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고혈압은 소리 없는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한다. 그런데도 일반 사람들은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하거나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병이 나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함을 느껴야만 환자자신이 바로 의사에게 호소하지만, 고혈압은 자각증상이 없다. 따라서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몸에 이상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타나는 증상이 없다고 그대로 두면, 심장의 비대와 동맥경화를 일으켜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치명적인 병을 키우게 된다. 이 살인자에 맞서서 건강을 지키는 길은 오직 고혈압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뿐이다. 그래야만, 소리 없던 살인자를 영원히 잠재울 수 있는 것이다.
혈압이란 심장에서 나온 피가 동맥벽에 걸리는 압력을 말하는데, 최대혈압과 최소혈압으로 나누어 말한다. 최대혈압은 심장이 수축하였을 때의 혈관 압력을 말하며, 수축기 혈압(systolic blood pressure)이라고도 한다. 최저혈압은 심장이 확장하였을 때의 혈압으로 확장기 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이라 한다. 따라서 120/80이라고 말하는 것은 수축기혈압이 120mmHg이고 확장기혈압이 80mmHg이라는 것이다. “나의 혈압이 얼마인가”를 말할 때에는 최대혈압을 먼저 말하고 최저혈압을 뒤에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혈압의 정상 기준은 최대 140mmHg이하, 최소 90mmHg이하이다. 고혈압의 경계역이라고 하여 최대 145mmHg와 최소 95mmHg를 말하기도 하지만, 정상기준을 넘는다면 주의 깊게 지속적인 혈압의 관찰을 하면서 고혈압에 대해 의사와 상담하여야 한다.
일단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다른 위험인자의 유무를 검사 확인하고, 고혈압의 치료에 약물 투여가 필요한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대개 혈압이 145-150/95-100mmHg 정도의 경증인 경우에는 식생활 습관의 개선을 통해 관찰을 할 수 있으나, 다른 위험인자가 있으면서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뇨제, β차단제, α1-차단제, ACE 저해제, 칼슘길항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등등 여러 가지의 혈압약이 있으나, 반드시 의사의 진단아래 처방을 받아 복용하여야 한다. 혈압약을 복용할 때, 처음에는 잘 복용하다가 중간에 혈압이 정상이라고 하여 환자 스스로 판단하여 중단하는데, 이것 또한 위험하다. 혈압은 순간순간 변하기 때문에 어느 한 순간의 혈압이 정상이라고 하여 완전한 정상으로 된 것이 아니며, 혈압약을 중단하면 다시 불규칙한 혈압으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뇌졸중 환자를 돌보는 본인은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게을리하여 뇌출혈이 발생하여 고통을 받는 환자를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장기간의 복용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병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
[고혈압 환자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지침]
1. 금연
담배는 인체에 백해무익한 것이다.
특히 담배에 있는 니코틴이나 일산화탄소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고 혈압을 올리기 때문에, 무조건 금연하여야 한다. “조금 줄여 보자”라는 것은 이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 금주
술을 마시던 환자가 술을 끊으면 혈압이 떨어진다고 한다. 무조건 과음을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더라도 폭음이나 매일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아주 조금의 술은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도 하나 술을 마시는데, 조절이 불가능하다면 끊는다.
3. 짜고 매운 음식을 피한다.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혈압이 있다.”라는 말들을 한다. 몸에 소금이 많아지면 혈압이 올라간다. 하루 6-7g의 소금 양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 이런 점에서의 식생활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
4. 체중조절
과체중이 되면 몸에 피를 가게 하는 곳이 많아지는데, 결국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심근경색 등의 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고지혈증, 지방간등의 병이 발생하여 부수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저지방, 저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여야 한다.
5. 스트레스 및 과로 방지
몸의 과로뿐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는 혈압이나 혈류를 갑자기 상승시킨다. 이러한 경우에 고혈압에 의한 뇌졸중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피곤한 경우에는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절대 필요하며,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찾아야 한다. 일상생활이 규칙적이면 혈압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6. 규칙적인 운동요법
운동은 과격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며, 하루 30분 정도로 매일 하거나, 하루 약 1시간동안 2일에 1번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
* 아침에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 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일어난다.
* 배변시간을 여유있게 가지며, 일어나 갑자기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는 것을 삼간다.
* 아침에 일어나 여유있는 아침시간을 보내고 나서 일을 하거나 출근하도록 한다.
* 무거운 물건을 급하게 들지 말 것이며, 똑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는 것을 삼간다.
* 무리한 자세나 작업은 피하고,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 정도로 유지한다.
* 급하게 차가운 곳이나 뜨거운 곳으로 들어가는 급한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한다. 목욕도 너무 뜨겁거나 아주 찬물을 피한다.
* 6-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시간을 지킨다.
*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만들 수 있도록 환자나 가족 모두가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