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이야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설악산 산행이 찾아왔다.
계획대로였다면 올 7월 셋째주에 이미 다녀와야 했지만
잘아시다시피 7월달에는 강원도가 집중호우 바람에 전장터가 되었고
몇 달을 순연한 끝에 이제사 비로소 가게 된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10월 단풍철이라 7월에 가는것 보다 오히려 전화위복인 셈이다. ^^
토요일 오후 6시에 약국을 마치고 충무김밥 사느라 시내에 들어가는데
길이 몹시 막힌다. 겨우 충무김밥 2인분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마침 난
테아우 부부가 지금 막 통영에 도착해 난테아우부부에게 잠시양해를
구한 뒤 허겁지겁 배낭을 꾸려 함께 저녁을 먹고 약속장소인 하이마트
앞에 도착하니 출발 20분 전이다. 휴~~ 바쁘다 바뻐
지난번에는 20시를 저녁 10시로 착각하는바람에 대원님들께 민폐를 끼
쳐 드려 이번에는 되도록이면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무쟈게 노력했
다. ㅋㅋ 차에 타고 있으니 친구 덕진이 부인과 함께 올라탄다. 용국과
함께 덕진은 통영 중학교 동기다. 용국이야 베테랑 산꾼이지만 덕진은
산 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 물어보니 오늘 처음 미백산악회에 따
라 왔단다. 흠..
오늘 코스가 결코 만만한 코스가 아닌데..하지만 곧 무심한 버스는 떠나고..
41명의 대원을 태운 거북선호는 마산에서 복도령(용철)아우님을 태운 후 치악휴게소와 38선휴게소에서 두 번의 휴식을 취한 후
일요일 3시 10분 설악동에 42명의 대원을 토해 놓는다. 복도령(용철)아우와 매착(봉춘)아우는 거친 소토왕골로 떠나고 (하산로 개척)
우리는 잠도 자지 않고 매표를 하는 충직한(?) 매표원에 매표를 한 후 천불동으로 들어선다. (새벽 3시 20분.)
그리고 늘 하는대로 만보계를 영(0)으로 돌린 후 MP3를 찾으니 없다. 헉!
곰곰 생각하니 충전하느라 전기코드에 꽂아 놓았는데 부랴부랴 배낭을 챙기는 바람에 그만 깜박한 것이다.
아!~~ 킬났다. MP3에 의지에 산행기를 쓰곤 했는데 이젠 아둔한 머리로 산행기를 써야 하니 예삿일이 아니구나.. 쩝쩝..
2년 전인 2004.12.25일 아내와 단둘이서 오르던 천불동계곡은 무척 고요했지만 오늘은 사정이 180도로 다르다.
천불동에는 단풍을 보기 위해 많은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사람 많으면 질색인데 오늘은 어쩔 수 없구나..
날씨가 더워 비선대 못미쳐 와선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웃통도 벗는다. (3시 57분.)
▷ 잦은바위골 입구 (언제쯤 저곳을 가볼 수 있을런지..) <04:36>
▷ 귀면암 안내판 (귀면암은 희미하게 형태만 보였다.) <04:53>
4시 10분. 비선대
이곳에서 우측 마등령과 직진 천불동계곡으로 갈리는데 2년 전 그만 직진하는 바람에 17분간 알바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오늘도 이곳에서 우측 마등령쪽으로 올라가는 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공룡 산객들)
4시 36분. 잦은바위골 입구
이번에 복도령아우님과 미백별동대 대원님들께서 오른 계곡이라 자연히 눈길이 간다.
4시 53분. 귀면암
계단길을 헐떡이며 올라오니 귀면암인데 어둠속이라 안타깝게도 이정표밖에 찍을 수 없다.
이 부근은 직벽구간이라 인공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그동안 사진 한 장 찍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니
난테아우가 사진 한 장 찍고 가자고 한다. (이마에 도깨비불 하나씩 단 도깨비 3총사라 휴지통으로 직행했다.)
