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신문기사에서 특별한 교실 하나를 보았습니다.
장애학생과 일반학생들이 함께 수업을 받는 교실이었습니다. 이 교실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작은 다툼들이 일어나는데, 서로 장애친구의 급식을 타다 주려는 일반학생들의 우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장애인과 일반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장애를 험담하지 않고 이름을 불러주는 따뜻한 교실이 보편화 되는 날은 언제 올까요?
소리보다 더 마음을 울리는 언어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
<당신의 손이 속삭일 때(원제:君の手がささやいている, 작가:카루베 준코, (주)서울문화사, 전 10권)>는 청각장애인의 사회적응을 다루고 있습니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인 미에코는 장애인고용촉진법 덕분에 직장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은 모두 비장애인. 그들은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그녀가 불편하기만 합니다. 주변의 모습에 실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직장동료의 도움으로 사회생활을 하며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을 찾아갑니다. 자전거 타기처럼 일반인에겐 쉽지만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청각장애인에겐 어려운 일에 도전해보기도 하며, 그동안 '안 되는 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해냅니다.
이 시리즈의 후속편 제목은 <신. 엄마의 손이 속삭일 때(전 13권, (주)세주문화사)>. 눈치채셨죠? 그녀는 결혼과 육아 문제, 반상회, 딸아이의 인생상담 등 장애인이라면 꿈으로만 생각했을 일들을 역시 이루어냅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손짓언어에 가만히 귀를 귀울여보세요.
장애인들도 길을 걷고 싶습니다 <해피>
<해피(원제:Happy!, 작가;하마 노부코, 대원씨아이(주), 전 16권)>는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의 이야기입니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카오리는 믿었던 애인마저 떠나자 세상이 원망스럽고 숨어지내고 싶습니다. 어쩌다 밖으로 나오면 왜 저런 꼴로 나돌아다니냐는 험담이 들립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라고 해서 집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나요?
친구인 노조미는 그녀를 위해 맹인견 훈련소에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해피'란 이름의 리트리버 개를 통해 카오리는 세상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며 행복을 되찾아 갑니다.
어느날 이웃에 사는 한 여자가 찾아오는데 그녀의 장애는 불임입니다. 절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그녀를 위해 카오리는 '자신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세상에 장애인이란 종류의 사람은 없다.'고 말해줍니다. 단점과 장점이 공존하듯,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장애를 지니고 살죠.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삶의 마지막날 세상에 남기는 말 <닥터 노구치>
<닥터 노구치(원제:Dr. NOGUCHI, 작가:무쯔 도시유키, 학산문화사, 전 17권)>는 일본의 실존인물이며, 한때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었던 의학박사이자 세균학자인 노구치 히데요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아기 때 화덕에 넘어지는 바람에 조막손이 되어버린 왼손. 가난과 불구는 평생토록 그에게 괜찮은 직업도, 아름다운 사랑도 하지 못하게 훼방을 놓습니다. 아이들의 조롱으로 너무도 힘들었던 초등학교 시절 그는 왜 이렇게 세상이 불공평하냐며 울부짖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생 그를 뒷바라지 하던 어머니는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가르치고, 그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이기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는 정말 꾸준한 노력으로 비장애인들에게도 어려운 의사 시험을 수석합격합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개업을 하지 못하자 세계각지를 돌며 의술을 펼치고, 황열병의 원인균을 발견해내려 애쓰다 결국 그 병에 쓰러지지만, 고통에 좌절하지 않는 삶이었기에, 그의 마지막 유언은 '늘 행복했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삶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