷가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기로 기약을 하며
열차 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20:06분 순천발 부전행 완행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와 열차에 오르니
객차 내부는 썰렁..
그래서 좌석 4자리를 혼자 독차지하고 앉아 발을 쭉 핀다.
그러고 얼마 뒤 zzz

21:22분이 되자 부산 제2의 역인 구포역(龜浦驛)에 도착,
구포역에서 부산역까지 갈까 궁리를 했으나
그냥 구포역에 죽치고 앉아 약 2시간 동안 서울행 열차를 기다린다.
이제 여행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직감하며, 그날의 일정을 다시 정리해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다가
23:15분 서울로 가는 심야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구포->영등포역 16000원)

열차에 올라 이내 잠이 들고, 4:06분에 영등포역에 도착..
5:30분에 서울시내버스 160번(온수동↔도봉산역) 첫차를 타고 집에 오니
아침 6:30분..

->  이로써 거제도, 마산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본 후기는 2004년 8월 8일에 완성하여
8월 11일부터 만천하에 공개함  

* 8월 16일, 8월 27일에 일부 내용을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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