▷ 칠선골 입구 <05:37>
▷ 오련폭포 (여명속에서 희미한 폭포가 보였다.) <05:49>
5시 37분. 칠선골 입구
이곳이 망경대 올라가는 갈림길인가 싶어 잠시 대기한 후 지도를 보니 아니어서 다시 올라간다.
6시 06분. 오련폭포를지나 조금 올라가니 어디선가 화장실 냄새가 나더니 화장실이 나타나고
곧 계곡을 가르지르는 다리가 보인다. 다리를 건너기 전 좌측 방향으로 출입금지 팻말이 보이는데 이곳이 망경대 가는 초입이다.
여기서 미백대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웬 남자 한 분이 불쑥 나타나더니 "망경대 올라가시면 안됩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쿠! 뜨거워라!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뜨끔하네.. 짐짓 태연하게 "우리 그리로 안 갑니다." 라고 말했는데도 못 믿겠는지
이분이 갈 생각을 하지 않아 할 수 없이 다리를 건너 양폭산장쪽으로 걸어가니 그제서야 이분도 따라 온다.
공단직원인줄 알았던 남자는 양폭산장(음식점)주인 같았다. (뭘 팔고 있다.) 여기 오니 테이블도 있어
내친김에 아침을 먹고 올라가기로 한다. 어제 러시아워 속에서 사온 충무김밥은 밥이 딱딱하게 굳어져
잘 넘어가지 않아 아까 그 남자에게 컵라면을 끓여 달라고 하여 컵라면 국물과 함께 먹으니 잘 넘어간다.
이실직고 하자면 일부러 더 컵라면을 시켜 먹었다. 잘 봐달라는 뜻으로..ㅋㅋ 그런데 먹성 좋은 난테아우는
속이 좋지 않은지 밥을 거의 먹지 못한다. (어제밤에 고기 먹고 체한듯)
식사를 마치고 007작전을 펼친다. 착각인지 몰라도 아까보니 이분이 유독 나한테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내가 먼저 빠지고 한 사람씩 올라오라 며 아내에게 말하고 핫바지 방구새듯 슬그머니 양폭산장을 빠져 나온다.
다시 다리를 건너는데 행여 그 분이 "아저씨! 어디 가세요?" 할까봐 뒤통수가 근질거린다.
무사히 초입을 통과하여 한 3분쯤 기다리고 있으니 세 사람이 약간 불안한 얼굴로 올라온다. ㅋㅋ
망경대 오름길은 초장부터 무쟈게 된비알이다. 쇠사슬을 타고 올라오자마자 선경이 펼쳐진다.
▷ 망경대 오름길에서 바라본 천불동 풍경 <06:46>
날이 밝아지면서 핏빛으로 물든 단풍이 나타난다.
그동안 똑딱이 캐논으로 찍다가 얼른 중장비 니콘을 꺼내든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두운 관계로 사진이 선명치 못하다. (삼각대 필수)
▷ 된비알의 망경대 오름길 단풍 <06:51>
▷ 된비알 오름길에서 잠시 휴식중 <07:06>
▷ 망경대 오름길에서 바라본 풍경 <07:14>
07시 14분. 선경에 넋이 나가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산객들이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미백대원인가 싶어 반가워서
"미~~백~~" 하고 약간 중후한 음성으로 말하니 산객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쳐다본다. 내 옷이 회색옷이고 곁님이 쓰신 모자가
공단 직원 모자랑 닮아 모두들 공단직원인줄 알고 납작 엎드렸던것이다. 히히..
"올라오세요." 하며 부드럽게 말하자 그제서야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올라오신다.
캔 맥주를 배낭옆에 달린 주머니에 넣고 왔더니 옆구리가 터져 미세하게 새고 있다.
