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는 무르익어 어느덧 새벽이 되었네요.
수다를 많이하고 계정이 하도 웃겨 웃다보니 (계정이의 유머끼는 타고 났어요)
뱃속에 전쟁이 났네요.
밖네 나와서는 남자들이 끓여주는 라면맛이 최고라지요.
"영호야, 배고파. 라면쫌 끓여줘."
"뭐라고? 지금 내보고 라면끓이라고18. 술상이나 차려주지."
친구들 노래방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노느라 힘이 쪽빠진 상태에
누구하나 부엌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하네요. 서로하지 않겠다고 미루자
드디어 화가 많이난 우리의 회장님
"내 47년 살면서 카트기 세대 밀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카트기 세대를 우째 밀었는지 궁급해요, 영호의 손은 세개인가요?)
그런데 내가 술상쫌 봐달라는데 싫다고 하나ㅅㅂ?"
"카트기 밀기가 처음이라고. 너 화성에서 왔니."
사실 오늘 동창회 한다고 영호 혼자 전날에는 코끼리 돼지 잡다가 옷에 통칠했지.
장본다고 카트기 세대 밀었지. 화날만도 했겠지만 우리들은 그런것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남편으로서 카트기를 밀어보지 않은 영호에게 사랑받는 남편의 역할에 대해서 오히려 연설만 했네요.
"남자는 자고로 마느라를 많이 도와야지 늙어서 구박이 없는거데이. 니가 지금 간이 배밖에 나와도 유뷴수지
뭣이 카트기를 밀어보지 않았다고? 증말 놀래노다. 영호 장가 한 번 잘갔어?
요렇큼 영호를 몰아세우니
"ㅅㅂ 죽어도 고런것은 못한다."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 상테에 분위기 파악한 병섭이랑 시현이가 라면을 삶겠다고 부엌에 들어갔네요.
술상도 차리고요. 밤늦게 야식으로 먹는 라면맛
"으악, 죽여줘요."
거기다 식은밥 한술 말고. 종기는 술안주 한다고 라면을 젓가락에 모두 감아가네요. 먹지도 않고 퉁퉁하게 불은 라면
아이고 아까워라. 남편강의 듣던 영호는 잠들어 버리고요. 재숙이랑 정순이랑 셋이서 소주 한병씩 마시기로 했는데요
어찌나 머리가 아프던지 포기했어요. 그냥 잠도 오지 않고 뒷설거지에 주방까지 청소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네요.
영호에게 설거지쫌 한것을 두고두고 얘기했네요.
"영호야, 명자손 마카 거칠거칠해졌데이.우짤래?
"내가 담에 구르무 사줄게."
"으하하. 구르무?. 야야 핸드크림이다.'
몇날 며칠 계속 손거칠어 졌다고 문자 보냈더니
"명자야, 내가 잘못했다. 창신에 가서 갈비살 사줄게. 이젠그만해래이 ㅅㅂ."
하네요. 조만간 창신불고기에서 갈비살 먹을수 있겠네요. 근데 언제 연락올지 몰라요.
아마도 다음 동창회때 연락이 올수도 있을껄요. 담에 창신에서 갈비살 사줄때 또 쓸게요.
이번 동창회땜에 무지무지 애쓴 영호님과 성자님께 감사의 맘을 전하자고
이연사 강력히 강력히 외칩니다.
영호야, 져줘서 고맙데이.
영호의 사투리에 욕까지 붙여쓰면 더 실감날낀데 그러지 못한것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첫댓글 두고 두고 쓸라고 했는데 건망증이 심해서생각날 때 헤치우자는 생각에 또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전영호 장가 잘간거에 재숙이도 한표 ㅎㅎㅎ
나두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