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댄스스포츠 경력 10년차인 강철구 오구인테리어 회장(56)은 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회장은 “국제회의 참석 등으로 해외 출장이 잦았는데 회의 뒤에 열리는 댄스파티에 한 번도 끼지 못해 안타까워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댄스스포츠를 배운 뒤 외국인 바이어들과도 더 가까워져 일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회장 부부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5월24일부터 열리는, 꿈의 대회로 알려진 영국 블랙풀댄스페스티벌(78회) 일반인 부문에 참가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댄스스포츠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면 한국선수들도 입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댄스스포츠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박지우씨(22) 같은 이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박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를 휴학하고 현재 영국 라반센터에서 춤을 익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권위 있는 영국 로열알바트홀 세계대회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상위권인 7위에 입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씨는 “골프가 대중화의 길을 걷는 것처럼 조만간 댄스스포츠를 모르면 후회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도대체 춤의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이처럼 끌어들일까. 28년간 한 번도 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가 2년 전 “삶이 너무 밋밋해서 동호회를 통해 춤을 배워 댄스마니아가 됐다”는 송현주씨(38)는 세 가지를 꼽았다.
우선 본능의 몸짓인 춤 자체가 즐겁다는 것. 더욱이 자전거 타기나 운전처럼 한번 배워두면 평생 써먹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둘째 댄스를 매개로 이성과의 건전한 교제가 가능하다는 것. 특히 요즘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는 파티문화를 통해 일정한 커뮤니티에 들어가 대인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상에 파묻혀 있던 이들이 춤을 통해 잊었던 자아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댄스를 ‘권하는’ 사회적 풍조도 댄스 열풍에 한몫하고 있다. 매스컴 등의 영향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춤 잘 추는 이가 선망의 대상이 된 데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댄스 동아리가 크게 늘어났다. 각 시·군·구의 복지회관 등에서도 댄스 강습을 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고, 댄스학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홀을 갖춘 헬스클럽들도 대부분 회원들을 대상으로 댄스 교습을 하고 있어 댄스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
방송가에서도 인기를 얻으려면 춤 실력이 필수다. 드라마 ‘인어 아가씨’에서는 주인공 장서희가 댄스 스튜디오에서 집중 강습을 받고 ‘살사’춤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샘, 제가 그쪽으로 가겠어~요.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을 외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재즈)댄서 킴(김기수)이나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두고 진동이 울릴 때마다 화려한 춤솜씨를 과시하는 개그우먼 김지선 등도 춤으로 사랑받는 이들이다.
김지선은 5월9일 자신의 결혼식에서도 섹시한 춤을 선보여 2000여명의 하객을 즐겁게 했다. 이 밖에 르네 젤위거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화려한 가무를 선보이는 영화 ‘시카고’는 3월28일 개봉돼 한 달 넘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고, 1980년대의 디스코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는 매회 80%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4월5일부터 한 달간 5만여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5월10일 막을 내린 이 뮤지컬은 LG아트센터로 장소를 옮겨 6월 앙코르공연에 들어간다. (계속) |