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맞이하는 '경찰의 날'이지만 올해 '경찰의 날'을 맞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특별하다.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 즐겁고 유쾌한 일보다는 궂은 일에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할 수밖에 없는 직업.
그래서 매년 '경찰의 날'이 들어 있는 10월 21일을 전후하여 일선 경찰관들은 마음 속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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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 깊은 '경찰의 날' 필자에게는 자축의 의미보다 고마움 전하고 싶은 분들이많다. |
『제발 자축의 '경찰의 날' 만큼은 어떤 형태의 범죄든, 사고든, 관내 집단상황이든 단 하루만아라도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시고, 경찰관 자신도 뉴스에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그런데 이런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내 자신이 뜻밖에 '뉴스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경찰의 날'을 맞아 방송국 기자가 찾아온 것이다.
취재 목적은 '글 쓰는 화제의 경찰관'의 출간저서와 근무하는 모습.
오늘따라 더욱 비좁아 보이는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몹씨 바쁘고 한결 같이 여유가 없어 보이는 분위기인데, 방송국 카메라가 비치니, 정숙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동료 경찰관들에게 방해가 되는 것만 같아 미안하기 그지없었다.
방송국 카메라는 '보통의 평범한 것' 보다는 '특별한 것'을 주로 담아야 하는 속성을 지녔다.
그러나 나는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다만 그 동안 살아가면서 놓치고 싶지 않은 '작지만 따뜻한 것', '평범하지만 정이 묻어 나는 것'들을 찾아 '수필'이란 그릇에 담아 보려고 노력했다.
좋아보이는 선후배 경찰관들의 긍정적인 모습도 담았고,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도 담았다. 흐르는 세월에 묻어 버릴 수 없는 크고 작은 삶의 애환도, 잊을 수 없는 고향 이야기도 소박하게 담아 왔다.
그러다 보니, 졸저지만 책으로도 여러 권 엮어지게 됐고, 인터넷 글 카페도 운영하게 됐다. 방송국 카메라는 나의 이런 현장의 모습을 보다 가까이에서 담으려고 했다. 조용한 휴게실로 가자고 해도 기자는 막무가내, '근무하는 모습이 생생해서 좋다'는 이유로 복잡한 사무실에서의 촬영을 굳이 고집했다.
기자가 던진 많고 많은 물음 중에 오늘은 내가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바쁜 직업을 가진 경찰관으로서 틈틈이 글을 쓰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법과 제도 만으로는 치유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잘못된 현상이 많습니다. 가령, 인간의 심성이나 정서 같은 부분이죠. 시나 수필 등 모름지기 좋은 문학작품으로 그런 부분을 치유할 수 있다고 저는 평소 믿고 있습니다."
방송국 카메라는 글보다 위력이 크다. 수 백편의 작품이 들어 있는 책보다 한 장면의 영상이 더 큰 파급 효과와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과분하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얼굴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나이 들어 보이는 '몰골'을 탓하지는 않겠다. '경찰의 날'을 맞아 그 동안 남모르게 '2중고'를 겪어 온 사람에 대한 기자의 가식 없는 격려와 배려가 고마워 코끝이 찡해 왔다. ------------------------------------------------------------- ※ 방송 내용(TJB 대전방송 2008년 10월 21일 8시 종합뉴스)
경찰의 날, 화제의 경찰 - 팔방미인 경찰, 업무도 탁월
[앵커] 한 가지 일도 잘하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죠. 그런데 경찰관 중에 그런 팔방미인들이 적지않습니다. 오늘 경찰의 날을 맞아 김석민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김석민기자] (전략)인터넷 수필 카페의 운영자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틈틈히 글을 쓰는 윤승원 경위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의 문의를 전담하는 전.의경 상담사를 자임하고 있습니다.
90년 등단 이후 벌써 5권의 수필집을 냈고, 현재 대전.충남 수필문학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엔 경찰조직의 제도개선 등 정책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해 경위로 특진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윤승원 / 대전 대덕경찰서 - 수필로 마음을 치유 - "법과 제도만으로는 치유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잘못된 현상들이 많습니다. 가령, 인간의 심성이라든지, 정서 문제는 좋은 시와 수필 작품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평소 하고 있습니다." ]
남다른 재주를 갖고 업무에 충실한 이들 이색 경찰관이 있기에 경찰의 날이 더 뜻깊어 보입니다. tjb news 김석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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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끝나고 경찰관 딸과 사위를 둔 누님한테서 뜻밖에 문자 메시지가 왔다. 60이 넘은 누님이 문자메시를 보낸 것도 놀랍거니와 큰 수술 끝에 건강이 좋지 않아 안정을 취하고 계신 분이 아닌가.
"자랑스런 동생의 모습, 가슴 두근거리면서 잘 보았어. 축하해'
이 고장에서 내 모습을 취재한 8시 종합뉴스를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가까이에는 내 직장의 동료 경찰관들과 동창생들도 있을 것이며, 멀리에는 시골 고향의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분들이 보았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전방에서 군 복무를 하는 장교 아들도 인터넷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될것이다. 그러나 '경찰의 날' 밤에 누님이 보내주신 문자 메시지는 눈물 겹도록 반갑기만 하다. 누님은 어머니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한 평생 자식 걱정에 시름 접을 날 없으셨던 저 세상 어머니의 분신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날'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 전했던 적이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부족한 사람을 과분한 영상과 함께 찬사 어린 기사로 축하해 주신 TJB 김석민 기자님과 촬영 기자님, 고맙습니다. 선비의 고장 답게 관내 평온한 치안이 되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지역 주민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바쁜 업무 시간임에도, 취재에 적극 협조해 주시고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대덕경찰서 소속 과장님을 비롯한 선후배 경찰관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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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보람을 느끼는 현직 경찰관. 평범하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수필문학인. 1990년 '한국문학' 지령200호기념 지상백일장 장원 당선. 1991년 KBS 수필공모 당선. 2001년 '경찰문화대전' 금상수상. 저서 : '삶을 가슴으로 느끼며', '우리동네 교장선생님', '덕담만 하고 살 수 있다면', '부자유친', '아들아 대한민국 아들아' 등. 한국문인협회회원. 대전·충남수필문학회 회장. 대전 대덕경찰서 정보과 재직 | |
첫댓글 회장님이 나오시는줄 알았음 시간을 내서 보는건데 아쉽네요.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멋진 회장님^^
나이 들어가면서 사진 찍자고 하면 슬슬 도망가려고 하는 사람이 TV화면에 등장하는 것은 이제 두려운 생각마저 듭니다. 직장의 공보담당관의 추천으로 촬영에 응하긴 했지만 역시 영상매체의 위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경찰의 날이니까 격려 차원이라 이해하지요. 강선생님 축하의 말씀에 더 큰 힘이 납니다.
훌륭하십니다. 우리 문학회의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축하합니다.
문희봉 전 회장님의 아낌없는 성원과 따뜻한 격려 말씀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