마셔야 되는데 난테아우도 속이 불편해 못마시고 나도 마시기 싫어 올라오시는 분들께
마시라고 권하니 한모금씩 마시며 좋아들 하신다. 아까 그 남자는 망경대 올라가면 안된다고
했지만 이렇게 중대병력이 올라가는데 공연히 쫄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까 그 남자 장삿속으로
가지 마라고 했을까? 약간 의심도 생긴다. 이제 타산악회 대원들과 앞서거니 뒤서니 하며 오른다.
▷ 망경대 오름길에서 바라본 풍경 <07:27>
이제 컨디션이 되살아 났는지 난테아우와 곁님은 먼저 망경대로 올라가고
오름길에 유난히 약한 아내와 이몸은 뒤쳐져 낑낑거리며 망경대로 올라가는데
갑자기 "탁!" 하고 나뭇가지에 이마를 부딪힌다. 손수건으로 닦으니 피가 난다. 흐미..
"형님! 빨리 올라오이소.여기 경치 쥑입니다." 난테아우의 목소리에 얼른 망경대에 올라서니
아~~이곳이야 말로 신선경이 아니고 무엇이랴! 황홀하다는 말이외엔 달리 아무 할말이 없구나..

▷ 망경대에서 내려다본 칠선골 <07:48>
▷ 줌으로 당긴 칠선폭포 (가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07:48>
망경대에 오르면 꼭 칠선폭포를 구경하고 가라는
조재천산행대장님의 말씀을 유념하여 칠선골을 바라본다.
또한 이곳은 수천길의 낭떠러지라 조심스럽게 다가가 촬영을 한 후
좌측 바위쪽으로 올라가니 미백대원님들께서 마악 아침을 자시고 계신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으면 얼마나 꿀맛일까?
▷ 망경대에서 아침을..(미백대원님들-5조) <07:53>
▷ 망경대 주변 풍광 (위 사진에서 조금 각도를 올려서 찍은 상태.) <07:53>
▷ 망경대 주변 풍광 (남근석 위로 보이는 능선이 칠성봉 능선이다.) <07:55>
망경대에는 먼저 오신 산객들로 가득하다. (주로 아침 식사를 많이 하고 계신다.)
여기서 아이스커피 (김일래형수님께 전수받은 방법)를 만들기 위해 얼음물에 커피를 넣고
칵테일 식으로 흔들어 보라고 하니 난테아우 바텐더 흉내를 내며 페트병을 허공으로 던지는데
아뿔사! 그만 놓치고 만다. 페트병은 데굴데굴 굴러 우리가 올라왔던 급경사 길로 떨어진다. 쩝..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포기하라고 하는데 난테아우 아래를 쬐려 보더니 올랐던 길로 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잠시 후. 진짜배기 아이스커피가 되었다며 페트병을 손에 쥐고 만면의 웃음을 띄며 올라온다.
▷ 망경대 주변 풍광 <07:57>
▷ 망경대 날등에서 벼랑아래를 내려다 보다. <08:11>
▷ 망경대 지나 1253봉 오름길에서..(미백대원님들) <08:19>
조금 올라가니 또 미백대원님들이 보인다.
오늘은 각 조별로 나누었다. 1조 2조... 우리는 8조다.
얼굴이 제일 크게 나오신 분이 조재천 산행대장님이시고
빨간모자 쓰신 분이 김대봉 회장님이신데 이 조는 식사시간이
보통 한 시간이라고 하니 이들을 앞지르게 되어 최소한 한 시간은
마음이 느긋하다. 이제 산은 다시 육산으로 바뀌어 1253봉 오름길을
치고 올라간다. 8시 58분. 아무 생각없이 직진하려고 하는데 전방에 산객
한 분이 화채봉으로 가려고 하면 좌측 사면길을 가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
그제서야 땅바닥을 내려다 보니 누군가 종이에 방향표시를 해 놓은 것이 보인다.
"<--산을 보며" 그래서 좌측을 바라보니 뾰족한 화채봉이 어서오라고 손짓을 한다.
▷ 화채봉의 암릉 <09:13>
화채봉은 굳이 오르지 않아도 가야할 능선으로 연결되지만
오늘의 최고봉인 화채봉(1,320M)을 오르지 않는데서야 어디 될법이나 한 소린가!
화채봉 삼거리에서 다시 된비알 오름길을 낑낑대며 오른다. (이때 친구 용국과 함께 오름.)
오름길이 하도 된비알이라 아내생각에 잠시 쉬어가자고 하니 매정한 용국은 뒤에서 고고를 외친다.
에이그! 용국아 니 참말로 칭구 맞나?

▷ 화채봉 정상에서..(친구 용국) <09:26>
화채봉 정상은 정상석은 물론 허접한 삼각점 하나 없다.
친구 용국이 서있는 곳이 제일 높은 지점이다. 일부러 찍은 것이 아니고
마침 서 있기에 스냅으로 한 컷 찍었다. 뒤늦게 사진이 찍힌줄 알고 용국도 미소를 짓는다.
▷ 화채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09:32>
화채봉에서 바라보는 화려하고 황홀한 조망은 안타까움을 줄 뿐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지는데 그눔의 개스 때문에..
아~~~~너무나 원통한지고..
▷ 화채봉 정상에서 바라본 대청봉 <09:26>
▷ 화채봉에서 청산 홍승윤님을 만나다. <09:39>
09시 36분. 사진을 다 찍은 후
떡과 식혜를 먹으며 쉬고 있는데 아내가 말하기를 "저기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있네요." 한다.
그래서 아내가 가리키는 사람을 바라보니 시상에!
우리와 수도가야 종주와 덕유산 종주를 함께 하셨던 청산 홍승윤님이 아닌가!
이런곳에서 만나게 될줄이야! (난테아우와는 수도가야종주를 함께 했음.)
십년지기를 만난들 이리 반가울까! 홍승윤님은 가져오신 술을 한 잔씩 따라 주시면서
"윤도균 형님을 만나면 자랑해야지" 하시며 어린아이처럼 기뻐 하신다. ^^
우리와는 반대로 소토왕골에서 올라오셨고 이곳까지 올라오느라 무척 힘들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곤 칠성봉으로 가면 이곳보다 경치가 더 아름답다고 하신다.
회자정리라 잠시 후 홍승윤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화채봉을 내려가는데
길은 무척 급경사 길이고 거칠어 내려가는데도 무척 땀이 많이 난다.
▷ 능선에서 바라본 칠성봉 <10:24>
화채봉 내림길은 얼마나 급경사 길이던지 금새 고도가 100M정도 떨어진다.
잠시 후 능선은 다시 유순해 지는데 난테아우 말로는 아까 삼거리에서 직통하는 길과
만나는 합수점이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다며 의아해 한다. 그리고 보니 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이젠 모처럼 여유로운 능선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
▷ 칠성봉으로 가는 단풍길에서.. <10:52>
▷ 칠성봉 가는 암릉길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11:00>
칠성봉으로 가는 암릉길에서는 황홀한 조망이 펼쳐진다.
특히 이곳은 아까 우리가 올랐던 망경대와 망경대너머로 공룡능선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맨좌측으로 신선봉~1275봉~천화대~범봉~나한봉~마등령 順이다.
이곳에서 배 하나를 깎아 나누어 먹는데 난테 아운 본인이 가져온 빵을 처치해 달라며 내놓는다.
마침 다른 산객들이 눈에 띄기에 한닙 자시는 것이 우리에게 보시하는 거라며
빵 한조각씩을 권하니 금새 처치가 된다. ^^
▷ 칠성봉 가는 암릉길에서 바라본 화채봉(좌측 뾰족 솟은 봉)과 대청봉 파노라마 <11:02>
▷ 칠성봉의 암봉에서 내려다본 주변 풍광 <11:16>
이제 홍승윤님께서 말씀하셨던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다.
좌측은 천길 낭떠러지라 어쩔 수 없이 육신은 오른쪽으로 기울어 지지만
눈은 반대로 자꾸만 좌측만을 바라 본다. 아!~~이곳이야 말로 선경이구나!
아!~~~ 정말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여..
▷ 칠성봉 주변 풍광 (저기 보이는 뾰족 솟은 암봉이 칠선봉 정상인가?) <11:21>
이곳에 오니 어디가 칠성봉 정상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저기 보이는 뾰족 솟은 암봉이 정상인가? 아니면 이름 모를 암봉이 정상인가?
집성봉쪽으로 안개구름들이 스멀스멀 몰려온다. 아! 설악의 여신은
끝내 그녀의 아름다운 속살을 다보여주지 않을 셈인가 보다....
▷ 칠성봉으로 추정한 멋진 암봉에서 포즈를 취한 세 사람..(너무 멀어 얼굴이 잘 안보임.) <11:33>
이 암봉에서 마침 세 사람이 앉아 있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다른 산객이 가려 양해를 구하니 그분께서 농으로 강제추방 당했다고 하니
난테아우가 말하기를 지금 사진 찍는 분이 통영의 유명 사진 작가라며 한 술 더 뜬다.
잠시 후 그분 일행이 다가와 그분의 사진을 찍자 거꾸로 세 사람이 강제추방 된다. ㅋㅋ
이 암릉은 직등하지 않고 우측으로 에돌아 내려간다. 잠시 까다로운 트래버스 구간을 지난 후
다시 급경사 암릉길로 쏟아져 내려간다. 암릉길에는 산오이풀이 곱게 피어있어 눈길이 가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그냥 내려가고 싶다. 아마도 산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리라..미안하다! 산오이풀아!
▷ 칠성봉의 우측으로 에돌아 급경사 암릉길로 쏟아져 내려간다. 시계는 점점 흐려진다. <11:49>
▷ 휴식을 취하고 계시는 미백대원님들 (5조) <11:53>
급경사 암릉길을 내려오니 미백대원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친구(고개 숙인 이) 덕진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청심원을 찾는데 있어야 주지
배낭에 소염진통제, 항생제 위장약은 있지만 청심원은 없다. 다음에는 청심원을 한 두개씩 지니고
다녀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 친구야! 약국하는 놈이 도움이 되지 못해서..
잠시 휴식을 끝내고 다시 내려가는데 또 정지하라고 한다. 좌초지종을 들어보니 소토왕골 들머리를 놓친 것 같다.
잠시 후 산행대장님이 올라오고 여기저기에 연락을 취하더니 다시 출발이다.
▷ 피치못할 사정으로 잠시 대기중임돠 ^^; <12:30>
새볔녘에 복도령님과 매착님이 소토왕골에서 올라와 리본으로 비표를 해 놓았는데
선발대의 부주의로 소토왕골 들머리 지점을 지나친 모양이다. 오늘 산행시간을 10시간을 주어
널널하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벌써 10시간이 속절없이 흘렀고 고도를 보니 800M가 넘는다.
그렇다면 앞으로 최소한 2시간 이상 소요될 것이다. 차라리 권금성으로 하산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대원 중에 하초가 풀린 대원도 있으니 더욱 그렇다 사실 소토왕골은 무척 험할 것이다. 그러나 권금성에는
호랑이 같은 공단직원이 지키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진퇴유곡이다. 모두들 긴장하며 지시를 받아 행동한다.
그래서 잠시 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니 솔직히 맴은 편하다. ㅋㅋ
▷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집선봉 <12:55>
아름다운 소나무 지역을 지나면 단풍지역이 나타난다.
하도 단풍 색깔이 고아 몇 컷 찍었지만 워낙 개스가 심해
사진이 흐리게 나와 휴지통에 버렸다. 잠시 후 집성봉으로 추정되는 바위봉우리에 도착한다.
친구 덕진은 저기를 또 올라야 하느냐며 걱정스런 눈으로 쳐다 본다.
산행 전에는 덕진보다는 덕진의 아내를 염려했는데 의외로 제수씨(?)는 건재하고
덕진이 오히려 헤매고 있다. 하지만 이 암봉은 보기 보다 그리 힘들지 않다.
▷ 집선봉 바위를 릿지하는 대원들.. <12:58>
▷ 권금성 가는길에서 만난 요염한 단풍 <13:13>
마치 일본 기모노를 입은듯한 단풍 앞에 모두들 탄식을 발한다.
이 단풍을 지나면 잠시 후 돌을 쌓은 성곽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소위
권씨와 김씨가 하루만에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권금성인가 보다.
해발 850M의 정상인 봉화대를 중심으로 길이 2.1km의 산성이 펼쳐져 있다고 하며
정상에 서면 백두대간의 장쾌한 능선과 동해바다 속초시의 경관을 만끽 할 수 있다고 한다.
▷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권금성에서 아무일도 일어 나지 않았다. ^^ <13:24>
권금성 성곽을 내려오니 멀리 케이블카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흰 로프줄이 쳐진 길을 따라 내려오니 잠시 후 권금성 통제소인데 다행히 아무도 없다.
금줄을 넘어 들어오니 개스로 자욱한 전망봉인데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유산객들로 초만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이 남았다. 케이블카를 탈 것인가? 걸어서 내려갈 것인가?
▷ 설악동에서 바라본 권금성 <13:49>
조산행대장님도 걸어서 내려갔으므로 아내와 곁님만 케이블카를 타게 하고
우리도 걷기로 하는데 아내가 대원님들께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며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자고 하여 결국 아내의 뜻에 따르기로 한다. 덕진이 부부가 5조 조장님과
함께 우리 뒤에서 내려오고 있었는데 덕진이 부부도 케이블카를 타겠구나 싶다.
잠시 후, 케이블카 안에서 권금성 능선을 바라보니 무지 급경사라
케이블카를 탄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급경사 날등을 타고 내려오는 산객들이 보인다.
케이블카는 채 5분도 되지않아 설악동으로 우리를 내려준다. ^^
화장실에서 세면을 한 후 주차장으로 향한다.
산행전 조산행대장님께서 버스를 타고 내려오라고 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죄책감(?)에 걷기로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바보같은 짓이었다. (설악동에서 주차장까지는 무려 3km였다.)
이번에도 아내는 버스를 타고가자고 했지만 내가 고집하여 걷는 것.
하지만 이렇게 멀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바보같은 나자신을 질타하며 걸어가는데 앗차! 하는 순간
왼발목이 접절려진다. (왼족 발목 염좌)
아~~ 한번 더 마눌 의견대로 할걸 후회막급이구나!
한참 절룩거리며 내려가니 야속한 버스가 보인다.
그런데 먼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덕진부부가 보이지 않아
좌총지종을 들어 보니 시상에!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내려고 오고 있는 중이라 한다. 허..
지금 생각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무튼 무탈하게 하산하여 참으로 다행이다.
결국 버스는 애초 약속시간을 훨씬 지난 시각에 설악동을 빠져 나오고
목욕하러 들른 '척산온천'은 바가지 상흔이라 (일회용 칫솔 1개 700원)
회장님 뿔다구나서 전대원에게 철수명령을 내려 바로 옆 시설이 몇 배로 좋은
'척산온천원탕'에서 몸을 정갈히 씻은 후 귀가길에 오른다. ^^
귀가길은 교통전쟁이었지만 베테랑 기사님 덕에
설악으로의 무박 삼일의 여정을 무탈하게 마칠 수 있었다.
비록 계획했던 소토왕골로의 하산은 실패하였지만
망경대와 칠성봉에서 본 진경산수화는
오래오래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끝>
이번산행을 주도하신 회장님, 산행대장님
소토왕골루트 개척에 나선 복도령, 매착아우님
초보임에도 끝까지 풀코스를 완주한 친구 덕진부부
그리고 참여하신 모든 대원님께 허접한 이산행기를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Sissel - Summer S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